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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환자가 숨이 찬 이유를 찾는 영상검사핵의학분과 세부편집장, 핵의학 과장 변병현2022-02-07

코로나19에 감염되면 왜 숨이 찰까?

호흡곤란은 발열과 함께 코로나19 감염의 대표적인 증상이다. 그렇다면, 코로나19 환자에서 호흡곤란은 왜 일어날까? 이 질문에 답하려면 우선 우리 몸의 폐에서 산소교환이 이루어지는 과정을 이해해야 한다. 우리가 들이마신 공기는 기관지로부터 분지한 작은 가지들을 거쳐서 작은 주머니 모양의 폐포들에 도달하게 된다. 한 사람의 폐에는 약 3억개의 폐포가 있고, 폐포들의 표면적을 모두 합하면 테니스 코트 크기일 정도로 매우 크다. 각 폐포에는 모세혈관이 분포하여 적혈구들이 이 곳을 통과하면서, 몸 속에서 싣고 온 이산화탄소를 산소와 교환해 간다. 정상 상태에서 1분에 폐포로 들어오는 신선한 공기는 4 L, 폐포 주변 모세혈관을 지나는 혈액은 5 L이니, 우리 몸에서 이산화탄소-산소의 교환이 얼마나 열정적이고 신속하게 일어나고 있는지 알 수 있다.

호흡곤란은 이 과정에 문제가 생겼을 때 우리 몸이 느끼는 반응이다. 즉, 어떤 이유로든 이산화탄소-산소 교환에 차질이 생기면 목동맥이나 대동맥 주변에 위치한 화학수용체가 동맥혈의 산소압이 떨어진 것을 감지하게 되는데, 이 신호는 우리 뇌의 호흡중추를 자극하여 호흡을 더 열심히 하도록 호흡과 관련된 근육에 운동명령을 내리게 된다. 이 명령은 평상시 무의식적이고 기계적인 운동을 하는 호흡기 근육의 운동과 어긋나게 되어 ‘숨이 차는’ 증상을 나타나게 한다. 말하자면, ‘혈액내의 산소농도가 떨어지고 있으니, 이산화탄소-산소를 교환하는 호흡운동을 평소보다 더 격렬하게 하라’는 불편한 명령을 우리 몸이 느끼는 과정이라고 할 수 있다.

 

이산화탄소-산소교환에 문제가 발생하는 이유

코로나19로 인해 이산화탄소-산소의 교환이 차질이 생기는 이유는 크게 두 가지이다. 첫째, 폐포에 문제가 생긴 경우로서, 바이러스가 폐포벽을 손상시키고 염증반응을 일으켜서 폐포 내에 염증세포와 체액이 잔뜩 들어차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폐포가 마치 물속에 빠져버린 모양이 되어서, 외부로부터 공기가 들어오고 나갈 공간이 없어지게 된다. 두 번째는 폐포 주변의 모세혈관에 문제가 생긴 경우이다. 폐포 주변 모세혈관은 그 직경이 매우 작아서 바이러스의 염증반응에 의해 혈전이 생성되면 쉽게 혈관이 막힐 수 있고, 이론적으로 염증반응이 심할수록 많은 모세혈관이 막히게 된다. 즉, 폐포에 아무리 공기가 잘 공급된다고 해도 모세혈관이 막혀버리면 이산화탄소-산소의 교환은 불가능해지는 것이다.

코로나19 환자의 호흡곤란은 이 두 가지 원인이 모두 작용할 수도 있고, 어느 한 가지 원인이 매우 우세하게 나타날 수도 있는데, 어느 경우이든 호흡곤란의 원인을 파악하는 것은 치료방침 결정에 매우 중요할 수 있다. 예컨데, 폐포로 공기는 잘 들어오지만 모세혈관이 막혀서 산소공급이 안 되는 상황이라면 직관적으로 생각할 수 있는 모세혈관의 혈전생성을 억제시키는 치료법 외에도, 폐에 고농도의 산소를 공급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이는 폐포 주변의 모세혈관들은 마치 거미줄처럼 얽혀 있어서 어느 한 곳이 막혀도 다른 쪽으로 혈류가 유지될 수 있고, 이 얽혀있는 모세혈관들을 통해 혈액이 앞뒤방향으로 요동치며 움직이기 때문이다. 반대로, 폐포 자체에 공기가 못 들어오고 있는 상황이면 고농도의 산소를 투여하는 것이 도움이 안되기 때문에, 폐포 내로 공기가 잘 들어갈 수 있는 치료를 집중적으로 시행해야 한다.

 

호흡곤란의 원인을 알아내는 방사선의학 영상검사

최근에는 초고해상도 CT나 환자의 흉부에 전극을 붙여서 평가하는 방법도 있지만, 전통적으로 폐 환기관류스캔이 호흡곤란이 폐포의 문제인지, 모세혈관의 문제인지 평가할 수 있는 영상검사법이다. 호흡곤란의 원인이 크게 두 가지 것처럼, 이 검사도 2단계로 이루어진다. 1) 폐포 평가: 극미량의 진단용 방사성의약품을 흡입하게 한 뒤 영상을 촬영하면 3억개의 폐포 분포에 따라 폐 모양의 영상을 얻을 수 있는데, 공기가 전달되지 못하는 폐포에는 흡입한 방사성의약품도 도달하지 못하므로 이 영상에서 결손부위로 나타난다. 2) 모세혈관 평가: 폐 모세혈관의 가장 작은 직경보다 약간 큰 직경을 가진 물질 극미량에 방사성동위원소를 표지한 뒤 정맥주사 후 영상을 촬영하면, 혈전 등에 의해 혈류가 전달되지 못하는 영역이 결손부위로 나타난다. 1), 2)의 영상을 SPECT/CT로 촬영하면 3차원으로 이상 부위의 위치와 범위를 정밀하게 평가할 수 있다.

최근의 보고에 따르면, 상당수의 코로나19 환자에서 감염 이후 수 개월 이상 경과하여도 호흡곤란이 지속된다고 한다. 방사선의학 영상검사를 이용하면, 코로나19 환자의 급성기 치료방침 결정뿐 아니라 만성적인 호흡곤란 치료에 중요한 단서를 제공해 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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