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사선의학 웹진

  그저 단순한 킬링타임 영화인 줄 알았다. 그래서 처음 존 윅이 개봉했을 때 관심조차 없었다. 그러나 ‘존윅2’가 개봉했다는 소식을 듣고 ‘이게 2편까지 나올만한 영화인가?’라는 생각에 ‘존윅1’과 ‘존윅2’를 몰아서 봤는데 흥미로운 세계관, 시원시원한 액션, 그리고 직관적인 스토리로 오히려 3편 개봉을 기다렸더랬다. 이후 ‘존윅3’편이 상당히 감질 맛나는 시점에서 끝났기 때문에 존엄하게 4편 개봉만을 기다렸고 올해 4월 개봉하자마자 극장으로 달려갔다.

< 존 윅 줄거리를 가장 잘 요약한 유튜브 썸네일¹⁾, 전설의 레전드 킬러 존 윅을 다룬 영화 포스터들²⁾³⁾⁴⁾>

  ‘존윅4’의 결말을 본 사람들의 반응은 ‘후속편이 나올 것이다? 아니다?’로 갈리는데, 필자의 개인적인 바람은 흥행에 눈이 멀어 무리하게 후속편을 개봉했다가 흑역사를 남기는 전철을 밟지 않았으면 한다. - 키아누 리브스의 호쾌한 액션을 감상하지 못하는 것은 아쉽기만 하다.

  ‘존윅’과 같은 대중매체들은 회를 거듭하며 세계관이 확장된다 해도 언젠가는 결말에 도달한다. 하지만 과학기술은 그렇지 않다. 새로 발견된 기술은 연구를 거듭할수록 기술이 정확도와 정밀도가 높아지고, 활용 범위도 넓어진다. 더 이상 활용되지 않던 기술들은 새로운 기술과 만나 기술이 진일보하기도 한다. 영화나 드라마와 같은 각종 미디어는 결말을 향해 나아가지만 과학기술은 그 가능성이 항상 열려있다.

  방사선정밀의료 기술도 암 정복을 위해 항상 열린 결말로 나아가고 있다. 새로운 바이오마커가 등장할 때마다 방사선정밀의료 기술의 암세포 살상능력은 ‘존윅’처럼 강력해질 것이다. 이 번호에서는 방사선정밀의료 실현을 위해 필수적인 암 바이오마커에 대해 알아보자.

  인체 내 상황을 간접적으로 나타낼 수 있는 측정 가능한 물질을 통칭하는 바이오마커는 암 진단 및 치료는 물론 이차 암 조기진단을 위한 연구에도 활발하게 적용되고 있다. 바이오마커를 정밀의료 실현 도구로 활용하기 위해서는 바이오마커 분석 기술 신뢰성 확보 및 검증이 선행되어야 한다. 그렇다면 바이오마커 종류, 발굴·검증 기술 그리고 임상 적용 사례들에 대해 알아보자.

(1) 바이오마커 종류

  앞서 간단히 언급했지만, 바이오마커(Biomarker)를 보다 자세히 정의하자면 인체 내 상황을 간접적으로 나타낼 수 있는 측정 가능한 물질을 통칭하는 물질들을 나타내는 용어로 사용되는 임상용도에 따라 다양하게 분류된다. 바이오마커에는 DNA와 RNA뿐만 아니라 호르몬, 단클론항체 등과 같은 단백질도 포함된다.

< 임상용도에 따라 달리 사용되는 바이오마커 ⁵⁾>

  특히 다양한 종류의 암 바이오마커에 대한 연구가 활발한 가운데, 종양 조직을 바이오마커로 이용한 연구가 가장 보편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하지만 종양 조직외에도 혈액, 소변, 대변과 더불어 침, 뇌척수액, 기타 조직 혈장 등을 바이오마커로 이용하기도 한다.

  연구에 주로 활용되는 암 바이오마커들을 아름답게 정리했으나, 여백이 부족해서 이번웹진에 수록하지는 못했다. 궁금하신 분들은 2022년에 Virinder Kaur Sarhadi와 Gemma Armengol이 biomolecules 저널에 발표한 리뷰논문⁶⁾을 참고하시길 바란다.

(2) 바이오마커 개발 단계

  바이오마커를 개발하여 검증하는 과정은 바이오마커 진단을 실제 의료에 적용하기 위한 필수적인 단계이다. 바이오마커 검증은 크게 세 가지 단계를 거친다. 첫 번째는 분석 전 검증으로 어느 검체를 어느 시기에 검사하는지를 결정하는 단계이다. 그 다음은 분석적 검증으로 분석기술의 정밀도, 정확도, 검출 한계, 간섭 등을 검증하는 단계이다. 이렇게 분석 전과 분석 기술에 대한 검증이 수행된 이후에는 해당 바이오마커 분석 기술이 임상적으로 유용한지를 검증하는 단계가 필요하다. 임상적인 민감도, 특이도, 양성예측도, 음성예측도 등도 검증된 이후에야 검체 채취부터 분석결과 해석가지 가능해진다.

< 임상용도에 따라 달리 사용되는 바이오마커⁷⁾ >

(3) 바이오마커 발굴·검증 기술

암 바이오마커 발굴 및 검증을 위해 사용되는 기술들은 아래 표와 같다.

 < 암 바이오마커 발굴·검증 기술⁸⁾ >

  유전자 변이를 근거로 한 많은 표적치료제들이 성공적으로 정착하면서 정밀의학은 이제 일상 의료의 핵심이 되고 있다. 이러나 최근 들어서는 표적치료제에 대한 내성이 발견되면서 또 다른 어려움이 생겨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표적치료제 내성은 초기 치료에 따른 새로운 유전자 변이의 발생이 원인일 수도 있으며, 초기 치료에 의해 소멸된 암세포와 남아있는 암세포 간의 이질성(intra-tumor heterogeneity) 때문일 수도 있다. 이제 우리가 정밀의료의 새로운 국면을 맞고 있다고 하는 이유는 이런 표적치료제 내성 등장뿐 아니라, 새로운 표적치료제들이 계속 개발되고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PD1, PDL1, 항-CTLA4 치료 등 면역치료제들이 암 치료에 본격적으로 도입되기 시작했다.

< 바이오마커 개발의 패러다임 ⁹⁾>

  암 치료에 가장 흔하게 사용되는 방사선치료 분야에서도 방사선에 대한 저항성 혹은 방사선에 의한 이차적인 합병증(이차 암 포함) 등의 위험도를 유전적 소인으로 설명하고 있다. 이차 암의 발병소인을 예측하기 위한 유전자 패널검사가 활발히 연구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이차 암의 조기 진단을 위한 바이오마커 연구 역시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이런 바이오마커 연구가 속도를 내고 있는 것은 유전자 분석 기술의 발달 덕분이다.

  이렇듯 정밀의료는 매우 희망적이다. 그러나 정밀의학의 달콤한 환상에 빠지지 않기 위해서는 실험실에서 발견된 바이오마커를 과학적 근거에 따라 철저히 검증하는 일이 필요하다. 분석 기술의 확고한 신뢰성이 먼저 검증되어야 하며, 바이오마커의 임상적 유용성이 검증되어야 한다. 이런 철저한 검증이야말로 정밀의학 실현에 결코 간과되어서는 안 된다. ■(다음 회에 계속됩니다.)

1)https://www.youtube.com/watch?v=YaRKLbSQZ_g
2)https://search.naver.com/search.naver?sm=tab_hty.top&where=nexearch&query=%EC%A1%B4+%EC%9C%85+1+%ED%8F%AC%ED%86%A0&oquery=%EC%A1%B4+%EC%9C%85+3+%ED%8F%AC%ED%86%A0&tqi=ia2ukdp0JXossmG70aVssssstxs-459698
3)https://search.naver.com/search.naver?where=nexearch&sm=tab_etc&mra=bkEw&pkid=68&os=2984716&qvt=0&query=%EC%A1%B4%20%EC%9C%85%20-%20%EB%A6%AC%EB%A1%9C%EB%93%9C%20%ED%8F%AC%ED%86%A0
4)https://search.naver.com/search.naver?where=nexearch&sm=tab_etc&mra=bkEw&pkid=68&os=9162448&qvt=0&query=%EC%A1%B4%20%EC%9C%85%203%3A%20%ED%8C%8C%EB%9D%BC%EB%B2%A8%EB%A3%B8%20%ED%8F%AC%ED%86%A0
5) 인공지능 활용 방사선 정밀의료, 2018, 한국원자력의학원
6) Sarhadi et al, Molecular Biomarkers in Cancer, biomolecules, 2022, 12, 1021, 1-39
7) Giuseppe V. Masucci et al, Valination of biomarkers to predict response to immunotherapy in cancer: Volume 1-pre-analytical and analytical validataion J Immunother Cancer, 2016;4:76
8) 인공지능 활용 방사선 정밀의료, 2018, 한국원자력의학원
9) 인공지능 활용 방사선 정밀의료, 2018, 한국원자력의학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