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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울삼성병원 방사선종양학과 최두호 교수

    서울삼성병원 방사선종양학과 최두호 교수

‘공감’이 묻어나는 철학으로 환자의 마음을 본다​

>> 여성의 행복을 지켜주는 남자, 그는 의사다

건강을 위협하는 신호가 오면 불행해 진다. 다행히 치료에 성공해 수명을 보존하게 되더라도 불행을 떨치지 못할 때가 있다. 유방암 확진을 받은 여성들이 가장 두려워하는 것은 유방제거다. 여자들에게는 치명적인 상실감을 초래할 수 있으며 자존감과 여성성을 빼앗을 수 있기 때문이다. 과거에는 암을 제거하고 재발 방지를 막는다는 명분으로 유방 전체를 잘라냈는데, 최근에는 환자의 삶을 고려한 치료법이 전 세계적인 화두로 떠오르면서 유방암 수술에도 변화가 생겼다. 방사선 치료에서 답을 찾은 것이다.
방사선을 이용하면 비교적 초기 암의 경우 유방을 절제하지 않고도 암을 치료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고 진행성 암도 항암 치료로 크기를 줄인 후 수술 후 방사선치료를 하기 때문에 방사선을 이용한 치료가 보편화 되었으며, 그 치료법에도 많은 변화를 겪고 있다. 과거에는 유방암 발생부위 전체를 방사선으로 치료했다면, 최근에는 병이 재발될 가능성이 높은 부위만을 집중적으로 치료할 수 있어 방사선 치료에 대한 부담감을 최소화하는 시도도 성공적으로 진행 되고 있다. 그러나 동서양의 치료기술 발전에는 다소 차이가 있다. 서양 여성의 유방은 지방 조직이 크고, 동양여성은 실질조직이 더 치밀한 편이어서 서구 여성에 비해 크기가 작지만 치밀도가 높아 유방암의 치료기술도 다르다. “방사선을 이용한 유방암 치료시간 단축, 치료자세에 따른 방사선 치료효과 극대화 등 의료기술이 발달한 선진국을 중심으로 다양한 유방암 치료기법들이 개발되고는 있으나 서양 여성들과 체형이 다른 우리나라 여성들에게는 바로 적용할 수 없다”고 말하는 최두호 교수는 최근 들어 ‘효과적으로 유방암의 방사선 치료효과를 높일 수 있는 방법’에 관심이 높다고 한다.
“유방암을 치료할 경우, 유방 주변의 장기인 허파, 심장 등에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에 방사선을 이용해 극소부의만을 치료할 수 있는 방법이나 호흡을 조절해서 방사선 치료하는 방법, 환자의 자세를 바꿔 방사선 치료효과를 높이는 방법 등이 외국에서 활발하게 개발, 치료기법에 적용되고 있다”고 말하는 최 교수는 “우리나라도 더디지만 이러한 기술에 대한 연구를 시작했고 저 또한 이 기술들이 우리나라 여성들에게 하루 빨리 적용될 수 있도록 응용기술 연구에 참여하고 있다”고 말한다.

>> ‘많은’이 아닌 ‘다양한’ 환자를 위한 인프라를 갖춘 병원

목적지에 안전하게, 그리고 빨리 다다르기 위해서는 ‘신뢰할 수 있는 나침반’이 있어야 한다. 최두호 교수에게 삼성서울병원은 성능이 좋은 나침반이다. 의료진 2부제 시스템으로 저녁시간에도 치료가 가능하게끔 환자를 배려하는 병원에는 따뜻한 배려만큼이나 차별화된 인프라를 확보하고 있다. “우리 병원은 다양한 유방암 사례를 치료를 할 수 있는 장비를 확보하고 있다. 정의적 방사선치료나 세기조절방사선치료(IMRT)가 가능한 특수 방사선 치료 장비에서부터 일반적인 방사선 치료 장비까지 골고루 갖추고 있어 환자의 특성에 맞춰 적시에 빠르게 치료할 수 있다”고 말하는 최두호 교수는 “치료 장비가 많다는 것과 치료 장비가 다양하다는 것은 큰 차이가 있다. 많은 환자를 효과적으로 치료하는 동시에 치료의 질을 높여 환자의 삶의 질 향상에도 기여할 수 있다는 것이 우리 병원의 가장 큰 장점”이라고 덧붙였다.

이와 함께 이 병원은 내년 초 양성자센터 개소를 앞두고 있다. 보다 완벽하고, 보다 정확하고 효과적으로 환자를 치료하기 위해 개소 기간까지 늦춘 양성자센터는 앞으로 방사선을 이용한 암 치료의 새로운 장을 열 것으로 기대된다. “양성자 치료기는 차세대 치료기로 지금 사용되고 있는 치료 장비보다 기능이 좋아졌다는 개념이 아니라 ‘차원이 달라졌다’는 표현이 어울릴 것”이라고 말하는 최두호 교수는 “선형가속기보다 더 우수한 정밀한 치료를 수행할 수 있어 선형가속기 치료영역의 상당수가 양성자 치료기로 대체될 것으로 기대된다. 그렇다고 모든 선형가속기 치료영역이 양성자 치료기로 대체된다는 의미는 아니다. 다만 보다 정밀하고 어려운 치료부위를 효과적으로 치료할 수 있는 치료법이 개척된 것”이라고 설명한다.
 

>> 삼성병원에는 방사선종양치료의 일등 항해사가 있다.

삼성서울병원이 그리고 환자중심의 병원에 더해 ‘기초치료 연구에도 충실한’ 병원으로 거듭날 수 있었던 배경에는 최두호 교수의 기여가 컸다. 병원이 성능 좋은 나침반이라면 그 나침반을 활용해 무사히 목적지에 이르게 하는 의사는 일등항해사다. “암 병원이 설립될 당시 삼성병원은 선진인프라를 가지고 있지만 오랜 전통해 비해 기초연구가 부족했다”고 회상하는 최 교수는 방사선종양학과 역시 당시에는 기초연구보다는 진료중심의 연구 과제를 많이 수행했다고 한다.

기초가 튼튼해야 더 탄탄한 응용분야 연구가 가능하지 않은가? 이에 최 교수는 삼성병원이 세계 일류 병원으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기초연구의 중요성을 높여야 한다고 판단하고 기초연구 인프라 확충에 나섰다고 한다. “병원과 의료진이 한마음으로 기초연구 인프라 확충에 나섰고 단기간 내에 놀라운 성과를 냈다. 그 성과는 SCI급 논문을 세상에 내놨고, 임상연구뿐만 아니라 생물, 물리분야 연구까지 튼튼한 기초연구 인프라를 갖추게 되면서 연구 인프라 측면에서 국내 대형병원 중에서도 선두적인 역할을 할 수 있게 되었다”고 덧붙였다.

그처럼 호기심 많은 연구가가 또 있을까? 유방암의 발생원인 중에는 유전적인 원인도 적잖은데 이에 대한 연구가 해외에서는 활발하게 이뤄지는데, 국내 의료계에서는 큰 관심을 보이지 않았으며 DB도 없어 무지한 상태였다. 이에 최두호 교수는 유방암 부분에서만이라도 유전학적 원인을 분석해 보자는 취지아래 연구를 시작했고 관련 논문을 쓰며 치료에 도움이 될 만한 연구업적을 남기기 시작했다. “연구에 집중하다보니 어느새 유방암의 유전 연관성에 대해 우리나라에서 논문을 가장 많이 쓴 사람이 되었다”고 말한다.

>> ‘환자와 함께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는 최두호 교수

“3개월만 있으면 방사선종양학 분야로 들어온 지 꽉 찬 30년이 된다”는 최두호 교수. 물리와 기계를 좋아하던 그는 전공을 선택할 즈음, 당시 인기가 있던 소아과나 산부인과를 선택할 것인지? 지금은 그늘에 가려져 있지만 10년, 20년 후의 전망이 높은 방사선종양학을 선택할 것인지 많은 고민을 했다고 한다. “전망과 함께 또 다른 고민은 24시간 늘 긴박하게 돌아가는 분야를 택해 내 삶을 오롯이 바칠지, 긴박감이 덜한 분야를 택해 하고 싶은 연구 활동을 지속할 것인지에 대해서도 전공 선택을 고민하게 했다”고 한다. 그런 그는 기계와 물리에 대한 관심도 이어갈 수 있고 ‘미래 전망’과 ‘시간활용’ 두 가지 조건을 충족시키는 방사선종양학과를 선택하게 되었으며, 그 선택이 현명했음을 지금까지도 확신할 수 있다고 한다.

환자와 함께하는 시간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하는 그는 ‘나를 따르라’의 불도저가 아닌 ‘함께 행복해 지자’의 동행의 길로 환자를 이끈다. “의사의 길을 선택하고 수많은 환자들을 만나고 그들에게 행복을 찾아 주면서 이 길을 참 잘 선택했다고 느끼게 되었다”고 말하는 그는 “많은 사람들을 만나다 보니 안타까운 환자들도 적잖다”고 말한다. “특히 치료에 적극성이 부족하거나 의사를 신뢰하지 않고 연락이 제대로 되지 않거나 다른 유혹에 빠져 치료를 중단하고 그릇된 길로 들어섰다가 결국 병이 악화되어 다시 찾는 환자가 종종 있는데, 그럴 때면 안타깝고 답답하다”고 말하며 좋은 치료 결과를 얻기 위해서는 환자가 의사에게 신뢰를 보내야 하며, 의사들은 환자에게 그 신뢰를 받기 위해 ‘공감(共感)’을 돌려줘야 한다고 강조한다.
 

>> 11월부터 대한방사선종양학회 신임 회장으로 활동 중인 최두호 교수

지난 11월부터 대한방사선종양학회 제18대 회장직을 맡고 있는 최 교수에게 신임회장 선출 배경을 묻자 쑥스러운 웃음을 지으며 “보직에 별 욕심이 없어서 일선이 아닌 이선에서 일해 왔다”며 “방사선종양학이 발전하기 위해서는 또, 후배들에게 좋은 연구 환경을 만들어 주기 위해서는 학회활동이 중요하다는 선배들의 충고로 학회 내 활동에 적극적으로 임하게 되었고 회장까지 선임되게 되었던 것 같다”고 말하다. 학회 활동과 회장직 수행에 대한 부담감에 대해서도 “삼성병원의 과장보다는 덜 힘들 것 같다”고 말하면서도 학회활동에 대한 다양한 계획과 꼼꼼한 준비일정을 얘기하며 열정을 내비췄다.
앞으로의 수행계획에 대해서도 “양성자 치료, 암 조직에만 강한 방사선을 가하는 세기변조 방사선 치료에 대해 그동안 치료비에 환자가 높은 치료비에 부담을 느껴 적용하지 못했는데 4대 중증질환(암·심장·뇌혈관·희귀난치 질환)에 대해 이 항목의 보험적용 급여가 확대되었다”고 말하는 최두호 교수는 “환자가 한 단계 높은 치료법을 적용받을 수 있게 된 만큼, 퀄리티 컨트롤을 강화해야 한다”며 “그 역할을 학회차원에서 도움을 줄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고 싶다”고 말한다.

이와 함께 최 교수는 연구의 자율성과 우수한 논문배출을 위해 학회 내에 조직된 스터디 그룹인 연구위원회 ‘KROG’(Korea Radiation Oncology Group)를 통해 통상적 분석연구에서 탈피해 ‘전향적 연구’를 통해 세계에 우리 방사선치료기술의 위상을 알리고 미국, 유럽 등을 비롯한 일본, 호주 등 동 분야 의료 선진국들과 공유해 상호간에 치료기술 발전을 도모하는 토대를 만들 계획이라고 한다. “이미 KROG를 통해 SCI급 논문이 출판됐으며, 50개 이상의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며 “KROG의 연구결과들이 우리나라 국민은 물론, 세계 모든 국가에서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세계와 공유하고 우리 역시 선진기술들을 국내에 도입할 수 있도록 KROG가 구심점이 되고 싶다”고 말한다.

세계는 점점 서로 가까워지고 있으며 치료기술과 장비들 역시 첨단화 되고 있다. 이러한 시기에 미래에 대한 준비가 없다면 1보 전진은 고사하고 1보 후퇴를 불러올 것이다. “미래를 남들 보다 더 빨리 맞으려면 첨단 치료 장비와 차세대 치료기술에 대해 지속적으로 관심을 가져야 한다”며 “선도적인 역할을 수행하기 위해서는 늘 준비된 마음가짐, 몸가짐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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