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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한방사성의약품학회 이교철 회장
방사성의약품 연구 및 산업 활성화의 시작은 ‘사람’
연구기반 확대와 혁신 역량 이을 젊은 연구자 양성에 집중할 계획

    대한방사성의약품학회 이교철 회장
    방사성의약품 연구 및 산업 활성화의 시작은 ‘사람’
    연구기반 확대와 혁신 역량 이을 젊은 연구자 양성에 집중할 계획

 

  국내 방사성의약품 연구·개발 역량 강화에 힘써온 대한방사성의약품학회(이하 방사성의약품학회)는 지난 4월, 5대 학회장 취임과 함께 새로운 미래를 준비하고 있다. 이교철 신임회장(한국원자력의학원 방사선의학연구소)은 학회의 비전과 목표를 수행하기 위한 첫걸음은 ‘사람’이라며, “임기 동안 세계적인 수준을 갖춘 우리의 연구 개발 역량을 잇고, 방사성의약품의 혁신적인 미래가치를 만들어 낼 젊은 인재 발굴 및 양성에 기여하고 싶다”고 말했다. 본 고에서는 이교철 신임회장을 만나 향후 2년간 방사성의약품 학회를 이끌 비전과 목표에 대해 들어보았다.

 

▶ 방사성의약품학회에 대한 소개 부탁드립니다.

  방사성의약품학회는 2010년 2월 대한핵의학회 산하 방사성의약품화학연구회로 창립되었으며, 당시 인하대학교 화학과 지대윤 교수가 초대 회장을 역임했다. 이후 2013년에 국제방사선의약학술대회(ISRS 2013)를 제주에서 개최되었는데, 이 행사를 계기로 방사성의약품학회 건립을 추진하면서, 2014년 서울대학교병원 핵의학과의 정재민 교수를 초대 회장으로 학회가 출범하였다. 올해 4월 개최된 춘계학술대회를 포함해 8회의 춘추계 학술대회와 심포지엄을 개최해 왔으며, 지난해 가을에는 CJKSRS 2021(한·중·일 방사성의약품 심포지엄)을 공동으로 개최한 바 있다. 특히 2031년에는 ISRS를 다시 한번 한국에서 개최하기 위해 준비하고 있다.

▶ 현재 방사성의약품 연구 활동에서 가장 큰 이슈는 무엇인가요?

이교철 회장

  저는 초대 연구회 회장이셨던 지대윤 교수의 첫 번째 제자이다. 당시만 해도 우리 연구실뿐만 아니라 전임 회장님들의 연구실에 사람이 많았다. 이들이 현재 방사성의약품 연구 활동의 주축이 되고 있지만, 안타까운 사실은 그 뒤를 이을 후배가 없다는 것이다. 방사성의약품의 보험수가 적용 이슈를 비롯해 의공학에 관한 관심도 저하 등 대내외적인 문제점으로 인해 젊은 연구자 유입이 원활하지 않다.

  임기 중 가장 핵심적인 목표를 ‘젊은 연구자 양성’에 둔 이유도 여기에 있다. 후배 연구자들이 많아져야 방사성의약품 연구가 활성화되고, 양질의 성과를 더 많이 도출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다음으로 주력하고 싶은 일은 ‘연구성과의 임상 적용 확대’이다. 그런데 이 두 가지 이슈 모두 정책과 관련돼 있어서 저와 학회원들의 힘만으론 개선하기란 쉽지 않겠지만 돌파해야 하는 도전과제이다. 최근 방사성동위원소 연구가 진단을 넘어 치료용으로의 개발도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이처럼 동위원소의 연구 영역이 넓어지면서 시장의 수요에 대응할 수 있는 ‘비용과 제반 시설’이 구축되어야 하는데 이 역시 정책적인 반영이 필요하다. 특히 이러한 사업들은 장비구축, 폐기물처리 등으로 인해 사기업에서 진행하기에는 부담스러운 일이므로, 공공기관의 주도하에 이러한 연구 활동들이 활성화되었으면 좋겠다.

▶ 방사성의약품 산업계를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어떠한 노력이 필요할까요?

  정부 역시 산업계 활성화에 대한 바람이 크다. 산업을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지속적으로 미래가치가 있는 기술을 개발하고 이전해 줘야 한다. 그러나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사람’, ‘비용과 인프라’ 등의 문제로 공공기관에서 그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으며, 이로 인해 방사성의약품 산업계의 활성화 역시 답보상태에 머물고 있다. 여기에 더해 규모가 작은 국내 시장과 기술 이전 등에 소극적인 산업체들도 산업침체의 원인으로 꼽힌다.

▶ 방사성의약품의 역할과 중요성, 그리고 미래가치에 대해 말씀 부탁드립니다.

  방사성의약품 연구의 시작은 질병에 대한 진단이었고, 이를 바탕으로 수술 후 치료를 평가하는 역할을 했었다. 그런데 암이나 질병들이 계속해서 진화하면서 재발이 되고, 약으로 치료할 수 없는 상황이 이어지다 보니 이를 극복할 방안으로 치료용 동위원소를 이용한 방사성의약품 연구로 영역이 확대되기 시작했다. 실질적으로 일부 질병에서 방사성의약품의 치료 효과가 나타나면서 해외에서는 큰 투자가 일어나고 있으며, 우리나라 역시 많은 기업에서 치료용 방사성동위원소를 직접 개발해서 현재 임상을 진행하고 있다.

  현재는 치료용 방사성의약품이 전이성 전립선암과 신경내분비암에 많이 쓰이고 있지만, 앞으로는 더 많은 암종을 치료할 수 있도록 나라 안팎에서 활발한 연구가 이뤄지고 있다. 특히 원자력의학원뿐만 아니라 정읍, 경주 등 동위원소 생산시설에서 다양한 종류의 치료용 방사성동위원소들이 공급될 수 있으므로 방사성의약품의 역할과 미래가치는 매우 크다.

▶ 방사성의약품의 개발 확대는 젊은 연구자 유입에도 영향을 미칠 것 같은데, 어떻습니까?

  알츠하이머 치매라는 질환이 매우 복잡한 특성이 있어서 방사성의약품을 통한 진단도 베타아밀로이드로만 가능하지만, 치매 진단에 효과가 있다는 것이 알려지면서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많은 연구자가 방사성의약품 개발에 뛰어들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공공의료기관, 대학병원, 산업체들로 만들어진 연구그룹들이 이 연구에 참여하고 있다. 방사성의약품 연구에서 유의미한 성과들이 도출되고, 업계의 관심을 받는다면 젊은 연구자 유입에도 긍정적인 효과를 낼 수 있을 것이다. 학회에서 인재 유입을 물질적으로 지원하는 데는 한계가 있겠지만, 학회원 간의 네트워크를 통해 병원 임상과와 협력 연구 기회를 넓힌다면 젊은 연구자들의 유입은 물론이고 학문 활성화에도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 방사성의약품학회가 앞으로 해야 할 미션은 무엇인가요?

  우리 학회의 궁극적인 목표이자 미션은 인체에 안전하고 효용성이 높은 방사성의약품을 개발하는 것이다. 이와 더불어 진단에 쉽고 치료 효과가 좋은 동위원소들을 개발 및 공급해서 환자들에게 제대로 쓰여질 수 있게 하는 것이 우리 학회의 임무다. 이를 위해 국내에서는 우리 학회의 춘추계 학술대회뿐만 아니라 대한핵의학회 등을 통해 양질의 논문을 많이 발표하며 방서성의약품 연구성과를 공유하고 있다. 또 해외에서는 세계방사성의약품학회(SRS) 활동과 IAEA 프로그램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 앞으로 학회를 이끌 주요 전략도 말씀 부탁드립니다.

  저는 학회 창립 이래 현재까지 다양한 이사직을 맡아가면서 학회의 성장을 지켜봐 왔다. 신임 학회장으로서 학회를 이끌기 위한 거창한 전략보다는, 선배님들이 이뤄놓은 업적에 누가 되지 않고 학회가 점진적으로 발전할 수 있도록 길을 만들어 주는 것이 목표다.

  학회장으로 취임하면서 주요 임원직에 젊은 연구자들을 올렸다. 선배들이 닦아놓은 길을 잘 이어가고 연구기반을 확대하기 위해서는 혁신 역량을 갖춘 젊은 연구자들의 권한과 책임을 넓혀주기 위함이다. 그다음 할 일이 이들의 후배들을 발굴하고, 학회로 유입시키는 것이다. 최근 학회에서 선배에서부터 후배, 학생연구원들까지 모두 모여 식사하는 자리를 만들었는데, 이런 자리를 통해 세대 간의 많은 공감대가 쌓였고 학회 활동에 대한 거리도 좁힐 수 있었다. 앞으로도 이러한 자리를 많이 만들어 젊은 연구자들의 활동 영역을 넓혀주려 한다. 또 학생연구원들이 해외 학회 활동을 지원해 줄 방안에 대해서도 다각적으로 모색하려고 한다.

▶ 끝으로 학회원, 기관 관계자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방사성의약품학회가 발전하기 위해서는 저를 비롯한 이사진들이 맡은 바 책임과 역할을 충실히 이행해야 한다. 이와 함께 회원들은 이사진들이 무엇인가를 계획하고 추진할 때, 적극적으로 동참해야 그 성과를 키울 수 있다. 그리고 정부 및 유관 관계자들에게는 눈앞에 바로 보이는 큰 성과가 없더라, 우리의 연구가 질병 치료와 인류의 건강에 이바지하는 가치에 대해 고려해서 꾸준한 지원을 당부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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