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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7월호
의료인프라의 붕괴함수
김정영(책임연구원, 한국원자력의학원)2024-07-04

  정부가 전공의를 단번에 천명을 증가시킬 줄은 아무도 몰랐다. 설마하면서도, 국가의 의료정책이 장시간의 기획 없이 만들어진 사례는, 우리는 경험하지 못했기에 더욱 놀랄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정부가 가시적인 대안없이 아무런 소통이 없을지도 몰랐다. 이것은 어느 날 한밤의 교통사고 소식처럼 다소 충격적으로 우리에게 전해졌고, 국내 의료진이 쌓아 올린 그간의 노력과 결실을 한 번의 무시하는 일이 되었다.

 

  최근 의료계는 서울대학교병원을 시작으로 해서 많은 병원이 일시적인 휴진 릴레이를 이어가고 있다. 이와 동시에 당연히 각 대형병원의 경영은 악화되기 시작했고, 병원과 협력하며 공존하는 의료 관련 업체들도 경영이 나빠지고 있다. 또한, 의료계를 이탈한 전공의의 공백을 메꾸기 위해 비수도권 의사들까지 수도권으로 끌어오면서 지방 의료의 붕괴도 가속화되고 있다. 역설적이게도, 비수도권의 의료공백을 개선하기 위해 시작된 전공의 수 증가 정책은 의료계의 반발과 부딪치며 비수도권의 의료공백을 더욱 강화하고 있다.

 

  우리는 일생을 살아가면서 병원은 반드시 가야 한다. 건강은 단순한 구호가 아닌 국가의 지탱하는 밑거름이고, 그 국가의 경쟁력이기도 하다. 그래서 의료인에 대한 존중은 모든 국가에서 높은 임금구조로 만들어진다. 이러한 사회적 통념은 2가지 보편적인 이야기를 끌어낼 수 있는데, 첫 번째 우수한 인재가 의료계를 진출하는 계기가 되는 긍정적 효과가 있고, 두 번째는 사회‧경제적 계층의 양극화에 기여한다는 점이다. 우리는 첫 번째 문재는 비교적 간단하게 생각할 수 있다. 자신의 몸을 우수한 인재에게 맡길 것인가? 평범한 사람에게 맡길 것인가? 그럼 두 번째 문제는 어떻게 말할 수 있을 것인가? 결국 두 번째 문제는 사회적 합의가 지속되어야 할 영역이다. 현재 정부는 첫 번째로 시작한 문제를 두 번째로 비난하고 있다. 그럼 우수한 인재 영입을 인류애나 통상 임금을 해결될 수 있을까? 환자가 아주 얌전하게 아프고 급박하지 않는 상태가 있을 수 있을까? 요즈음 모든 언론이 논지를 벗어나 원초적 이야기하고 있어 매우 답답하기만 하다.

 

(균형의 개념) 국민건강 재원 – 의료지출 ≠ 국가 재정건전성

(환원의 개념) 국민건강 재원 – 의료지출 → 건강한 노동력

 

  개도국 의료기술 지원을 할 때 의사의 숫자는 중요하지 않다. 아무리 좋은 기술일지라도 그들의 국민건강 재원을 반드시 생각해야 한다. 그 국가들 역시 좋은 기기와 좋은 의료진으로부터 받고 싶지만 국가재원의 부족(유지보수의 어려움)으로 어려운 것이 가장 큰 문제이다. 우리는 오래전부터 가족 구성원의 건강을 보존하는 것을 경제적 가치로 인식해 왔지만, 그것을 사회적인 개념까지 완벽하게 도달하지 못한 듯 보인다. 오늘날 우리가 의료계 문제를 접근할 때 자본의 문제로만 풀 수 없다. 그럼, 위의 함수를 풀어야 하는 주체가 누구인가? 당연히 정부인 것이다.

 

현재 의료인프라 - (전공의 이탈 + (전공의 2천명)2) = 미래 의료인프라

 

  현재 우리 의료인프라는 빠르게 붕괴되어 가고 있다. 심지어 전공의 2천 명이 훗날 우리 의료계를 큰 영향을 주는 일도 예견되어 있다. 일단, 해법을 위해 의료계와 대화할 수 있는 정부 실무자에게 협상권을 줘야 한다. 이미 대화의 준비가 되어 있는 의료계를 압박하고 자극적인 말로 국민을 선동하기보다, 우리는 의료계 전체가 대화하는 분위기를 만들어 줘야 한다. 우리 사회를 안녕을 위해 다시 한번 대화와 협상의 장을 기대해 본다. 모두가 침착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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