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자는 요즘 바쁘다. 위기에 빠진 마법사 세계를 구하기 위해 매일 호그와트로 출근 도장을 찍고 있는데, 필자가 이렇게 푹 빠진 게임은 바로 ‘호그와트 레거시’ 이다. 호그와트 레거시는 세계 최대 온라인 게임 플랫폼인 스팀(steam) 사용자의 93%가 긍정적으로 평가하였고, 메타 크리틱(metacritic) 사용자도 평점 8.3으로 상당히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이처럼 지금까지 출시되었던 해리포터 IP 게임들 중 가장 성공적이라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 출판된 지 20여 년이 흘렀어도 해리포터 팬덤은 여전히 건재하고 – 1세대 해리포터 팬들은 무럭무럭 자라 PC/콘솔 게임을 맘대로 살 수 있는 참된 어른으로 성장했다. - 기존 세계관을 원작에 충실하게 구현하면서도 게임성을 잘 살린 점이 호그와트 레거시가 성공한 비결이라고 본다.

< 해리포터 세계관을 제대로 구현해 게이머들의 호평을 받고 있는 호그와트 레거시¹⁾,

사람이 입력한 질문에 마법 같은 속도로 보고서를 뽑아주는 chatGPT ²⁾>

  해리포터 세계관 속에서 벌어질 법한 마법 같은 일이 현실에서도 일어나고 있다. 사람이 질문한 내용에 대해 마법 같은 답변을 해주는 신묘한 시스템이 개발된 것이다. 지난해 11월 전세계에 공개된 대화형 인공지능 ‘chatGPT’가 그 주인공이다. 역사 속으로 사라져 간 여느 대화형 인공지능처럼 chatGPT도 그중 하나가 될 것으로 생각했지만, 해외 유튜버들이 올린 chatGPT 리뷰 영상들을 통해 엄청난 성능이 입증되며 우리나라에도 그 열풍이 도래했다.

  보고서 한 페이지 정도는 국밥 말 듯 뚝딱 작성해내는 유튜브 영상을 본 필자 역시 chatGPT 열풍에 탑승해 웹진 조회수 상승을 노려보기로 했다. 이 번호에서는 chatGTP에 국내외 방사선의학 현황과 시장현황, 그리고 정밀의료 관련 내용을 질문으로 던져보았다. 같은 주제로 질문을 여러 개 했으며, 모든 질문은 영어로 던졌다. 가벼운 마음으로 봐주시길!

< 국내 방사선의학 현황 파악을 위해 chatGPT에 던진 질문 중 일부.

질문이 구체적 일수록 보고서 질이 달라지는 것을 느꼈다. >

① 국내 핵의학 및 방사선종양학 현황

  IAEA에서 발표한 우리나라 핵의학 진료 처치 횟수는 2019년 기준 대략 1.5억 건으로 2009년에 60만 건이었던 것에 비해 급격한 증가추세를 보였다. 방사성의약품의 생산량은 2009년 541,000 dose에서 2019년 1,186,000 dose로 핵의학 진료 증가하는 추세이다. 우리나라의 PET/CT 보급률은 OECD 회원국들 중에서도 높은 것으로 나타났는데 2019년 기준 OECD 회원국 평균 PET/CT 보급률은 인구 100만 명당 7.3대였으나 우리나라는 인구 100만 명당 20대로 나타났다. IAEA에서 발표한 2018년 보고서에서는 우리나라 핵의학 기기가 602대라고 밝혔다. 대한핵의학회가 발표한 핵의학과 의사는 2021년 약 700명으로 2015년 540명에 비해 증가했다. 우리나라에서 주로 진행하는 핵의학 진료는 골스캔이 38%, 갑상선 스캔이 18% 그리고 심근 순환영상이 14%의 비중을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020년 Journal of Radiation Research에 발표된 논문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방사선치료 규모는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데, 2017년 인구 10만 명당 321.3명으로 집계되어 OECD평균 인 인구 10만 명당 291.1명보다 높다고 밝혔다. 대한방사선종양학회 2020년 통계에서는 학회에 등록된 방사선 종양학 전문의는 747명으로 이는 인구 10만 명당 1.4명에 해당한다. 2018년 IAEA 통계에 따르면 우리나라에는 의료용 선형가속기 321대, 코발트 치료기 56대, 근접방사선치료 장비 22대 그리고 기타 방사선치료 장비가 22대로 총 433대의 방사선치료기기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021년 대한방사선종양학회가 발표한 보고서에서는 우리나라 방사선 치료기기는 2018년 411대에서 2020년 456대로 IAEA 통계자료와 차이를 보이는데, 자료 수집의 기준 및 방법이 다른 것에서 기인한다.

② 국내 핵의학 및 방사선종양학 분야 시장 현황

  우리나라 핵의학 분야 시장 규모는 인구고령화와 질병의 조기 진단 및 치료 수요 증가로 인해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Grand View Research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 핵의학 시장 가치는 2020년 기준 1.1억 달러(약 1,320억 원)으로 2021년부터 2028년까지 연평균성장률 8.9%에 달할 것으로 예측했다. 이 보고서에서는 암과 심혈관질환 유병자 증가가 2020년 핵의학 진단시장 규모를 확대한 것으로 보고 있다. MarketsandMarktes 보고서에서는 우리나라 핵의학 시장이 2020년부터 2025년까지 연평균 14.6%의 성장률을 기록해 2025년 2.2억 달러(약 2,640억 원)에 도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Grand View Research 보고서와 마찬가지로 암과 심혈관계 질환 환자 증가가 핵의학 시장 규모 확대 요인 중 하나로 꼽았고 더불어 질병 조기진단 및 치료로 PET/CT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예측했다. SPECT 장비는 우리나라 핵의학 시장의 가장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지만, 성장률 측면에서는 PET 장비시장이 우위를 차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국내 방사선종양학 시장 역시 인구고령화와 암 발생 증가로 시장 규모가 증가하고 있다. GlobalData에서 발표한 우리나라 방사선치료 시장은 2020년에서 2025년 연평균성장률 6.1%에 달할 것으로 예측했고 유방암, 폐암 그리고 전립선암의 방사선치료 증가가 시장 성장에 영향을 줄 것이라고 밝혔다. Grand View Research 보고서에서는 우리나라 양성자 치료 시장이 2020년에서 2027년 사이 연평균성장률 8.5%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 방사선종양학 글로벌 현황을 알려달라고 하자 최신 통계자료는 제공할 수 없다고 답변한 chatGPT >

  Mordor Intelligence 보고서에 따르면 전 세계 핵의학 시장 규모는 2020년 기준 5.3억 달러로 2026년에는 8.6억 달러 규모에 연평균 성장률 7.6%에 이를 것으로 예측했다. 핵의학 진단 분야가 전체 핵의학 시장의 70%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데 PET 영상과 SPECT 영상이 다양한 질병 진단과 경과 관찰에 효과적이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북미지역은 전 세계 핵의학 시장 중 40%가량을 차지해 가장 큰 규모인데 Grand View Research 보고서에서는 북미 핵의학 시장이 2020년 기준 2.2억 달러 규모이며 2021년부터 2028년까지 연평균 7.5% 성장률을 기록할 것이라고 점쳤다. 유럽은 북미지역에 이어 전 세계 핵의학 시장 규모 2위 규모인데 Research and Markets 보고서에서는 2020년 기준 유럽 핵의학 시장 규모는 1.7억 달러이며 2027년에는 2.7억 달러에 이를 것이며 연평균 6.7%의 성장률을 보일 것으로 예측했다. 아시아-태평양 지역은 핵의학 시장 성장이 가장 빠른 지역으로 2021년부터 2028년까지 연평균성장률이 8.1%에 달할 것으로 예측했다. Fortune Business Insight는 아태지역 핵의학 시장은 2020년 1.3억 달러에서 2027년 2.4억 달러에 달할 것으로 예측했다.

  MarketsandMarkets 보고서에서는 방사선종양학 전 세계 시장규모가 2025년 7.3억 달러로 2020년부터 2025년까지 연평균 5.2%의 성장률을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북미지역은 2020년 기준 전 세계 방사선종양학 시장 중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으며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방사선종양학 시장 성장률이 두드러질 것으로 예측했다. - 방사선종양학 글로벌시장 최신통계 자료는 찾기 힘들었는지 핵의학 시장현황 답변에 비해 내용이 부실했다.

< 정밀의료 분야가 올해 칼럼의 큰 주제기 때문에 chatGPT에 질문해 보았다. >

① 전세계 정밀의료 시장 현황

  정밀의료 기술은 빅 데이터 분석 및 인공지능 기술, 유전자 관련 지식 등을 기반으로 보건의료 분야 주요 트렌드로 자리 잡았다. Grand View Research 보고서에 따르면 전 세계 정밀의료 시장은 2020년 기준 59.2억 달러로 2028년까지 연평균 약 9.9%의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예측했다. 이런 성장 추세는 만성질환 유병자 증가, 개인 맞춤형 의료 수요 증가, 의료기술의 발달 등이 주요 요인으로 꼽힌다.

  정밀의료 분야를 이끄는 핵심 기술은 유전자 분석인데, 유전자분석 비용 감소가 정밀의료 기술 발전을 주도했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 Nathinal Human Genome Research Institute 보고서에 따르면 2003년 개인 1명의 유전자 시퀀싱에 필요한 비용은 2.7억 달러였으나 2021년 기준 1,000달러로 큰 폭으로 감소해 210만 명의 인간 유전자 정보를 보유할 수 있는 결과를 낳았다고 발표했다. 유전자 분석 기술 외 정밀의료를 지탱하는 것은 바로 인공지능과 기계학습 분야다. Research and Market 보고서에서는 2020년 전 세계 보건의료 분야 인공지능 시장은 4.9억 달러이며, 2028년까지 연평균 성장률 44.9%로 예측했다. 의료 분야의 인공지능 기술은 웨어러블 의료장비와도 연결되는데, Frost & Sullivan 보고서에서는 전 세계 디지털 헬스 시장이 2020년 기준 166억 달러이며 2028년까지 29.4%의 연평균성장률을 예측했다.

② 정밀의료 분야 국가별 정책

  정밀의료는 의료기술이 궁극적으로 지향하는 목표이기에 선진국들을 중심으로 국가적 차원에서 육성하고 있다. 미국은 2015년 오바마 행정부 시절 Precision Medicine Initiative (PMI)를 발표한 이후 전 세계 정밀의료 기술을 선도하고 있다. 그 결과 2020년 FDA는 RET 유전자 변이로 인해 발현되는 폐와 갑상선암 환자를 위한 표적치료약물인 selpercatinib을 허가했으며 PMI 일환으로 추진된 ‘All of Us’ 프로젝트를 통해 30만 명 이상의 유전자 정보를 수집 및 공개했다는 중간결과도 작년 8월에 발표된 바 있다.

  영국의 경우 희귀질환 환자 10만 명의 유전자를 해독하는 ‘the 100,000 Genomes Project’를 추진하고 있으며 EU는 European Health Data Space(EHDA)를 통해 보건의료 데이터를 공유하는 플랫폼을 구축하여 디지털 헬스케어 실현에 앞장설 것이라고 작년 5월 발표한 바 있다. EHDA는 2025년에 완전히 구축될 예정이며 연간 11.5억 유로의 경제적 이득을 가져다줄 것으로 기대한다. 2019년에는 Horizon 2020 프로그램을 통해 3억 유로가량을 정밀의료 연구와 혁신에 투자했으며 2020년에는 24개의 European Reference Networks(ERNs)를 통해 900개의 보건의료 제공자들과 313개 병원들이 희귀하고 복잡한 질병들의 연구와 치료에 참여하고 있다.

  chatGPT를 사용해본 결과, 구글링으로 자료를 찾던 시절에 비해 보고서 작성속도는 어마어마하게 단축될 것으로 보인다. 한 가지 이용 팁이라면, 종합적이고 자세한 결과를 뽑아내려면 질문지는 최대한 자세하게 작성한 뒤 여러 가지 버전으로, 영어로 질문하는 것을 추천 드린다.

  chatGPT가 놀라운 기술임은 분명하지만 한계점도 존재한다. chatGPT로 리포트를 작성할 생각에 부풀어있던 대학생들에겐 안타까운 소식이지만, chatGPT로 쓴 보고서를 감별하는 프로그램이 나왔다고 한다. - 이렇게 빠를 줄 이야 - 그리고 확인되지 않은 정보들을 사실인 것처럼 답변하는 등 오류도 속속들이 발견되고 있다고 하니 어디까지나 참고용일 뿐이며, 철저한 검증작업이 필수적이다. 결론적으로 chatGPT 자료를 토대로 보석 같은 아이디어를 발굴하고 통찰력 있는 결론을 도출하는 것은 결국 위대한 인간의 몫이다. chatGPT 같은 빅 데이터 기술이 인류가 올바른 방향으로 성장하는 밑거름이 되길 바라며 이번 화를 마무리한다. ■ (다음 회에 계속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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