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특집
방사선의학의 창
- 2024년 10월호
뉴로핏 빈준길 대표
뇌 질환 영상 인공지능 솔루션기업 ‘뉴로핏’
‘진단, 치료 가이드, 치료’, 뇌 질환 의료 AI 선도를 위해 끊임없는 도전
사회와 산업, 경제 전반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 디지털 기술은 의료분야의 디지털 전환도 가속화시키고 있다. 그중에서도 인공지능 기술을 활용한 의료기기의 발전은 이미 우리의 일상에서 질환의 진단과 치료 가이드, 치료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며 삶의 질을 높이는데 기여하고 있다. 이러한 기술 변화의 중심에 선 기업이 바로 ‘뉴로핏(Neurophet)’이다. 뉴로핏은 뇌 과학 분야의 전문성을 바탕으로 미지의 영역인 인간의 뇌를 탐구하고 뇌 질환 의료 AI 솔루션 분야의 선구자가 되기 위해 끊임없이 도전하는 기업이다. 이번 호에서는 뉴로핏 빈준길 대표를 만나 뇌 질환 영상 인공지능 솔루션의 역할과 미래 가치에 대해 들어보았다.
- ▶ AI 기술로 뇌 질환 영상을 분석, 진단과 치료의 길을 찾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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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에 설립된 뉴로핏은 인공지능(AI) 기술 기반으로 ‘진단, 치료 가이드, 치료’ 전주기에 걸친 뇌 영상분석 솔루션을 연구 개발하는 전문기업이다. 광주과학기술원(GIST)에서 사람의 뇌를 컴퓨터로 복원하는 뇌 모델링 연구, 뇌 질환의 물리적 치료 방법 치료 시뮬레이션 연구 등에 집중하며 차세대 뉴로네비게이션 시스템을 개발한 빈준길 CEO와 김동현 CTO는 뉴로핏 창업을 통해 디지털 의료기기의 새로운 장을 열었다. 경영본부, 비즈니스본부, 연구본부, 프로덕트본부 등 4개 본부로 구성된 뉴로핏의 150여 명 직원 중 70%는 연구/프로덕트본부에 속해 있다. 이는 ‘혁신적인 연구, 선도적 제품 개발’이라는 뉴로핏의 비즈니스 방향과도 같다.
- ▶ 차별화된 솔루션의 핵심은 ‘세그엔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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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로핏은 AI를 활용해 사람마다 각기 다른 뇌 구조를 정밀하게 분석해 주는 기술인 세그엔진 (SegEngine)을 개발했다. 세그엔진을 활용하면 모든 인종, 나이, 성별과 관계없이 뇌를 97개 영역으로 구분할 수 있다. 분할된 뇌 영상을 3D로 구현하는 뇌 모델링 작업을 거쳐 사람마다 각기 다른 뇌 구조 정보를 수치화한다. 이를 통해 뇌 구조의 해부학적인 비대칭성에 대한 파악이 가능하고 뇌 위축 정도도 파악할 수 있다.
기존 뇌 과학 연구자와 의료진이 주로 사용했던 뇌 영상 분석소프트웨어는 연산 시간만 약 8~24시간이 소요되고 연산 실패율이 약 20%에 달하지만, 세그엔진은 평균 연산 시간을 약 1분으로 단축시키고 연산 실패율도 0%이다. 뉴로핏 빈준길 대표는 “과거 의료분야 영상 분석소프트웨어는 오랜 시간이 소요될 뿐만 아니라 하나의 툴로 다 분석할 수 없어 여러 툴을 조합해 학계나 연구계에서 연구논문 발표를 위한 용도로 활용되는 수준이었다”라고 말하며, “뉴로핏은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분석소프트웨어에 인공지능 기술을 적용하면서 분석 시간을 대폭 줄일 수 있게 되었다. 또 완전 자동화를 실현해 어려운 메뉴얼 없이도 빠르게 분석 결과를 판독할 수 있게 했다”라고 부연했다.
- ▶ 뇌 질환 진단 및 치료를 위한 디지털 의료기기 산업에 주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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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로핏의 주력 사업은 뇌 질환 진단 및 치료를 위한 ‘솔루션’ 개발이다. 현재 뇌 신경 퇴화 영상 분석소프트웨어인 ‘뉴로핏 아쿠아(Neurophet AQUA)’, PET 영상 자동 분석소프트웨어인 ‘뉴로핏 스케일 펫(Neurophet SCALE PET)’, 뇌 전기 자극용 영상 치료 계획 소프트웨어 ‘뉴로핏 테스랩(Neurophet tES LAB)’, 뇌 자기 자극용 영상 치료 계획 소프트웨어 ‘뉴로핏 티엠에스랩(Neurophet TMS LAB)’ 등이 뉴로핏의 소프트웨어 의료기기 의료현장에 공급되고 있다.
이중 뉴로핏 아쿠아(Neurophet AQUA)는 환자의 뇌 MRI(자기공명영상)를 초고속으로 정량 분석해 뇌 위축과 백질 변성 등을 분석하는 뇌신경 퇴화 영상분석 솔루션으로 알츠하이머병, 혈관성 치매 등의 신경 퇴화 질환에서 관찰되는 뇌 위축과 백질의 변성을 수치화해 사용자 맞춤 분석 보고서로 제공한다. 또 뉴로핏 스케일 펫(Neurophet SCALE PET)는 PET(양전자 방출 단층 촬영) 영상과 MRI를 활용해 방사성 추적자로 표식된 바이오마커를 정량적으로 분석하는 소프트웨어다. 이 제품은 알츠하이머병 바이오마커인 아밀로이드 베타 단백질, 타우 단백질을 포함해 뇌신경 세포 대사 감소(FDG), 도파민 등 다양한 뇌 영상 바이오마커들을 타겟으로 하는 PET tracer의 SUVR(표준 섭취계수율) 값을 자동으로 제공한다.
뉴로핏 테스랩(Neurophet tES LAB)는 뇌 MRI를 AI 기술로 실제 뇌와 유사한 3D 뇌 모델로 형성하고 전기 자극 효과를 시뮬레이션해 치료 계획을 수립하는 소프트웨어다. 각기 다른 환자의 뇌 구조를 고려해 최적의 자극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뇌 영역을 찾을 수 있어 개인 맞춤형 치료 설계가 가능하다. 또 뉴로핏 티엠에스랩(Neurophet TMS LAB)는 뇌 MRI를 AI 기술로 실제 뇌와 유사한 3D 뇌 모델로 형성하고 자기 자극 시 생성되는 자기장 분포를 계산하는 소프트웨어로, 뇌 자극 영역과 강도를 정확하게 분석할 수 있어 각기 다른 환자 뇌 구조를 고려해 목표 영역을 정밀 자극하는 개인 맞춤형 치료 설계가 가능하다.
이와 함께 뉴로핏은 머리에 전극을 붙이고 약한 전류를 흘려서 대뇌피질의 신경세포를 자극하는 경두개 전기자극(tES) 기기도 개발, 임상시험을 진행하고 있다. 이 기기는 ‘비침습적 뇌자극 방법’으로 전기자극을 통해 뇌 신경의 활성상태를 조절해 뇌 기능 향상을 도움을 준다.
- ▶ 의료현장에서 더 인정받는 뉴로핏의 가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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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로핏은 원자력의학원을 비롯해 서울성모병원, 경북대학교병원, 경북대 칠곡병원, 대구카톨릭대병원, 분당서울대병원, 보라매병원 등 국내 10여 개 의료기관에 뇌 질환 영상 인공지능 솔루션을 공급하고 있다. “기존 뇌 영상 분석 소프트웨어를 분석소프트웨어를 의료현장에서 사용하는 게 매우 어려웠는데, 당사의 소프트웨어를 통해 완전 자동으로 영상을 분석할 수 있게 되면서 훨씬 편하게, 그리고 정량수치를 판독에도 활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의료현장으로부터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라고 이 회사 빈준길 대표는 설명한다.
이와 함께 뉴로핏의 AI 기반 뇌 영상 분석기술은 신약개발에도 활용된다. 퇴행성 뇌 질환 치료제 개발 기업 아리바이오는 뉴로핏이 보유한 MRI 활용 뇌 영상 분석기술과 자사가 보유한 혈액 기반의 바이오마커를 이용한 검사를 결합해 새로운 알츠하이머 진단 플랫폼을 개발하고 있다. 또 삼진제약은 최근 뉴로핏의 데이터를 활용한 새로운 기전의 치료제 개발을 고려하고 있으며, 로슈그룹의 진단사업부인 로슈진단의 CSF(뇌척수액) 검사 등과 함께 새로운 진단 가이드라인을 구축할 수 있도록 사업적 논의가 진행되고 있다.
해외에서도 높은 기업가치를 인정받고 있는 뉴로핏은 일본, 싱가포르, 미국 등 글로벌 무대에서 인증을 획득하며 해외 시장 진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특히 알츠하이머 치료제 출시에 따라 MRI/PET-CT 촬영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는 일본 시장에서 뉴로핏 제품에 대한 니즈가 커짐에 따라 최근 일본 원격의료 1위 업체와도 계약 논의를 이어가고 있는 상황이다. 이와 함께 중국, 미국에 법인 설립을 준비하며 본격적인 글로벌 진출을 준비하고 있다.
이와 함께 뉴로핏은 알츠하이머병 치료, 개발 분야에 있어 세계적인 석학으로 꼽히는 네덜란드의 필립 쉘튼스 교수, 난양공대 치매연구센터를 설립한 싱가포르 치매 분야 권위자 중 한명인 나겐드란 칸디아 교수 등과 긴밀하게 교류하며 협업 연구를 하고 있다. 또 뉴로핏과 뇌 영상분석 공동 연구 업무 협약을 체결한 싱가포르 난양공과대학교 의과대학 산하 치매연구센터는 뉴로핏의 소프트웨어 분석기술을 통해 얻은 연구 결과를 아시아 치매학회(ASAD)에서 발표해 ‘젊은연구자상’을 수상했다. 이밖에도 취리히연방공대, 로잔공대 등에서도 뉴로핏의 AI 기반 뇌 영상분석 소프트웨어에 높은 관심을 보인다.
- ▶ 더 거시진 첨단 의료기술 개발, 더 적극적인 의료계의 디지털전환 대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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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여 년 전까지만 해도 AI가 분석한 결과를 의료진들이 신뢰하는가가 매우 중요했다면, 이제는 디지털전환이라는 거대한 흐름 속에서 의료진들도 디지털 툴을 잘 활용해야 한다는 인식이 확대되고 있다”라고 말하는 빈준길 대표는 “특히 데이터의 신뢰성을 높일 다양한 연구들이 함께 병행되면서 ‘내가 가진 의학지식을 어떻게 상용화할 것인가?’에 대한 방향으로 변화해 가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AI 기술의 적용 확대로 뇌 영상의 판독과 관련된 업무량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게 되면서 뉴로핏은 국내 의료기관과의 협업 네트워크도 크게 확대되었다. 2020년 치매 극복 연구개발사업단이 출범하면서 ‘제1차 영상진단 고도화 과제’에 선정된 뉴로핏은 알츠하이머와 관련된 모든 영상 바이오마커들에 대한 분석기술을 확보하고, 차세대 진단 솔루션을 개발하는 ATNV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있다. ATNV 프로젝트는 AI 영상 분석기술로 알츠하이머병 바이오마커인 '아밀로이드(A)-타우(T)-신경퇴행(N)-혈관성 신경병리(V)'를 정량화해 치매의 종류와 단계를 찾는 프로젝트다. 해당 연구는 치매 영상진단 기술을 고도화해 치매 진단부터 치료적 개입, 예후 확인, 치매 신약 효과 연구 등에서 뉴로핏의 영상진단 기술을 활용해 글로벌 표준이 되기 위한 것이다.
“치매 질환의 진단과 치료 가이드, 치료를 위한 영상분석 솔루션 제공으로 시작했지만, AI 기반 분석소프트웨어를 기반으로 뇌졸중 등 다양한 뇌 질환 영상 분석데이터를 제공하는 기업으로 비즈니스를 확대해 갈 예정”이라고 말하는 빈준길 대표는 “특히 질환을 진단, 치료하는 것을 넘어 질환 발병을 예측하고 예후 변화를 통해 치료 방향까지 가이드할 수 있도록 ‘국내 최고의 뇌 영상·뇌 신경분야 전문회사’가 되는 것이 목표”라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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