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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09월호
코로나19의 역습과 국가 과학자의 재탄생
김정영(책임연구원,한국원자력의학원)2020-09-01

COVID-19의 역습

  지난 8월 15일, 코로나19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를 무시한 서울 광화문 일대의 종교적 정치적 집회는 예상대로 국내 코로나19 확진자를 폭발적으로 증가시켰고, 결국 중앙 정부나 지방자치단체는 고심 끝에 모두 ‘사회적 거리두기’ 강화된 2단계를 실시(8월 30일 ~ 9월 6일, 8일간) 하였다. 아무래도 우리나라의 경제상황을 고려했을 때, ‘사회적 거리두기’ 3단계에서 동반되는 경제적 고통이 너무나 가혹하기 때문에 사실상 2.5~2.7단계를 우선적으로 적용한 듯하다. 앞선 1~2단계에서조차, 우리 주변의 많은 가게들이 쓰러졌고, 여행 관련 굵직한 회사들도 힘들어 했고, 또한 각 가정에서는 영유아 돌봄 문제의 한계도 왔었다. 이 밖에도 많은 부분에서 경제적 사회적 문제로 인해 국민들의 스트레스 지수는 높아져만 가고 있었다. - 다른 국가에 비해 높은 시민의식을 토대로 정부와 함께 성실히 방역을 해 온 우리 국민들은 이 번 ‘코로나19의 역습’에 크게 절망할 수밖에 없다. 소위 종교 지도자분들께서 첨단 과학기술과 더불어 사는 오늘날에 왜 그리 감염병을 가벼이 생각했는지. X-선생은 상식적으로 도저히 이해를 할 수가 없다. 오늘도 불연 듯 쳐다본 코로나19 현황판에는 확진자 약 2만명과 사망자 324명(8월 31일 기준) 등과 같은 우울한 숫자가 빛나고 있다.

 

우리의 자세(1)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코로나19 감염병을 막기 위해서 과학적 분석이 더욱 필요하며, 이 깜깜한 코로나19의 터널을 빠져 나가기 위해서는 과학적 사고에 의한 결론에도 도달해야 한다. 최근 인터넷에서 화재가 되고 있는 아주대학교 의과대학 ‘정민석 교수’의 짧은 만화들은 정부와 시민이 오늘날 어떻게 코로나19의 역습을 슬기롭게 극복할 수 있는지를 간단하고 명료하게 설명하고 있다.

 

 

< 정민석 교수의 연재 만화들 중에서 일부 내용 발췌 >

 

 

우리의 자세(2)

  ‘존윅’ 시리즈(채드 스타헬스키 감독)나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홍원찬 감독) 등과 영화를 보면 시원하고 통쾌한 액션 장면에 매료도 되지만, 영화를 다 보고 나면 주인공의 행동에는 선뜻 동의하기는 어려워진다. 개인적 복수(설령 대의적이라고 할지라도)로 인해 수많은 이름 모를 엑스트라를 잔인하게 죽이는 장면은 주인공과 악당의 차이점을 없애 버린다. 그들이 정의란 이름으로 악한 자들을 죽이지만, 결코 그 문제를 해결함이 위함이 아니라는 것을 우리는 이미 잘 알고 있다. 일찍이 프리드리히 니체는 ‘선악을 넘어서’라는 저서를 통해 이런 말을 남겼다. - 물론 이 저서 전체의 맥락에서 해석할 여지는 잠시 접어둔다.

 

“괴물을 쫓는 자는 그 싸움 속에서 스스로 괴물이 되는 것을 주의해야 한다.

심연을 오래 들여다보면 심연도 당신을 들여다볼 것이다.”

 

  코로나19 바이러스 감염원을 두고 일부 언론이나 국민들은 격앙된 반응을 보이지만, - 그 반응에 격하게 공감하지만 – 우리는 이성을 찾아 합법적인 방법과 과학적 수단 안에서 ‘코로나19의 역습’을 저지하는 것이 맞다. 그런 면에서 우리 국민들이 정부의 ‘사회적 거리두기’에 높은 지지율과 함께 동참하는 모습에 X-선생은 너무나 자랑스럽게 생각한다. 이제부터 다시 감염관리의 기본으로 돌아가 간단한 지침부터 실천하는 것이 가장 빠른 방역의 지름길이다.

 

시간이 필요한 백신과 치료제 개발

  어느 종교 집회 하나로 방역이 무너지는 시점에서, 아무래도 과학계에 종사하다 보니 코로나19에 대응하는 백신이나 치료제 개발의 시기를 묻는 사람들이 많다. 그러나 우리 과학계는 생물학적 변화가 무쌍한 코로나19 바이러스에 대응한 전략이나 그것을 막을 기술이 부재하다. - 그 전까지 신자유주의 광풍에 과학계도 많이 민영화(또는 상업화; 국가적 연구마저 이윤 창출이 가능한 연구만 선호) 되어 국가 과학자도 많이 잃어 버렸고, 당연히 다국적 제약회사는 경제성 낮은 감염병 연구에 많이 투자하지도 않았다. - 이제부터 빠른 연구개발에 돌입했다 하더라도, 설령 백신이나 치료제가 나오더라도, 코로나19 바이러스는 한동안 완벽하게 해결되지 않는 질병으로 남을 가능성이 높다.

 

흑사병의 역사적 교훈

  과거 유럽에 퍼진 가장 유명한 감염병인 페스트(Peste; ‘pestis’ 전염병이라는 라틴어에서 유래)는 다른 말로 ‘흑사병’이라고 하는데 감염이 되어 죽음에 이를 때 피부가 검게 변한다고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페스트균에 의해 감염되는 이 질병은 여러 시대에 창궐하여 많은 희생을 있었지만, 특히 14세기 퍼진 페스트는 약 2천만~3천만명의 사망자를 유발하여 중세 유럽의 봉건제도 붕괴나 종교개혁 등의 새로운 유럽사회를 만드는 계기가 되었다. 그 뒤 인류는 사회공헌형 과학기술의 체계적인 발전을 통해 페스트는 무력화시켰다. ‘포스트 코로나19 시대’, 우리의 생활도 많이 바뀔 것이고, 우리는 더욱 과학기술을 기반으로 사고하며 질병과 싸워 이겨 나갈 것이다. 또한 개인의 방역과 집단의 방역이 조화롭게 이루어져야 한다는 사실도 이제 알았으며, 국가적 재난이 한순가의 우리 경제를 얼마나 파괴할 수 있는지도 알았다. 그렇다면 선제적인 대안은 무엇인가.

 

 

 

Post-COVID19 시대

  미국과 소련이 세계 패권을 두고 경쟁하던 시절에 국가 과학자의 양성은 매우 국수주의적이고 낡은 개념이었으며 그 나라의 정권 유지에 이바지하는 군사적 정치적 목적에 지나지 않았다면, ‘포스트 코로나19 시대’는 국가 과학자의 필요성을 다른 형태로 요구하고 있다. - 이미 우리 과학계 구축되어 있는 ①정부출연연구소의 역할 재정립과 확대, ②관련 연구자의 지원 체계 개선 및 ③신규 학생연구원의 육성 전략 등을 중심으로 포스트 코로나19 시대에 맞춰 재설계가 필요한 상황이다. 우리나라처럼 무역을 기반으로 성장하는 국가는 특정 국가/기업이 아니라 (범)인류애적인 접근이 되어야 높은 경제적 효과가 있다는 점을 알았다. - 이제 경제적 수익(구조)보다 인류의 복지를 위해 공헌하는 과학자(기술)의 육성은 정부가 이제 다시 귀 기울여야 할 대목이 되었다. 또한 사회문제형 과학기술을 발전시켜 인류 재난에 대비했을 때, 그것이 더 경제적이라는 점도 ‘포스트 코로나19 시대’에서 얻은 교훈들 중에 하나이다. 한반도 전쟁을 위해 많은 자본을 투자한 우리나라는 이제 인류 공헌을 위한 과학기술 발전에 선제적으로 투자해야 할 시기가 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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