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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포항가속기연구소 PLS-II 가속장치부 신승환 부장- 강력한 ‘빛’으로 첨단 선도실험 지원하는 포항가속기연구소
방사광가속기의 최고 성능 발휘는 가속장치부의 전문성에서 나온다!

    포항가속기연구소 PLS-II 가속장치부 신승환 부장- 강력한 ‘빛’으로 첨단 선도실험 지원하는 포항가속기연구소
    방사광가속기의 최고 성능 발휘는 가속장치부의 전문성에서 나온다!

  방사광가속기에서 전자를 빛의 속도에 가깝게 가속할 때 나오는 빛인 ‘방사광’은 태양광보다 100억배 밝은 빛을 내며, 나노 소재의 물성 변화와 단백질의 구조, 세포분열 과정 등을 관찰할 수 있다. 이러한 이유에서 방사광 연구는 기초연구뿐만 아니라 산업 및 의료분야에 이르기까지 폭넓게 이용되고 있으며, 최근에는 바이오·신약에서부터 차세대 배터리 등과 같은 첨단 산업분야의 선도실험을 지원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3세대 원형 방사광가속기(이하 PLS-II)와 4세대 선형 방사광가속기(PAL-XFEL)를 보유한 포항가속기연구소가 이러한 트렌드를 리드하고 있다. 이번 호는 포항가속기연구소 PLS-II 가속장치부 신승환 부장을 만나 방사광가속기가 최적의 성능을 발휘하도록 장비를 운영·관리해 온 전문성과 국산화 및 기술력에 대해 들어보았다.

▶ 방사광 이용연구의 메카, 포항가속기연구소

  포항가속기연구소에는 1994년 건설된 한국 최초의 거대 과학시설인 방사광가속기가 있다. 원형 방사광가속기인 3세대 포항방사광가속기는 1995년부터 2기의 빔라인으로 방사광이용 연구를 시작했으며, 2008년까지 지속적인 빔라인 추가 준공과 저장링 증축을 통해 28기의 빔라인을 보유하게 되었다. 그러나 수요 확대와 방사광 연구의 중요성이 커지면서 포항가속기연구소는 2008년에 방사광가속기 성능향상(PLS-II) 사업을 기획하게 되었고, 2009년부터 3개년 계획으로 사업을 진행했다. 2010년 12월 PLS 종료와 함께 1년여 기간에 장치 해체, 설치 그리고 시운전 과정을 통해 장치의 성능을 혁신시켰으며, 이듬해인 2012년부터 PLS-II를 활용한 방사광 이용연구를 재개하였다. 현재 포항가속연구소는 PLS-II에서 빔라인 36기를 운영하고 있다.

  특히 포항가속기연구소는 PLS-II 설치와 함께 4세대 방사광가속기로 알려진 선형 방사광가속기(PAL-XFEL)의 구축공사도 착수해, 2017년부터는 PAL-XFEL 이용자실험 지원을 시작했다. 특히 PAL-XFEL은 원자나 분자의 실시간 동적 현상을 관찰하는데 활용되는 X-선 자유전자레이저(X-ray Free Electron Laser)를 만들어 내는 장치로, 3세대 방사광가속기에서 나오는 방사광보다 1억 배 밝은 빛으로 나노와 펨토영역을 동시에 탐구할 수 있다. “이 장치는 선진국만 보유하고 있는 최첨단 연구시설로, 포항 PAL-XFEL에서는 2기의 빔라인을 운영하고 있다”고 신승환 부장은 설명한다.

신승환 부장

▶ 포항가속기연구소의 가장 큰 차별화는 ‘역사와 전문성’

  방사광을 이용한 연구의 가장 큰 장점은 ‘비파괴’, 즉 실험대상의 물리적 손상없이 복잡하고 초정밀한 내부 구조를 영상화·시각화할 수 있다는 점이다. 이러한 이유에서 방사광 이용연구의 수요는 지속해서 증가해 왔으며 최근에는 첨단산업의 발전에 따라 바이오·신약, 2차전지 등 차세대 배터리, 반도체 등의 분야에서 방사광 이용 수요가 폭증하고 있다. 특히 포항가속기연구소의 PLS-II는 선형과 달리 36기의 빔라인에서 실험을 동시에 진행할 수 있어 많은 이용자가 이용할 수 있다.

  이러한 변화는 포항가속기연구소 이용자 증가 추이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95년 이용자 지원을 시작할 당시에 실험인원과 수행과제가 ‘한 자릿수’에 불과했으나 이용자지원이 연평균 20% 성장하면서 2019년에는 실험인원이 6천 명을 넘어섰으며, 1,607건의 과제를 수행했다”고 설명하는 신승환 부장은 “특히 SCI 논문 편수도(약 600건) 많이 증가하였고 3세대 방사광가속기의 이용자 지원이 양적성장뿐만 아니라 질적으로도 크게 성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초소형 배터리를 개발하는 과정에서 내부를 들여다보고 오류를 잡기도 하고, 배터리의 폭발 과정도 영상으로 촬영해 분석할 수 있어, 최근 2차 전지에서 가장 큰 문제가 되는 배터리 폭발문제 해결에도 도움을 줄 수 있다”고 소개하는 신승환 부장은 “특히 생명 관련 분야에서 방사광을 활용하면 바이러스와 같이 현재까지 결정화에 어려움이 있는 시료에 대해 고해상도(수십나노 수준) 구조 연구에 응용할 수 있게 된다”며 “질병의 원인이 될 수 있는 바이러스의 구조 정보를 바탕으로 백신과 치료제 개발에 이바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한편, 현재 우리나라에는 포항의 방사광가속기 2기, 경주의 양성자가속기 총 3대가 운영되고 있고, 부산 기장의 중입자가속기, 대전의 ‘중이온가속기도 완공을 앞두고 있다. 여기에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2028년 가동을 목표로 충북 오창에 다목적 방사광가속기를 구축하기로 확정하면서, 포항가속기연구소의 역할과 변화에 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청주(오창)에 설립될 다목적 방사광가속기는 우리 연구소에는 ‘기회’와 ‘위기’를 동시에 안겨줄 수 있다”고 말하는 신승환 부장은 “신규 다목적 방사광가속기는 ‘최신 장비’라는 점에서 경쟁력이 높을 수는 있지만, 운영의 안정성이나 30여 년간 축적한 노하우는 우리가 월등히 앞서갈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신 부장은 “청주의 방사광가속기의 새로운 장치 설계 및 구축에 있어서 우리 연구소가 이바지할 부분이 많아질 것이고, 양 기관이 상호협력하면 연구성과 제고는 물론이고 국제적으로도 높은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신승환 부장

▶ 30년 노하우와 기술력이 집적된 장치 운영관리 전문가

  포항가속기연구소가 방사광 이용연구 지원의 메카로 자리매김한 배경에는 가속기가 최적·최고의 성능을 발휘할 수 있도록 유지·관리하는 기술력과 핵심부품의 국산화를 통해 장비운영의 안정성을 높였기 때문이다. 이것이 바로 신승환 부장이 소속된 가속장치부의 역할이다. 포항가속기연구소는 PLS-II를 중심으로 한 3세대가속기연구단과 PAL-XFEL을 중심으로 한 4세대 가속기연구단이 있으며, 각각 가속장치부와 빔라인부를 산하에 두고 있다. “전자빔을 안정적으로 운영하는 역할을 하는 것이 우리 부서”라고 소개하는 신승환 부장 “제가 속한 PLS-II 가속장치부는 방사광가속기를 운영하고, 핵심장치를 개발하는 부서로 빔운영팀, 가속기공학팀, 기계공학팀으로 세분되어 있다”고 소개한다.

  PLS-II 가속장치부는 30여 년간 축적한 최첨단 장치들의 유지·관리할 수 있는 노하우를 바탕으로, 전자가속을 위한 에너지를 만드는 장치인 ‘클라이스트론(klystron)’, 저장링의 휨자석 사이의 직선구간에 삽입장치(Insertion device), 하드 엑스레이(Hard X-ray) 부품 등 방사광가속기 핵심부품의 국산화를 위한 다양한 연구개발 활동을 진행해 왔다. “마이크로파 영역에서 사용하는 전자관인 클라이스트론은 전량 일본 수입에 의존하던 장치로, 우리 팀에서 산·연과제로 성공한 대표적인 사례”라고 소개하는 신승환 부장은 “포항가속기연구소에서는 산업체와 연구과제를 공동으로 수행해 국산화율을 높여왔으며, 현재는 국산 기술로 방사광가속기의 80% 이상을 제작할 수 있는 수준까지 이르렀다”고 덧붙였다.

  특히 3세대 방사광가속기를 해체에서부터 성능향상 후 재설치하는 작업은 세계적으로도 유례를 찾아보기 드문 사례이다. “포항방사광가속기(PLS)에 붙은 ‘II’는 기존의 방사광가속기를 새롭게 업그레이드시켰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고 소개하는 신승환 부장은 “업그레이드할 때 6개월 동안 장치를 해체 후 재설치하고, 다시 6개월 만에 성능을 높였다”며, “연구자들의 열정이 없었다면 불가능한 일이었으며 이러한 경험을 통해 PLS-II 가속장치부는 전문성과 기술력을 확보하고 성장할 수 있게 되었으며, 개인적으로도 큰 자부심을 느낄 수 있었다”고 회상했다.

생명의용영상 빔라인

▶ 특별했던 원자력의학원과의 인연, 더 크게 이어가고 싶어

  포항가속기연구소 신승환 부장은 한국원자력의학원이 2001년 국내 최초 의료용 사이클로트론인 KIRAMS-13(키람스-13)를 개발할 당시, 학생연구원으로 참여하면서 의학원과 특별한 인연을 만들기 시작했다. “수입에 의존하던 진단용 사이클로트론을 국산화하는 과정에 참여했으며, 당시 석사학위 주제로 ‘빔 동역학 연구’를 진행했었다”고 회상한 신승환 부장은 “현재 방사광가속기의 국산화는 많이 이루어졌지만, 의료용 가속기의 국산화는 기대만큼 이뤄지지 않고 있어서 이 부분에서 기회가 되면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현재 신 부장은 원자력의학원과 ‘차세대 헬륨암치료 가속기’ 개발을 위한 기획연구를 함께 진행하고 있으며, ‘가속기 파트’ 연구에 참여할 예정이다.

  또한, 개인적으로 ‘핵 폐기용 가속기 개발 연구’에도 관심을 가진 신승환 부장은 해당 연구의 폭을 넓히고 싶다고 한다. 특히 “포항가속기연구소는 지난 30년간 가속기 개발 노하우를 축적하면서 방사광가속기 국산화의 길을 열어왔다”고 말하는 신승환 부장은 “초창기 멤버들이 전수한 노하우를 바탕으로 국가 기술 발전에 기여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이와 함께 앞으로도 방사광가속기 핵심장치의 국산화 연구에 적극적으로 매진할 계획이라는 신승환 부장은 “대외적으로는 기술선진국 전문가들과 활발하게 교류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 세계적인 트렌드에 동참하는 연구집단이 되는 것이 목표”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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