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사선의학, 이것만 알려주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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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5화 희귀질환·희귀암 지원 제도한국원자력의학원 김희진, 김정영 공저2021-04-05

  ‘백범 일지’ 중에 ‘나의 소원’ 마지막장에는 이런 내용이 있다. “오직 한 없이 가지고 싶은 것은 높은 문화의 힘이다. 문화의 힘은 우리 자신을 행복하게 하고 나아가서 남에게도 행복을 주기 때문이다...(중략),,.앞으로 세계 인류가 모두 우리 민족의 문화를 이렇게 사모하도록 하지 아니하려는가. 나는 우리의 힘으로 반드시 이 일이 이루어질 것이라고 믿는다.”

  1990년대 후반부터 아시아지역을 중심으로 일었던 한류열풍은 이제 전 세계로 확대되었다. 몇몇 사람들은 한류열풍이 일시적인 현상일 뿐이라 생각했지만, 20년이 넘게 열기가 식지 않은 것을 보면 세계 인류가 우리 민족의 문화를 사모하기를 원하셨던 백범 김구 선생님의 소원이 이루어진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드라마와 영화를 중심으로 뻗어나가던 한류는 한국 대중가요인 K-POP을 빌보드차트에 진입시키면서 또 다시 붐을 일으키게 되는데 그 중심에는 방탄소년단(BTS)이 있다.

 


<지미팰런쇼 특별 공연으로 작년 가을 경복궁 근정전에서 ‘IDOL’무대를 선보인 방탄소년단1)

  미국의 대표 토크프로그램 중 하나 인 ‘지미 팰런쇼’는 작년 9월 28일부터 10월 2일까지 5일 간 방탄소년단을 집중 조명하는 ‘BTS Week’를 편성했다. 이 기간 동안 BTS는 환상적인 무대를 여럿 선보였는데, 그 중 경복궁에서 한복 무대의상을 입고 대표곡 ‘IDOL’ 무대를 선보이는 영상은 아이돌 그룹에 관심이 없던 필자의 눈길마저 사로잡았다. - 아직 ARMY에 가입하지는 않았다. - 이제는 하나의 시대적 흐름으로 자리 잡은 한류는 코로나19로 인해 전 세계의 이목이 우리나라 의료시스템에 집중되면서 문화예술계에 국한되지 않은, K-의료, K-방역, K-마스크 등의 또 다른 종류의 한류로 진화하고 있다.

  K-의료에는 방사선의학도 빼놓을 수 없다. 우리나라의 방사선의학 기술은 다른 의료선진국들과 견주어도 될 수준이며, 방사선의학 분야의 연구주제는 무궁무진하다. 그 중에 하나가 희귀질환·희귀암 환자들을 위한 방사성의약품을 개발하는 것이다. 정부에서는 희귀질환·희귀암 환자 지원과 연구개발 활성화를 위한 정책을 수행하고 있으며 독일 등 여러 국가들은 방사성동위원소를 이용한 신경내분비종양과 전립선암 치료용 의약품을 임상에 활용하고 있지만, 우리나라의 방사성의약품 임상적용은 이중규제와 복잡한 허가절차로 인해 걸음마 단계다. 이번호에서는 희귀질환·희귀암 환자 관련 정책과 지원제도에 대해 알아보려 한다.

 

 

 

  우리나라는 희귀질환 인식 부족과 전문 의료인프라 부족으로 희귀질환 진료 및 관리가 매우 어려웠다. 하지만 희귀·난치성질환에 공공부문의 적극적인 개입이 필요하다는 인식이 확대되면서 정부는 희귀·난치성질환의 예방, 검진, 치료 및 관리를 위한 종합계획을 수립하고 전문기관 지정, 연구개발 사업 지원, 등록통계사업 수행, 의료비 지원 등의 사항을 규정한 ‘희귀질환관리법’을 2015년 12월 29일에 제정하여 2016년 12월 30일부터 시행하고 있다.

  희귀·난치성질환에 대한 국가적 지원체계 마련을 위해 제정된 희귀질환관리법은 ‘희귀난치질환 관리위원회 구성’, ‘희귀질환관리 종합계획 수립’, ‘희귀질환치료제 개발 및 공급’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이 밖에 희귀질환 관리를 위한 종합계획의 수립과 희귀질환지원센터를 통한 희귀질환의 예방·진단 및 치료기술, 의약품 개발 등을 위한 연구개발 사업을 수행키로 하고 있다.

 

<제1차 희귀질환관리종합계획(17-21), 희귀질환 헬프라인 홈페이지 및 주요 사업 내용>

 

 

 

  지난 호에서 언급하였듯 희귀·난치성 암은 암 관리법과 암 관리계획 대상 질병이다. 암 관리법은 희귀질환관리법에 비해 비교적 빠른 2003년 5월 29일에 제정되었으며 암 관리종합계획을 5년마다 수립해야 하며 암 연구 및 데이터 사업(21.4.7 시행)을 수행할 수 있다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다. 이밖에도 암 예방 및 검진사업, 암 역학조사 및 발암요인 관리사업을 추진하도록 명시되어 있다.

  암 관리법과 암 관리종합계획을 통해 암의 조기발견과 생존률 증가, 암 진단 및 치료 등을 위한 연구를 추진하고 있지만 희귀·난치암 환자를 위한 연구개발 내용은 명시되어 있지 않으며 국내 대형병원 및 국립암센터를 중심으로 희귀·난치암의 진료와 연구개발 사업이 이뤄지고 있다.

 

 

<제3차 국가암관리종합계획(16-20)2)>

 

 

 

  일반적으로 신약의 개발부터 건강보험급여 적용 까지는 많은 시간과 비용 그리고 여러 단계의 행정절차를 거쳐야 한다. 많은 연구자분들이 아시겠지만 신약개발은 크게 연구단계, 개발단계 그리고 인허가 단계를 거치는데 기간은 평균 15년, 비용은 4~10조원정도 소요 된다. 신약후보물질 발굴 후 3상 임상시험까지 완료 되어도 심평원과 건보공단의 급여결정과 약가협상 진행 시 난항에 부딪치게 되면 환자들의 사회경제적 부담이 증가할 수밖에 없다. 이러한 측면 때문에 일각에서는 생명과 직결된 항암제, 난치성 질환치료제의 환자 접근성 강화를 위한 시판허가절차 개편과 보험급여 결정을 서둘러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일반적인 신약개발 단계, 하지만 방사성의약품 신약개발은 일반 신약 보다 더욱 복잡하고 오래 걸린다.>

 

 희귀질환관리법 4절 제18조(의약품 생산 및 판매 지원 등)에 따르면 국가와 지자체는 희귀질환 진단·치료를 위한 의약품을 생산하거나 판매하는 경우 필요한 행정적·재정적 지원을 할 수 있다고 명시되어 있으며 제19조(『약사법』에 대한 특례)에는 희귀질환 진단·치료 목적으로 사용되는 의약품은 식약처장이 정하는 ‘희귀의약품’에 대해 다음과 같은 특례를 적용할 수 있다고 명시되어 있다.

 

 

○ 「약사법」 제31조제2항 및 제42조제1항에 따른 희귀의약품의 제조판매품목허가 또는 수입품목허가 신청에 대하여는 다른 품목허가신청에 우선하여 허가할 수 있다.

○ 「약사법」 제31조제11항에도 불구하고 희귀의약품은 희귀질환 특성별로 허가 제출자료ㆍ기준, 허가 조건 등을 따로 정할 수 있다.

○ 「약사법」 제31조의5에도 불구하고 희귀의약품 품목허가의 유효기간은 10년으로 할 수 있다.

○ 「약사법」 제32조에도 불구하고 희귀의약품의 경우에는 그 품목허가를 받은 날로부터 10년이 지난날부터 3개월 이내에 재심사를 받을 수 있다. 이 경우 희귀의약품의 소아 적응증을 추가하는 경우 1년 연장할 수 있다.

○ 「약사법」 제34조에 따른 희귀의약품의 임상시험을 실시할 때 임상시험계획서 작성, 시험 대상자 모집 및 국제 공동 임상시험 실시를 지원할 수 있다.

○ 「약사법」 제82조에 따른 승인, 사전검토, 허가 신청 등 수수료를 감면할 수 있다.



  희귀의약품 특례에 명시된 약사법 조항들에 근거하여 희귀의약품으로 지정되는 경우는 의약품의 개발·제조 및 수입판매에 소요되는 비용과 시간절감, 품목허가 유효기간 연장, 희귀의약품 개발지원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면 희귀·난치성 암 치료용 방사성의약품의 경우는 어떨까?

  먼저 방사성의약품은 일반 의약품과는 달리 약사법과 원자력안전법을 동시에 적용받기 때문에 이중규제의 벽에 직면하게 된다. 때문에 현행 제도 하에서 방사성의약품의 비임상 실험에서 임상실험으로 넘어가는 데만 3년 6개월 이상 소요된다고 한다.3) 더불어 방사성의약품 생산 시 일반의약품과 같은 기준을 적용받게 되는데, 방사성의약품의 특성 상 포함되는 방사성동위원소도 약품 물질로 간주되어 허가용량을 정하는 경우가 많아 약물의 효과가 의약품 개발 당시에 미치지 못하는 경우가 대다수이다.4) 또한 현재 상용화 된 치료용 방사성의약품은 희귀·난치성 암인 신경내분비종양과 전립선암 치료를 위한 의약품으로 희귀의약품 지정 조건이 아닌데, 설사 희귀질환 치료용 방사성의약품이 개발되어 희귀의약품으로 지정받으려 해도 앞서 언급한 이중규제와 일반의약품 기준 적용 등의 문제로 신약 개발에 난항을 겪게 된다. - 최근 대한핵의학회와 강건욱 교수(서울대병원)의 헌신적 노력으로 신경내분비종양 치료용 방사성의약품 ‘루타테라(성분명: 177Lu oxodotreotide)’는 동정적 치료로 받아 들어져 국내에서 치료가 가능해졌다(2021년 2월 26일). 본지를 통해 삶의 희망을 전했던 많은 환자분들에게 기쁜 소식이 아닐 수 없다. 또 하나에 K-방사선의학의 힘이다.

 

  국내 방사성의약품 시장은 1,500억 규모이지만 2021년 기준 전 세계 방사성의약품 시장은 약 13조 1,800억원 (진단용: 88억 5천만 달러, 치료용: 27억 7,870만 달러)5) 규모로 국내 시장의 약 100배이며 지속적으로 성장하는 추세이다. 방사성의약품은 발전 가능성이 무궁무진한 분야이며 국내 연구 역량도 여타 선진국들에 뒤지지 않기 때문에 방사성의약품 특성을 반영한 제도가 뒷받침 된다면 머지않아 우리나라가 방사성의약품 시장을 선도할 수 있을 것이다. -독일의 경우 방사성의약품을 의사 책임 하에 환자에게 직접 적용하는 것을 허용하여 지속적으로 부작용 모니터링 및 약물 효과 개선을 할 수 있어 치료용 방사성의약품 신약 승인까지 이어질 수 있었다.- 앞으로 우리나라가 주도하는 K-방사성의약품 한류가 도래하길 바라본다. ■ (다음 회에 계속 됩니다.)

 

1) https://en.yna.co.kr/view/AEN20200929009700315
2) 제4차 국가암관리종합계획은 수립 중임
3) 대세로 떠오른 방사성의약품③: RI 신약 개발 원스톱 서비스 구축, https://www.hkn24.com/news/articleView.html?idxno=306876
4) 대세로 떠오른 방사성의약품⑤: 30년을 함께 한방사성의약품 개발, https://www.hkn24.com/news/articleView.html?idxno=306972
5) 산업연구원(KIET) 통계, istans.or.kr/search/mainMenu.d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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