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선생의 과학레시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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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소유의 특허김정영(선임연구원, 한국원자력의학원)2016-04-15

 

<엘런 머스크와 테슬라 자동차 모델 3’>

 

 


   2014613, 미국의 전기차 업체 테슬라 모터스의 최고 경영자인 엘런 머스크(Elon Musk)’는 자사의 블러그를 통해 다음과 같은 결정을 세상에 알린다.

 

 

우리의 특허는 이제 모두의 것입니다. 어제까지만 해도 테슬라 모터스를 둘러싸고 있던 특허의 벽은 더 이상 존재하지 않습니다. 우리는 오픈 소스 운동의 정신으로 전기 자동차 기술의 발전을 위해 그 벽을 제거하기로 결정했습니다. 테슬라 모터스는 지속가능한 이동수단의 도래를 앞당겨보고자 만든 회사입니다. 만약 우리가 뛰어난 전기 자동차를 만들어 나가는 와중에도 우리보다 뒤에 있는 다른 경쟁자들의 나아갈 길에 지적 재산권이라는 지뢰를 깔아둔다면, 그건 우리의 처음 목표와는 반대되는 방향으로 나아가는 꼴이 될 것입니다. 테슬라는 우리의 기술을 올바르게(in good faith)” 사용하고자 하는 그 누구에게도 특허 소송을 걸지 않을 계획입니다...역사는 반복적으로, 기술을 이끌어나가는 리더십이 고작 작은 보호에 불과한 특허에 의해 정의되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 왔습니다. 기술의 리더십이란 세계에서 가장 뛰어난 엔지니어들의 마음을 끌고 그들에게 동기부여를 할 수 있는 능력으로 정의되는 것입니다. 이런 관점에서 우리의 특허에 오픈 소스의 철학을 적용하는 것은 결코 테슬라의 입지를 약화하지 않고 오히려 그것을 더 튼튼하게 할 것이라 믿습니다.(출처: http://krablog.com/857)

 

  X-선생은 앨런 머스크의 특허에 대한 인식과 통찰에 찬사를 보내며, 그의 원문을 과학기술 종사자들 또는 기업인들이 읽어보기를 적극적으로 권유한다. 결국 201644일 테슬라 모터스에서 출시한 전기자동차 모델 3’36시간 만에 25.3만대 판매(12조원)를 기록한다. 이러한 앨런 머스크무소유의 특허정신은 인류 기술의 발전과 기업의 홍보 전략을 절묘하게 충족시키는 결과를 가져왔다. 이와 같이 오픈 소스의 철학으로 유명한 기술개발 사례들 중에 소프트웨어 리눅스의 성공에서도 찾을 수 있다. 우리가 흔히 많이 쓰는 애플사나 마이크로소프트사의 컴퓨터 운영프로그램은 반드시 유료로 써야 하며, 그 안에 프로그램 소스는 사용자가 접근 또는 수정할 수 없다. 그러나 리눅스는 사용자가 전문지식을 공부하여 운영프로그램의 오류를 수정하거나 성능을 향상시킬 수 있다. 개개인의 능력이야 거대 회사가 비교될 수 없지만, 많은 사용자의 집단지성은 어느새 전혀 다른 운영프로그램을 만들기도 한다. 아울러 오픈 소스를 바탕으로 많은 컴퓨터 운영프로그램 개발회사들이 등장하였고, 우리가 많이 쓰고 있는 구글사가 개발한 핸드폰용 운영프로그램인 안드로이드도 여기에 속한다. ‘앨런 머스크의 말처럼 기술의 발전이 많은 특허를 확보하는 것만으로 정의되지 않는다.

 

  방사선의학을 선도한 마리에 퀴리도 방사성동위원소 개발기술을 모두 공개하였고, 자연에서 발견한 연구결과가 지구의 소유라고 말하면서 자신의 모든 연구결과에 특허를 만들지 않았다. 오늘날 그녀의 과학철학인 오픈 소스정신에 의해 의료용 방사성동위원소 개발기술은 종양의 진단과 치료를 위해 눈부신 발전을 했고, 핵의학이라는 학문으로 인류 보건에 기여하고 있다(매년 개최되는 유럽핵의학회에서는 퀴리 세션이 있어서 주요한 의학연구 업적을 발표하는 시간이 있다). 또한 올바른 과학자의 삶을 보여준 마리에 퀴리는 유럽에서 가장 존경받는 인물로 뽑히기도 했다. 이와 유사하게 사이클로트론 개발을 선도한 어니스트 로렌스도 사실상 오프 소스정신에 동의하여 연구기금을 준 단체들에 의해 부득이하게 낸 특허들에 반항하면서, 자신의 기술을 사이클로트론 관련 과학자들에게 몰래 전파한 것으로 유명하다. 결국 사이클로트론은 동위원소 연구를 위한 기초 및 의학분야에서 필수적인 장비가 되었고, 초기의 어니스트 로렌스가 설계한 사이클로트론 보다 훨씬 뛰어난 성능과 디자인으로 면모하였으며, 관련 산업들이 다양하게 창출되는 과학의 진보를 불러 일으켰다. 이처럼 과학사적으로 볼 때 특허에 의해 보호받지 못한 기술들은 가치가 없는 것으로 치부되기 보다는 과학기술을 발전시키는 중요한 영양분으로 공급되는 사례들은 의외로 많이 발견된다. 그러나 이것을 개인이 실천하기란 현실적으로 매우 어렵다.

 

  과학계에서 특허의 강력한 보호는 자본주의 사회에서 개인의 이익과 매우 밀접하여 더욱 강화 가는 경향을 보인다. 그러므로 대부분의 과학자들이 특허 출원 또는 등록을 시작할 때 내 주머니에 들어오는 돈을 먼저 생각하기 마련이다. 하지만 주변에 사용하고 있는 기술들(또는 제품들) 중에 특허를 강조하는 것들을 잘 살펴보면, 의외로 단명한 기술들이 많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다시 말해, 특허는 어느 순간 다른 과학기술을 발전을 방해하는 강력한 장애물로 만들어지기도 한다. 물론 특허만의 문제는 아니다. 최근 X-선생의 경험에서도 보면, 국제논문에서도 유사한 경향을 보인다. 뛰어난 연구결과를 지닌 논문에 비해 같은 주제의 작은 성과를 지닌 논문을 게재시켜주지 않는 경향을 일부에서 보이기도 한다(주로 동료 심사위원들이 경쟁연구를 막는 행위로 사용). 논문이 과학계에서 의미를 가지는 것이 꼭 뛰어난 연구성적 때문일까. 재밌고 흥미로운 시도에서 대해서는 전혀 평가 받을 가치가 없는 것인지(이 과학계의 구조적 모순에 대해 X-선생은 과학철학의 고전인 토마스 쿤과학혁명의 구조라는 책을 한 번 읽어 보기를 권유합니다). 특허와 논문이 돈이 되는 세상에서 과학이 가진 진정성이 점점 도태되는 모습이 아주 일부였으면 한다.

  

  앞선 테슬라 모터스와 같이 스웨덴 자동차 회사인 볼보도 과거 1958년에 개발한 3점식 안전벨트 특허를 오픈 소스로 전환하여 오늘날 모든 자동차의 안전벨트로 3점식이 채택하고 있다. 이와 같이 오픈 소스를 기반으로 한 착한 마케팅은 회사의 가치와 기술을 향상시키고, 인류의 많은 생명을 구하는 결과를 동반하기도 한다. 결국 생명을 살리면서 얻어진 과학기술 효과는 특허에 의해 개인이나 기업이 가지는 경제성보다 비교할 수 없는 정도의 방대하고 순고한 경제적 효과가 아닌가. X-선생은 오픈 소스사례를 법정 스님이 쓰신 수필인 무소유에서 발견한다. ‘아무 것도 갖지 않을 때 비로소 온 세상을 갖게 된다는무소유의 의미는 그저 인문학적인 것에만 해당되는 것이 아닌 것 같다. 특허를 공개하고, 집단지성에 맡겨 다양한 문제 해결과 혁신적인 기술 개발에 근접하다는 것은 이제 역사적 사실로 받아져야 하지 않을까. 과학이 스스로 특허와 논문으로 견고한 장애물을 쌓고, 새로운 연구의 작은 싹을 잘라 버리면, 미래의 뛰어난 연구결과는 전혀 자라지 못할 것이다. ‘앨런 머스크의 결단은 모두의 발전을 통해 자신의 기업도 발전시키는 매우 영리한 해법인 셈이다.(2016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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