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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한방사성의약품학회 정재민 회장의 방사성의약품과 핵의학 이야기 안정성 검증된 의약품의 규제완화 절실, 혁신신약 신속승인 필요

    대한방사성의약품학회 정재민 회장의 방사성의약품과 핵의학 이야기 안정성 검증된 의약품의 규제완화 절실, 혁신신약 신속승인 필요

‘2조원 미국 시장을 뚫은 셀트리온’, ‘8조원대 기술수출 쾌거를 기록한 한미약품’. 제2, 제3의 챔피언들의 탄생은 계속 이어질 수 있을까? 세계적인 고령화와 건강한 삶에 대한 요구 증가로 의약품에 대한 수요는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이러한 트렌드에 발맞춰 다국적 제약회사들은 경쟁이 심화되고 있는 글로벌 시장에서 주도권을 유지하기 위해 신약 개발에 적극적으로 뛰어들고 있다.

그러나 성공하면 높은 수익구조를 창출해 내지만 막대한 투자비용과 많은 시간이 소요되며 성공률이 매우 낮은 고위험 사업인 신약 개발에 우리 제약회사들은 적극적으로 나서기가 어려운 모습이다. 특히 의약품 중에서도 치료용과 진단용으로 사용되고 있는 방사성의약품은 그 특수성을 이해하면 다른 의약품에 비하여 인허가가 쉬워 선진국에서는 인허가가 빠른 특성이 있으나 국내에는 아직 복잡한 절차와 까다로운 인허가 과정을 거쳐야 하는 탓에 국내 제약사들의 외면을 받고 있으며 유수의 선진국을 추격하기는 요원한 실정이다.

방사성의약품은 80여 종이 의학의 진단 및 연구에 이용되고 있으며, 한국에서 생산되는 방사성의약품의 종류는 30여 종이라고 한다. 방사성의약품 개발은 방사성동위원소를 이용하여 신약 후보물질을 확정해 전임상 과정, 1단계 임상연구과정, 2-3단계의 상품화 및 의약품으로의 허가 과정을 거친다. ‘생명안전’이라는 중요성을 가진 신약 개발에는 의학, 생물학, 약학, 화학 등 각 연구 분야 전문가의 협력이 필수적이다.

서울대학교에 약학을 전공한 약학박사 정재민 교수는 우연치 않은 기회에 방사성의약품 개발에 참여하게 되었다고 한다. 우리나라 핵의학과 갑상선학의 개척자로 알려진 고(故) 고창순 서울대 명예교수는 핵의학 발전을 위해서는 방사성의약품의 개발이 중요하고, 실효성 있는 개발을 위해선 ‘약학 전공자’가 필요하다고 강조하며 약학 전공자를 방사성의약품 개발 연구를 위하여 영입하게 되었다. 이때가 바로 정재민 교수가 방사성 의약품과의 인연을 시작한 시기다.

“82년도에 대학원을 들어가면서 방사성의약품에 대해 본격적으로 공부하기 시작했다”는 당시 정재민 교수는 기초지식만 가진 핵의학과 방사성의약품 분야에서 전문가가 되기 위해서는 배울 것이 한두 가지가 아니었다고 한다. 서울대 약대의 이상섭 교수 연구실에서 배우면서 각종 의약품 개발에 대한 이해와 연구에 많은 발전을 했다고 말하는 정재민 교수는 그렇게 쌓은 이론을 의대에 와서 적용하기 시작했다고 한다.

>> 약학박사, 핵의학 속으로 뛰어들다.

정재민 교수의 가장 큰 관심사는 과거에도, 최근에도 또 앞으로도 ‘방사성의약품 개발’일 것이다. 그야말로 불철주야 방사성 의약품 개발연구에 매진해 온 그의 노력에도 우리나라 방사성의약품 개발 산업은 좀처럼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그 원인에 대해 정 교수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지만 가장 중요한 것 중 하나는 “까다로운 관할부처의 인증절차 및 규제에 있다”고 말한다. 그렇다고 무턱대고 규제를 완화해 달라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정 교수는 무리한 규제 완화 및 해제는 모럴해저드(Moral hazard)의 위험을 초래한다며 신중한 입장을 나타냈다. 다만 “방사성의약품은 추적자 개념으로 봐야 하는데 투여량을 물질의 양을 기준으로 보고 허가용량을 정하다보니 어불성설일 경우가 있다”며 답답함을 토로했다.

갖은 고생 끝에 동위원소 표지화합물을 기반으로 간암치료제를 개발해 IAEA로부터 과제에도 선정되고 우리나라를 비롯해 미국, 유럽, 일본, 중국, 말레이시아, 인도, 호주, 인도네시아, 베트남 등 10여 개국에 특허까지 냈으며 제품화하겠다는 미국 제약회사의 제의까지 들어왔으나 까다로운 인허가 절차에 부딪히고, 또 공교롭게도 미국 제약회사가 허리케인 카트리나의 피해를 입으면서 실현되지 못했던 일이 있었다. 이뿐만이 아니라 병원 조제실의 조제 및 투약업무를 효율적으로 수행하기 위해 내원하는 환자 수요를 예측해 미리 예비제제 형태로 제조한 제제를 사용할 수 있게 한 의료기관 조제실제제는 관할 보건소 담당자 승인만으로도 의약품의 품목허가 없이 병원 내에서 사용할 수 있어서, 몇 가지 방사성의약품을 조제실제제로 신고하고 사용하려 하였으나 수차례 요청에도 끝까지 승인이 나지 않아 국내 병원 중 가장 먼저 승인을 요청했음에도 불구하고 타병원 관할 보건소가 모두 승인한 후 몇 년이 흘러서야 겨우 승인이 났다고 한다.

무엇이든 ‘때’를 놓치면 일 전체를 그르친다. 이러한 논리가 가장 잘 통하는 곳 중 하나가 바로 신약개발이다. “신약 역시 남보다 빠르게 후보물질을 개발, 빠르게 상품화시켜야 시장선점효과를 누릴 수 있다”고 말하는 정재민 교수는 “방사선 안전에 관한 규제는 ALARA 규정 즉 ”합리적으로 달성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가장 낮게“와 같은 비용대비 효과에 대한 규제철학이 분명한데, 의약품 관련 규제는 이러한 철학이 없이 무조건 안전만 강화하는 면이 있어 비용이 너무 많이 들어 간다”고 말한다. 즉 우수식품·의약품 제조·관리의 기준이 되는 GMP(Good Manufacturing Practice)를 방사성의약품 생산에 적용할 때 방사성의약품의 특수성보다는 ‘무조건 안전해야 한다’는 틀에서만 움직여 제약이 많고 시간과 비용의 낭비가 엄청나게 심하다고 덧붙이며 어려움을 토로했다.

>> 대한민국 방사성 의약품 발전을 위해 앞장서다

새로운 방사성 의약품 개발을 위한 학문중심의 네트워크 구축과 교류를 위해 다양한 활동을 펴고 있는 대한방사성의약품학회를 2014년부터 회장직을 맡아 학회를 이끌고 있다. “학회가 설립된지 얼마 되지 않았으나 최근 대내외적으로 방사성 의약품의 개발과 학문연구가 중요해지고 있어 학회 활동도 보다 활발해 질 것”이라고 말하는 정재민 교수는 “우선 그 기반을 학회지의 위상강화에 두고 보다 양질의 논문이 게재될 수 있도록 정책을 펼 것”이라며 이를 토대로 학문발전에 기여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정재민 교수는 세계방사성의약품학회(Society of Radiopharmaceutical Sciences, SRS)의 차기 회장으로 당선되어 2017년부터 2019년까지 회장으로서 역할을 하게 된다. SRS는 방사성의약품의 연구, 개발, 제조, 응용 등과 관련한 전문학회로 미국에 본부를 두고 있다. 정 교수는 SRS 회장직 수행을 통해 미국과 유럽에 편중된 방사성의약품 연구 활성을 좀 더 전 세계에 고루 퍼지도록 노력할 계획이다. 정재민 교수는 “방사성 의약품의 균형적인 발전을 위해 미국과 유럽, 일본 등을 비롯해 인도, 베트남, 필리핀 등 동남아시아에도 전문 인력을 지원해 전 세계가 균형적으로 발전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끝으로 정재민 교수는 제약, 특히 방사성 의약은 기업들만의 노력으로 융성할 수 있는 산업이 아니라며 “특히 신약개발 경험과 자본력이 부족한 국내 제약사가 제2, 제3의 셀트리온, 한미약품이 탄생할 수 있도록 정부가 길을 열어주고 스스로 혁신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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