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사선의학, 이것만 알려주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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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4화 방사성의약품 피폭관리 및 폐기물 관리 ②한국원자력의학원 김희진, 김정영 공저2022-11-01

  2022년 노벨 물리학상 수상자가 발표되었다. 3명의 물리학자들이 동시에 수상하게 되었는데, 알랭 아스페, 존 F 클라우저, 안톤 차일링거가 그 주인공들이다. 이들은 얽힘 광자실험으로 벨 부등식이 위배됨을 확립하고 이를 통해 양자 정보과학 분야를 개척한 공로로 올해 노벨 물리학상을 수상하는 영애를 안았다. 필자는 이 위대한 세 물리학자들의 업적을 완벽하게 이해했지만 지면이 부족하여 여기까지만 소개하기로 한다.

 

<2022년 노벨 물리학상 수상자로 선정된 알랭 아스페, 존 F 클라우저, 안톤 차일링거1),

스위스 취리히 IBM Research에서 개발한 초전도 큐비트 기반 양자컴퓨터2)>

 

  양자 컴퓨터는 얽힘(entanglement)이나 중첩(superposition) 같은 양자역학적인 현상을 활용하여 자료를 처리하는 컴퓨터 이다. 전통적인 컴퓨터에서 자료 양은 0과 1로 이루어진 비트로 측정되지만 양자 컴퓨터에서는 큐비트(qubit)로 측정된다. 이러한 양자 정보 통신을 활용한 양자컴퓨터는 한 개의 처리 장치에서 여러 계산을 동시에 처리할 수 있어 정보 처리량과 속도가 현재 사용되는 컴퓨터에 비해 뛰어나다.3) 현재 구글4)과 IBM5)에서 양자컴퓨터 기술을 주도적으로 연구하고 있으며 우리나라도 삼성전자 양자컴퓨터 전문 스타트업 ‘아이온큐’에 2019년 650억을 투자하는 등 미래기술을 선점하기 위해 박차를 가하고 있다.6)

  1895년 X선의 발견은 그동안 인류가 쌓아왔던 의학 패러다임을 송두리째 바꿔놓았고 수많은 노벨상을 많은 과학자들에게 안겨주었다. 앞으로 양자컴퓨팅 기술이 우리 삶을 어떻게 바꿔놓을지 기대하며 이번호에서는 방사성의약품에서 방출되는 방사선이 인체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의학원에서 발간한 ‘난치암 환자들을 위한 방사성의약품 치료’ 내용 중심으로 알아보자.

 

 

  방사선은 1930년대 이전부터 의학 분야에서 이용되어왔다. 뢴트겐이 X선을 발견한 1895년에 이미 인체 내부구조를 관찰할 수 있다는 것이 알려졌고 마리퀴리가 발견한 라듐을 이용해 암환자들에게 방사선치료를 진행했다. 이 후 수많은 연구를 통해 과거보다 안전하고 정밀도 높은 방사선치료 프로토콜이 정립되었지만 여전히 일반인들에게 방사선치료는 미지의 영역이자 두려움의 대상이다. 특히 임신 계획이 있거나 임신 중 방사선치료를 받게 되는 경우는 그 두려움이 배가 된다. 그렇다면 많은 사람들이 걱정하는 것만큼 방사선치료가 태아나 임산부에게 악영향을 미칠까?

 

1) 태내 방사선 피폭 영향

  방사선과 연관된 위험은 전 임신기간 동안 존재하며, 임신단계 및 태아의 흡수선량과 관계된다. 방사선위험은 장기형성기와 초기 태아기에 가장 높은데, 태내 방사선조사에 의해 세포살상과 종양유발이 일어날 수 있다.

  세포살상은 실질적 문턱이 존재한다. 실질적 문턱값(100 mGy) 미만의 태아피폭상황에서는 소아암이나 백혈병이 발생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나 문턱값을 초과하면 태아사망, 중추신경계 이상, 백내장, 성장지체, 기형 그리고 행동장애를 포함한 광범위한 영향을 초래할 수 있다.

  임신한 의료종사자는 태아피폭선량 1 mGy 이하가 유지된다면 방사선환경에서 근무할 수 있다. 임신 8~25주에는 태아의 중추신경계가 방사선에 많은 영향을 받는다. 태아선량이 100 mGy를 넘게 되면 검증할 수 있는 수준의 IQ 저하가 유발될 수 있다. 같은 시기에 태아선량이 1,000 mGy 대에 이르게 되면 심각한 정신지체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 임신 후 8 15주의 기간에 방사선에 대한 민감성이 가장 높으며, 임신 16~25주가 되면 중추신경계의 방사선민감성은 감소하며, 이후 시기에는 저항력이 커진다.

 

<방사선량에 따른 태아 영향7),8)>

 

2) 백혈병과 소아암의 위험

  정확한 방사선 역치값은 규명되지 않았지만, 일정 선량 이상 방사선에 피폭되면 성인이나 아동에게 백혈병과 다양한 종류의 암을 유발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최근 발표된 출생 전 X선 피폭과 소아암에 대한 역학연구에서는 태아에 피폭된 선량이 10mGy의 경우에도 태내 피폭한 개인이 소아암에 걸릴 확률은 매우 낮은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약 0.3~0.4%).

  태내 피폭에 따른 0세부터 15세 사이의 암 절대위험의 최근 평가치는 개인이 1Gy에 피폭되었을 때 10,000명 중 600명 수준으로 나타났다(10mGy당 0.06%). 이 수치는 태내 피폭선량이 10mGy일 때 1,700명의 아동 중 1명의 암 사망위험에 해당하는 값이다.

 

3) 방사성의약품 치료와 임신/태아피폭/모유 수유

  임신 전 부모 생식선의 방사선 피폭으로 소아의 암이나 기형이 증가된다는 보고는 없다. 난소 난자 등에 있어서 생리주기에 따라서 대사속도가 달라지며, 대사속도가 빨라지면 방사능에 영향을 받을 수도 있다. 그러나 대부분은 난자는 비활성화상태에 있기 때문에 임신 전에 피폭이 되었다 해도 태아가 잘못될 경우는 거의 없다. 그럼에도 방사선 치료 이후 몇 달이 지날 때까지는 임신하지 말 것을 권고하는 이유는 임신 중에 암이 재발했을 경우 태아와 환자치료 사이에서 발생하는 딜레마를 최소화하기 위함이다.

  태아피폭은 어머니의 장기 및 조직 내에 있는 방사능에 의한 외부피폭뿐만 아니라, 태반을 통해 태아에게 전달될 수 있는 방사성옥소(또는 방사성요오드, I-131)와 같은 일부 방사성물질은 태아에게 흡수되어 내부 피폭을 시키고 방사성 콜로이드 등의 방사성의약품은 태반을 통과하지 않아 외부피폭선원으로 작용한다.

  모체에 투약된 방사성의약품은 신장을 통해 빠르게 배출되지만 모체의 방광이 저장소 역할을 해서 태아피폭 주원인이 되기 때문에 모체에 수분공급을 늘리고 잦은 배뇨를 독려해야 한다. 적은 방사성의약품을 투여하고 촬영시간을 연장함으로써 태아흡수선량을 감소시킬 수는 있으나 장시간 영상을 획득할 경우 환자가 움직이지 않은 상태를 오래 유지해야하는 단점이 있다.

  방사성의약품은 모유를 통해서도 신생아에게 전달될 수 있다. 때문에 핵의학 검사를 받게 되면 일정기간 동안 모유 수유를 중단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I-131 표지 방사성의약품을 투여한 이후에는 대개 3주간 모유 수유를 중단하며, Tc-99m 표지 방사성의약품을 투여한 경우 12시간 동안 모유 수유를 중단한다.

 

 

 

  한국원자력의학원에서는 국내에서 최초로 치료저항성 B세포 림프종 환자들을 대상으로 방사면역치료(I-131 rituximab)를 시도하였고, B세포 림프종에서 Zevalin(Y-90-ibritumomab tiuxetan)과 Bexxar(I-131-tositumomab)에 못지않은 치료성적을 거둔 바 있다.

  대력적인 치료과정은 말초 B세포를 차단하기 위하여 비표지 rituximab (리툭시맙) 70mg을 주사하고, 비표지 rituximab 투여종료 후 4시간 이내에 I-131 rituximab을 주사한다. I-131 rituximab 주사 후 치료에 따른 독성과 선량 평가를 위하여 총 5번의 전신흡수선량평가와 혈액검사를 거치게 되며 방사면역치료 후 4주째에 진단용 방사성의약품으로 PET/CT 촬영을 한다.

  반복치료는 완전반응이 온 경우 1회의 방사면역치료를 추가한 후 치료를 마치며, 부분반응 또는 안전병변을 보이는 환자의 경우 최대 6회로 제한하며, 이전치료와 최소 4주 간격을 두고 의료진의 판단 하에 시행한다.

 

<방사면역 치료효과를 보여주는 F-18 FDG PET 영상9)>

 

  방사면역치료의 시험약물인 I-131 rituximab은 다른 항암제나 방사성의약품들과 마찬가지로 몇 가지 부작용이 생길 수 있다.

 

1) 골수억제

  골수는 방사선에 민감한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I-131 rituximab의 경우 항체의 혈액 중에 골수에 미치는 방사선의 영향이 크다. 고용량 방사선에 노출되었을 때 백혈구, 혈소판, 적혈구 순으로 혈구생성이 억제되는데, 방사면역치료 후 약 10주 후에 정상화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2) 신장독성

  펩타이드 등과 같은 저분자물질에 방사성동위원소를 표지했을 때는 신장에 미치는 독성을 고려하여야 한다. 하지만 신장독성은 암을 완치할 수 있다면 신장기능이 다소 약해진다 해도 혈액투석을 해서 신장 기능을 높이는 방향 등 신장독성을 줄이면서 방사성의약품을 적용하는 방향으로 환자 치료를 고려할 수 있다.

 

3) 무력증 및 오심구토

  환자 개개인에 따라 정도나 지속기간은 다르지만 전신 무기력증을 호소하는 환자도 있으며 오심구토는 항암치료에 따른 빈도보다는 훨씬 낮은 빈도로 발생한다.

 

4) 기타

  이외에 rituximab과 관련된 부작용으로 심장독성, 간질폐렴, 수포성 피부병변 등이 나타날 수 있다. 또한 아나필락시스를 포함한 과민반응이 일어날 수 있는데, 이러한 경우 약물 투여를 중단하고 적절한 치료를 받게 된다. 장기 투약으로 인한 부작용은 방사성동위원소에 의한 2차성 악성혈액질환 발병 가능성이 있다. 그러나 현재까지 보고된 방사면역치료 임상시험에서는 다양한 항암화학요법을 여러 차례 받았고 방사면역치료를 받은 환자들의 10% 이하에서 2차성 혈액질환의 발생이 보고되었고, 이는 방사면역치료 단독에 의한 것보다는 선행된 여러 가지 항암제에 의한 영향일 가능성이 큰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불가마 한증막 같던 여름이 엊그제 같은데 가을이 성큼 찾아왔다. 가을 옷 쇼핑계획에 들떠있던 필자는 최저기온이 한자리수를 가리키는 일기예보를 보고 조용히 겨울옷을 꺼내기 시작했다. - 설악산 첫눈이 작년보다 9일이나 빨랐다고 하니 추위가 성큼 다가온 것이 느껴진다. - 방사선의학 웹진 구독자분들도 환절기 건강 조심하시면서 연구에 매진하시길 바란다. ■ (다음 회에 계속 됩니다.)

 

1) https://www.nebelprize.org/prize/physics
2) IBM zurich lab
3) https://ko.wikipedia.org/wiki/양자_컴퓨터
4) https://dongascience.com/news.php?idx=31949
5) https://dongascience.com/news.php?idx=50620
6) https://etoday.co.kr/news/view/1950729
7) ICRP 84 Pregnancy and medical radiation
8) ICRP 103 Recommendation of the internal commision on radiological protection
9) 난치암 환자들을 위한 방사성의약품 치료, 한국원자력의학원, 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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