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특집
인물 포커스
- 2020년 07월호
씨엔알리서치 윤문태 대표 - 국내 CRO계의 선구자이자 개척자, 윤문태 대표
신약개발 컨설팅으로 시작해 글로벌 CRO가 된 씨엔알리서치
불모지나 다름없던 국내 임상시험 수탁기관(CRO: Contract Research Organization)을 시장을 개척하고, 제약산업 발전에 기여해 온 씨엔알리서치 윤문태 대표이사. 서울대 약대 출신인 그는 “제대로 된 신약개발 가이드라인조차 없었던 우리나라가 국내외 시장에서 영향력 있는 신약을 개발하기 위해서는 글로벌 제약트렌드를 빠르게 공유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판단하고, 자신이 알고 있는 전문정보를 국내 제약회사와 공유하기 위해 1997년, 씨엔알리서치를 설립했다. CRO라는 개념조차 생소했던 90년대, 신약개발을 위한 컨설팅으로 회사를 시작한 윤문태 대표는 20여년 만에 세계가 인정하는 CRO 기업으로 ‘씨엔알리서치’를 성장시켰다. 본고에서는 국내 CRO계의 선구자이자 개척자인 윤문태 대표를 만나 그 성장과정을 들어보았다.
- ▶ 열악했던 제약 산업, 더 열악했던 신약개발 가이드라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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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년대 우리나라의 신약개발은 ‘라이센스인(License–in)’, 다시 말해 해외 제약회사가 보유한 기술을 국내 제약회사가 로열티를 지불하고 가져와 약을 만들어 파는 것이 전부였다. 대학을 졸업하고 동아제약 개발부에서 라이센스인 업무를 담당하던 ㈜씨엔알리서치(C&R Research, 이하 씨엔알) 윤문태 대표는 “1980년대부터 국내 제약회사에 프로젝트 매니저(PM, Project Manager)제도를 도입되기 시작했고, 신약개발 전주기와 마케팅을 제대로 배우고 싶어서 LG화학의 전신인 럭키제약 마케팅부로 회사를 이직하게 되었다”고 한다.
당시 LG화학은 미국 캘리포니아에 있던 연구소에서 개발한 유전자 재조합의약품의 독성시험과 임상시험을 우리나라에서 시행하려는 계획을 세우고 있었다. 그러나 80년대 중반만 해도 비임상시험(GLP), 임상시험(GCP) 가이드라인은 고사하고 독성시험에 대한 가이드라인조차 존재하지 않았다. “당시 신약개발은 허가를 위한 임상시험은 거의 없었으며, 국내 마케팅 제품(신약 후보물질)을 병원에 의뢰하면 의사들이 프로토콜(Protocol)을 만들어서 임상시험을 진행하는 방식이 전부였다”는 윤 대표는 “독성시험 가이드라인을 만들기 위해 약대와 수의대 등을 쫓아다니면서 시험을 했다”고 회상하며 열악했던 당시 제약 산업의 실정을 들려주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신약개발의 프로토콜도 외국의 결과보고서에 의존해 역으로 평가방법 등을 수립하고, 가이드라인을 잡게 되었다”는 윤문태 대표는 이 과정에서 임상 1~3상 단계와 중요성에 대해서도 알게 되었다고 한다. 특히 방대한 해외 자료들을 찾아 전문지식과 정보를 익히고 제대로 된 신약개발 과정을 알아가면서 약사로서 뿌듯함을 느끼게 되었다는 윤문태 대표는 CRO에 대해서도 이 시기에 알게 되었고, 가야할 길도 보았다고 한다.
- ▶ 전주기 맞춤형 CRO 종합 솔루션 서비스 기업 ‘씨엔알리서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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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상시험은 단순하게 수행하는 것에서 끝나는 게 아니다”라고 강조하는 씨엔알 윤문태 대표는 “신약개발 프로젝트에서 임상시험은 매우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며, 성공적인 임상시험을 수행하려면 신약후보물질을 다루는 회사와 임상시험 기관, 제약회사의 마케팅부서가 모두 긴밀한 협조체계를 갖추고 있어야 한다”고 말한다. 실제 LG화학에서 이러한 컨트롤타워 역할을 도맡아온 윤문태 대표는 CRO의 역할과 중요성, 그리고 필요성을 느끼게 되었고, 1997년 7월 씨엔알리서치의 전신인 ‘씨엔알 컨설팅’을 설립하게 된다.
“신약개발이라는 하나의 목적을 위해 제약회사 개발부와 정보를 공유하고, 신약개발의 완성도를 높이기 위한 독성시험 프로세스를 알려주는 과정이 재미있었다”는 윤문태 대표는 3명의 전문가와 함께 국내 제약회사에 임상시험 모니터링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사업을 시작했다. 이후 ‘씨엔알 컨설팅’은 2000년 법인화되면서 지금의 씨엔알리서치로 사명을 변경하고, 본격적으로 국내외 CRO 서비스 시장을 개척하기 시작했다.
국내 1호 CRO 종합 솔루션 제공기업인 씨엔알은 현재까지 1600건의 임상시험 프로젝트를 진행해 왔다. 이와 함께 글로벌 임상역량을 고도화하기 위해 GCLP(임상시험검체분석관리기준)및 글로벌 임상시험기준에 만족하는 센트럴 랩인 ‘GCCL’을 녹십자 그룹과 합작해 설립하고 정도관리를 통한 중앙 검체 분석, 배송 및 보관, PK분석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또 Dose 설정 및 약리학적인 측면에서의 허가 지원 서비스를 제공하는 자회사 ‘큐피터’와 다기관 영상관리 및 독립적 영상평가 서비스를 지원하는 협력사 ‘Asan Image Metrics’ 등과 긴밀한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임상시험 관련 모든 서비스를 지원하는 원스톱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다.
특히 제약회사의 글로벌화로 해외 진출이나 여러 가지 사업방향성을 결정하는데 있어서 CRO업체와의 협력관계가 더욱 중요해 지면서 윤문태 대표는 국내뿐만 아니라 아시아 및 미국시장으로의 진출기회를 확대하고 있다. 현재 이 회사는 중국에 합작법인을 설립하여 운영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글로벌 얼라이언스인 ‘ACROSS Global Alliance’(ACROSS)의 한국 대표 파트너사로 선정되어 ACROSS 파트너기업들이 네트워크를 가진 99개국 2,000개 사이트에서 해외 임상시험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되었다.
- ▶ 회사를 움직이는 원동력은 ‘사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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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엔알리서치 윤문태 대표는 “우리나라가 제약강국으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국내 제약사들의 신약개발 역량을 높이는 것도 중요하지만 임상시험 대행을 하는 CRO들의 경쟁력도 글로벌 수준으로 올라가야 한다”고 강조한다. 또 “CRO는 단순히 모니터링결과를 제공이나 프로토콜을 만드는 것을 넘어 제약회사가 필요로 하는 서비스를 제공해야 하며, 이를 위해서는 우수한 인력을 양성 및 확보해야 한다”고 강조하는 윤 대표에게 있어서 가장 중요한 회사의 자산은 ‘사람’이다. “당사는 글로벌 신약 트렌드를 파악하고 선제적으로 전문인력을 확보하고 있다”고 말하는 윤문태 대표는 “예를 들어 가까운 미래에 항암제 시장의 전망이 좋다면, 우리는 제약회사의 요구에 앞서 항암제(Oncology Drug)전임 가능 인력을 확보하고, 팀을 준비한다”고 소개했다.
인적경쟁력 확보를 위한 선제적 대응조치는 씨엔알리서치의 성장의 기반이 되었고, 현재 350명이 넘는 전문 인력이 임상시험 관련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사업초기에는 모니터링 요원들이 직원의 대부분이었는데, 수행해야 할 프로젝트가 늘어나면서 약사, 간호사, 의사, 자연과학을 전공한 인력 등 다양한 전공 및 경험을 가진 사람들을 영입하게 되었다”고 설명하는 윤문태 대표는 임상시험 수행 인력의 전문성을 높이기 위해 2010년 5월 ‘C&R Academy’를 설립했다고 말했다.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임상시험 교육실시기관으로 지정받은 이곳에서는 씨엔알리서치가 임상시험 업무를 수행중인 CRA, PM, CRM 등을 비롯해 제약사, 연구자 및 코디네이터 등 다양한 직종을 대상으로 다양한 임상시험 관련 교육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다.
- ▶ 제약바이오산업의 세계화와 공익적인 목적에서의 씨엔알리서치의 역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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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바이오벤처 및 제약사들의 신약개발 수요와 투자, 글로벌 임상이 매년 증가하고 있다”는 윤문태 대표는 “이러한 트렌드에 대응해 스폰서들이 원하는 지역에서 임상시험을 계획·수행하는 동시에, 임상시험 서비스 측면에서도 새로운 범위의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고민을 끊임없이 하고 있다”고 말한다. 윤문태 대표가 CRO, Central Lab, Imaging CRO, Delivery 등 다국가·다기관 지원을 위한 임상시험 유관 산업군 네트워크를 구축한 이유도 차별화된 임상시험 프로젝트 기획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서다.
씨엔알리서치는 현재 세포치료제나 유전자 재조합의약품, 항체치료제 같이 국내외 바이오벤처 및 제약사들이 높은 관심을 보이는 의약품개발에서 선도적인 역할을 담당하고 있으며, 만성질환부터 항암제 희귀질환까지 다양한 Therapeutic Area의 임상을 진행하고 있다. 이와 함께 공익적인 목적의 CRO를 역할을 강조하며 씨엔알리서치는 최근 이슈가 되고 있는 나파모스타트 관련 과기부 ‘국민 생활안전 긴급 대응 연구사업’ 국책 과제의 2세부 주관 연구기관으로써의 역할도 수행하고 있으며, 이외에도 현재 8개의 코로나19 치료제 임상을 진행하고 있다.
신약개발을 위한 임상시험 프로젝트 수행에 있어서 프로젝트 매니저(PM)의 역할은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하는 윤 대표는 “당사의 궁극적인 목표는 내부적으로 PM 조직을 활성화시켜 스폰서로부터 신뢰받는 회사가 되는 것”이라고 말한다. 이와 함께 “국내 제약회사가 글로벌화 되어야 CRO 기업의 글로벌화도 가능하다”고 말하는 윤문태 대표는 CRO 경영자를 넘어 국내 제약회사의 상생파트너로서 여력이 된다면 자본투자도 진행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한편 국가RI신약센터(한국원자력의학원)이 조성한 복합연구센터의 입주기업이기도 한 씨엔알리서치 윤문태 대표는 “한국원자력의학원과 류마티스 관련 임상연구를 진행할 때 방사성의약품의 반감기 때문에 고생했던 기억이 난다”며 “방사성의약품을 활용한 임상시험에 관심이 많아 국가RI신약센터에서 개최한 세미나에도 수차례 참석했으며, 센터에 입주한 이유도 방사성의약품 신약개발 임상시험 서비스에 있어서 당사의 역량을 확대하기 위함”이라고 설명한다.
이와 함께 윤문태 대표는 임상시험개발지원 전문 연구협력 네트워크 기관으로서, ‘국가RI신약센터와 입주기업, CRO간의 연계 협력을 촉진시키는 네트워킹의 교두보 역할’을 담당하고 싶다는 뜻을 밝혔다. 특히 “신약 및 의약품의 성공적인 허가가 국내뿐만 아니라 국외로 이어질 수 있도록 사업기회를 모색하고, 이를 기반으로 국가 방사성의약품의 산업발전과 시장 활성화에 이바지하는 것이 센터 입주의 목표”라고 말하는 씨엔알리서치 윤문태 대표는 이를 위해 국가RI신약센터와 더욱 긴밀한 협력체계를 구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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