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웨스트 사이드 스토리김정영 (책임연구원, 한국원자력의학원)2022-04-04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West Side Story)’는 1957년에 초연된 브로드웨이 뮤지컬이며, 레너드 번스타인이 작곡을 맡으며 더욱 유명해졌다. 이 뮤지컬이 국적을 떠나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익숙하고 신나는 것은 BTS와 유사한 군무가 돋보이고 젊은 사람들이 화음에서 넘치는 강한 에너지를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화려한 공연장의 열기에 비해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의 전체적인 내용은 셰익스피어의 ‘로미오와 줄리엣’을 따라간다. - 우리가 아는 흔한 사랑이야기가 되어버린 – ‘로미오와 줄리엣’의 기본적인 배경은 이탈리아의 두 가문 간의 갈등에서 시작되는 반면에,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는 미국 뉴욕에 있는 ‘폴란드’계 백인 갱단 '제트파'와 ‘푸에르토리코’계 갱단 '샤크파'의 갈등에서 시작된다. - 다소 유치하고 매우 평면적인 구조는 관객이 큰 이해 없이 보기에 편하다. - 두 십대 갱단은 맨해튼 슬럼가를 중심으로 세력을 가지면서 지역 주도권을 가지기 위해 싸움을 반복하고 있다. 이에 뉴욕 경찰은 두 십대 갱단을 화해시키려 체육관에서 큰 무도회를 마련하면서 본격적으로 뮤지컬의 이야기는 시작된다. - 이후 벌어지는 사랑이야기는 ‘로미오와 줄리엣’을 상상하시면 된다. 물론 ‘Tonight’이라는 곡은 이 뮤지컬을 대표적인 노래이며, 늦은 밤에 첫사랑이 생각날 때 유튜브에서 꼭 찾아서 들어보시기를 추천한다.

  무엇보다 이 뮤지컬의 배경이 흥미로운 점은 두 갱단에게 있다. 폴란드계 백인 갱단은 미국 맨해튼으로 온 이민자의 후예들이며, 그들은 대공황과 제2차 세계대전의 거친 산업화의 과정에서 경제적으로 사회적으로 소외된 이들로 대표된다. 이와 반면에, 미국령인 푸에르토리코에서 젊은이들은 경제적 기회의 땅에 와서 자신의 꿈을 위해 노력하며 허드렛일을 마다하지 않는다. 그리고 그들은 폴란드계 백인 갱단으로부터 스스로 보호하기(이유 없는 차별을 막기) 위해 자신의 갱단을 강하게 키워나가면서 충돌과 갈등은 더욱 커져만 간다. - 이후 이야기는 직접 보시기를 권유한다. - 연구에서 얻은 스트레스를 쉽게 날려 버릴 수 있으니 말이다. - 또한 작년에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에 의해 영화로도 제작되어 X-선생은 다시 한 번 보게 되었다. 뮤지컬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는 산업화 세대 간, 인종 간, 이민자 간, 세대 간, 남녀 간 등의 현대 사회가 만들어내는 경제적 불평등에서 오는 온갖 갈등과 혐오에 대해 질문을 던진다. 1950년대 미국의 경제적 호황기에 그 당시 소외된 젊은이들의 거친 질문은 미국 국민이 다시 트럼프 정부를 만들면서 아직 유효한 이야기가 되어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를 현시점으로 소환하게 되었다.

 

 

  대선이 끝난 오늘날 우리나라에… 그 대선 과정에 만들어진 국민・국가적인 갈등과 혐오가 여전히 마무리되지 않았다. 또한 그동안 점진적인 쌓아온 국가적인 시스템(인사, 정책 등) 조차 부정하려는 움직임도 있다. 그러나 4차 산업혁명으로 달려가고 있는 과학기술의 정책과 예산은 그 어떤 시기보다도 신중하게 결정해 주시기를 바란다. 그리고 과학기술계 종사하는 많은 분들도 정치적 상황과 무관하게 발전시켜 온 단단한 인프라에 관심을 가졌으면 좋겠다. 마치 과학기술이 정치적 이념을 담아 성장해 온 것처럼 판단하지 않으며, 우리나라의 풍요롭게 안전한 미래의 삶에 기여하는 과학기술들은 꾸준히 투자되기를 바랄 뿐이다. 특정 기술만으로 이제 우리의 미래를 만들거나 그 기술만으로 우리의 건강한 삶을 만들지 못한다는 것은, 4차 산업혁명에서 우리는 이미 알고 있다. 대선 이후 과학기술계에 빈번히 요구되던 ‘보여주기식’ 공약들이 무분별하게 만들어지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 그것보다 시대정신에 맞게 우리 과학기술계 구축된 인프라를 다시 한 번 정리하고 새롭게 리모델링함은 어떨는지.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는 미국의 잘못된 정책이 다음 세대에 젊은이의 희망과 삶을 어떻게 빼앗아 가는지를 잘 보여주고 있다. 그리고 그것을 돌리는 해법은 많은 희생의 기반으로 한다는 것도 알려준다. - 아니 우리는 이미 알고 있다. -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에서 민주적 절차에 의해 선출된 새정부의 현명한 과학기술 정책과 미래를 기대해 본다. 잘 부탁드립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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