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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11월호
소수정예(?)화 되어가는 방사선의학
핵의학분과 세부편집장, 핵의학 과장 변병현2023-11-08

 

  우리나라의 모든 자원이 수도권으로 집중되고 있는 현상은 더 이상 새로운 소식이 아니다. 대기업들은 우수인력을 유치해야 하니 수도권으로 가겠다 하고, 전통의 지방 명문대들조차 우수 신입생 모집(어쩌면 정원을 채우는 것조차)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 같은 현상은 의료분야도 예외가 아니어서, 서울의 대형병원들은 전국 각지에서 몰려드는 환자들로 점점 더 붐비고 있고 일부 지방병원들은 뚜렷한 내원환자 감소를 경험하고 있다.

  그렇다면 환자들의 방사선의학 이용건수도 당연히 이와 같은 추세를 보이지 않을까? 수도권 집중화가 문제라는 뉴스를 볼 때마다 이 부분이 항상 궁금했는데, 다행히도 대한핵의학회에서 매년 각 병원의 PET 검사건수를 취합하고 있어서 이 자료를 간략하게 정리해보았다. PET검사가 다양한 분야의 방사선의학을 모두 포함한다고 볼 수는 없지만, 검사의 특성 상 PET은 암환자에서 전신 F-18 FDG PET 검사가 절대 다수를 차지하고 있어서(FDG 외에 다른 방사성의약품도 있고, 최근에는 퇴행성 뇌질환 등의 다른 적응증도 많이 있지만, 비율로 보면 그렇다는 이야기이다), 오히려 균질한 성격의 자료라는 장점 또한 있다.

  다음의 자료는 2010년부터 2022년까지 전국병원에서 수행한 PET 검사건수를 취합하여 정리한 것이다. 2022년 현재 전국적으로 PET검사를 시행하고 있는 병원은 총 140개소이며, 2022년 한 해 동안 모두 합해 약 27만 5천여 건의 PET 검사가 시행되었다.

서울+경기지역에 집중되고 있는 PET검사 건수

 

 

<그림1. 2010년-2022년 서울+경기지역과 그 외 지역 PET건수의 변화. 파란색 점선은 전국 인구 중 서울+경기지역의 인구가 차지하는 비율(2022년 기준 44.7%). 대한핵의학회 통계자료를 편집하였음>

  우리나라에서 병상 수 기준으로 가장 큰 병원들은 서울에 포진하고 있으나, 경기도에도 이에 못지 않는 대형 병원들이 많이 있다. 수도권집중화라는 틀에서 접근하기 위해, 우선 그림1과 같이 서울+경기지역과 나머지 지역으로 나누어 연도별 PET건수 변화를 보았다. 그 결과, 서울+경기 지역의 PET건수는 2010년 54%에서 2022년 58%로 소폭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국인구 중 서울+경기 지역의 인구가 2022년 기준으로 44.7% 정도이고 전국 활동의사 11만 2천여명 중에 50.3%가 서울+경기지역에 근무하고 있다고 하니, 인구나 의사 수에 비해서도 서울+경기 지역에 PET건수가 좀 더 집중되어 있고 그 정도도 심해지고 있다 할 수 있다. 참고로 2014년 대비 2015년 이후에는 보험급여기준이 축소되면서 PET건수가 급격히 감소하였다.

 

<그림2. 2010년-2022년 서울과 그 외 지역 PET건수의 변화. 파란색 점선은 전국 인구 중 서울의 인구가 차지하는 비율(2022년 기준 18.2%)>

  서울로 한정해서 보아도 앞의 추세는 계속된다. 즉, 서울의 PET건수는 2010년 37%에서 2022년 38%로 약간 증가했는데, 전국에서 서울의 인구가 2022년 기준으로 18.2% 정도이고 전국의 활동의사 중 29.1%가 서울에 근무하고 있다고 하니, 인구대비 활동의사와 PET검사건수 모두 서울에 집중되어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서울의 ‘빅5’에 더욱 집중되고 있는 PET검사 건수

 

<그림3. 2010년-2022년 검사건수 기준 상위 5개병원과 나머지 병원들의 PET건수 변화> 

 

  이 자료에서 가장 눈길을 끄는 대목은 대형병원으로의 쏠림 현상이다. PET검사건수 기준 상위 5개병원은 모두 서울에 위치하고 있는데, 이들 병원이 전체 PET건수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2010년 24%에서 2022년 31%로 대폭 증가하였다. 특히, 2015년 보험급여 축소에 의한 전국적인 PET건수 감소가 상위 5개병원의 PET검사건수 비율증가의 결정적인 계기가 되었음을 알 수 있는데, 이는 축소된 보험급여에도 적응증에 해당하는 환자들의 수가 상대적으로 이들 병원에 집중되었음을 의미한다고 하겠다.

  앞서 말했듯이 PET검사건수가 방사선의학 전체를 대변하지는 못하겠지만, 매우 중요한 일부임에는 틀림없고 방사선의학의 지역별 분포를 보여주는 참고자료는 될 수 있을 것이다. 소수의 대형병원이 더 많은 검사를 하고, 그 곳에서 최고의 인력을 양성하여 배출하면 좋은 것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하지만, 전국 각지의 많은 병원들이 고루 발전하고 경쟁하는 것이 인력의 수급과 학문의 다양성, 공공의료복지 측면에서 좀 더 바람직한 방향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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