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사선의학, 이것만 알려주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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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6화 2022년 방사선의학 핫이슈한국원자력의학원 김희진, 김정영 공저2023-01-06

  2022년 겨울을 뜨겁게 달구었던 카타르 월드컵이 막을 내렸다. 월드컵 역사상 처음으로 중동에서 겨울에 개최된 이번월드컵은 개최 이전부터 여러 가지 이슈들도 많았지만, 조별예선 내내 보여준 박진감 넘치는 경기력과 ‘중요한 것은 꺾이지 않는 마음’을 알려준 우리나라 축구 국가대표팀 덕분에 짧고 굵게, 그리고 도파민 넘치는 월드컵 기간을 보낼 수 있었다.

 


<우리나라 축구 국가대표팀의 투지를 볼 수 있었던 포르투갈 전 경기,

2:1 역전과 극적인 16강 진출 여운이 아직도 남아있다.1)>

 

  월드컵과 함께 2022년 한해가 저물었다. 이번호에서는 2022년에 보도된 방사선기술과 방사선의학과 관련 된 언론기사들 중 필자만의 기준으로 선정한 몇 가지 주요 기사들을 소개하고자 한다. 수록된 순서는 언론 보도일 기준이다.

 

 

 

  수술, 항암화학요법, 방사선치료와 더불어 인체 면역체계와 방사선치료가 결합된 방사면역치료가 새로운 암 치료기법으로 각광받고 있지만 면역치료제의 높은 가격과 적용할 수 있는 암 종이 제한적인 점 때문에 새로운 항암면역치료제 개발이 시급하다.

  이런 가운데 한국원자력의학원 김재성 박사 연구팀이 신약후보물질인 BR101801에서 방사선치료와 표적항암치료를 병행했을 때 면역억제세포 발생을 감소시키고 치료부위에 있는 암 조직 뿐 아니라 전이암까지 제거되는 전신 항암면역치료 효과가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

  연구팀은 대장암 모델 쥐 15마리에게 신약 후보물질을 투여하고 방사선치료를 병행한 결과, 모든 쥐에서 종양크기가 감소했고 8마리에서는 종양이 완전히 사라졌다고 밝혔으며 실험 쥐 13마리 중 7마리는 전이암 종양크기도 함께 감소하는 전신 항암효과를 확인했다고 밝혔다.

 

<방사면역치료 메커니즘 설명 자료, 한국원자력의학원 연구팀3)>

 

 

  작년 7월, 미세플라스틱의 인체 흡수과정을 분석한 연구결과가 언론에 보도되어 큰 관심을 불러일으켰다. 이후 후속연구를 진행한 국내연구팀이 미세 플라스틱이 위암은 물론 자폐 장애까지 유발할 수 있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해 다시금 세간의 관심을 받았다.

  한국원자력의학원 김진수 박사 연구팀은 미세플라스틱 인 폴리스틸렌에 노출된 위암세포가 그렇지 않은 위암 세포에 비해 종양 성장속도, 전이율, 암 생성 줄기세포 유전자 비율, 면역억제 단백질 발현 등의 증가와 트라스트주맙 등과 같은 여러 항암제에 내성을 유발 한다는 것을 확인 했다. 또한 동물실험을 통해 미세 플라스틱이 뇌 발달 과정에 영향을 미쳐 자폐 스펙트럼 장애 원인이 된다고 분석했다.

  플라스틱 사용은 해마다 20% 가까이 증가하고 있으며 환경문제 뿐 아니라 건강까지 위협하고 있는 상황이다. 일회용 플라스틱 사용에 우리 모두 경각심을 가져야 할 때가 아닌가 생각된다.

 

<미세먼지와 자폐 스펙트럼·위암과의 상관관계를 연구하고 있는 한국원자력의학원 김진수 박사5)>

 

 

 

  방사선육종 기술은 방사선을 식물체에 조사해 돌연변이를 일으켜 유용한 변이체를 선발·육성하는 기술이다. 세계적으로도 90년 가까이 방사선육종 기술을 이용한 많은 돌연변이 품종이 개발 및 관리되고 있다.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닌데, 국내 연구진들이 방사선육종 기술 이용해 세계 최초로 한 나무에서 세 가지 색상의 꽃이 피는 무궁화 품종을 개발했다고 한다.

  제주대학교 이호연 교수 연구팀은 10년 전에 방사선을 쬐었던 돌연변이 종자에서 5년째 한 나무에서 3색 무궁화가 피고 있다고 밝혔다. 접목이 아닌 방식으로 한 식물체에서 세 가지 이상 다른 색 꽃을 꾸준히 피워내는 건 세계적으로도 발표된 사례가 없을 정도로 희귀하다고 한다.

 

<삼색 무궁화 나무를 소개하고 있는 제주대학교 이호연 교수7)>

 

  이에 앞서 제주대 연구팀은 2007년에도 방사선 돌연변이 육종으로 네잎클로버 대량 생산에 성공한 바 있다. 이번 삼색 무궁화 품종 개발은 우리나라 상징 인 무궁화에 대한 관심을 높일 수 있을 뿐 아니라 화훼 농가 소득 증대에도 큰 도움이 될 것으로 전문가들은 전망하고 있다.

 

 

 

  가볍고 튼튼한 신소재 개발은 모든 제조업계가 기본적으로 연구개발 하는 분야다. 이중에서 자동차의 경우 가볍고 튼튼한 소재는 연비와 직결되어 탄소배출량 감소에도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세계 자동차 시장에서 신소재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현재까지 널리 활용되는 소재는 탄소섬유강화복합소재(Carbon Fiber Reinforced Plastic, CFRP)인데 한국원자력연구원 연구팀이 국내 최초로 탄소섬유강화복합소재를 단시간에 만드는 기술을 개발했다.

  기존 탄소섬유강화소재 생산은 열 경화와 상온경화 방식이 주로 이용되었으나 이 두 방법은 소재를 굳히는데 짧게는 3-4시간, 길게는 3일 정도 시간이 소요됐다. 그러나 연구팀이 개발한 전자선 가속기 활용 기술을 이용하면 경화 시간을 10분 이내로 단축 할 수 있다. 김현빈 한국원자력연구원 책임연구원은 “파장이 짧고 에너지 효율이 높은 전자선을 물질에 쪼이면 빠르고 단단하게 분자구조를 변화시키기 때문에 이 방법을 이용하면 촉매나 경화제 없이 3m 크기 대형 자동차 부품도 한 번에 경화시킬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국원자력연구원에서 개발한 경화기법을 적용한 탄소섬유강화복합소재9)>

 

  한국원자력연구원은 이 기술을 기술료 1억 원을 받는 조건으로 ㈜엠에스오토텍에 이전하는 계약을 체결했으며 고등기술연구원, 충남대학교와 협력해 이 기술에 기반을 둔 상용화과정을 진행 중이다.

 

 

 

 

 한국원자력의학원 홍봉환 박사 연구팀이 붕소-중성자포획치료용(Boron Neutron Capture Therapy, BNCT) 양성자 대전류 탄뎀 가속기 시작품을 국내 최초로 개발했다.

  붕소중성자포획치료는 중성자와 반응해 방사선을 발생시키는 붕소 화합물을 암환자에게 주입하고 의료용 가속기에서 발생한 중성자를 쏘아 정상세포 손상을 최소화하고 암세포를 선택적으로 파괴하는 기술로 두경부암, 악성 뇌종양, 재발암 등에 효과적이라고 알려져 있으나 아직 국내에는 상용화되지 않았다.

  연구팀은 탄뎀 가속기 기반 붕소중성자포획치료 시스템은 기존에 병원에서 사용하는 가속기들보다 작아 경제적 운영이 가능해 치료비용 절감 효과도 있으며 오는 2028년 실제 임상 활용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

 

<국내 최초로 개발한 붕소중성자포획치료기와 한국원자력의학원 연구팀11)>

 

  박인철 한국원자력의학원 직무대행은 ‘이번 붕소중성자포획치료용 가속기 시작품 개발을 토대로 붕소중성자포획치료기 개발을 앞당겨 국내 난치성 암 치료의 전기가 마련될 수 있길 바란다’고 전했다.

 

 

 

  몇 년 전부터 스타트업과 벤처기업 창업 열풍이 불어왔지만 그 열풍은 IT 분야가 중심이었고 의료·바이오 분야는 기업 운영 난이도가 높아 많은 사람들이 도전하지 않았다. 그러나 의료·바이오분야, 그 중에서도 방사선을 이용한 암 진단 및 치료기술을 개발해 더 다양한 의료 분야에 적용하려는 포부를 안고 2016년에 창업한 기업이 있으니 바로 ‘아라레 연구소’다.



<아라레연구소장 이학재 대표와 초소형 감마카메라13)>

 

  최소절제 수술용 감마카메라로 2021년 업계의 주목을 받았던 아라레연구소는 암 세포 진단 감마카메라를 발전시켜 더 다양한 의료 부문에 적용하려는 청사진을 가지고 있다. 그는 현재 초소형 감마카메라를 로봇 수술 장비에 적용할 방법을 연구 중이다. 초소형 감마카메라와 영상진단용 방사성의약품이 로봇 수술 현장에서도 이용될 수 있다면, 로봇을 써서 환부 크기를 최소화 하고 감마카메라로 암 세포 위치와 분포를 정확히 측정해 암 조직을 기존보다 많이 제거할 수 있다. 더불어 암 세포 주변에 분포된 민감한 신경이나 근육조직들은 최대한 피해서 수술할 수 있어 수술 후 후유증도 최소화 할 것으로 전망된다.

  의료·바이오분야 중 에서도 흔치않은 방사선기술로 스타트업에 뛰어든 아라레연구소의 순항을 필자도 응원하는 바이며, 수술용 감마카메라에 적용될 영상진단용 방사성의약품 개발도 함께 이뤄지길 기대해본다.

 

  매서운 겨울한파와 함께 2023년 검은 토끼해가 찾아왔다. 검은 토끼해는 만물의 성장과 번창이란 의미가 있다고 한다. 올 한해 웹진 독자분이 하시는 일과 연구성과가 성장하고 번창하길 바라본다. ■ (다음 회에 계속 됩니다.)

 

1) https://v.daum.net/v/20221203021650603
2) https://science.ytn.co.kr/program/view.php?mcd=0082&key=202203161637212408
3) https://science.ytn.co.kr/program/view.php?mcd=0082&key=202203161637212408
4) https://www.mbn.co.kr/news/society/4745300
5) https://www.mbn.co.kr/news/society/4745300
6) https://www.khan.co.kr/local/Jeonbuk/article/202211090836001
7) https://www.khan.co.kr/local/Jeonbuk/article/202211090836001
8) https://www.khan.co.kr/local/Jeonbuk/article/202211090836001
9) https://www.khan.co.kr/local/Jeonbuk/article/202211090836001
10) http://www.docdocdoc.co.kr/news/articleView.html?idxno=2029292
11) http://www.docdocdoc.co.kr/news/articleView.html?idxno=2029292
12) http://www.donga.com/news/article/all/20221207/116891509/1
13) http://www.donga.com/news/article/all/20221207/11689150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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