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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암노트] 관료의 전문성임일한2017-11-20

 

<대한핵의학회 신경내분비 종양 환우를 위한 정보나눔 심포지엄>

 

 

  이번 추계 대한핵의학회에서는 뜻깊은 행사를 진행하였다. 신경내분비 종양 환우를 위한 정보나눔 심포지엄을 개최하였고, 제도 개선을 위한 패널 토의도 진행하였다. 행사에는 50명의 환우가 참여하여 방사성의약품으로 치료를 받은 환우의 생생한 경험을 나누고, 제도 개선에 대한 목소리를 나누고, 자유로운 질문과 전문가의 답변을 통하여 궁금함을 해소하는 값진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 신경내분비 종양의 경우, 수술을 받고 지내다가 재발이 되어 수술이 불가능할 경우 방사성의약품을 이용한 치료가 효과 있음을 유럽의 임상경험으로 이미 알고 있었지만 우리나라에서는 해당 약제의 반복 독성 실험이 진행되지 않았기에 치료를 받을 수 없는 상황이어서 환자들은 이것이 빨리 해결되기를 한 목소리로 바라고 있었다. 

 

 현재 우리나라에서는 해당 치료를 받을 수 없기에 일부 환자들은 말레이지아의 비콘 병원이라는 곳에 가서 치료를 받기도 하였고, 치료비 이외에 해외 항공료, 호텔비등의 경제적 손실뿐 아니라, 병환이 심할 경우 비행기를 이용하여 장거리 이동이 안 되는 환자의 치료 제한 등으로 우리나라에서의 치료를 간절히 바라는 실정이었다. 유럽에서는 1000명 이상의 환자 치료 경험이 있으나, 국내 제도에서는 동물을 이용한 안전성 실험이 필수적이기 때문에 아직 치료가 이루어지지 못한다는 설명에 환자들은 답답함을 표시하였다. 이것은 사람에서의 안전성은 이미 유럽에서 치료받은 1000명등의 결과로 미루어 보장이 되어 있고, 치료 효과까지도 기정사실이 된 상황에 동물에의 안전성을 많은 돈을 들여서 확인하는 것과 다를 바 없다는 성토가 이어졌다.

 

 상식적으로 사람에의 안전성이 보장되는 상황에서 동물 실험을 할 수 밖에 없는 절차를 꼭 거쳐야만 하는 것인가? 이것은 지금 공무원들이 가지는 입장에서 나온 결과이리라. 기존의 관례를 뛰어 넘을 수 없는 경직성, 문제가 생겼을 때의 책임에 대한 부담, 단기간 근무하고 순환하는 구조로 인한 업무 연속성 결여가 문제의 본질을 보기보다는 규제를 우선으로 생각하게 만들었으리라. 혁신을 통한 보상은 적고, 문제가 생겼을 때 져야 하는 책임으로 인해 소극적인 자세가 나오지 않았을까? 지금 우리나라의 공무원은 그 누구보다고 능력이 출중한 개인이라는 데에는 동의치 않는 사람이 없으리라. 필자가 행정적 지식 등이 부족하지만, 이미 해외에서 사람에 대한 치료 자료가 많은 약제에 대하여는 안전성을 위한 동물 시험을 생략하거나 최소화할 수 있다면 더 많은 환자들이 더 빨리 혜택을 받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이러한 중요한 결정을 관료 한 개인이 책임지는 것이 불합리 할 수 있으니 다양한 전문가로 구성된 위원회에 의하여 결론을 도출하고 책임을 나눌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행정 전문가인 공무원들이 이런 새로운 제도를 제안한다면 어떨까?

 

  굴지의 제약회사인 노바티스는 올해 10월 30일 방사성의약품을 전문적으로 생산하는 프랑스의 AAA라는 회사를 39억불을 지불하고 인수합병을 하였다. AAA사는 신경내분비 종양 환자의 방사성의약품 치료제인 루타테라를 생산하고 있었고, 이 약이 내년1월 경 판매 허가가 될 예정을 감안하여 이루어진 인수 합병이었다. 이전의 사례로 미루어 볼 때 미국 FDA의 승인이 있으면 이 약은 국내에도 그리 멀지 않은 시간에 들어올 것으로 생각된다. 그러나, 이 약의 국내 치료비는 1회에 2000만원 정도 될 것으로 예상되니 지금 환자들이 말레이지아에서 치료받을 때 치료약 값만으로 800만원 정도 들고 다른 경비를 포함한 것보다 훨씬 비싸게 될 것이다. 이 약제는 특허가 없는 것이어서 핵의학 기술이 우수한 우리나라에서는 더 적은 비용으로 약제 생산이 가능할 것인데 다국적 제약사에게 모든 가능성을 넘겨 줄지도 모른다.

 

 만약 공무원을 포함한 많은 국민들이 심포지엄에서 치료를 원하는 환자들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면, 더 큰 지혜를 통하여 문제 해결이 잘 되었을 지도 모를텐데, 아쉬움이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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