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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10월호
제67화 정밀의료를 앞당길 마이크로도징
한국원자력의학원 김희진, 김정영 공저2024-10-04

  2024년 3월 11일 바이든 행정부는 2025 회계연도 대통령 예산안(Budget of the U.S. Government Fiscal Year 2025)을 통해 정부 총지출은 7.3조 달러(약 9,819조 원)이며 연구개발 분야에 2,020억 달러(약 278조 원)를 투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1) 특히 보건복지부 R&D 예산 증가율이 높았는데, 2025년 R&D 예산 요청액은 514억 달러로 전년 대비 7.9% 증가한 규모이다. 보건복지부 산하 국립보건원(NIH, National Institutes of Health)에는 정부 기능과 공공 서비스 개선을 위한 AI 연구개발에 16억 달러를 투자하고, 암 정복 프로젝트 Cancer Moonshot을 통해 12개 이상 부서와 기관에 34억 달러 투자 등을 통해 바이오경제 경쟁력 강화와 생명공학 및 바이오 제조 연구개발을 추진할 계획이다.2) - 국방비 예산 1,000조원 인 나라 답게 2026년 미국 정부 총지출은 1경 원에 달할 것 같다.

 



< 과학기술정보통신부 2025년도 예산(안)3) >

 

  8월 28일 우리나라도 2025년 국가 R&D 예산(안)을 발표했다. 올해 대비 11.8% 증액된 29조 7,000억 원이 R&D 예산으로 편성되었고, 이 중 과기부 R&D 예산은 9.7조 원으로 전년 대비 16.1% 증가한 역대 최고 규모이다. – 다만, 2022년까지 우리나라 R&D 예산은 연평균 8.9% 증가했는데, 이 추세를 이어나갔다면 2025년 국가 R&D 예산은 10조 8,274억이었을 것 이란 점은 묻어두기로 하자 - 선도형 연구개발 사업, 인공지능·디지털 혁신 및 인재양성·기초연구 확대에 각각 4.32조 원, 0.88조 원, 3.57조 원을 투자하는데, 특히 선도형 연구개발 사업에 3대 국면전환요소 기술인 ‘인공지능-반도체’, ‘첨단바이오’, ‘양자’ 분야가 선정되어 국제 주도권 확보에 주력할 예정이다.

  앞서 올해 3월, 충북 청주에서 개최된 대통령 주재 민생 토론회에서 윤 대통령은 ‘첨단 바이오 이니셔티브’를 제시한 바 있는데, ‘난치병 치료를 위한 혁신적 바이오의약품 개발’, ‘치매 등 노인성 질환 진단·치료 및 역노화 기술 개발’ 등 내용이 주요 연구 분야로 포함되어 있다.4) 바이오의약품 개발을 위해서는 임상시험이 필수인데, 정밀의료 시대가 도래함에 따라 극소량 투여로 사람의 대사 정보와 약물 동태를 안전하게 관찰할 수 있는 마이크로도징(microdosing) 기법의 중요성도 커지고 있다. 이번 호에서는 임상시험에서 빠질 수 없는 방사성동위원소를 이용한 마이크로도징(microdosing)에 대해 알아보자.

 

 

 

  신약개발 단계와 임상시험 관련 내용은 본 칼럼에서도 여러 번 언급한 바 있고, 많은 연구자분들은 눈감고 외울 정도로 익숙하시겠지만 마이크로도징 기법을 설명하기 위해서는 빠질 수 없는 내용이기에 간단하게 짚고 넘어가겠다.

 

 

< 신약개발 및 임상시험 단계5) >

 

  여러 자료를 재구성하여 신약개발 및 임상시험 단계를 요약해 봤다. 신약개발은 크게 발견단계와 개발단계로 나눌 수 있다. 발견단계에서는 질병타겟을 정하고 동물시험 등을 거쳐 신약후보물질을 도출하는 단계이며, 개발단계는 사람에서의 안전성과 유효성을 확인하는 임상시험을 실시하게 된다.6) 간단(?)해 보이지만 각 단계마다 막대한 시간과 비용이 소모된다. 식약처는 신약개발에 소요되는 기간은 최소 10년이며 평균 1조원에 달하는 개발비용이 투자된다고 밝혔다.7) 더불어 2021년 아이디어 파마가 발표한 5년간 세계 30대 제약사가 평균적으로 신약 허가 당 지출한 비용은 48억 1,500만 달러(한화 약 6조 4,073억 원)인 것으로 나타났다.8)

 

 

  일반적으로 복용하는 약용량을 100mg이라 가정한다면, 마이크로도징은 극소량(최대 100μg)의 신약 후보 물질을 체내에 투여 후 ADME(흡수, 분포, 대사, 배설; Absorption, Distribution, Metabolism, Excretion) 평가를 통해 약효 및 독성 예측을 목적으로 하는 신약 개발 필수 플랫폼 기술이다. 비임상시험 후, 1상 임상시험 전에 시행되는 마이크로 도징은 ‘0상 임상시험’이라고도 불리는데, 식약처는 2016년 4월 21일에 개정된 ‘의약품 임상시험 계획 승인에 관한 규정’에 ‘제0상 임상시험’이라는 새로운 단어를 정의했다.

 


 

  아직까지는 마이크로도징 기법을 통해 얻은 영상데이터가 식약처 임상시험신청 허가 시 제약회사에 비임상시험 결과를 요구하는 과정에서 백업데이터로 활용되는 등 데이터 신뢰성을 높이는 보조적 수단으로 활용되고 있다. 그러나 임상시험 초기 단계에서 신약개발 성공확률(8% → 30%)9)을 좀 더 쉽게 예측할 수 있어 투입되는 비용과 시간을 절약할 수 있는 마이크로도징 영상데이터의 필요성은 나날이 커지고 있다.

  방사능을 이용하면 투여된 약물과 대사체 물질의 정량이 가능하므로 마이크로도징 기법에 방사성동위원소가 사용되고 있다. 방사화학 기술의 발달로 방사성동위원소 표지 화합물을 이용한 신약 평가는 연구개발 초기 단계에서 사용되고 있으며, 약물 탐색 및 개발단계에 있어서 지속적으로 활용되고 있다. 신약 개발을 위한 약물의 체내 동태 특성 규명의 기본이 되는 ADME와 대사체 추적 및 구조 규명에 방사성동위원소 표지 물질을 이용한 평가 필요성이 요구되고 있으나 그동안은 국내 연구기반이 미약하여 대부분 외국 CRO에 의뢰해 왔다.10)

  마이크로도징 기법에 가장 널리 사용되는 방사성동위원소는 14C, 3H이다. 3H은 초기 탐색 연구와 in vitro 시험에서 많이 사용되며, 14C는 합성이 어렵고 많은 설비가 요구되어 개발 가능성이 높거나 개발단계에 진입한 신약 후보 물질에 사용한다. 마이크로도징 기법 적용 시 사용되는 주요 분석도구는 아래11)와 같다.

 

 


 

  앞서 언급했듯, 우리나라는 비교적 최근까지 마이크로도징 기법을 외국 CRO에 의존해 왔다. 하지만 국내 연구진들과 정책입안자들의 노력으로 2019년 8월 ‘국가RI신약센터’가 개소하여 산·학·연 이용자들에게 RI기반 약동학 평가(비임상/임상(0상)), RI기반 바이오이미징 활용 동물모델 지원, 생체영상 유효성 평가, RI표지화합물 in vitro/ex vivo 유효성 평가 등을 제공하고 있다. 또한 방사성의약품 GLP와 GMP 시설을 완비하여, GLP에서는 단회·반복 독성평가 진행하고 GMP에서는 임상시험용·연구용 방사성의약품 생산 및 공급을 수행하고 있다.12)

 



< 국가RI신약센터 주요 장비13) >

 

  올해 추석은 역대급으로 무더운 추석이었다. 추석 당일 최고기온이 33도에 육박했으니 8월 무더위가 한 달 넘게 이어진 셈이다. 유례없이 더운 날씨 때문이었을까, 추석 연휴 이후 확인해본 필자의 주식이 무더위에 녹아내리는 아이스크림처럼 줄줄 녹아 사라지고 있다. - 필자가 보유하고 있는 주식은 별거 없다. 너도나도 들고 있는 국민주식 바로 그 주식이다. - 사라지고 있는 주식계좌를 뒤로하고 바이오 관련 주식을 잠시 구경했다. 모두 빨간불이 들어와 있어 지금이라도 들어가야 하나? 싶은 생각이 잠깐 들었으나 잔액이 500원 부족해서 포기했다. 국민주식은 죽을 쑤고 있지만, 바이오주들은 굳건히 버텨주고 있다. 방사성의약품 관련 기업이 국내 바이오 대장주가 되길 바라며, 필자 주식에도 빨간불이 들어오길 소망한다. ■ (다음 회에 계속됩니다.)

 

1) The White House, “Budget of the U.S. Government Fiscal Year 2025”, 2024.3. 

2) 한국제약바이오협회, 기술패권 시대, 주요국 정부 제약바이오 R&D 현황 분석, 2024.6

3)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과기정통부, 선도형 연구개발 체제 전환을 통한 미래도약 가속화, 2024.8.28

4) 윤 대통령 ‘충북, 첨단바이오 산업 선도기지로’ #24차 민생토론(3.26), 대한민국 정책브리핑, 24.3.26

5)방사선의학 이것만 알려주마 35화, 41화 그림 재구성

6) https://nedrug.mfds.go.kr/cntnts/4

7) 식약처, 첨단 임상시험기술 ‘마이크로도즈’ 도입, 뉴시스, 2011.05.26

8) 의학신문, 30대 제약사 신약개발 비용 평균 48억 달러, 2021.05.07

9) 식약처, 첨단 임상시험기술 ‘마이크로도즈’ 도입, 뉴시스, 2011.05.26

10) 방사성동위원소 표지물질 기발 ADME 평기 시스템 개발, 한국원자력의학원, 2020

11) Tal Burt et al, Phase 0/microdosing approaches: time for mainstream application in drug development?, Nature reviews:drug discovery, 2020, 19; 801-818

12) https://www.kirams.re.kr/kricp

13) https://www.kirams.re.kr/kric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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