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의 청렴 한 모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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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들의 생각은 어떠세요?한국원자력의학원 국가방사선비상진료센터 박선후 센터장2021-07-07

  시대를 관통하는 화두들이 있다. 식상한 장엄함을 가지는, 어쩌면 유물 같은 “자유” “민주”라는 단어의 시대, 모든 것이 새로워야만 했던 “창조”의 시대를 지나 “공정” “반부패”의 시대에 왔다. 개인적으로는 이런 화두를 들을 때면 둔탁한 모호성과 질식할 것 같은 무게감에 눌리는 느낌이다. 몇 년 전에는 연구실에서 PubMed를 찾고 자판을 두드리며 직장암 전이 연구를 어떻게 “창조 경제”에 이바지할 수 있도록 잘해야 하나를 계속 고민해야 했었다.

 

  모 공단에는 청렴 계단이 만들어지고, 많은 청렴 슬로건들이 걸리는 것을 보니, “공정”, “반부패”와 더불어 “청렴(淸廉)”이 요즘의 화두인 듯하다. 청렴에 대한 이야기를 할 때, 빼 놓을 수 없는 분이 율곡 선생이다, 선생은 자경문에서 “재물을 이롭게 여기는 마음과 영화로움을 이롭게 여기는 마음은 비록 쓸어 없앨 수 있다 하더라고, 만약 일을 처리함에 조금이라도 편리하게 처리하려는 마음이 있다면 이것 또한 이로움을 탐하는 마음이다. 더욱 살펴야 할 것이다”라고 하셨다. 의도적으로 직위를 이용한 사익을 얻는 것은 이미 범죄라 이야깃거리가 될 것도 없다. 실수로라도 금전적 이득을 보지 않는 청렴함을 행하기도 “세상에 공짜 점심은 없다”는 소심과 경계심을 “좋은 게 좋은 건 아닐걸. 명확한 게 좋은걸 텐데”라는 시니컬한 삭막함을 장착하면 그리 어려운 것이 아니다.

 

  율곡 선생은 일을 행함에서 편안함을 위한 안이함도 일종의 도적으로 여기는 결벽증적 성실함까지 청렴의 범주에 넣으셨다. 일을 하다보면 “왜 이렇게 둔하지?” “원칙적이긴 한가?” “효율성은?”이라는 의문이 드는 일이 많다. 혼자 수행하는 업무에서는 이런들 저런들 스스로 감수하면 될 일이나, 협력 업무를 할 때 상대에게 위와 같은 질문을 던지거나, 역으로 내가 그런 질문을 받기도 한다. “이제까지 그런 전례가 없었어”, “지침이나 내규가 없어”, “그게 관행인데, 뭐가 문제야” 등 어디선가 들어본 익숙한 말들이다. 여러가지 부분들을 논하려 들면 “저리~~ 까탈스러우니... 쯧쯧쯧”이라는 시선부터 날카롭게 날아와 가슴에 꽂힌다. ‘앓느니 죽지’라고 생각하는 순간, 유사한 일이 또 친분이라는 아름다운 이름을 통해 쓱~ 정리가 되는 것을 목격하기도 한다. 언젠가부터 “그래, 그래 왔어?, 그럼 그러지 뭐”, “살다보면 그럴 수도 있지”라며 연륜이라는 이름으로 이와 같은 흐름에 편승하는 나를 보기도 한다.

 

  20대의 율곡 선생이 작성한 문장을 읽었을 때, 50대인 나도 얻지 못한 깊음에 ‘역시 구도 장원의 천재는 격이 다르구나’라는 생각을 했었다. 그러나 역으로 생각해 보면 원칙으로 승부하는 20대이기에 내릴 수 있었던 정의가 아닐까?

 

  “여러분, 청렴함이란 이런 거랍니다. 이렇게 사세요.”라는 말을 하기에는 스스로에게 자신이 없다. “그래서, 넌 어쩔래”라고 누군가가 묻는다면 은근 슬쩍 좋은 글귀를 인용해볼까 한다.

 

  “작은 일도 정성을 기울이고, 행함에 원칙을 지켜 마음의 이로움을 탐하지 않는 매 순간이 되도록 해 볼게요”. 작고 사소한, 어쩌면 나만 아는 사적인 일일지라도 지키고 준수하려는 노력을 해보고자 한다. 쉽지는 않을 일이라 감히 이렇게 활자화시키는 것이 두렵기는 하다. 은근슬쩍 나이와 연륜이라는 양념을 더해서, 기조는 잃지 않되 조급성을 버리고, 유연성과 인내심을 더하면 조금은 편안할 수 있지 않을까?

 

  여러분들은 어떠세요? 문득 창멍1)을 때리며 휴식을 취할 때 커피 한 모금을 미뤄두고, 이와 같은 화두를 머금고 자신의 생각 한 모금을 가볍게 삼켜보세요.

 

1) 창밖을 보며 멍하니 있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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