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사선의학, 이것만 알려주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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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12월호
제57화 영상 바이오마커 의료기기: PET/CT, MRI
한국원자력의학원 김희진, 김정영 공저2023-12-05

  ‘Cimex lectularius’라는 단어를 들어보셨는가? 이 단어는 매우 낯설겠지만, 빈대(a.k.a Bed bug)는 요즘 많이 들어보셨을 것이다. 프랑스를 중심으로 여러 유럽 국가가 빈대로 골머리를 앓고 있는 가운데 빈대 청정국 중 하나로 꼽혔던 우리나라에도 빈대 목격담이 심심치 않게 들려오고 있다. 필자만 하더라도 bed bug가 무엇인지 정확하게 알지 못했고 앞으로도 알게 될 일은 없으리라 생각했는데, 런던 지하철 좌석 틈새에 기거하고 있는 빈대 영상과 국내 모 지역 한 고시원에 창궐한 빈대들을 뉴스로 접한 뒤로는 영원히 빈대를 잊을 수 없게 되었다.

 


< 빈대와의 전쟁을 선포한 2024년 파리올림픽을 앞둔 프랑스1), 살충제에 슈퍼내성을 가지고 있는 빈대2) >

 

  빈대는 가장 구충이 어려운 해충 중 하나라고 한다. 살충제에 어마어마한 내성이 있고, 생명력도 강해 아무것도 먹지 않고 100일을 버틸 수 있다고 한다. 또한 섬유나 목재 사이에 숨어 밤에만 활동하기 때문에 발견조차 쉽지 않다. 일각에서는 빈대를 퇴치하기 위한 거의 유일한 방법은 고온 살충과 빈대 천적인 바퀴벌레뿐이라고 한다.

  전국을 강타한 빈대의 난 속에, 모기에게 방사선을 조사해 야생 개체수를 83~94%까지 감소시켰다는 기사가 어렴풋이 떠 올랐다.3) 이런 방법을 빈대에도 적용할 수 있지 않을까 싶어 구글링하던 찰나, 무려 30년 전 리비아에서 열린 컨퍼런스에서 발표된 자료를 접하게 되었다.4) 본 자료에 의하면 암·수 빈대에 1~30 krad 범위의 감마선을 조사한 결과, 암컷 빈대는 20 krad, 수컷 빈대는 30 krad 조사 시 완벽히 구충 되었다고 한다. 20 krad와 30 krad를 Gy로 변환하게 되면 각각 200Gy와 300Gy에 해당하는데, ‘빈대 잡다 초가삼간 태운다’라는 옛 어른들 말씀이 떠올랐다.

  방사선으로 빈대를 정복할 수는 없겠지만, 암을 정복할 수는 있다. 이번 호에서는 대표적인 영상 바이오마커 의료기기인 PET/CT와 MRI의 최신기술과 시장동향을 중점적으로 알아보자.

 

 

 

  PET/CT는 환자 몸에 주입된 방사성의약품의 양전자가 소멸할 때 발생하는 한 쌍의 감마선을 검출하여 영상화하는 기기로 해부학적인 정보뿐 아니라 방사성의약품의 체내 분포 정도와 시간에 따른 생화학적인 변화를 측정하여 각종 질병을 진단하는 데 활용하고 있다. PET 시스템 기술은 섬광 결정과 섬광 결정 내 깊이 정보를 이용하는 DOI (Depth of Interaction) 측정 방법과 한 쌍의 감마선의 비행시간(Time of Fight)을 측정하여 공간분해능을 높이고 고분해능 신호처리장치를 이용해 계수율을 높여 고민감도·고해상도 영상을 획득하는 기술로 발전하고 있다.5)

  PET 시스템 검출기의 섬광 결정은 기존의 BGO (Bismuth Germanate)에 비해 높은 검출효율과 에너지 및 시간 해상도가 더 우수한 LSO (Lutetium Oxyorthosilicate) 및 LYSO (Lutetium Yttrium Oxyorthosilicate)와 같은 물질로 대체되고 있으며, 검출기의 해상력 향상을 위해 섬광 결정의 검출 면적을 줄이고 섬광 결정의 층을 구분함으로써 섬광 결정 내부에서 감마선의 깊이를 측정하는 DOI 관련 기법이 적용되고 있다. 최근에는 SiPM (Silicon photomultiplier) 기술을 적용한 검출기를 주요 PET 기기 업체들이 활용하고 있다. Philips사의 Vereos 장비의 경우 1대 1 결정 결합 구조를 갖는 소형 SiPMs로 구성된 PET 카메라를 이용해 1 mm 복셀 단위로 재구성할 수 있으며 이 기술은 작은 병변 검출률을 높이고 기존 재구성 기법과 EARL-복합체 재구성 기법보다 더 좋은 성능을 보여준다.6)

 

 

< BPL 재구성 기법을 적용한 SiPM PET과 PMT PET 영상 비교7) >

 

  PET 시스템 검출기의 섬광 결정은 기존의 BGO (Bismuth Germanate)에 비해 높은 검출 효율과 에너지 및 시간 해상도가 더 우수한 LSO (Lutetium Oxyorthosilicate) 및 LYSO (Lutetium Yttrium Oxyorthosilicate)와 같은 물질로 대체되고 있으며, 검출기의 해상력 향상을 위해 섬광 결정의 검출 면적을 줄이고 섬광 결정의 층을 구분함으로써 섬광 결정 내부에서 감마선의 깊이를 측정하는 DOI 관련 기법이 적용되고 있다. 최근에는 SiPM (Silicon photomultiplier) 기술을 적용한 검출기를 주요 PET 기기 업체들이 활용하고 있다. Philips사의 Vereos 장비의 경우 1대 1 결정 결합 구조를 갖는 소형 SiPMs로 구성된 PET 카메라를 이용해 1 mm 복셀 단위로 재구성할 수 있으며 이 기술은 작은 병변 검출률을 높이고 기존 재구성 기법과 EARL-복합체 재구성 기법보다 더 좋은 성능을 보여준다.8)

  PET 관련 기술이 발달함에 따라 움직임 보정 기술 또한 함께 진화하게 된다. 검출기와 영상 재구성 기술이 발달해도 호흡이나 내부장기의 불수의적 움직임 등으로 인한 영상 잡음은 PET 영상 품질 저하의 큰 원인이었다. 하지만 최근 몇 년간 의료영상데이터을 기반으로 하는 영상 보정기술과 인공지능 도구의 발달로 별도의 하드웨어 장비 없이 움직임 보정이 가능하게 되었다.9)

 

 

< PET영상 움직임 보정기술 변화에 따른 영상획득 절차10) >

 

 

 

  MRI는 인체의 70% 이상을 차지하는 물의 수소원자핵 자기모멘트를 측정하여 환자 내부 구조를 영상화하는 진단기기이다. RI 시스템은 주자기장의 세기에 따라 분류되며 주자장이 1.5T 이하인 저자장(low field), 3T 고자장(high field), 그리고 7T 이상의 초고자장(ultra high field)으로 발전하고 있다. 저자장 MRI 시스템은 고자장에 비해 가격이 저렴하고 설치 및 운용 면에서 자유로운 장점을 갖고 있으나 낮은 SNR로 인해 해상도가 낮으며 높은 품질의 영상을 얻기 위해서는 상대적으로 긴 검사 시간이 소요된다. 고자장 MRI 시스템은 저자장 MRI 시스템에 비해 높은 SNR (Signal to Noise Ratio)로 검사시간이 짧고 높은 해상도의 영상을 얻을 수 있어서 해부학적 구조뿐 아니라 기능적 영상도 획득할 수 있다. 초고자장 MRI 시스템은 고자장의 특성과 같이 높은 SNR을 가지며 고자장에 비해 높은 공간분해능으로 영상화 가능하여 기능적 영상을 얻을 수 있다.

 

 

< MRI 기술 발전과 각 기술요소 간의 상호작용 모식도12) >

 

  MRI 시스템은 다양한 측정기법을 이용하여 체내 해부학적 정보뿐만 아니라 생화학적 정보까지도 얻을 수 있다. 농도가 다른 물질이 공간에서 균일한 농도로 분포하기 위해 섞이는 현상을 측정하는 확산강조영상(Diffusion Weighted Image, DWI)은 EPI (Echo Planar Imaging) 영상획득 방법을 이용하여 뇌경색 및 다양한 뇌질환연구에 이용되고 있다. 또한 혈류량을 측정하는 관류강조영상(Perfusion Weighted Image)은 조영제를 투여한 뒤 spin echo 또는 gradient echo를 이용하여 뇌혈관 장애 및 측부순환(Collateral Circulation) 등으로 인한 허혈성반영부(Ischemic Penumbra)의 존재 및 범위 정보를 얻는 데 사용된다.

  기능적 자기공명영상(functional Magnetic Resonance Imaging, fMRI)은 산소량의 변화를 측정하는 BOLD (Blood Oxygen Level Dependent) 기법을 이용한 것으로 뇌의 기능 수행에 따라 혈류 및 대사가 증가하는 현상을 측정하여 뇌종양, 뇌출혈, 뇌경색, 간질 및 퇴행성 질환 등의 판정, 수술 치료 후 종양평가, 재발 및 예후 판단의 진단자료로 활용할 수 있다.

  과분극 자기공명 영상(Hyperpolarization Magnetic Resonance Imaging)기법은 He-3 및 Xe-129 가스의 과분극 현상을 이용하여 기존 MRI 신호보다 10,000배 이상 증가된 신호 획득할 수 있는 기법으로 폐 조직 및 모세혈관의 측정이 가능하여 천식 및 낭포성 섬유증 등의 폐 기능 질환의 진단이 가능하다.

  합성 자기공명영상(Synthetic Magnetic Resonance Imaging)은 다양한 시퀀스를 통해 많은 검사시간이 소요되는 일반적인 MRI 영상화 방법을 단일포화회복 터보스핀에코 시퀀스(Single Saturation Recovery Turbo Spin Echo Sequence)를 사용한 짧은 측정시간을 통해 뇌의 허혈성 질환과 다발성 경화증 진단에 사용된다. 화학교환포화전이(Chemical Exchange Saturation Transfer, CEST)는 조영제를 사용하여 체내 물 분자와 조영제 사이의 수소원자 교환을 이용하는 기법으로 대사변화를 영상화할 수 있다. CEST 기법은 해부학적 정보 이외의 기능적 영상화가 가능하여 뇌 종양 및 퇴행성 뇌질환 진단에 활용할 수 있다.

 

 

 

  UC Davis의 연구팀은 2018년 논문을 통해 전신 PET 스캐너 EXPLORER 개발 결과를 발표했다.14) 연구진은 개발된 EXPLORER의 성능 검증을 위하여 영상화를 통해 임상 PET/CT 시스템과 비교하였는데, EXPLORER를 통해 획득한 영상은 일반 PET 스캐너와 비교했을 때 잡음 표준 편차가 6.9배 감소하고 신호대잡음비가 6배 증가하였으며 0.1~10 mCi 영역에서 노이즈 등가 증가계수(Noise Equivalent Count Rate)가 35배 증가하였다. 또한 기존 PET/CT 스캐너는 영상획득을 위한 18F-FDG 방사능이 약 200~500 MBq 정도지만, EXPLORER는 감마선 신호를 보다 효율적으로 측정함으로써 기존 방사능의 1/40인 10 MBq까지 영상화가 가능한 것으로 나타났다.15) 전신 PET 시스템이 상용화된다면 단 반감기 방사성동위원소 연구 수행이 가능해지며, 방사선 피폭량 감소 및 검사 시간 단축으로 질병 진단에 더욱 널리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연구팀은 임상 적용을 위한 FDA 승인 절차 및 대용량 데이터 처리기술 관련 추가연구를 수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초고자장 MRI 시스템은 일반적인 MRI에 비해 2~5배 높은 자기장을 가지고 있다. 주자기장이 강한 만큼 생체 신호를 많이 측정할 수 있어 고해상도 및 높은 대조도를 갖는 영상화가 가능하여 100um 단위의 미세구조 및 혈관의 측정이 가능하고, 향상된 SNR은 수소원자핵 이외에 나트륨, 인과 같은 인체 대사에 관여하는 물질의 영상화가 가능해 인체 내에서 생물학적인 메커니즘을 규명할 수 있고 뇌과학 분야의 경우 대사활동을 측정하여 간질 및 퇴행성 질환 진단에 활용가능하다. 현재 임상에서 활용하고 있는 MRI 시스템은 4.0T이며, 초고자장 MRI는 연구용으로 활용되고 있다.

 

  2023년 롤드컵(LoL 월드 챔피언쉽)이 막을 내렸다. 5년 만에 국내에서 개최된 롤드컵이었지만, T1(롤드컵 참여한 한국의 팀명)을 제외한 국내 팀들이 4강 진출에 실패하며 중국 잔치가 될 뻔했다. 그러나 ‘불사대마왕 페이커(선수명: 이상혁)’를 중심으로 뭉친 T1이 중국팀들을 모두 격파하며 롤드컵 4관왕이라는 전무후무한 업적을 이뤘다. - 4관왕을 달성한 ‘페이커’는 승리의 별을 4개 획득하며 4성 장군에 등극했다. - 이번 T1의 승리는 마지막 우승 이후 7년 만이라고 한다. 7년 동안 와신상담하며 정상을 재탈환한 T1과 ‘페이커’에게 박수를 보낸다.

  이번 롤드컵 결과는 필자뿐 아니라 많은 연구자분에게도 영감이 되었으리라 생각한다.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자가 이긴다.’ 는 말도 있지 않은가? 이 글을 읽어주시는 독자분들은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마음으로 2024년에 각자 분야에서 성과를 거두시길 필자가 응원하겠다. ◼(다음 회에 계속됩니다.)

 

1)https://www.ytn.co.kr/_ln/0105_202311050425528679

2)https://news.sbs.co.kr/news/endPage.do?news_id=N1007372105&plink=ORI&cooper=NATE

3)연합뉴스, 뎅기열·지카 옮기는 흰줄숲모기 박멸 새 퇴치법 개발, 2019.7.18

4)Younes, M.W.F et al, Effects of gamma radiation on the adult stage of bed bug Cimex lectularius L. (Hemiptera, cimicidae), First Arab conference on the peaceful uses of atomic energe, 2-6 Feb 1992, Libya

5)인공지능 활용 방사선 정밀의료, 2018, 한국원자력의학원

6)Zimmermann PA, et al. Revisiting detection of in-transitmetastases inmelanoma patients using digital 18F-FDG PET/CT with small-voxel reconstruction. Ann Nucl Med. 2021

7)인공지능 활용 방사선 정밀의료, 2018, 한국원자력의학원

8)Zimmermann PA, et al. Revisiting detection of in-transitmetastases inmelanoma patients using digital 18F-FDGPET/CT with small-voxel reconstruction. Ann Nucl Med. 2021

9)Meikle SR et al, Quantitative PET in the 2020s: a road map. Phys Med Biol. 2020

10)Nicolas A et al, New PET Technologies – embracing progress and pusing the limits, Eur J Nucl Med Mol Imaging, 2021, 59:2711-2726

11)인공지능 활용 방사선 정밀의료, 2018, 한국원자력의학원

12)Hiroyuki K, MR Imaging in the 21st Century: Technical Innovation over the First Two Decades, Magn Reson Med Sci, 2022; 21;71-82

13)인공지능 활용 방사선 정밀의료, 2018, 한국원자력의학원

14)Xuezhu Zhang et al, Quantitative image reconstruction for total-body PET imaging using the 2-meter long EXPLORER scanner, Phys Med Biol, 2017. 21;62(6)2465-2485

15)Xuezhu Zhang et al, Quantitative image reconstruction for total-body PET imaging using the 2-meter long EXPLORER scanner, Phys Med Biol, 2017. 21;62(6)2465-24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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