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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국원자력학회 정동욱 회장

탄소중립 실현을 위한 열쇠는 ‘원자력’이 쥐고 있다
산업적 가치 알리기에 집중해 온 원자력학회 정동욱 회장

    한국원자력학회 정동욱 회장

    탄소중립 실현을 위한 열쇠는 ‘원자력’이 쥐고 있다
    산업적 가치 알리기에 집중해 온 원자력학회 정동욱 회장

  올해로 53년을 맞는 한국원자력학회는 ‘원자력’의 학문적 가치는 물론이고, 원자력산업 진흥을 위한 정보공유와 소통의 ‘가교’ 역할에 앞장서 왔다. 최근에는 ‘탄소중립을 실현할 원자력 바로 알리기’라는 임무가 더해졌다. 원자력학회 정동욱 회장은 “탄소중립의 핵심 수단은 에너지 이용의 전기화와 무탄소 에너지를 이용한 전기 생산”이라며 “우리가 가지고 있는 무탄소 에너지원은 재생과 원자력 에너지가 전부이므로, ‘간헐성’이라는 치명적 약점을 지닌 재생에너지를 보완하고, 현실적인 탄소중립을 실현할 방안은 원자력 발전”뿐이라고 강조한다. 이번 호에서는 세계적으로 우수성을 인정받고 있는 원자력 기술과 산업적 가치 알리기에 집중해 온 정동욱 회장을 만나 현실적 탄소중립 실현을 위한 원자력의 역할에 대해 들어보았다.

▶ 지난해 9월 학회장으로 취임한 이후 가장 집중해 온 활동은 무엇이었는지요?

정동욱 회장

  원전산업은 다른 산업을 위한 전력 공급의 역할을 할 뿐만 아니라, 자체적으로도 약 2,000개의 직·간접 관련 기업에 4만여 명이 종사하는 기간 산업으로 국가 에너지 정책의 영향을 많이 받는다. 특히 지난 5년간 탈원전 정책 기조하에 있던 원자력 발전은 대선을 앞두고 또다시 많은 정책적 변화가 예고된다. 취임 직후 실시한 ‘원자력 발전에 대한 국민 인식조사’ 결과, 원자력 발전 이용을 찬성하는 비율이 72%가 넘었으며, 특히 18세~20대 젊은 층에서는 79.5%가 원자력의 발전을 유지하거나 확대해야 한다는 결과를 얻었다. 이러한 고무적인 결과에 힘입어, 지난 5개월간은 불안정한 재생에너지를 보완할 수 있는 에너지원인 원자력의 가치와 중요성, 그리고 역할을 제대로 알리기 위한 노력에 집중해왔다.

▶ 원자력 바로 알리기를 활동 중 의미 있는 성과가 있다면 무언인가요?

  두 가지를 꼽을 수 있다. 하나는 우리 학회와 대한방사선방어학회, 대한방사선종양학회, 대한핵의학회 등 11개 유관 단체가 합동으로 준비한 ‘탄소중립과 미래세대를 위한 국가 원자력 정책 제안서’를 제작해 차기 대선후보들에게 전달한 것이다. 이와 함께 과학기술 원로 200인 탄소중립 정책 방향 건의서’를 만들어서 민주당과 국민의힘 등 주요 정당에 전달했다. 특히 건의서 작성에는 국회의장, 장·차관, 부총리 등을 역임하신 고위공무원 10여 명과 8명의 대학 총장 등을 비롯해 전직 국책 연구소장을 역임하신 70여 명 등이 적극적으로 참여해 주셨다. 이러한 제안서와 건의서 작성을 통해 우리 학회는 탄소중립 실현을 위해서는 ‘원자력’을 사용할 수밖에 없다는 것을 한목소리로 강조하고, 이러한 인식 아래 국가 에너지 정책을 수립하길 바란다는 의사를 분명하게 전달했다.

▶ 평소 탄소중립 실현을 위한 원자력의 역할을 강조해 오셨는데, 자세한 설명 부탁드립니다.

  탄소중립의 핵심은 우리가 사용하는 화석에너지를 전기, 수소 등 무탄소 친환경 에너지로 대체시키는 것이다. 현재 우리가 가진 무탄소 에너지는 태양열, 풍력 등 재생에너지와 원자력밖에 없다. 수소 역시 무탄소 에너지로 생각할 수 있지만, 수소를 만들기 위해서 가스나 화력발전을 이용하면 무탄소 에너지라고 할 수 없다. 즉 그린 수소를 만들려면 수소를 만드는 원료는 물론 에너지도 무탄소 에너지를 써야 하는 것이다. 그래서 궁극적으로 가장 기초가 되는 무탄소 에너지는 원자력과 재생에너지밖에 없다. 원자력 없이 탄소중립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재생에너지를 100% 사용해야 하는데, 재생에너지는 태양과 바람과 같은 일기 상황에 좌우되므로 발전량이 들쑥날쑥한 ‘간헐성’이라는 치명적 약점을 가지고 있다. 탄소를 내지 않으면서 재생에너지의 간헐성을 보완할 수 있는 것이 원자력이다. 이러한 측면에서 원자력 발전은 탄소중립을 현실적으로 재생에너지와 함께 실현할 가장 유력하면서도 유일한 대안이다.

▶ 탄소중립 관련 이슈 이외에 최근 연구나 학문적인 원자력 이슈는 무엇인가?

  최근 원자력 산업계의 가장 큰 이슈는 SMR(소형모듈 원전, Small Modular Reactor)이다. SMR은 세계 원전시장 지각변동의 핵이라고 불릴 만큼 세계적으로도 관심이 뜨겁다. SMR이 세계적으로 큰 관심을 끄는 이유는 화석연료를 효과적으로 대체할 수 있기 때문이다. 탄소중립 실현을 위해서는 석탄이나 화력에너지를 대체해야 하는데, 이들 가스·화력발전은 500MW의 소형 발전으로 이뤄지기 때문에 그 자리를 SMR로 채울 수 있다. 특히 SMR은 재생에너지 변동성을 보완해 주는데에도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다. 작게 축소한 원자로를 의미하는 SMR은 출력 규모가 일반 원자력발전소의 ~1/5수준인 100~300MW이며, 모든 구성기기가 하나의 압력용기에 들어 있어 사고가 발생해도 방사능 유출 가능성이 매우 적다. 또 모듈 형태로 제작되기 때문에 설치가 쉽다. 이러한 장점에도 불구하고 이제까지는 고가의 투자 비용으로 경쟁력이 떨어졌으나, 최근 국내를 비롯한 세계 각국에서 SMR 관련 연구가 활발하게 이뤄지고 새로운 모듈화 기술이 개발되면서 건설 비용도 많이 낮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 SMR을 동위원소 생산이나 방사선 의학적 측면에서도 이용할 수 있는지 궁금하다.

  생각해보지 않은 어려운 질문이다. SMR은 모듈형이라 여러 개의 원자로로 구성되며, 원자로 1개당 50MW에서 150MW까지도 만들 수 있어 대형 원자력발전소와 다르게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할 수 있다. 모듈 단위로 가동할 수 있으므로 여러 개의 모듈 중 한 모듈에서는 수소 생산에 사용하고, 다른 모듈로는 공장설비에 열을 제공하는 등 여러 형태로 활용할 수 있다. 추가적인 연구가 필요하겠지만 SMR의 모듈 중 하나로 방사성동위원소를 생산할 수도 있을 것이다. 다만 문제는 경제성이나 연구적인 측면에서 가치와 경쟁력이 있는지는 별도로 고려해봐야 한다. 이보다는 ‘안정적인 전기공급’ 차원에서 SMR의 역할을 기대해봐야 한다. 10개의 모듈을 가진 SMR의 모든 모듈이 모두 셧다운 되는 사례는 극히 드물다. 최소 1~2개의 모듈은 운영되므로 SMR은 병원이나 의료시설에 전기를 가장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다고 여겨진다.

▶ 학회에서는 원자력의 의학적 이용과 연구 활성화를 위해 어떠한 활동을 하고 있나요?

정동욱 회장

  방사선의 의학적 이용은 의학물리학회, 핵의학회, 방사선방어학회 등 다양한 학술단체에서 각 분야에 맞춰 전문적으로 다루고 있다. 원자력학회 역시 ‘방사선 응용’의 측면에서 방사선의 의학 활용을 주의 깊게 살펴보고 있지만, 세부 분야별로 전문학회가 활동하고 있다 보니 우리 학회가 주도적으로 나가기에는 쉽지 않다. 이러한 이유에서 우리 학회는 매년 춘·추계 학술대회에서 ‘방사선의학 기술 자립을 위한 연구기관 발전전략’이나 ‘방사선의학과 의공학의 미래전략 연구포럼’ 등을 꾸준히 진행하면서 방사선의학 관련 전문학회들과 대화의 장을 만들고, 일치된 의견을 모으고 소통시키는 역할을 해 왔다. 앞으로도 이러한 측면에서 원자력학회가 해야 할 역할은 중요하고 계속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 원자력학회가 방사선의학 컨센서스의 장을 만들어야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원자력 안전의 핵심은 ‘방사선 안전’이며, 방사선 안전은 방사선이 인체에 얼마나 위험을 주느냐가 기준점이다. 지난해 월성원전 부지 내에서 검출된 삼중수소 이슈 역시 이 중 하나다. 일반인들이 보기에는 방사성 물질인 삼중수소 유출이 매우 위험하다고 생각할 수밖에 없다. 이를 이공학적인 원자력 전문가가 방어하는 것보다, 방사선의학에 종사하는 전문가들이 설명하는 것이 일반인들의 이해력 높은 정보를 전달할 수 있고, 국민 신뢰를 높일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원자력안전위원회가 월성 삼중수소 관련해서 민간조사단을 구성해서 인체 유해성을 확인하고 있는데, 이 조사단에도 방사선의학 전문가가 포함되어 있지 않다. 이러한 부분에 있어서 원자력의학원 내 전문가들이 적극적으로 나서주길 바라고 있다. 원자력이 일반대중에게 친숙하게 다가가고 원자력이 국민 복지와 일반시민에게 유용하게 쓰인다는 점을 알리기 위해 학회 차원에서도 방사선의학 전문가들과의 교류와 정보공유, 소통을 강화해 나갈 계획이다.

▶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원자력산업의 위기와 기회는 무엇일까요?

  코로나19 펜데믹은 기후변화의 심각성에 대해 다시 생각하는 계기를 가져왔다. 기후변화 때문에 신종 바이러스가 발생하고 있고, 이를 대처하기 위해서는 에너지 수급 체계가 바뀌게 된 것이다. 물론 재생에너지가 주류가 되겠지만, 100%를 차지할 수 없다. 재생에너지가 주연이라면 조연이 원자력이다. 원자력과 재생에너지가 조화롭게 가서 화력발전에 대체해야 안정적인 수급이 이뤄질 수 있으므로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에너지 정책은 원자력산업에 기회가 될 것이다. 물론 위기도 있다. 원자력발전소에서도 종사자들이 코로나에 감염되면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팬데믹과 관련된 업무 대응력을 키워야 한다. 1~2명 확진자 발생은 현재 시스템으로 대응하겠지만, 더 많은 종사자로 확대될 경우를 대비해 원자력발전소를 최대한 자동화해야 한다. 코로나19 팬데믹은 원자력발전소 자동화의 필요성을 키운 계기라고도 볼 수 있다.

▶ 한국원자력의학원과 한국원자력학회가 원자력산업 발전을 위해 어떻게 협력해야 할까요?

  공공의료기관은 민간의료기관과의 경쟁이 아닌 ‘공익적인 역할’에 집중해야 한다. 병원과 연구소가 최근접거리에 위치하며, 방사선비상진료센터와 국가RI신약센터를 운영하는 원자력의학원은 방사선을 의료에 적용하고 연구까지 원스톱으로 진행할 수 있는 세계적으로도 보기 드문 특성을 가진다. ‘방사선 기술 특화 연구형 병원’이라는 모토는 한국원자력의학원만이 가질 수 있는 유니크함이다. 이러한 유니크함을 잘 살려서 방사선의학 발전에 많은 역할을 해주길 바란다. 이러한 임무 수행에 있어서 학회가 필요하다면 언제라도 긴밀하게 협조할 계획이다.

▶ 국내 원자력 산업계의 대변화 시기에, 학회와 회장님께서 해야 할 역할은 무엇일까요?

  우선 원자력학회 내부적으로는 12개 연구부회를 필두로 전문가들의 소통과 정보를 교환할 수 있는 장을 확대해 나갈 것이다. 이를 통해 새로운 연구 분야를 개척하고, 원자력이라는 학문이 사회에 기여할 수 있도록 학회 본연의 역할을 충실히 해 나갈 계획이다. 이와 함께 차기 정부에서 원자력이 가치가 있는 에너지로 인정받을 수 있도록 학회장으로서의 소임을 다하고, 앞으로도 원자력의 가치를 바로 알리기 위해 더욱 적극적으로 활동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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