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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리호, 한국 과학사를 다시 쓰다 김정영 (책임연구원, 한국원자력의학원)2022-07-06

 

  2010년에 시작되어 12년 동안 약 2조원을 투자한 ‘누리호 프로젝트(KSLV-II)’는 2022년 6월 21일에 1톤짜리 인공위성을 지구 궤도 위에 올려놓는 데 성공했다. 그 순간은 항공우주연구원에 많은 연구자들은 환호성을 질렸고 어떤 연구자들은 눈물도 흘렀다. 1960년대 미국이나 소련이 보여준 기술을 드디어 우리가 스스로 구현한 것이다. - 워낙 한국 사람들은 순위를 좋아하다 보니, 그렇다, 이 번 누리호 발사는 세계에서 7번째이다. 사실 이것이 큰 의미는 없지만, 그만큼 한국의 과학기술이 선진국과 같아졌다는 것은 분명하다. - 한국전쟁 이후 냉전시대를 거쳐 발사체 기술은 핵무기라는 프레임에 갇혀져 관련 기술의 개발에 엄두를 내지 못했다. 철저히 미국과 국제기구의 감시 속에서 우주발사체 기술의 개발은 요원해 보였다.

 

< 국내 로켓 개발 현황, 항공우주연구원 >

 

  그러나 1990년에 관측 로켓 국산화 개발을 시작으로 하여 꾸준히 30년 이상의 기술 투자가 되면서 오늘날 누리호까지 오게 되었다. 물론 혹자들은 순수 한국 기술이 아니라고 하는데, 그것은 과학기술에 대한 무지에서 비롯된다고 볼 수 있다. 많은 연구자들의 논문은 기술을 담고 있고, 그것을 어떻게 재해석하고 인용하면서 기술을 발전시키는가는 현대 과학기술의 기본적인 틀이다. 문화계보다 빨리 포스트모더니즘을 이룩한 것이 과학기술 문화이다.

 

 

 

  일본으로부터 들어온 핸드폰 기술은 이제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기술로 되었고, 과거 핸드폰 하면 떠올리던 핀란드나 일본은 사라지고 미국과 우라나라가 핸드폰을 대표하는 국가가 되듯이, 누리호는 이제 한국형 발사체로 진화하는 과정에 있는 것이다. 특히 이 번 작품은 국가 과학기술 개발이 장기화될 때 어떤 성과를 낼 수 있는가를 제대로 보여주었다는 큰 의미를 가진다. 우리나라 과학 투자는 대개 3~5년 내에 성과를 보여주지 못하면 중단되는 과학기술정책의 역사와 구조를 가지고 있다. 누리호의 경우, 그 과학사적인 의미와 우리나라 기술에 대한 상징성으로 이겨냈겠지만, 그래도 그 시간 속에서 많은 압박과 기다림은 연구자들에게 고스란히 거대한 시련으로 전달되었을 것이다. - 그래서 그들이 누리호의 성공에 눈물을 흘리는 것이고, X-선생도 그들의 감동에 함께 하는 것이다.

  누리호 프로젝트가 오기 까지 과학기술의 투자로 인해 300여개의 국내 기업이 참여하게 되었고, 결국 대부분의 인공위성과 발사체들의 부품을 자체 개발하여 사용했다는 것에 큰 의미가 있다. 이것은 건축이나 부동산 등으로 대표되는 국가 경제에 중요한 투자도 있겠지만, 어떤 과학기술의 투자는 비교적 작은 규모로 지속으로 투자할 때, 마치 겜블링에서 큰 이익을 얻듯이 돌아온다는 것을 제대로 보여 주었다. 또한 그것이 단순히 우주로 날아가는 발사체가 아니라 국가연구소와 국내 기업들의 기술이 세계적인 것으로 도약했다는 것도 의미한다.

 

 

< 대전 항공우주연구원 위성종합관제실, 연합뉴스 보도사진 >

 

  최근 JTBC 방영되는 ‘최강야구’에서 이승엽 선수를 비롯한 은퇴선수들이 다시 뭉쳐 고교야구팀들과 경기를 하며 야구에 대해 다시 생각하는 예능 프로그램이 있다. 여기서 은퇴선수들은 체력이 절대 안 되지만, 그동안 프로리그에서 쌓아온 노련함으로 고교야구팀을 이겨나간다. 그러면서 그 야구 새내기들에게 격려와 잠재력을 발굴해 주기도 한다. - 이것이 실제로 구현한 것이 누리호 프로젝트라고 보면 된다. 과거의 노련함과 현재의 도전이 만들어낸 집합체, 우리는 누리호 프로젝트를 통해 과학기술에 대해 다시 한 번 반드시 생각해야 된다. 국민을 감동시키는 과학기술은 그만큼의 실패와 성공의 역사 속에서 만들어진다는 것을. 그러면서 항공우주연구원의 과학자들에 대한 월급이나 복지가 열약하다는 이야기도 동시에 흘러나오고 있다. 잘 아시겠지만, 프로리그에서 뛰는 야구선수가 가지는 자존감이나 성실함은 어디서 나오는 것일까? 그것은 정당한 대가에서부터 시작된다. 소위 ‘열정페이’만으로 과학기술계가 지탱되지 않는다는 것을, 우리는 이미 다 알고 있다. X-선생은 그들이 이승엽이나 손흥민 선수처럼 정당한 대우를 받아 더 큰 우리나라 과학기술의 미래를 증명했으면 좋겠다. 그리고 그들이 어디서든 우주항공 과학자라고 젊은 세대에게 말하며, 당신도 이 연구를 하는 것이 우리나라의 미래를 위해 얼마나 훌륭한가를 스스로 자랑했으면 한다.

  끝으로 X-선생도 우주항공연구원의 모든 과학자들에게 지지 않기 위해 – 닭살은 돋지만 - 난치질환극복 프로젝트에 박차를 가해야겠다. 다시 한 번 뜨거운 박수를 나루호 프로젝트를 훌륭하게 만들어낸 항공우주연구원의 연구자와 과학기술정통부의 공무원에게 박수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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