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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암노트] 기자의 전문성- 방사선의학 전문가를 활용하여 더 좋은 기사를 쓰세요.임일한2017-12-22

  쌀쌀한 바람이 부는 11월의 어느날, 갑상선암으로 진료를 받는 환자 한 분이 눈이 동그라져서 나를 찾아왔다. PET-CT가 그렇게 안 좋은 거냐고 질문을 내게 하였다. 무슨 일이 있었는지 궁금하였으나 우선 PET-CT로 발생하는 방사선량을 환자에게 설명해 드리고, 의학적인 관점에서 방사선량이 최우선적으로 고려되는 사항이 아니라는 점을 환자에게 설명하였다. 환자는 신문에서 그런 기사를 봤다고 얘기하면서 적절한 설명이 국민들에게도 필요할 것이라 얘기하고 진료실을 떠났다. 컴퓨터를 이용하여 관련 신문기사를 어렵지 않게 검색하였다.

 

  2017년11월 일부 일간지에서는 '건강검진때 암 위험 인자없는 사람은 PET-CT 촬영 금지' 라는 제목의 기사를 내보냈다. 기사에서 PET-CT를 촬영할 경우 연간 자연방사선 피폭량인 3mSv의 3-8배 수준인 약 10-25 mSv의 방사선에 노출돼 암발병 위험을 높이기 때문이라고 하였다. 더불어 어느 국회의원이 제시한 PET-CT 기계가 202대 중 75대가 노후화 상태이고 노후 장비는 피폭량이 더 증가하기에 주의를 요한다는 식의 기사였다. 이 기사에서 가장 문제가 되는 요소는 PET-CT의 피폭량이 10-25 mSv라고 이야기 하는 것이다. 우리나라의 PET-CT는 대부분의 기관에서 저선량 CT를 사용하여 영상을 얻기 때문에 실제 피폭량은 10 mSv정도로 추정된다. Brix나 Ghotbi등의 연구자가 측정한 PET-CT에 의한 방사선 피폭량을 계산해 보면 다음과 같다. MBq 당 FDG 주사로 인하여 0.021 mSv의 방사선 피폭이 생기기 때문에 일반적인 용량인 370 MBq을 사용시 7.8 mSv 의 피폭이 발생하고, 우리나라의 90% 이상 대부분 기관은 저선량 CT를 사용하기 때문에 1.3-4.4 mSv의 피폭이 발생하게 되어, PET-CT를 모두 합할 경우 9.1 - 12.2 mSv 정도의 피폭이 예상된다. 일반 국민이나 환자의 경우 연간 자연방사선 피폭량의 3-8배 라는 수치에 두려움을 가질 수 있겠지만, 이미 이 기사에서도 설명하고 있는 ‘PET-CT 촬영시 건강검진대상자에게 사전 제공하는 권고사항과 표준 안내문’ 에서도 한꺼번에 100 mSv이 상의 고선량 방사선을 받는 경우에는 암발생률이 증가한다는 보고가 있으나 그 이하의 경우 위해 여부는 불분명하다고 설명하고 있다. 이 권고문에서도 PET-CT 촬영시 방사선량이 12 mSv 라고 이야기하고 있으니 직접한 계산과 비교하여 적절한 양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 또한 PET-CT의 경우 노후화 되었다고 방사선량이 증가하지 않기 때문에 적절한 조사를 하고 기사를 썼어야만 한다.

 

  해당 기사를 작성한 기자는 어떤 자료를 가지고 기사를 썼는지 모르지만 해당 분야 전문가에게 약간의 자문을 받았더라면 더 정확한 전문지식을 국민들에게 전할 수 있었을 텐데, 아쉬움이 남는다. 기자가 바랐던 것은 무엇일까? 국민이나 환자들이 좀 더 놀라고 클릭수가 늘게되는 기사를 쓰고 싶었던 것일까? 기사 초반에 복지부와 질병관리본부에서 당부사항을 밝혔다 하는데 이 기관들의 보도자료만을 참고해서 기사를 썼던 것은 아닐까?

 

  짧은 시간에 관심을 끄는 기사보다는 정확하고 도움이 되는 기사를 쓰는 것이 값진 일이라고 생각한다. 기자님들 방사선의학 분야는 특히 방사선의학 전문가를 활용하여 더 좋은 기사를 쓰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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