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사선의학 웹진

  세르반테스의 『기발한 이달고 돈 키호테 라만차』의 주인공 돈키호테¹⁾는 처음에는 주변 사람들로부터 미쳤다는 평가를 받을 정도로 비현실적이고 이상에 몰입한 인물이다. 그의 내면을 들여다보면, 누구도 꺾을 수 없는 확고한 의지와 신념, 그리고 고귀한 이상을 향한 그의 열정은 그 누구도 견주어 볼 수 없을 만큼 최고이기도 하다. 돈키호테는 현실의 부조리와 불합리함에 맞서 스스로를 기사로서 규정하며, 고귀한 이상을 실현하고자 하는 불굴의 정신을 보여준다. 돈키호테는 외면적으로는 미친 듯한 이상주의자처럼 보이지만, 그의 삶에는 누구도 꺾을 수 없는 의지와 확고한 신념이 깃들어 있다. 그는 자신만의 기사도와 고귀한 이상을 위해 세상의 부조리와 싸우지만, 그 과정에서 현실과 동떨어진 환상에 매몰되어 결국 풍차에 돌진하기도 한다.

그는 전속력으로 로시난테를 몰아 풍차에 돌진하여 날개에 창을 꽂긴 했으나 ......

  돈키호테는 겉으로 보기에 비현실적이고 이상에 몰입한 인물로 평가받는다. 그의 행동은 종종 사회적 기준이나 객관적 현실과 동떨어진 것으로 보일 수 있지만, 그 이면에는 강한 동기와 불굴의 의지가 자리잡고 있다. 과학적인 연구에서도 강한 이상과 목표 의식이 개인의 창의성과 문제 해결 능력을 촉진한다는 점은 여러 연구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예를 들어, 높은 목표를 설정하고 그것을 향해 나아가는 사람들은 역경 속에서도 끈질기게 도전하며 새로운 해결책을 모색하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이러한 이상주의가 항상 긍정적인 결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현실에 대한 객관적인 평가나 타인과의 협력을 무시하게 될 경우, 개인은 점차 사회적 고립이나 비효율적인 행동 양식으로 이어질 위험이 있다. 돈키호테는 그의 이상이 현실과 만나지 못할 때 나타나는 부작용, 즉 비현실적인 믿음과 그로 인한 심리적 불안정의 한계를 몸소 보여준다.

  반면, 『이반 일리치²⁾의 죽음』을 통해 전달하는 메시지는 인간의 내면과 사회적 관계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상위계층의 삶을 향유했지만 불치병에 걸린 이반은 외면적인 성공이나 사회적 지위보다는, 인간이 자신의 내면을 들여다보고 타인과의 진정한 관계 속에서 얻을 수 있는 내적 평화와 행복을 더욱 가치 있음을 깨닳게 된다.

  인간 행동과 심리, 그리고 사회적 상호작용을 이해하려고 할 때, 세르반테스와 톨스토이의 메시지는 서로 다른 두 가설처럼 다가온다. 『돈키호테』는 자신의 이상을 향한 열정과 의지가 매우 인상적이다. 반면, 『이반 일리치의 죽음』은 인간이 외면적인 가치보다도 내면의 성찰과 주변 사람들과의 진실된 관계를 통해 비로소 진정한 행복에 도달할 수 있음을 말하고 있다. 

  우리는 바쁜 일상 속에서 대부분의 시간을 일하며 보내고 있다. 그리고, 그 안에서 행복을 스스로 찾았다 느끼며 살아간다. 돈키호테의 열정이나 톨스토이가 말하는 행복을 깊이 생각하기엔 여유가 부족하지만, 가끔은 가슴이 뛰는 순간을 맞이하길 바란다. 그런 순간들이 주변 사람들과의 건강한 관계를 형성하는 데 도움이 되고, 서로를 이해하며 진정한 행복과 안정감을 느낄 수 있기를 희망한다. 그리고 소외감에서 벗어나 자신의 삶의 주인이 되기를 기원한다.

1) 익히 알고 있는 『돈키호테』의 원래 제목이다. 1605년 발표된 소설로 우리나라와 비교하면 임진왜란이 끝난 지 7년 후에 출판된 작품이다. 2002년 노벨연구소 선정 최고의 책이며, 정말 !!! 재미있다 !!!

2) 『이반일리치의 죽음』은 1886년에 출판된 레프 톨스토이의 중단편 소설이다. 톨스토이의 중단편 소설 중 가장 훌륭한 작품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