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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국과학기술한림원 차기 원장, 국군수도병원 이명철 원장]

    [한국과학기술한림원 차기 원장, 국군수도병원 이명철 원장]

도전은 미래를 위한 기회, 위기는 혁신을 만드는 토대

- 핵의학 선구자 ‘이명철 원장’

지난 해 10월 의학자가 처음으로 한국과학기술한림원 원장에 선임되어 오는 3월부터 임기에 들어간다는 소식이 의료계를 반갑게 했다. 국군수도병원 이명철 원장이 그 주인공으로 그의 삶은 유독 ‘처음’인 것들이 많다. 국내 최초의 핵의학 전문의사인 이명철 원장은 40여 년간 핵의학 발전에 기여해 온 핵의학 선구자다. 지난 2014년 민간 출신 의사로는 처음으로 국군수도병원 원장으로 임명되면서 제2의 인생을 살고 있는 이명철 원장의 삶은 도전과 위기 그리고 혁신에 대한 소신이 배어있다. 본고에서는 위기를 즐기며 그 속에서 혁신의 기회를 찾아내는 이명철 원장의 인생철학을 들어보았다.

>> 그가 개척해 온 핵의학을 만나다

국군수도병원 이명철 원장은 의과학자이자 국내 최초 핵의학 전공 의사다. 개념조차 생소하던 1972년부터 동위원소 기반 의학을 토대로 국내 핵의학 연구와 임상을 부흥시켜왔으며, 1990년대에는 핵의학 전문의 제도의 산파역할을 담당했다. 특히 그는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교수(1981~2012)로 재직하는 동안 세계 핵의학회 회장, 세계동위원소기구 회장, 서울대 생명공학연구원 원장 등을 역임하는 등 40여 년간 우리나라 핵의학 및 방사선과학을 세계적 수준으로 발전시켰다. 이 같은 공로를 인정받아 2012년 정부로부터 ‘과학기술훈장 창조장’을 수여 받았다.

그러나 이런 업적을 달성하기까지는 진통이 적지 않았다. 그가 1985년부터 시도한 핵의학 전문의 제도 설립은 10년이나 걸렸으며, 영상의학과 방사선과 내과 등 관련 과 의사들의 반대를 설득하는 것 또한 그의 몫이었다. 특히 ‘핵의학’이라는 단어조차 생소하던 시절, 선배는 고사하고 동료도 없이 혼자 새로운 길을 개척해야 한다는 부담감과 주위의 곱지 않은 시선도 적지 않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원장은 핵의학의 중요성과 앞으로 국내 의학발전 기여도를 알기에 이 길을 들어서는 것에 조금의 주저함도 없었다. “40여년 간 핵의학을 전공하면서 많은 위기도 겪었고 끊임없는 도전을 통해 혁신적인 성과도 얻었다”고 말하는 이명철 원장은 “지금 돌이켜 보면 참 기적 같은 일을 해 냈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고 회상했다.

특히 그는 국내에 본격적인 PET시대를 개막시킨 주인공이기도 하다. 이명철 원장은 서울대병원 재직당시 암, 간질, 치매 등 난치성 질환에 유용한 PET 장비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병원 내에서 PET에 대한 이해제고를 위해 노력했다. 그 결과 1993년 PET 장비의 도입이 결정되었으며 1994년 PET 스캐너 설치를 시작했고, 그와 동시에 원자력병원의 도움으로 F-18생산에 성공했다. 이를 이용해 한국 최초의 FDG PET 영상을 촬영할 수 있었으며 국내 최초의 PET센터 개소에도 기여하게 되었다. 이러한 그의 노력은 국내에 200여대의 PET/CT장비가 운영되며 연간 40만 건 이상의 영상이 임상에 이용되는 경이적인 발전의 결과로 보상되고 있었다.

>> 인생 2막, 또 다른 처음을 만나다.

이명철 원장의 삶은 언제나 공식처럼 위기와 기회, 도전과 혁신이 뒤따랐다. 기존의 것을 개선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혁신에 도전하는 것이야 말로 새로운 삶과 변화를 개척하는 지름길이라는 것을 누구보다 잘 알기 때문이다. 이명철 원장은 민간 출신 의사로는 처음 국군수도병원 원장에 임명되면서 또 다시 ‘왜?’라는 시선을 받아야 했다고 한다.

“살다보면 우리 마음대로 되는 일이 얼마나 될까? 나는 5%로 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다시 말하면 95%는 뜻대로 풀리지 않는 위기이며 그런 의미에서 위기는 삶의 일부”라고 말하는 이명철 원장은 “우리 인생에 위기가 없다면 삶은 무료할 것이며, 우리는 성장하지 못할 것이다. 적당한 긴장과 위기 그리고 그것을 이겨내기 위한 도전은 삶의 활력이 된다”고 강조한다.

오는 2월이면 국군수도병원에 부임한지 2년이 된다는 이명철 원장은 ‘국내 5대 상급종합병원 수준의 보건 의료를 제공하는 병원’으로 성장시키기 위해 국군수도병원의 조직을 재정비하고 병원 중장기 발전계획을 수립, 실천하는 등 혁신적인 도전을 거듭해 왔다. 그 결과 국군수도병원은 지난해 12월 보건복지부로부터 ‘종합병원’ 인증을 획득하며 상급종합병원의 목표달성에 한 단계 다가가게 되었다.

특히 ‘아픈 군인’이 아닌 ‘환자’로 따뜻하게 대할 수 있는 병원문화를 만들고 의료질을 높이고, 우수한 민간 의사를 영입해 온 이명철 원장의 노력은 여기에서 멈추지 않고 지금도 혁신적인 발전을 위해 환골탈태(換骨奪胎)하는 마음으로 조직을 개편하고 업무의 효율성을 극대화하는 한편, 다양한 개선활동을 통해 의료질 향상에 노력하고 있다.
한편 이명철 원장은 2015년에는 제8대 한림원장으로 선출되면서 또 한 번 ‘처음의 역사’를 만들어 냈다. 이 원장이 정회원들의 압도적인 신임을 얻으며 차기 원장으로 선출되자 의학계는 그동안 상대적으로 입지가 약했던 한림원내 ‘의약학계’의 연구 진흥기반 조성과 인재 발굴, 의학기술 발전을 기대하면서 그를 반기고 있다.
“많은 사람들이 ‘아는 것이 힘’이라고 하지만 나는 ‘하는 것이 힘’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그 힘을 최상으로 끌어올리기 위해서는 ‘잘 하는 사람들과 네트워크를 만드는 일’이 중요하다”고 말하는 이 원장은 “한림원 회원들은 석학으로 옳은 일을 하는 분들이 많다”며 “이분들의 멘토링을 받아 함께 한국의 과학기술 정책 수립에 기여하고 미래 기술발전을 선도하는 한림원을 만들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 나의 가장 큰 장점은 ‘협력자’를 알아보는 눈이다

이명철 원장은 최근 외부강의에서 ‘휴먼네트워킹 구축 방법’을 주제로 많은 강연을 폈다. 평소에도 선인후사(先人後事), 사람이 먼저고 그 다음이 일임을 실천해 왔던 이 원장은 ‘볼, 쓸, 들, 움, 일’의 철학을 통해 휴먼네트워킹을 강조하고 있다. “모든 일은 사람이 하기 때문에 함께 일하는 사람과 얼마나 공감대를 형성하고 비전을 나눌 수 있느냐에 따라 성공의 가치는 달라진다. 때문에 사람을 통한 네트워크는 경영뿐만 아니라 우리의 삶 속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가 된다”고 덧붙였다.
이명철 원장의 ‘볼, 쓸, 들, 움, 일’의 철학은 참된 사람을 ‘볼’ 줄 알고 사람을 적기에 ‘쓸’ 줄 아는 능력, 사람의 소리를 헤아려 ‘들’ 줄 알고 사람의 마음을 ‘움’직일 줄 아는 능력일 갖고 그 사람과 함께 ‘일’할 수 있을 때 비로소 참된 리더십을 실천할 수 있다는 깊은 뜻을 담고 있다.

“많은 의학적인 연구나 논문 발표를 통해 학계와 분야의 발전을 위해 노력하는 것도 반드시 필요하지만, 중요한 것은 마음가짐”이라고 말하는 이명철 원장은 “조직이나 조직원 누구라도 실패하려고 일을 하지는 않는다. 그러나 상호간에 도움이 되는 성공을 하기 위해서는 3가지 철칙이 있다”고 말한다. 첫 번째 꿈(비전)의 크기가 커야 한다. 개인의 꿈이 클수록 조직이 더 크게 발전할 수 있으며, 조직 역시 개인이 큰 꿈을 가질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는 것이다. 두 번째는 일신일신우일신(日新日新又日新), 나날이 더욱 새로워져야 조직과 개인은 변화할 수 있으며, 그 변화를 통해 새로운 역사들이 창조된다고 강조한다. 마지막으로는 그는 네트워킹의 크기는 성장의 크기와 비례한다고 말한다. 조직 내는 물론 대외적으로도 인적네트워크를 활발하게 구축해야 적기적소에서 이러한 네트워크의 도움을 받을 수 있다고 그는 덧붙였다.

40여 년간 핵의학의 선구자로 우리나라 핵의학 역사를 만들어 온 이명철 원장. 그는 2016년에는 국군수도병원 원장이자 한림원 원장으로, 또 국가과학기술자문회의 제2미래전략분과의장이자 방사선진흥협회 회장으로 다시 인생 2막을 준비하며 새로운 도전을 거듭하고 있다. 이처럼 바쁜 그에게 앞으로의 계획을 묻자, “2016년에는 시간 안배를 잘 해 어느 것 하나 누가되지 않고 차질 없이 맡은 바 소임을 다하는 것”이라며 “지금 하고 있는 일을 정리할 때가 되면 먼 훗날에는 좋아하는 트레킹을 하며 제2, 제3의 인생을 살고 싶다”며 소박한 꿈을 비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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