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사선의학, 이것만 알려주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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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5화 방사선과 노벨상한국원자력의학원 김희진, 김정영 공저2022-12-06

  2022년 11월 15일은 세계 인구가 80억 명에 이른 역사적인 순간이다. UN은 이날 홈페이지를 통해 2022년 11월 15일을 기점으로 전세계 인구가 80억 명에 다다랐으며, 2023년에는 중국을 제치고 인도가 인구수 1위 국가에 등극할 것이고 2080년 안에 100억 명에 이를 것이라고 밝혔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사무총장은 세계 인구 80억 명 돌파를 축하하는 성명문을 통해 산모와 아동사망률을 감소시킨 보건의료 분야의 발전이 이 같은 인류 번영을 이끌었다고 밝혔다.

 


<유엔 세계인구 전망1)>

 

  인구 80억 명은 1974년 40억 명에서 48년 만에 두 배로 뛴 수치라고 한다. 필자가 알고 있던 세계 인구는 60억 명인데 어느새 70억 명(2011년에 도달)을 넘어서 80억 명에 도달했다고 하니 필자의 상식 업데이트가 시급한 것을 뼈저리게 느꼈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사무총장이 언급하였듯 세계 인구 증가에는 보건의료 기술 발전이 지대한 역할을 하였다. 보건의료 발전에는 필연적으로 과학기술 분야 발전이 뒷받침 되어야 하며 여기에는 방사선의 공헌도 빼놓을 수 없다. - 방사선이 의학 발전에 기여한 공로는 앞선 수많은 칼럼에서 마르고 닳도록 언급하였다. -

  지난 호 서두에 2022년 노벨 물리학상 수상자들을 소개하고 난 뒤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올해는 양자 컴퓨팅 분야가 노벨 물리학상을 수상한 첫 사례라고 하는데 방사선·원자력 관련 분야에서는 노벨상이 몇 개가 나왔을까?’

  이번호에서는 방사선·원자력과 관련된 노벨상 수상자들과 해당 연구내용을 간단히 소개해보고자 한다. 선정 기준은 방사선·원자력 기술이 의학 분야 발전에 영향을 미친 경우나, 기타 과학기술 분야에 공헌한 경우 등 쉽게 말해 필자 마음대로 라는 점을 밝히며, 소개된 수상 내역들 중 제외하거나 추가할 내용들이 있다면 적극적으로 피드백해주시기 바란다.

 


  1901년에 시작된 노벨 물리학상 첫 수상자의 명예는 엑스선의 아버지 빌헬름 뢴트겐이 차지했다. 그만큼 엑스선의 발견은 과학계에 엄청난 화재가 되었다. 특히 인체 내부를 투과해서 영상화 할 수 있는 엑스선은 보건의료계 발전에 큰 기여를 했다. 뢴트겐이 엑스선을 발견한 뒤 방사선·방사능·원자력과 관련된 연구들이 노벨 물리학상을 줄줄이 수상하게 된다.

 
  필자에게는 브래그 피크(Bragg peak)로 익숙한 브래그 부자가 엑스선을 통한 결정구조 분석 공로로 부자(父子)가 최초로 1915년 노벨 물리학상을 공동수상하게 된다. 그리고 1944년 이지도어 아이작 라비가 핵자기공명법 개발로 노벨 물리학상을 수상하게 되는데, 이후 1952년 펠릭스 블로흐와 에드워드 밀스 퍼셀이 핵자기 방사선 측정법을 개발한 공로로 노벨 물리학상을 수상했고, 지속적으로 연구가 진행되어 현재 병원에서 많이 쓰이는 자기공명영상기기(MRI; Magnetic Resonance Image)의 개발로 이어지게 된다.

 

 

 

  뢴트겐이 엑스선의 발견으로 노벨 물리학상을 수상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베크렐과 퀴리부부가 방사능의 발견과 방사성원소인 폴로늄과 라듐의 발견으로 1903년 노벨 물리학상을 수상하게 된다. 그 뒤 노벨화학상에서도 방사선·방사능과 관련된 연구가 등장하게 되는데, 방사선과 방사능은 바늘과 실과 같은 존재기 때문일까, 마리 퀴리가 1903년 노벨물리학상에 이어 1911년 방사성 원소인 라듐 연구로 노벨화학상을 수상하게 된다. 마리 퀴리의 노벨물리학상과 노벨화학상 수상은 동일인물이 다른 분야의 노벨상을 수상한 최초 사례이다.

  이 후 조르주 드 헤베시가 화학연구에서 방사성 동위원소를 추적자로 활용하면서 방사성의약품 개발의 초석이 되는 기술을 개발한 공로로 1943년 노벨화학상을 수상하게 된다. 그리고 이지도어 아이작 라비가 개발한 핵자기공명법은 리하르트 에른스트의 고해상도 핵자기공명분광학 개발로 이어졌고 에른스트는 1991년 노벨화학상을 수상한다.

  그리고 X선 회절현상의 발견과 이를 통한 결정구조의 분석연구는 피터 디바이의 엑스선과 전자 회절연구, 도로시 호지킨의 X선 회절영상으로 생화학 물질 구조 규명으로 이어져 2명의 노벨화학상 수상자가 탄생했다.

 

 


  물리·화학분야에서 활발히 연구되던 방사선은 의학 분야에서도 연구가 진행되어 5명의 노벨생리·의학상 수상자를 배출한다. 허먼 조지프 밀러가 초파리 실험으로 방사선이 유전자 돌연변이 원인이라는 것을 발견해 1946년 노벨생리·의학상을 수상했다. 그리고 1979년에는 앨런 코맥과 고드프리 하운스필드가 컴퓨터 단층촬영기법을 개발한 공로로 노벨생리·의학상을 수상하게 되는데 컴퓨터 단층촬영기기(Computed Tomography; CT)의 아버지가 바로 이 둘이다. 여담으로 방사선 조사 시 인체 내부에서 일어나는 광전효과는 X선 영상 대조도 증가를, 컴프턴 산란은 CT 영상 대조도 저하에 영향을 미친다.

  2003년에는 폴 라우터버와 피터 맨스필드가 자기공명영상 연구로 노벨생리·의학상을 수상하게 된다. 앞서 노벨물리학상과 노벨화학상에서도 언급했지만 1938년 이지도어 아이작 라비가 핵자기공명법을 발견한 이후 60여년의 지속적 연구기간을 거쳐 MRI장비 개발까지 이어지는 것을 보고 위대한 발명은 하루아침에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다시금 느꼈다.


 

  방사선과 관련된 노벨상 수상자들은 공동수상자를 포함해서 노벨 물리학상 22명, 노벨 화학상 9명 그리고 노벨 생리·의학상이 5명으로 집계되었다. 이번에 언급한 수상자들은 방사선과 직접적으로 관련된 연구로 노벨상을 수상한 연구자들이고, 방사선기술이 노벨상 수상에 간접적으로 기여한 사례까지 합치면 훨씬 더 많은 연구자들이 포함될 것이나 지면 관계상 생략했다.

  미래에 등장할 우리나라의 과학 분야 첫 노벨상 수상자는 방사선·원자력 기술을 활용한 연구자가 받았으면 좋겠다는 개인적인 바람으로 이번호를 마무리 짓고자 한다. 올 한해도 잘 마무리 하시고 검은 토끼의 해 인 2023년 계묘년에 다시 인사드리겠다. ■ (다음 회에 계속 됩니다.)

 

1) https://www.yna.co.kr/view/AKR20221115066600009?section=popup/pri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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