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사선의학의 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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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국여성원자력전문인협회 이숙경 회장
여성원자력전문인협회 이숙경 회장, 소프트파워로
 ‘원자력과 방사선’의 평화적 이용을 알리다!

    한국여성원자력전문인협회 이숙경 회장
    여성원자력전문인협회 이숙경 회장, 소프트파워로
    ‘원자력과 방사선’의 평화적 이용을 알리다!

 

  산업 전반에서 여성이 두각을 나타내기란 쉽지 않았다. 특히 과거 2~30년 전까지만 해도 평균 여성 직원 비율이 타 산업 분야보다 현저히 낮았던 원자력 분야 여성에게 더욱더 호의적이지 않은 환경이었다. 이러한 환경을 개선해 여성 원자력 전문인의 역량을 강화하고, 소프트파워를 기반으로 원자력 및 방사선의 평화적 이용을 알려온 조직이 바로 사단법인 한국여성원자력전문인협회(WiN Korea)이다. 본고에서는 지난 20여 년간 원자력의 중요성과 사회적 가치를 일반인들에게 효과적으로 전달해 온 WiN Korea의 이숙경 회장을 만나 협회의 운영 방향과 역할에 대해 들어보았다.

 

 

▶ ‘공감’과 효과적인 ‘소통’을 위해 시작된 ‘WiN’

  ‘Women in Nuclear’ 즉 여성 원자력 전문인을 뜻하는 ‘WiN’의 한국지부인 WiN Korea는 세계여성원자력전문인회(WiN Global)에 뿌리를 두고 있다. WiN Global은 원자력에 종사하는 여성 전문인들이 일반대중, 특히 여성과 잠재적인 원자력 세대인 청소년을 대상으로 원자력에 대한 이해를 높이기 위해 1992년 유럽 3국을 중심으로 발족하였다. 남성보다 여성이 얘기할 때 집중력이 높고 소통효율도 높다는 경험에 기반하여 시작되었으며, 현재 145개국에서 3만 5천여 명의 회원들이 다양한 방면에서 활동하고 있는데, 국가 차원의 사무국을 운영하고 있는 회원국은 한국을 포함해 30여 국가다. WiN Global은 해마다 대륙을 돌며 연차대회를 개최하여 원자력계 기술개발 동향, 소통 기술과 경험 공유, 원자력계 여성 역량 강화, 양성평등 비전 공유를 통해 네트워킹을 확대하고 있다.

  “우리나라가 WiN에 참여하게 된 동기는 꽤 독특합니다. 국내 여성 원자력 전문가들의 모임이 따로 없었던 초창기 시절에는 ‘원자력을 이해하는 여성모임(WiiN; Women interested in Nuclear)’의 일반인 여성 리더가 정부인사와 함께 WiN Global에 참석했었어요.”라고 말하는 WiN Korea 이숙경 회장은 “이분들이 2000년도 제9차 WiN Global 연차대회를 서울에 유치하면서, 부랴부랴 정부를 중심으로 원자력 및 방사선 분야 산․학․연을 통해 WiN 회원 자격에 맞는 여성 전문가를 찾아보게 되었지요. 이때 약 스무명 정도의 국내 여성 원자력 전문가들이 처음 모였는데, 5명 정도의 리더급을 제외하면 대부분 30~40대 사회 초년생들이었죠. 늘 남성들 틈에서 일하다가 여성들끼리 모여앉게 되자 서로 어색하고 신기해 했던 기억이 납니다. 이런 우여곡절 끝에 행사를 성공적으로 치른 후, 2000년 11월 7일(마리 퀴리 탄생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산하 NGO로 ‘WiN Korea’가 정식으로 설립되었어요. 벌써 23년전 이야기네요.”

▶ WiN Korea의 목적은 ‘국민의 원자력 이해’와 ‘안전 문화 확산’

공로상

  WiN Korea의 이념은 일반 대중에게 원자력과 방사선의 평화적 이용에 대해 알려주는 것이다. 국민의 원자력과 방사선에 대한 올바른 이해증진, 원자력 소통 활동, WiN Global 협력 등을 통하여 국민의 원자력 이해와 안전 문화를 확산하고 원자력의 평화적 이용과 우리나라의 국제적 위상 제고에 기여하는 것이 WiN Korea의 설립 목적이다. 이를 위해 WiN Korea는 ‘원자력과 방사선 안전 및 이해증진 교육 사업’, ‘원자력 소통사업’, ‘WiN Global 국제협력 사업’, ‘원자력 분야 여성 역량강화 사업’ 등을 비롯한 다양한 ‘사회공헌 사업’을 펼치고 있다.

▶ 롤모델을 이어준다.

  결혼과 육아 등의 문제로 인해 여성은 결코 남성과 대등한 경쟁을 펼칠 수 없었다. 이러한 환경적 요인으로 원자력 분야에서 활동하는 여성 과학인은 매우 제한적이었다. “OECD/NEA 보고에 의하면 원자력계 글로벌 여성 비율이 24.9% 수준”이라는 이숙경 회장은 “국내 원자력 분야 여성에 대한 정확한 통계는 없으나, 한국수력원자력(주)의 여성 비율이 17.4% 정도임을 고려할 때 국내 원자력 분야 여성 비율은 국제 통계치에 비해 매우 낮을 것으로 예상된다”라고 부연했다.

  IAEA와 WiN Global 협력으로 원자력계 양성평등을 강화하고자 여성의 비율을 50%로 높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우리나라에는 먼 이야기로 들린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원자력계에서 여성 입지는 지난 20년간 꾸준히 상승해 왔습니다. 특히 원자력계 고위직에도 여성이 도달하기 시작했다는 점은 매우 의미가 있는 성과”라고 말하는 이숙경 회장은 “기관장으로는 한국원자력의학원 김미숙 前 원장과 現 이진경 원장에 이어 한국원자력통제기술원에 이나영 원장이 취임하였고, 각 기관 내에서도 여성 최고위 직급자가 배출되고 있다”라고 부연했다.

  WiN Korea는 이들 여성 원자력인 리더들을 직접 만나고, 함께 활동할 기회를 만들어 주어 원자력계 여성 후배들에게 사회활동 비전을 제공하고 있다. 이와 함께 여성 원자력 전문인이 자신의 역량을 강화해 리더십을 발휘할 수 있도록 ‘롤모델’을 찾게 하고, 그 롤모델과 함께 성장할 기회를 만들어 주고 있다.

▶ 245일째 긴장 중인 이숙경 회장

이숙경 회장

  이숙경 회장은 올 3월 1일 WiN Korea의 제6대 회장으로 취임해 오는 2025년 2월 28일까지 WiN Korea를 이끌게 된다. “정년 전에 마지막으로 소속회사를 넘어 원자력계 전체에 봉사하겠다는 마음으로 시작했는데 시간이 지날수록 생각했던 것보다 더 큰 책임감을 느낀다”라는 이 회장은 취임 245일이 지났음에도, 아직 긴장이 풀리지 않고 있다고 말한다. 특히 이숙경 회장은 “COVID-19, 탈원전 정책 등으로 지난 4~5년간 협회 활동이 정체돼 있었기 때문에, 23년차 임에도 불구하고 신입 단체와 같은 초심이 필요해졌다”라며, “선배 회장님의 활동에 ‘+’가 되도록 협회 홍보와 대외활동을 넓혀가는 것이 임기 중의 목표”라고 덧붙였다.

  이숙경 회장은 이러한 목표가 흔들림 없이 추진될 수 있도록 올해도 다양한 협회 활동을 펼쳐 왔다. 취임 후 원자력 지지 시민단체들과 탈원전 시기 동안의 활동을 정리하고 향후 이어갈 활동 계획을 세웠으며, 우리가 일상에서 어떻게 방사선을 접하고 방사성 환경에서 함께 살아가는지를 이해하기 쉽게 알리기 위해 ‘방사선생활안전지도사 양성’ 사업에도 매진해 왔다. 특히 산자부의 원전 수출 추진전략위원회에 참석하는 유일한 NGO 단체인 WiN Korea는 원자력과 방사선에 대한 이해증진과 함께 원자력 산업발전에 기여하기 위해 협회 내에 ‘여성원자력수출포럼’ TFT를 만들었다. WiN Global 여성 네트워크를 활용한 원전 수출 확대에 이바지할 이 포럼의 초대 포럼위원장은 4년간 WiN Global 회장을 역임하셨던 박세문 명예회장이 맡았다.

  또한, WiN Korea의 원년 멤버의 은퇴 시기와 맞물려 ‘Next Generation’ 발굴의 필요성이 커짐에 따라, 협회 내에 ‘지속가능위원회’를 조직하고 30~50대의 회원들의 핵심적 협회 활동 참여를 격려하고 있다. 이와 함께 이숙경 회장은 지난 몇 년간 표면적으로 드러낼 수 있는 활동이 뜸하여 회원들의 소속감이 약화되었다고 판단하고, 회원 기관들을 방문하여 기관장뿐만 아니라 소속 회원들을 만나고 협회 근황을 알리는 활동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 방사선의학 분야 여성 원자력 전문인 참여가 확대되길…

  “지난 3월 취임사를 적으면서, 회장으로서 제가 해야 할 일이 무엇인지 정리해 보았다”라는 이숙경 회장은 “올 한해 여러 활동들을 해 왔지만 미진한 부분이 많았던 것 같다. 특히 회원의 소속 기관을 모두 방문해 WiN Korea 회원으로서의 소속감과 자부심을 높여주고 싶었는데, 급무를 처리하다 보니 방문율이 낮았다”라고 말한다. 이숙경 회장은 내년에도 다양한 원자력 및 방사선 이해증진 활동과 안전 문화 확산을 위한 사업 추진과 함께 더 많은 회원사 소속 기관을 방문에 결속력을 다지고, 협회 활동 참여율을 높일 계획이다.

  특히 국내 방사선의학을 선도하는 한국원자력의학원 방문을 우선순위로 꼽았다. “방사선이 의학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는 것을 많은 국민에게 알리기 위해서는 원자력병원 핵의학과, 영상의학과 여성 전문가들이 솔선수범해서 협회 활동에 더 적극적으로 참여해 주기를 바란다”라고 당부했다. 이어 이 회장은 “그동안 협회 활동 계획과 사업 추진이 운영진 중심으로 돌아갔다면, 앞으로는 모든 협회 활동과 사업계획을 회원들과 공유하고 싶다”라며, “협회원 모두에게 대중과의 접점에 서는 기회를 주고 싶다. 회원들이 일반인 앞에 서서 자신의 업무를 알리는 것만으로도 영향력이 클 것”이라고 부연했다.

  COVID-19과 탈원전 시기로 ‘바닥 친 데서 탈출구를 만들었던 회장’이라는 말을 듣고 싶다는 WiN Korea 이숙경 회장은 “회원 한분 한분의 잠재된 역량은 무궁무진하다”라며, “소속된 기관에서 맡은 업무뿐만 아니라 NGO 활동을 통해서도 역량을 강화하고 확대할 수 있으며, 대중과 가까워지면서 종사업계에 대한 자부심이 쌓여 본연의 업무성과도 높아지는 선순환을 이어갈 수 있으니, 귀찮아하지 말고 적극적으로 협회 활동에 참여하여 본인 속의 잠든 거인을 일깨워 보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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