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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3월호
제60화 표적항암치료 ②
한국원자력의학원 김희진, 김정영 공저2024-03-08

  제18회 2023년 카타르 아시안컵 대회가 설 연휴였던 2월 11일에 막을 내렸다. 우리나라는 손흥민, 이강인, 김민재 등 유럽파를 주축으로 한 역대급 선수전력에 힘입어 64년 만에 아시안컵 우승을 노렸다. 그러나 조별리그에서도 맞붙었던 4강 상대 요르단을 무난히 꺾고 2월 11일 결승전을 보면서 치킨을 먹으려 했던 필자의 꿈은 눈 녹듯 사라져버렸다.

 



< 2023 카타르 아시안컵 준결승전에서 요르단에 0-2로 패배한 뒤 아쉬워하고 있는 손흥민1),

카타르 아시안컵 준결승전 패배 후 해맑게 웃으며 귀국한 클린스만 전 국가대표 감독2) >

 

  4강전 패인은 여러 가지겠지만, 이제는 전 감독이 된 위베르 클린스만의 ‘無전술 믿음 축구’가 가장 큰 원인이었다는 것은 그 누구도 부정할 수 없을 것이다. - 선수들이 알아서, 잘, 딱, 깔끔하게, 센스있게 경기해주길 바라기 때문에 ‘해줘 축구’라는 웃기지만 한편으로는 슬픈 댓글도 봤다. 아무튼 아시안컵 졸전 책임을 피할 수 없게 된 클린스만 감독은 지난 2월 16일 대한축구협회로부터 경질 통보를 받았고, 해맑은 미소와 함께 미국으로 날아갔다. 경질되는 와중에도 클린스만 전 감독은 한없이 해맑았는데, 그에게 지급돼야 할 위약금이 70억 원 이상이라는 소식을 접하고 나니 남는 장사 했다는 생각에 절로 웃음꽃이 피었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클린스만 전 감독의 위약금 장사는 어제오늘 일이 아닌데, 8년 전 미국 국가대표팀에서 경질되었을 때도 약 82억 원에 달하는 위약금을 챙긴 바 있다.

  한 조직의 수장으로 어떤 사람이 부임하냐에 따라 잘 굴러가던 조직도 순식간에 와해 되는 경우가 많다. 이번 아시안컵 덕분에 많은 사람이 수장의 중요성을 느꼈을 것이다. 자고로 덕장이란, 자신만의 비전과 전략을 기반으로 조직원들에게 방향성을 제시하며, 중요한 순간에는 책임지는 모습을 보여주는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필자가 많이 화가 났는지 사설이 길어졌다. 이번 호에서는 표적치료제의 부작용과 한계점, 그리고 앞으로 표적 치료가 해결해야 할 과제들을 알아보자.

 

 

  전통적인 항암제 부작용을 표적치료제가 최소화하기는 하지만 표적치료제도 결국 항암제이기에 부작용이 존재한다. 가장 일반적인 부작용은 설사, 간염 및 간 효소 증가이며 이 외에 피부 문제, 혈액 응고 및 상처 치유 문제, 고혈압 그리고 드물게 위장 천공 등이 나타날 수 있다.

 

1) Antiangiogenetic TKI 표적치료제 부작용

  종양 성장과 증식, 전이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혈관 신생(Angiogenetic)을 차단하기 위한 여러 표적치료제가 개발되었다. VEGF-VEGFR 신호 전달 및 Fibroblast growth factor(FGF), Platelet derived growth factor (PDGF), tie-2 등 혈관 신생에 관여하는 여러 인자를 차단할 수 있는 Multi-tyrosine kinase inhibitor가 대장암, 간암, 신세포암 등에 사용되고 있다.

  이들 혈관신생억제 표적치료제 사용시 흔하게 발생할 수 있는 증상은 고혈압이 있으며, kinase inhibitor가 신장이나 갑상선 기능에도 영향을 줄 수 있어 신증후군이나 갑상선 기능 이상 등의 증상이 발생할 수 있다. 이 밖에 정맥류 출혈을 포함한 출혈 합병증과 상처 치유 문제 등의 부작용이 야기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 혈관신생억제 표적치료제 부작용3) >

 

2) Epithelial growth factor receptor(EGFR) TKI 표적치료제 부작용

  표피성장인자수용체(EGFR) 기반 표적치료제는 기존 항암제에 비해 부작용은 적지만, EGFR이 종양 세포 뿐 아니라 정상 피부 세포에도 많이 존재하기 때문에 많게는 피부세포에 많은 영향을 미치게 된다. 이 때문에 EGFR 표적치료제 사용 시 두드러기성 발진과 같은 피부 부작용이 흔하게 나타난다고 한다. 이 밖에 설사, 점막염·구내염, 손톱주위염과 드물지만 간질성 폐렴과 같은 심각한 부작용이 발생할 수도 있다.

 

3) Monoclonal antibody 표적치료제 부작용

  항체를 표적치료제로 사용하면 면역시스템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면역 신호 전달과 관련된 부작용 뿐 아니라 급성 아나필락시스, 자가면역질환 및 심장 독성과 같은 특이적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 단클론항체 표적치료제 부작용4) >

 

 

 

  기존 항암제보다 개선된 표적치료제에도 한계점은 존재한다. 크게 2가지 한계점이 존재하는데, 첫 번째는 내성 발생이다. 표적치료제 내성은 암세포가 표적에서 약제 효과를 낼 수 없도록 새로운 돌연변이를 일으키는 경우와 표적에 의존하지 않는 새로운 종양 성장 경로를 찾는 두 가지 방식으로 나누어진다. 이 같은 내성 기전을 극복하기 위해 한 번에 2개 이상의 표적을 공격하는 복합표적치료법을 진행한다. 2012년 Jason 연구팀에 의하면 BRAF V600E 돌연변이가 있는 흑색종에서 BRAF 억제제와 MEK 억제제를 동시 투여한 결과 BRAF 억제제 단독 사용시 보다 질병 진행과 내성 발생이 늦춰진다고 발표한 바 있다.5)

  두 번째 한계점은 표적 치료 대상 환자가 제한적이라는 것이다. 표적치료제는 해당 표적을 가진 환자에게만 효과가 있으며, 해당 암 유형이 이 표적에 매우 의존적일 때 효과적이다. 표적 외에 다른 암 활성 경로를 가진 환자에게서는 표적 치료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 암 발생 과정은 여러 단계와 과정을 통하기 때문에 한 가지 활성 표적만 공격해서 암 치료를 할 수 있는 경우는 거의 없다. 이 밖에 기존 항암제들에 비해 막대한 표적치료제 개발비용과 투약 기간 등의 한계점이 있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표적치료제는 암이 생성되는 과정에 관여하는 특정 인자를 표적으로 하여 공격하므로 같은 종류의 암이라도 환자마다 치료 효과가 상이하다. 하지만 현재 시행되고 있는 암 치료는 대부분 병기에 따라 표준화된 치료로, 환자 특성과 상관없이 동일한 치료법이 적용되는 경우가 많다. 때문에 표적치료제를 보다 효과적으로 사용하기 위해서는 표적치료제 효과를 예측할 수 있는 예측 지표를 정립하는 것이 필요하며, 내성 기전을 규명하고 예방하기 위한 연구가 필요하다. 이런 측면에서 정밀의료는 암세포 유전자변이, 단백질 발현, 대사물질, 미세 환경 수준을 모두 파악하고 분석한 데이터, 개개인의 유전적 특징, 생활환경까지 아우르는 방대한 정보를 종합적으로 분석해 개인에게 적합한 최적의 치료를 제공하여 표적 치료 시 발생하는 막대한 의료비 지출을 줄일 수 있다.



  우리나라는 ‘암 정밀 진단·치료법 개발사업’의 하나로 3대 전이암(폐암, 위암, 대장암) 환자 1만 명에 대한 유전체 자료를 확보하고, 정밀의료 항암 임상시험 실시를 통한 암 진단·치료법 개발을 2017년부터 2021년까지 진행한 바 있다. 이후 ‘오믹스 기반 정밀의료 기술개발 사업(과기정통부)’, ‘국가신약개발사업(과기정통부, 복지부, 산업부)’, ‘바이오 연구개발사업(산업부)’ 등의 국가연구개발사업을 통해 표적치료제와 정밀의료 분야 연구개발을 꾸준히 지원하고 있다. 2021년 국내 항암제 시장규모는 누적 매출액 기준 2조 4,060억원 인데, 이중 표적치료제가 차지하는 비율은 70%라고 한다.6) 2023년 기준 국내 신약개발 중인 항암제 578개 중 표적항암제가 254개로 전체 44%를 차지하고 있으며7) 표적치료제 임상시험은 2022년 기준 151건이 승인받아 진행 중이다.8)

 

< 국내 항암치료제 종류별 파이프라인 비율9) 1)항암치료제 종류, 2)항암치료 암종별 >

 

  2024년의 진정한 시작이라고 볼 수 있는 설 연휴 이후, 봄기운이 성큼 다가왔다. 올해는 평년보다 따뜻한 날씨가 예상됨에 따라 벚꽃도 5~7일가량 빨리 만나 볼 수 있다고 한다. 곧 있으면 만개할 벚꽃들처럼 연구자분들의 연구실적도 만개하시길 필자가 응원한다. ■ (다음 회에 계속됩니다.)

 

1) https://www.fnnews.com/news/202402071439582518 

2) https://www.seoul.co.kr/news/2024/02/09/20240209500002 

3) 조상희, 표적치료제 부작용의 진단과 치료, 2017, 대한내과학회 춘계학술대회

4) 조상희, 표적치료제 부작용의 진단과 치료, 2017, 대한내과학회 춘계학술대회

5) Jason J Luke, F Stephen Hodi, Vemurafenib and BRAF inhibition: a new class of treatment for metastatic melanoma, Clinical Cancer Res, 2012 Jan, 1;18(1):9-14

6) 최소영, 박효진, 글로벌 항암치료제 최신 동향, 2023년 9월, 바이오 이코노미 브리프 181호

7) 최소영, 박효진, 글로벌 항암치료제 최신 동향, 2023년 9월, 바이오 이코노미 브리프 181호

8) 2022년 한국 임상시험 산업 정보 통계집, 2023년 5월, 국가임상시험지원재단 정책연구센터

9) 2023 국내 신약개발 파이프라인 조사 결과, 국가신약개발사업단,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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