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사선의학, 이것만 알려주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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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9화 방사성의약품의 약동학, 약력학 그리고 선량측정 ②한국원자력의학원 김희진, 김정영 공저2022-06-09

  2021년 7월, 유엔무역개발회의(UNCTAD; United Nations Conference on Trade and Development)는 우리나라 지위를 개발도상국에서 선진국으로 변경했다. 유엔무역개발회의가 무역 및 개발에 관한 정책 연구, 개발도상국 기술지원, 국제무역 지원 등을 위해서 1964년 UN 산하기구로 출범한 이래, 개발도상국에서 선진국 그룹으로 변경된 첫 사례라고 한다.

  선진국과 그렇지 않은 국가들을 분류하는 지표가 정해진 것은 없지만, 대체적으로 경제규모, 산업화 정도로 분류하며 최근에는 경제적 척도, 국가소득, 기대수명, 교육 등 여러 기준을 아우르는 인간개발지수(HDI; Human Development Index)를 많이 적용한다고 한다.1) 2022년 5월 유엔개발계획(UNDP; United Nations Development Programme)에서 조회한 결과에 따르면 우리나라 HDI는 0.916으로 189개 국가들 중 23위에 위치하고 있다.2)

 


<‘21년 7월, 유엔무역개발회의는 우리나라를 선진국그룹으로 분류하는 것을 만장일치로 결의했다.3) >

 

  인간개발지수를 구성하는 다양한 지표들 중 경제 분야 지표를 빼놓을 수 없으며, 경제규모를 결정하는 주요 분야로 과학기술 분야를 꼽을 수 있다. 물론 GNI, GDP, PPP와 같은 경제지표 도출에 과학기술 역량지수가 포함되는 것은 아니지만, 오늘날 우리나라 경제규모를 세계 10위권으로 견인하는데 과학기술 분야가 지대한 역할을 했다는 것은 누구나 동의할 것이다. 선진국 도약을 위한 발판으로 과학기술 육성에 국가역량을 결집한 결과, 올 3월 발표된 2021년 우리나라 과학기술혁신역량지수는 OECD 36개국 중 5위를 차지했다.4) 더불어 윤석열 정권이 발표한 110대 국정과제에서도 과학기술 및 전략기술 육성과 관련된 내용이 포함되어 있다.5) 바이오 융·복합기술 분야인 방사선의학도 앞으로 국가경쟁력 견인에 더 지대한 역할을 하게 되리라 기대하며 이번 방사선의학 이것만 알려주마! 에서는 지난 호에 이어 방사성의약품의 약력학, 약동학 그리고 선량측정을 보다 세세하게 뜯어보고자 한다.

 

 

  방사성의약품의 약동학은 인체가 방사성동위원소를 붙인 약물로부터 받은 영향을 의미하며, 몸속에서 약이 어떻게 분포되느냐에 대한 근거자료가 된다. 약력학은 방사성동위원소를 붙인 약물이 인체에 어떻게 영향을 미치는가에 대한 결과를 의미하는 것으로 분포된 약이 표적장기에 대해 어떻게 반응하는지에 대한 근거자료가 된다. 특히 인체가 약물로부터 받은 영향에 대한 평가를 하는 약동학의 경우 관심약물의 모델을 수립하고 모델에 대한 수식을 정의함으로써 얼마나 많은 양이 관심영역 내에 흡수되고 배설되는지에 대한 값을 정량화할 수 있다.

  체내 투입된 방사성의약품은 혈액을 통해 이동을 하게 된다. 혈액에 존재하는 방사성의약품은 약물의 특성에 따라 간 신장 뇌 또는 종양과 같은 특정 표적부위에 결합하거나 상대적으로 긴 시간 동안 분포하게 된다. 이렇게 혈액에서 표적부위로 이동하는 이동속도를 K1이라고 정의하고, 표적영역에서 다시 혈액으로 배출되는 값을 K2라고 정의한다. 이러한 K1과 K2의 값을 바탕으로 약물의 흡수와 배출 정도를 정량적으로 평가할 수 있다. 결국 방사성의약품은 동적 영상화(dynamic scan)를 통해 얻어진 시계열 데이터를 바탕으로 표적부위 또는 몸 전체에 분포하는 약물의 양을 시간에 따른 값으로 정량화할 수 있게 된다.

 

  이렇게 정량화된 값을 바탕으로 약물이 표적부위에서의 효과를 수치화 하여 투여된 치료용 방사성의약품의 약력학을 평가할 수 있다. 그렇다면 약동학이나 약력학을 위해 채혈이 필요할까? 앞에서도 설명한 바와 같이 혈액을 통해 이동하는 방사성의약품의 양을 평가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채혈을 통해서 평가를 해야 한다. 그러나 채혈은 피험자로부터 매우 힘든 과정이기 때문에 최근에는 채혈과정 없이 영상 데이터만을 이용하여 정량평가를 수행하는 “Image derived input function”이라는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이 연구는 영상의 해상도가 향상됨에 따라 더욱 더 정확한 수치를 이용할 수는 있지만, 아직은 표준화된 방법으로는 쓰이지 않고 있다. 따라서 앞서 언급한 약물 투여량에 따른 표적부위 치료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채혈과정을 거쳐야 보다 정확한 약물의 정량평가가 이루어질 수 있다.

 

 

 

  체내 투여된 모든 방사성의약품은 에너지를 방출하게 된다. 이러한 방출된 에너지가 체내 장기 및 표적부위에 흡수되어 방출하는 방사선량을 평가하는 것을 ‘선량측정’라고 한다. 선량측정의 수식을 이용한 정의는 “단위면적에 대한 방사성의약품의 누적량 × S-value”로 정의한다. 여기서 방사성의약품의 누적량은 앞서 말한 시계열 데이터를 바탕으로 잔류시간을 계산할 수 있으며, S-value의 경우 아래 그림에 정의된 수식을 바탕으로 계산할 수 있다.

여기서 S-value는 방사성동위원소의 에너지 방출에 대한 단위질량당 주변에 미치는 영향값을 의미한다. 투여된 방사성의약품이 특정 부위에만 분포한다면 단순화할 수 있지만, 일반적으로 투여된 방사성의약품은 몸 전체에 퍼지게 된다. 결국 치료용 방사성의약품 투여 시 특정 영역에 대한 흡수선량을 평가하는 것은 자기 자신의 에너지와 주변에서 오는 에너지의 합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주변영역으로부터 받게 되는 영향값을 S-value로 정의한다.

 


<선량측정을 위한 체내 밀도와 위치에 따른 S-value 계산>

 

  예를 들어 선량측정을 하고자 하는 영역이 간일 경우 우리는 간에 누적되는 방사성의약품으로부터 받게 되는 에너지와 간 이외의 주변조직으로부터 받는 모든 값을 함께 고려해 계산한다. 결국 선량측정을 위해서는 시간에 따른 섭취량을 반드시 알아야 한다.

또한 치료용 방사성의약품의 약리학적 특성을 알아야 해당 방사성의약품에 어느 표적부위에 얼마나 들어가고 어떠한 영향을 주는지에 대한연구를 진행할 수 있다.

 

  기존의 선량측정방법은 디지털화된 표준장기 모델을 바탕으로 각 장기의 누적선량을 평가하는 방법이다. 이처럼 표준장기 모델을 이용한 방법은 개인의 장기정보를 이용한 선량값이 아닌 표준 모델을 사용하기 때문에 부정확하다는 단점이 있다. 이와 함께 종양과 같은 표준화하지 못한 영역에 대해서는 선량측정이 불가능하다는 단점도 존재한다. 이와 달리 환자맞춤형 선량측정의 경우에는 CT (Computed Tomography)와 같은 개인별 장기정보를 바탕으로 각 영역에 대한 흡수선량값을 계산할 수 있다. 이렇게 계산된 개인별 흡수선량을 바탕으로 일반 장기 및 표적부위가 받는 영향을 정량화 할 수 있게 된다.

  체내 투여된 치료용 방사성의약품의 경우 대부분 높은 에너지를 방출하게 된다. 치료용 방사성의약품을 환자의 체내에 투여하기 이전에 진단용 방사성의약품을 통한 정량분석을 바탕으로 해당 물질이 어떻게, 얼마나 분포하며 치료효과를 얼마나 나타낼 수 있는지를 평가한다. 이를 기반으로 약물의 적정투여용량을 결정할 수 있다. 만약 너무 적은 양을 투여하면 제대로 된 치료효과를 볼 수 없을 것이며, 또 너무 많은 양을 투여한다면 표적부위 외의 영역에서 유해한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에 반드시 치료 전에 적정투여용량을 결정해 줘야 한다.

 

<치료용 방사성의약품의 효율극대화를 위한 분포 정도에 따른 투여량 최적화>

 

  치료용 방사성의약품인 131I-MIBG의 경우 I-131 방사성핵종에서 높은 에너지가 방출되고 이러한 방출된 에너지를 바탕으로 표적치료를 진행하는 대표적인 치료용 방사성의약품이다. 따라서 해당 약물이 체내 투여되기 이전에는 반드시 해당 약물의 적정투여용량을 결정해 줘야 한다. 이러한 적정투여용량을 결정하기 위해서 131I-MIBG와 유사한 약동학적 특성을 나타내는 124I-MIBG를 투여하여 영상을 획득하고, 이 영상을 바탕으로 시뮬레이션 과정을 거쳐 131I-MIBG에 대한 약력학과 약동학을 예측해야 한다. 결국 이러한 약력학과 약동학 그리고 선량측정 결과를 바탕으로 환자에 맞는 적정투여용량의 결정과 치료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Cu-64와 Cu-67의 사례도 이와 마찬가지이다. 만약 방사성의약품 신약개발에 있어서 Cu-64로 표지된 방사성의약품은 존재하지만 Cu-67로 표지된 방서선의약품이 없을 경우 Cu-67의 흡수선량이 어떨지에 대한 유추를 Cu-64에 의해 할 수 있다. 다시 말해 얻어진 Cu-64의 시계열 결과를 바탕으로 각 장기별 시간에 따른 누적량을 계산할 수 있으며, 시간에 따른 누적량과 시뮬레이션 과정을 거치면 각 장기별 흡수선량을 평가할 수 있다.

  신약후보물질이 인체에 미치는 생리학적 생화학적 작용과 인체에 미치는 반응 등을 보다 정확하게 파악하기 위해서는 유효성에 관련된 지표인 약력학과 약동학 그리고 안전성에 관련된 지표가 되는 선량측정에 대한 평가가 중요하다. 이를 통해 얻어진 값은 환자에 투여될 약품의 적정용량을 결정짓는 근거가 되며, 보다 치료효과가 높은 신약을 개발하기 위한 지표가 된다.

  일반의약품은 약력학과 약동학 평가를 위해서는 조직검사 채혈검사 등이 필요하지만, 방사성의약품의 약력학과 약동학 및 선량측정은 채혈검사만으로도 가능하다. 특히 최근 들어서는 채혈 대신 영상을 통해 정량화할 수 있는 방법이 연구되고 있다. 이러한 연구는 방사성의약품의 독성부작용을 예측하고 안전성을 높여 치료효과가 높은 방사성의약품을 개발하는데 기여하고 있다.

 

  신약개발은 후보물질 발굴부터 임상적용까지 막대한 비용과 시간이 소모되고 인허가 절차도 복잡해 넘어야 할 산이 많은 하이-리스크(High risk) 산업이지만, 성공만 한다면 엄청난 고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하이-리턴(High return) 산업이기도 하다.

  방사성동위원소를 이용한 신약개발은 일반 신약개발에 비해 방사성물질과 관련된 생물학적·제도적 기준을 충족시켜야 하지만, 2018년 세계 4번째로 개발되어 시판 중인 알츠하이머 진단 신약 ‘알자뷰’처럼 또 다른 방사성동위원소 신약이 머지않아 등장하리라 본다. - 한 언론기사에 따르면, 세계최초로 상용화된 파킨슨병 진단 방사성의약품인 ‘피디뷰’가 미국 진출을 노리고 있다고 한다.6) - 머지않아 방사성의약품에서도 블록버스터 급 신약이 등장하길 바라본다.■ (다음 회에 계속 됩니다.)

 

1) https://ko.wikipedia.org/wiki/선진국 
2) https://hdr.undp.org/en/data

3) https://dailymagazine.co.kr/news/newsview.php?ncode=1065584932843389
4) https://www.etnews.com/20220316000125
5) 
윤석열정부 110대 국정과제, 제20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2022.5

6) https://www.pharmnews.com/news/articleView.html?idxno=1045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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