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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국의학물리학회 이세병 회장

의학물리사 역할 격상에 집중하는 이세병 회장
의학물리 자격증 통합과 학회의 대면 활동 활성화가 임기 목표

    한국의학물리학회 이세병 회장

    의학물리사 역할 격상에 집중하는 이세병 회장
    의학물리 자격증 통합과 학회의 대면 활동 활성화가 임기 목표

 

  방사선치료기의 사용 준비부터 방사선 치료설계 및 치료법 개발, 정확한 방사선량 측정을 위한 품질관리, 환자 맞춤 정도관리에 이르기까지 의학물리사의 손길이 없다면 치료 정확도, 안전성, 객관성을 확보할 수 없다. 이러한 이유에서 한국의학물리학회는 다년간 환자 안전을 위해 의학물리사를 제도권 안으로 편입해야 한다고 주장해 왔다. 제16대 한국의학물리학회장으로 선출된 이세병 회장 역시 ‘의학물리사 자격인증’을 국가 공인 전문자격증으로 격상시키기 위해 노력해 온 인물이다. 이번 호에서는 이세병 회장을 만나 의학물리의 역할과 중요성에 대해 알아보았다.

 

▶ 의학물리는 환자의 안전에서 중요한 축을 담당하는 ‘전문가 영역’

  최근 방사선치료 기술이 급속도로 발전하고 첨단 의료기기가 광범위하게 증가함에 따라 ‘의학물리학(Medical physics)’과 ‘의학물리학자(Medical physicist, 또는 의학물리사)’의 역할과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다. 의학물리전문가의 학술단체 한국의학물리학회는 1990년 설립되어 지난 30여 년간 환자의 방사선치료 효과 향상과 방사선 의료 안전 시스템 구축에 이바지해 왔다.

  “의학물리사는 방사선치료, 핵의학, 영상의학 분야에서 활동하고 있으며, 이중 방사선치료에서 가장 많이 활동하고 있다”고 말하는 한국의학물리학회 이세병 회장은 “미국과 유럽연합 역시 방사선치료 분야의 활동 비중이 높긴 하지만, 영상의학이나 핵의학에도 의학물리사의 역할이 커지고 있으나 국내에서는 여전히 방사선치료 분야에 치중돼 있다”며 의학물리사의 활동 영역 확대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이 회장은 “미국과 유럽연합에서 의학물리전문인에 대한 자격과 고용을 법으로 규정하는 것과는 달리 국내에서는 현재까지 법제화가 시행되지 않고 있으며 직업군조차 없다”며, “자격인증이 제도화되면 의학물리사의 역할이 필수적인 방사선치료뿐만 아니라 영상의학과 핵의학에서도 확대될 수 있을 것이며, 전문직업군으로서도 인정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 학회 주도 ‘의학물리사 자격인증’을 ‘국가 자격증’으로 통합

이세병 회장

  한국의학물리학회는 창립 직후부터 ‘의학물리사 자격인증’ 제도 확립에 노력해 왔다. 1991년부터 학회 주도하에 의학물리전문인자격증 수여해 왔으며, 다양한 전문인 교육을 통해 의학물리사의 역량 강화에 노력해 왔다. “학회 내에서 전문자격증을 발급한다는 것에 대해 일부에서 관리 및 객관성·공정성에 관한 문제를 제기는 경우가 많았다”는 이세병 회장은 “자격증의 대외적인 신뢰도를 높이기 위해 학회보다는 객관성을 보유한 제3의 기관이나 단체에서 자격증을 관리하고 발급했으면 좋겠다는 의견을 수렴해, 2015년 설립된 대한의학물리전문인 자격인증위원회(KMPCB)를 통해 의학물리전문인 자격시험을 시행하고 있다”고 설명한다.

  국제원자력기구(IAEA) 산하 국제의학물리인증위원회(IMPCB)가 인증하는 KMPCB(Korean Medical Physics Certification Board)’는 대한의학물리전문인 자격인증 발급기관이다. KMPCB는 한국의학물리학회, 대한방사선종양학회, 대한핵의학회는 의학물리전문인을 양성하고자 2015년 ‘KMPCB 면허 및 의학물리사 법제화를 위한 4기관 공동 MOU’를 체결했다. 이를 기반으로 대한의학물리전문인 자격시험(Korean Qualified Medical Physicist, KQMP)을 통해 자격증을 발급하고 있다.

  “KMPCB에 우리 학회가 발급하던 의학물리전문인 자격증이 편입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노력해 왔으며, 제가 학회장을 맡으면서 전임 회장단들과 KMPCB와 이루었던 한국의학물리학회 자격증을 KMPCB 동등 자격증을 거쳐 정식자격증으로 전환하기로 한 합의가 제대로 진행되지 못했던 문제를 해결하였다”고 소개하는 이세병 회장은 “올해 처음으로 8월 중에 정식 자격증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 회장은 이어 “KMPCB와의 의학물리 자격증 편입이 완료되면, 다음 단계로 방사선치료학회와 협의를 통해 대외적으로 통합된 자격증으로 만들어 한목소리를 낼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 ‘얼굴 보고’ 소통하기 위한 네트워킹 확대

  올 1월부터 회장직을 수행하게 된 이세병 회장이 ‘의학물리 자격증’의 통합과 함께 중점을 둔 활동 계획은 ‘범학회 및 연구회 등의 대면 미팅 활성화’였다. 2020년 30주년을 맞았던 의학물리학회는 코로나19로 행사를 1년 연기했으며, 학회의 글로벌 행사 중 하나인 ‘한일의학물리학회 학술대회’도 온라인으로 개최할 수밖에 없었다.

  “온라인은 회의의 시간적·장소적 효율성을 높일 수 있을지 몰라도, 유대관계나 친목 측면에서는 다소 소원해지는 면이 많았다”는 이세병 회장은 “올해부터는 학회 차원에서의 행사는 물론이고 각 연구회 단위의 행사에서도 대면 미팅을 활성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제63회 춘계학술대회도 이의 일환으로 제주도 서귀포 KAL호텔에서 대면 행사로 개최하였다. 또 8월 19일에는 학회의 8개 연구회 중 하나인 의학물리 전산모사 연구회에서 주관하는 학술세미나가 원자력의학원 방사선의학연구소 세미나실에서 열린다.

▶ 진화된 기술이 의학물리사의 역량을 강화시킨다.

이세병 회장

  “방사선치료 기술적 측면에서 의학물리의 최근 가장 뜨거운 연구 트렌드는 신개념 방사선치료인 플래시(Flash) 치료로 아직 국내에 많은 연구가 이뤄지고 있지는 않지만, 앞으로는 해당 연구가 확대될 것으로 예측됨에 따라 우리 학회도 이러한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FLASH 연구회’를 발족했다”고 소개한다. 이와 함께 이세병 회장은 기술 이외도 최근 의학물리분야 곳곳에서 디지털 전환의 변화가 불고 있다고 덧붙였다.

  환자 치료에 필요한 전산화 치료계획과 방사선 치료의 정확도를 최상의 상태로 관리하는 의학물리사의 영역이 확대되기 위해서는 핵의학, 영상의학에서의 디지털전환 트렌드 변화를 먼저 살펴봐야 한다. 특히 영상의학 분야는 최근 머신러닝, 딥러닝, 인공지능과 융합된 기술이 대거 적용되고 있으며, 진화되고 있는 ‘소프트웨어’의 적용으로 의학적 역량뿐만 아니라 IT·전산 역량까지 요구하고 있다.

  “치료계획도 딥러닝을 통해 AI가 제안해주고, 환자 치료 부위도 딥러닝을 통해 결정되는 시대가 도래하고 있다”는 이세병 회장은 “이러한 환경에 적응하기 위해서는 의학물리사들이 기술변화를 이해하고 빠르게 받아들여야 한다”고 강조한다. 이어 “이러한 변화는 로직이나 시스템 구조를 가장 잘 이해하는 의학물리학자들에게는 또 다른 기회가 될 것”이라고 덧붙이며, “첨단 기술과 소프트웨어가 융합되는 과정에서 의학물리학자들이 핵심적인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학회 차원에서도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 국내외 유관 전문가들과 공유할 수 있는 채널 확보

  이세병 회장의 또다른 임기 중 목표는 학회지 ‘Progress in Medical Physics(이하 PMP)’의 SCI 등재다. “PMP를 전문학술지로 발전시키는 일은 학회 차원에서도 큰 사업 중 하나”라고 소개하는 이 회장은 “KCI 등재는 완료했으며, 국내외 유관 전문가들과 공유할 수 있도록 영문으로 발행되고 있다. 단기적으로는 어렵겠지만 장기적인 목표를 갖고 SCI 등재를 추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와 함께 의학물리학회는 논문의 퀄리티를 높여가기 위해 미국과 일본 등 해외학회와 긴밀하게 협력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있으며, 학문적 가치 제고를 위해 원자력협의회, 의사협회 등과도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특히 올해 대한방사선종양학회 추계학술대회에서 공동심포지엄을 개최할 예정이며, 방사선치료학회와도 교류 프로그램을 논의하고 있다.

  “대외적인 여건으로 그동안 학회원들이 필요로 하는 것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했다”는 이세병 회장은 “앞으로는 다양한 의견을 수렴해서 회원 니즈에 맞는 프로그램을 구성하고, 학회가 회원들의 활동 영역 확대와 의학물리학자의 권리 및 의무 보장에 적극적으로 임하는 든든한 지원군이 되고자 한다”고 말했다. 끝으로 이세병 회장은 “학회장의 역할도 중요하지만, 선진적인 방사선치료 기술 개발과 국가 경쟁력 제고를 위해, 입자 치료 관련 기술을 국산화시켜 해외 의존도를 줄이는 데 기여하고 싶다”고 개인적인 바람도 들려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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