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특집
인물 포커스
- 2019년 09월호
㈜헬릭스미스 손미원 부사장- 천연물 신약에서 찾는 K바이오 ‘희망의 끈’
글로벌이 인정하는 천연물 R&D 회사를 꿈꾸다!
동의보감 및 본초강목을 비롯한 한의학 서적과 민간요법에 의하면 우리나라는 천연소재 기반의 의약품을 오랜 시간 전부터 사용해 왔다. 이미 경험적인 안정성과 유효성이 입증된 기록을 가지고 있는 천연물을 이용한 신약 개발은 기존의 신약개발 과정에 비해 요구되는 시간이나 비용이 적으며, 실패 확률도 상대적으로 낮다. 일찌감치 이러한 장점을 간파하고, 십수년간 천연물 이용 신약 개발 및 관련 연구에 몰두해 ㈜헬릭스미스 손미원 부사장은 천연물 신약개발 및 연구 네트워크 구축을 통해 우리나라 천연물 의약 개발 및 산업화에 기여하고 있다.
- ▶ 천연물 이용 신약의 가능성을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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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만성질환이 증가하고 유해화학물질에 대한 불안감이 확산되며 안전하고 인체친화적인 천연물 제품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 “10여 년 전까지만 해도 미량성분을 밝혀내는 기술들이 부족해 천연물 신약 연구를 효율적으로 수행할 수 없었다”고 말하는 ㈜헬릭스미스(구 바이로메드) 손미원 부사장은 “최근 미량성분 분석기술이 개발되고, 타겟의 활성을 시뮬레이션할 수 있게 되었기 때문에 천연물을 이용한 신약 시장의 성장 가능성이 커졌다.”고 한다.
이미 세계 각국은 천연물을 이용해 혁신적인 신약을 개발하고 있다. 인삼의 효능은 국내에서 경험적으로 입증되어 왔으나, 유효성분인 ‘사포닌’을 분리·정제하여 과학적 기능을 규명한 것은 스위스의 파마톤社로, 세계 인삼제품 시장의 40%를 점유하고 있다. 또 중국전통의학연구원의 투유유 교수는 전통 약재인 ‘개똥쑥’에서 말라리아 특효약 아르테미시닌을 추출하여 90년대 이후 말라리아 퇴치에 크게 기여해 ’15년 노벨 생리의학상을 수상한 바 있다. 뿐만 아니라 진통제의 대명사인 ‘아스피린’ 역시 버드나무 껍질에서 추출한 성분으로 만들어졌으며 팔각향은 신종플루의 치료제인 타미플루의 핵심 원료로 개발되었다.
- ▶ 국내 천연물의약품 연구·개발 분야 권위자, 손미원 부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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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연물 하나에는 일반 화학의약품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많은 성분들이 함유돼 있다. 이중에는 약효가 있는 성분, 약효에 반대되는 성분, 나아가서 독성을 지니고 있어 흡수해서는 안 되는 성분이 있을 수 있다. 화학의약품의 경우 인위적으로 함량이나 구조 등을 조절해 약물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원료를 만들어 낼 수가 있지만 자연이 원료인 천연물 유래 신약은 이러한 과정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천연물을 이용해 신약을 개발하기란 결코 녹녹치 않은 일이다. 천연물 유래 신약연구자들의 상당수가 건강식품 연구로 돌아선 이유도 여기에 있다.
서울대 약대를 졸업하고 생화학을 전공한 손미원 부사장은 ㈜동아에스티 근무시절, 당시 연구소장의 제안으로 ‘천연물 연구’에 발을 들여놓게 되었다고 한다. “천연물이 가진 약효와 독성을 어떻게 분류할 것인지, 어떻게 여러 효력들을 복합하여 기존의 의약품과 차별화할 것인지에 대한 천연물 의약품 연구에 집중해 왔다”는 손미원 부사장은 “우리나라 제약기업들이 자생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천연물 유래 신약’이 큰 무기가 될 것”이라고 강조한다.
동아에스티에서 연구소장 및 연구기획관리실장·전무를 역임한 손미원 부사장은 천연물 관련 연구 등 다양한 경험을 보유하고 있다. 손 부사장은 동아에스티의 첫 천연물 신약으로 유명한 위염치료제 ‘스티렌’의 개발에 참여했으며, 동아에스티가 자체 개발한 신약인 기능성 소화불량치료제 ‘모티리톤’ 개발에 주도적인 역할을 했다. 이 공로를 인정받아 2012년 손미원 부사장은 ‘IR52 장영실상’을 수상한 바 있다. 또 2017년에는 천연물 신약개발 및 연구 네트워크 구축을 통해 우리나라 천연물 의약 개발 및 산업화에 기여한 공로로 ‘올해의 여성과학기술자상(산업부문)’을 수상하기도 했다. 이밖에도 손 부사장은 지식경제부 R&D전략기획단 천연물신약사업단장, 보건의료기술정책심의 위원회 기획위원 등을 역임했으며, 현재 국가과학기술자문회의 자문위원이자, 해당 자문회의 과학기술혁신 소위원회 위원장을 맡고 있다.
- ▶ 기술이 전쟁무기가 되는 시대를 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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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약 개발 시장은 글로벌 빅 파머를 중심으로 치열한 경쟁이 펼쳐지고 있다. 후발주자이면서 투자여력이 상대적으로 약한 우리 제약사들이 이들과 경쟁하기에는 역부족이기 때문에 차별화된 진출 전락이 필요하다. 손미원 부사장은 “천연물의 활성은 유니크 하면서도 이미 경험적으로 효과가 검증되었고 부작용도 화학의약품에 비해 적기 때문에, 비록 니치마켓이지만 이 시장에 적극적으로 도전한다면 충분히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고 말한다. 특히 “일본 수출규제 사태를 보면서 기술이 경제전쟁에서 가장 큰 무기가 될 수 있음을 확인했다”는 손미원 부사장은 “우리나라에서 나온 기술 및 소재, 원료로 잘 만들 수 있는 것에 집중해야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고 강조한다.
또 “나고야의정서 발효 후 생물자원에 대한 해당 국가의 권리가 강화되면서 천연물 신약 개발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손 부사장은 “과거에는 여러 이해관계로 인해 천연물 이용 신약 개발이 해외시장을 타깃으로 많이 이뤄졌다면, 이제는 기술경쟁력 확보, 산업 생태계 구축 및 기업 자생력 확보를 위해 우리나라가 가진 천연물의 과학적 원리를 규명하고, 정부·출연연·기업이 천연물 이용 신약개발을 위한 생태계를 조성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천연물 이용 의약품은 일반의약품과 달리 증상억제보다는 질환개선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는 손미원 부사장은 “질환개선제를 입증하기 위해서는 약효 검증·평가 단계에서의 소동물의 PET 등 타켓조직 이미징을 통한 효능 입증연구가 필요한데, 이는 원자력의학원에서 가장 잘 할 수 있는 역할이기도 하니 기업들에게 많은 도움을 줘야 한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약효를 나타내는 화합물들을 레이블링해서 인체의 ADME(흡수, 분포, 대사, 배설)를 확인하는 연구 역시 의학원이 적극적으로 협력한다면 국내 제약회사들의 천연물 신약 개발 기술경쟁력 제고에 큰 힘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 ▶ “우리나라 천연물에 특화된 신약 R&D기업 만들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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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분야보다 경쟁이 치열하고, 하나의 성과를 보기 위해 투자해야 하는 시간과 비용이 크게 드는 산업이 바로 제약산업이다. 동아에스티 퇴직 후 여러 기관으로부터 영입제안을 받은 손미원 부사장이 헬릭스미스 행을 결정한 가장 큰 배경에는 ‘천연물 유래 신약 개발연구’에 대한 열정이 있었다. "헬릭스미스 김선영 대표이사와는 동아에스티 천연물연구를 개시할 때부터 천연물의약개발에서 선구적인 사고로서 천연물신약사업단을 기획하여 만드셨으므로 존경하고 있었다."는 손미원 부사장은 신약 개발 프로세스는 물론, 천연물 이용 신약 개발에 대한 이해도와 필요성을 누구보다 더 잘 알고 있는 김선영 대표이사의 제안이 더욱 신뢰가 갈 수 밖에 없었다고 한다.
천연물 연구가 재미있고, 즐거워서 다른 생각 안하고 ‘일에 미칠 수 있었다’고 하는 손미원 부사장의 꿈은 ‘세계시장에서 인정하는 천연물 연구개발 R&D 기업’을 만드는 것이다. “헬릭스미스과 함께라면 그 꿈에 더 빠르게 다가설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하는 손미원 부사장은 천연물 이용 신약개발 산업이 활성화되고, 지속성장할 수 있도록 “국내에서 이뤄지는 모든 천연물 연구가 하나의 네트워크를 통해 정보를 공유할 수 있는 환경이 구축되었면 한다”며 “이를 통해 불필요한 중복연구를 최대한 배제하고 경쟁력 높은 연구에 대한 지원을 확대해 효율성 있는 연구지원정책이 만들어지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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