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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매진단을 위한 뇌염증 영상 핵의학분과 세부편집장, 핵의학 과장 변병현2019-11-28

  고령화 시대를 지나서 초고령화 시대로 향하는 요즈음. 치매연구는 의학분야를 통틀어서도 가장 주목 받는 분야이다. 치매는 기억력 등의 인지기능이 저하되면서 일상생활에 지장이 있는 질환으로서, 치매 환자의 약 70%는 알츠하이머병에 해당한다. 알츠하이머병이 발생하는 기전은 베타아밀로이드와 타우단백이라는 두 물질이 뇌에 축적되면서 뇌신경에 독성을 야기하여 인지기능을 떨어뜨리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최근 연구에 따르면 이 두 가지 원인물질에 더해서 뇌의 염증반응(neuroinflammation)이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한다.

 

뇌의 면역을 담당하는 소교세포(microglia)

  우리 뇌에도 당연히 면역기전이 존재하는데, 여기에 핵심적인 역할을 담당하는 세포가 소교세포(microglia)이다. 숫자로는 전체 뇌세포의 10-15%에 해당하고, 뇌에 침입한 외부물질이나 내부에서 생성된 불필요한 물질을 제거하는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1990년대 전후로 치매환자의 사후뇌조직을 현미경으로 들여다본 연구자들이 소교세포가 알츠하이머병의 원인물질인 베타아밀로이드나 타우단백 주변에 유난히 많이 모여있다는 보고를 하였다. 따라서, 소교세포가 알츠하이머병의 발병에 모종의 역할을 하는 것이 아니냐는 추론이 제기되는 것은 당연하였다. 이후 알츠하이머병 환자들을 대상으로 일반인과 어떠한 유전자에 차이가 있는가에 대한 대규모 연구들이 진행되었는데, 잘 알려져 있는 APOE4라는 유전자(이 유전자의 이상 시 베타아밀로이드가 과다 생성된다)에 이어서 TREM2라는 유전자가 알츠하이머병 발병과 두 번째로 중요한 상관관계가 있음이 보고되었다. 이 TREM2라는 유전자는 소교세포 표면을 코딩하는 유전자이기 때문에, 소교세포가 알츠하이머병과 상관관계가 있음을 강력하게 시사한다. 이쯤 되다 보니, 알츠하이머병 연구에 많이 이용되는 베타아밀로이드 PET이나 타우PET처럼 소교세포를 영상화하고자 하는 노력이 자연스럽게 이어지게 된다.

 

소교세포에 발현하는 TSPO (translocator protein)

 TSPO(translocator protein)은 원래는 말초형 벤조디아제핀수용체(PBR, Peripheral-type Benzodiazepine Receptor)으로 불리던 단백질이다. 이름에서 알 수 있 듯 벤조디아제핀이라는 약물이 신체 말초 부위에 어떻게 작용하는지 연구하다가 발견된 수용체인데, 그 기능이 계속 발견되다 보니 나중에는 수십 개에 이르게 되었고 원래의 이름이 적절하지 않다는 지적이 계속 되었다. 이 때문에 2000년 전후로 관련 연구자들이 모여서 새로운 명칭을 제안하였고, 이 수용체의 기능 중 많은 것들이 물질의 수송과 관련 있다는 점에서 TSPO(translocator protein)으로 명명하게 된다.

  TSPO는 뇌신경세포들 중 특히 소교세포에 많이 발현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기 때문에 이 TSPO라는 수용체에 대한 리간드에 PET용 방사성핵종을 표지하면 뇌의 소교세포를 PET으로 영상화할 수 있게 된다. 대표적인 리간드가 PK11195이고 여기에 C-11이라는 반감기 20분짜리 PET용 방사성핵종을 표지하여 사람에서 최초로 뇌염증을 영상화하게 된다. 정상인 15명과 알츠하이머병 환자 8명에서 C-11-PK11195 PET 영상을 촬영한 이 연구는 2001년 LANCET 저널에 발표되었고, 정상인에 비해 알츠하이머병 환자의 측두엽과 하두정엽 등에 높은 염증상태가 있음을 보고하였다.

 

TSPO PET 연구결과의 의미

  2001년 이후 TSPO PET을 베타아밀로이드 PET이나 타우PET과 함께 촬영한 연구결과들이 발표되었고 이를 통해 다음의 중요한 사실을 알게 되었다. 뇌의 소교세포 활성도는 정상인에서 경도인지장애를 거쳐서 알츠하이머병에 이르는 동안 소위 ‘이중 피크’ 양상을 보인다. 즉, 정상인에서는 나이가 들면서 경도인지장애가 되기 전까지 베타아밀로이드와 타우단백이 지속적으로 증가하는데, 이 때 뇌의 소교세포 활성도도 함께 증가한다 (1차 피크). 그러다가 어느 순간에는 뇌의 소교세포 활성도만 오히려 감소하는 시기가 오는데, 이 시기에도 베타아밀로이드와 타우반백은 지속적으로 증가한다. 이 시기가 지나면서 점차 경도인지장애에 이르게 된다. 뇌의 소교세포 활성도는 계속 감소하다가 어느 순간부터 다시 증가하면서 1차피크보다 더 높은 염증반응에 이르게 된다(2차 피크). 물론, 이 시기에도 베타아밀로이드와 타우단백은 계속 증가하고, 경도인지장애였던 환자는 결국 알츠하이머병 환자가 된다.

  이와 같은 소교세포 활성도의 이중 피크 양상은 베타아밀로이나 타우단백들 제거하는 면역반응이 한계를 넘어서면서 또는 비정상적인 면역반응이 초래되면서 알츠하이머병이 발병되는 것이 아닐까 하는 추론을 하게 한다. 그렇다면, 많은 임상시험이 이루어지고 있는 베타아밀로이드나 타우단백 제거약물과 함께 면역반응을 조절하는 것이 알츠하이머병 치료에 핵심이 될 수 있을지도 모른다. 실제로 동물실험에서 소교세포 활성도를 감소시키는 약물이 알츠하이머병에 의한 인지기능 저하를 완화시키는 효과를 보였는데, 이 약물이 정말로 소교세포 활성도를 감소시키는지를 TSPO PET으로 평가하기도 하였다.

  뇌염증 영상으로 단지 TSPO PET만 연구되고 있는 것은 아니다. TSPO PET은 일부 환자에서 예민도가 떨어지고 소교세포의 아형에 대해 비특이적이라는 단점들이 제기되고 있어서 이를 극복하기 위한 새로운 방사성의약품들이 연구되고 있다. 앞으로 알츠하이머병의 진단과 치료제 개발에서 뇌염증 영상은 보다 많이 이용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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