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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럴링크와 다가올 미래핵의학분과 세부편집장, 핵의학 과장 변병현2019-09-27

일론 머스크(Elon Musk) – 미래지향형 기업가

  우리 시대의 기업가들 중 가장 혁신적인 인물은 누구일까? 인류의 삶을 통째로 바꿨다는 점에서 누군가는 애플의 스티브 잡스를, 또 누군가는 아마존의 제프 베이조스를 꼽을 것이다. 하지만, 혁신의 스케일과 다양성, 그리고 그것을 실행하는 추진력 면에서는 테슬라 모터스의 CEO인 일론 머스크가 단연 압도적이라고 생각한다. 천재적인 기억력의 소유자로서 대학시절 경제학과 물리학을 전공한 그는, 2001년 이메일을 통한 결제서비스인 페이팔 창업을 시작으로, 느리고 장난감처럼 보이던 전기차를 진일보시켜 전기차에 스포츠카의 성능을 접목시킨 테슬라 모터스의 성공으로 천문학적인 부를 소유하게 된다.

  일론 머스크가 주목 받는 이유는 엄청난 부와 커리어를 이용하여 몇몇 과학자들의 제안으로만 회자되어오던 미래기술들을 현실화하고자 하는 노력 때문이다. 우선, 스페이스엑스를 설립하여 재활용 가능한 로켓기술이 가능함을 실제로 보여주었고 화성기지 건설이라는 야심 찬 계획을 진행 중이다. 또한, 진공튜브 안의 캡슐형태로 미국 동부와 서부를 시속 1300 km로 주행할 수 있는 하이퍼루프를 개발하고 있다. ‘미래지향형 기업가’라는 타이틀이 어울리는 그의 최신 행보는 2016년 뉴럴링크(Neuralink) 사를 설립한 것이다.

 

뉴럴링크 – 무엇을 하려는 회사인가?

  일론 머스크는 뉴럴링크의 설립목적을 “통제되지 않은 채 개발된다면 인류의 생존을 위협하게 될[인공지능과의 생체결합]을 달성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언뜻 들으면 일개 사기업이 미래기술을 통제하겠다는 위험한 발상일 수도 있으나, 개발과정과 로드맵을 공개하고 있다는 점에서 아직까지는 설립취지를 잃어버리지 않은 것 같다. 회사의 단기적인 목표는 신경손상을 입은 환자들의 근육과 장기기능을 회복시키기 위해 뇌신경과 신체 각 부위를 직접 연결하는 것이라고 하니, 완전히 새로운 개념은 아니라고 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뉴럴링크가 주목 받는 이유는 2019년 7월 회사가 라이브 방송에서 공개한 기술 때문인데, 이 기술은 크게 두 가지 점에서 많은 이들을 놀라게 했다.

  첫째, 인간의 뇌에 최소침습수술을 통해 96개의 가느다란 실을 이식하는데 하나의 실에는 다시 3천개가 넘는 미세전극이 부착되어있고 이 미세전극 하나하나가 뇌신경에 직접 달라붙어서 전기신호를 주고받는 것이다. 아직까지 미세전극의 내구성이나 면역반응 이슈 등의 과제들이 남아있기는 하지만 이 기술을 통해 쥐와 원숭이의 뇌로부터 방대한 양의 뇌신경 전기신호를 받는 데 성공하였고, 2020년에는 임상시험을 위한 FDA 승인절차를 계획하고 있다고 한다. 인간의 뇌와 주고 받은 방대한 양의 전기신호가 인공지능 기술과 결합하게 되면, 단순히 뇌와 다른 장기를 연결하는 것을 넘어서 인간이 생각하고 느끼며 행동하는 모든 과정을 기록하고 예측하고 시뮬레이션 할 수 있게 된다. 어째서 내가 작곡한 음악은 나 말곤 아무도 들으려 하지 않는 데 비해 베토벤의 음악은 세대를 초월하여 많은 이들의 사랑을 받는 지 컴퓨터가 분석해 줄 수도 있고, 인공지능이 베토벤보다도 더 뛰어난 음악들을 순식간에 만들어낼 수 도 있을 것이다. 또한, 왜 지난 미국 대선에서 의외의 인물이 당선되었는지 이유를 알려주고, 어떤 인물이 어떤 말들을 하면 다음 번 미국 대통령이 될 수 있을 지 정확하게 예측할 수 있게 될지 모른다.

  두 번째 놀라운 점은 이식된 미세전극들이 피하에 이식된 작은 장치를 통해 인터넷으로 데이터센터나 타인의 뇌와 실시간으로 연결된다는 것이다. 학습이라는 행위는 인류의 진화 과정에서 점점 더 오래 걸리고 체계화된 절차로 변화되어 왔다. 원시 수렵사회에서 생존에 필요한 지식을 습득하는 데에는 불과 몇 년이면 충분하였지만 현대 사회에서는 최소 20년에서 길게는 30년 이상을 학생이라는 신분에 있게 되는데, 생각해보면 80년 정도의 평균수명에서 30년 가까이 사회생활을 준비하는 학습을 하고 나머지 30년 정도 사회생활 후 은퇴하는 사이클은 상당히 비효율적이라고 할 수 있다. 무엇보다 30년을 공부한다고 해도 현대사회의 지식 중에 내가 알 수 있는 것은 모래사장 위의 모래 한줌에 불과하고, 그 한줌의 지식 조차 몇 년 사이에 더 이상 유효하지 않은 옛 이야기가 되기 쉽다. 나의 뇌가 데이터 센터나 타인의 뇌와 연결되어있다면, 학습이라는 과정은 단순히 데이터를 받고 설치하는 정도의 과정으로 간소화될 수 있고 남는 시간은 보다 창의적이고 즐거운 일에 나의 뇌를 사용할 수 있을 것이다. 물론, 이것이 얼마나 위험한 일인가에 대한 우려는 당연한데, 더 이상 사적인 생각조차 불가능해지고 나의 뇌가 해킹되는 끔찍한 상황을 상상하면 차라리 원시시대가 나을 것 같기도 하다. 이런 우려 때문이라도 뉴럴링크의 기술은 보다 투명해야 하고 계속해서 안전성을 검증 받아야 할 것이다.

 

뉴럴링크와 미래의학

  기술적, 윤리적인 문제 등 많은 난관들을 극복하는 데에 어느 정도의 시간이 걸릴 지 예측하기는 어렵지만, 기술이 가진 잠재력을 생각하면 뉴럴링크 사에 의해(아니면 비슷한 기술을 가진 또 다른 집단에 의해서라도) 인류 문명이 커다란 전환점을 맞게 될 시점이 생각보다 빨리 도래될 수도 있다. 의학 분야도 예외는 아니어서 궁극적으로 인류의 건강이라는 목표에 도달하기 위한 방법도 완전히 달라질 수 있을 것이다.

  예컨대, 그토록 많은 사람들의 노력과 자본투입에도 불구하고 신통치 않은 결과만을 보이고 있는 치매치료를 위해서 뇌신경을 연결하거나 대체하는 기술을 활용하는 것이 약물치료보다 효과적일 수 있다. 뇌-장기 연결이 고도화되어 인공장기를 이용하는 것이 다 닳은 신발을 교체하는 것만큼이나 손쉬워진다면, 의사가 환자에게 ‘귀찮으시겠지만 암에 전이된 장기들 몇 개를 바꾸어야겠네요’라는 말도 할 수 있을 것이다. 심각한 만성통증에 시달리는 환자들은 의존성이 높은 마약성 진통제를 먹는 대신 뇌에서 통증을 느끼는 중추 부위의 전기신호를 조절할 수 있고, 자살 충동에 시달리는 우울증 환자들은 신경전달물질의 신호를 24시간 안정적으로 조절할 수도 있게 된다. 신체 각 부위의 신경에서 뇌로 전달된 신호를 재구성하면, 기존의 해부학적 영상이나 분자영상과는 전혀 기전이 다른 전신 신경반응영상을 만드는 것이 가능할 것이다.

  인류의 지식을 실시간으로 공유시켜주는 인터넷, 사람의 몸에 심장박동기와 같은 기계를 이식하는 기술, 빅데이터와 인공지능을 활용한 기술들은 하나하나가 사람들을 열광시켰고 현대인의 삶을 현대인답도록 해주고 있다. 뉴럴링크 사와 같은 연구자들에 의해 이 기술들이 융합, 활용되어 인류의 삶이 완전히 다른 방향으로 전개된다면, 의학분야에도 상상하기 어려울 정도의 패러다임 변화가 있지 않을까 예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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