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선생의 과학레시피
2025년 04월호 베트남 방사성의약품의 성공담 | 한국원자력의학원 책임연구원 김정영 | 2025-04-0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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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날 베트남의 ‘다낭’이라는 도시는 ‘경기도 다낭시’라고 불리 울만큼 우리나라 관광객이 많을 뿐만 아니라 우리나라의 투자도 활발하게 이루어지는 대표적인 곳이다. 그러나 그 ‘다낭’의 다낭국립병원에 우리 한국원자력의학원이 만든 사이클로트론(13 MeV, 2008년)이 설치되었다는 사실은, 우리 국민들에게 잘 안 알려져 있다. 이와 같이 우리 과학기술정통부는 2004년에 기획하여 한국원자력의학원의 기술 중심으로 우리가 개발한 의료용 방사성동위원소 생산용 사이클로트론을 국내 주요 병원(6곳) 및 해외 기관(2곳)에도 보급하는 사업을 추진하였는데, 그 중 해외 기관은 베트남 ‘다낭’에 위치한 국립병원과 ‘하노이’에 있는 하노이조사센터(베트남 원자력연구소의 산하 기관)이다. 물론 이 해외 기술이전 사업은 단순하게 사이클로트론만 설치해 준 것이 아니라 방사성의약품 [F-18]FDG을 만들기 위한 고가의 차폐시설, 방사성의약품 생산장치, 품질관리장치 등이 투자되었다. 무엇보다 생산 및 품질관리 기술노하우가 그 당시에 전수되었다.
< 한국원자력의학원이 개발한 사이클로트론, 베트남 하노이조사센터, 2025년(좌), 방사성의약품 [F-18]FDG 생산 및 품질관리 기술 이전, 2015년(우) >
우선 다낭국립병원은 한국원자력의학원의 사이클로트론 기반 방사성의약품 생산시스템은 잘 운영되고 있다가 베트남 정부 측의 ‘방사성의약품 GMP 규정 강화’ 정책과 시설유지보수 투자미흡 등으로, 최근 그 시스템은 가동을 멈추었다. 반면에, 하노이조사센터에 설치된 사이클로트론 기반 방사성의약품 생산시스템은 2023년에 베트남 FDA의 생산·판매허가가 떨어져 뒤늦은 생산을 하고 있다. 무려 설치 후 15년이 지났고, 베트남 내부 논쟁으로 인해 방사성의약품 생산 관련 많은 자료 보강과 기술 업그레이드가 있었다. 그래서 우리 한국원자력의학원이 제공한 기술지원이 15년 만에 빛나게 되었다.
그 15년 동안 우리 한국원자력의학원은 틈틈이 방사성의약품 [F-18]FDG의 생산 및 품질관리기술을 전수하였고, 교육 훈련(IAEA 협력사업)과 함께 FDA 관련 허가서류 작성 및 정보를 전문적으로 제공하였다. 또한 한국원자력의학원이 만든 사이클로트론의 유지보수 기술도 제공하여 15년이 지났어도 새것처럼 움직일 수 있도록 도왔다. 이 하노이조사센터의 생산시스템은 2024년 베트남 FDA의 방사성의약품 GMP 규정을 하노이 내에서 유일하게 당당히 통과하면서, 현재 하노이에서 방사성의약품 [F-18]FDG을 유일하게 핵의학 검사에 공급하는 유능한 기관이 되었다. 그와 동시에 한국원자력의학원의 사이클로트론 기반 방사성의약품 기술 가치는 엄청난 인지도가 올라갔다.
이번 베트남 해외 기술이전 사업에도 깊숙이 개입된 X-선생도 많은 연구들을 해 보았지만 15년이나 걸려 그 가치를 인정받는 연구는 처음이다. 마치 책 사이에 끼어놓고 찾은 지폐처럼 즐거운 일이 아닐 수 없다. 또한 베트남 연구소나 병원 직원들이 우리나라 공산품이나 문화에 대해 높이 평가하는 이유들 중 하나가, 우리나라 방사성의약품 기술력이라는 사실에 더욱 기쁘다. 이렇듯 우리 R&D 기술 신뢰성은 단순하게 그 기술로 한정 짓는 것이 아니라 보다 많은 우리나라 문화 및 다른 제품의 수출로 자연스럽게 연결된다. 결국 과학기술 외교는 다른 나라의 뿌리부터 우리나라에 대한 호감으로 작동한다. 베트남 연구자들 분이 최근 우리나라에서 유행하는 넷플릭스 드라마 ‘폭싹 속았수다’를 이야기하는데 정말 깜짝 놀랐다.
많은 분들이 다음과 같이 질문한다. 우리는 기술을 일방적으로 베트남에 주는 것이 아니냐고. 그러나 이것은 우리가 K-POP의 인식을 처음에 제대로 못한 것과 유사하다. 우리 기술로 전달된 기술플랫폼은 단순하게 일방적으로 전달되지 않는다. 그 기술은 반드시 쌍방향으로 소통하며 같이 커져가고, 우리 기술의 수요를 더 많이 창출하는 것이 기본적인 특징이기 때문이다. - 베트남과 같이 우리 경제와 밀접하고 성장속도가 빠른 젊은 국가는 더욱 그 특징이 가시적으로 나타난다.
< 연합뉴스 보도, 2025년 4월(좌), 베트남 VINATOM 홈페이지, 2025년 4월(우) >
오늘날 베트남 원자력연구소의 방사성의약품 성공담은 한국원자력의학원을 다시 하노이로 불렀다. 2025년 3월 31일, 한국원자력의학원의 이진경 원장은 베트남 원자력연구소와 신규 방사성의약품 및 우리 사이클로트론 업그레이드·유지보수 등을 포함한 양 기관의 국제연구협력을 위한 MOU을 체결하였다. 또한 베트남 최고의 병원인 108군중앙병원과 암퇴치을 위한 방사선의학 협력연구세미나도 수행했다. 여기서 두 나라의 방사선의학 발전을 위한 방사성의약품 신약 개발 및 임상시험에 대해 논의와 공감대가 형성되었고, 좀 더 빠른 암퇴치를 위한 새로운 R&D기술(알파입자 방출 방사성의약품 신약 및 붕소중성자포획 치료 등)에 대해 논의되었다. 한때 우리나라도 선진국으로부터 R&D 성과를 배우면서 받아들이면서 성장하였지만, 이제 우리는 아시아 지역의 과학기술 선진국으로 기술을 공유하며 경제성장의 초석을 다져야 함이 옳다. 이것이 새로운 정부의 성장 동력으로 발전되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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