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사선의학, 이것만 알려주마

기사의 제목, 출처, 작성일 정보 안내
제16화 방사선의학의 미래(2) - 뇌과학과 방사선의학 ②한국원자력의학원 김희진, 김정영 공저2020-07-01

  미국 하버드대학교 심리학과 교수인 엘렌 랭어는 1979년에 70대 노인 8명을 초청하여 1주일동안 생활하게 하는 흥미로운 실험을 진행했다. 이 실험에는 모든 생활, 행동, 말하는 내용, 생각까지 정확히 20년 전으로 돌아가서 행동할 것, 청소, 설거지 등의 집안일은 무엇이든 스스로 할 것 이라는 두 가지 조건이 있었다. 실험 참석자들은 반신반의 하면서 일주일동안 충실히 실험에 응했는데 1주일 뒤 그들에게 나타난 변화는 놀라움을 안겨줬다.

  ‘시계 거꾸로 돌리기 실험(Counterclockwise study)’으로 명명된 위 실험을 진행한 엘렌 랭어 교수는 전 세계적으로 주목받게 되었는데, 특별한 의학적 처치 없이 젊은 시절의 사고방식과 행동을 하는 것 만 으로도 실제 신체 나이도 젊어진다는 기적을 보여줌으로써 불의의 사고나 암, 정신적 질병을 짊어진 사람들에게도 한줄기 희망이 되었다. - 많은 어르신들이 ‘라떼는 말이야’를 입에 달고 사는 이유는 젊어지고 싶다는 욕망이 발현되는 것 일지도 모른다.

 


< MBC 장수프로그램 ‘신비한 TV 서프라이즈’에도 소개된 시계 거꾸로 돌리기 실험1)>

 

  최근 전 세계적으로 더욱 활발하게 연구되고 있는 치매연구의 주요 흐름은 ‘시계 거꾸로 돌리기 실험’과 같은 직접적인 심리 실험(현상분석) 외에도 빅 데이터·IT 기술 등과 보건의료기술을 접목한 융합연구로 진행되는 추세다. 치매 연구에서 선도적인 미국 존스홉킨스대 연구팀은 경도 치매 환자 28명과 일반인 28명을 대상으로 인지기능검사와 PET(양전자단층촬영기술)2)촬영을 시행했다. 이 연구팀은 PET촬영 전 항우울제와 유사한 구조를 가진 화학물질에 진단용 방사성동위원소를 표지하여 피험자들에게 투약한 결과는, 경도 치매 환자들은 일반인들에 비해 SERT(세로토닌 운반체) 수치가 최대 38% 낮은 것이 확인되었다. 이를 바탕으로 인지기능 검사와 SERT 수치를 비교한 결과, 인지기능 검사 성적이 저조하면 SERT 수치도 정상인에 비해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연구진들은 신경전달 물질 인 세로토닌의 결핍은 치매의 결과가 아닌 원인으로, 세로토닌의 손실을 막거나 대체 물질을 개발하면 치매정복의 실마리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3)

  또 다른 접근 연구방법에서 우리나라의 KIST(한국과학기술연구원)은 게임처럼 간단한 방식으로 치매를 진단하는 방법을 연구하고 있다. -역시 e-sport 강국답다.- 이것은 공간지각력·공간기억력을 평가하는 레이도형테스트와 안구추적장치를 이용한 방법과 무선점키네마토그램 등을 통해 치매 환자를 진단하는 방법을 개발하였다. 이와 같은 진단법 개발이 가능했던 이유는 빅 데이터 활용 기술의 발전 때문이다. 치매 환자들을 대상으로 같은 실험을 여러 번 진행하여 데이터를 수집하고, 치매 환자들에게서만 특정되게 나타나는 패턴들을 수집하고 대조군 결과와 비교하여 치매확률을 도출할 수 있다.4)

 


<(좌)KIST에서 상용화 준비 중 인 치매 환자 돌봄 로봇 ‘마이봄’5), (우) SKT-서울대의대에서 공동 개발한 치매예방 서비스 ‘두뇌톡톡’6)

 

  이 밖에도 우리나라에서는 AI 기술을 활용해 뇌 MRI데이터를 분석하는 진단기기를 개발하는 연구도 진행되고 있으며, SK텔레콤과 서울대 의과대가 공동 개발한 치매 예방서비스 ‘두뇌톡톡’은 주요 대학병원과 치매안심센터 등 100여 곳에서 서비스되고 있다. 경증 치매 환자 보조용으로 KIST에서 개발 중 인 ‘마이봄’은 2020년 상용화를 목표로 테스트 중에 있다.7)

  빅 데이터·AI·IT 기술과 방사선의학·뇌과학 기술의 융합은 치매 진단 패러다임을 완전히 전환시킬 것으로 예측된다. 이번 호에서는 방사선의학기술의 뇌과학 적용과 신경퇴행성 질환 시장현황 및 전망에 대해 알아보고자 한다.

 

 

  뇌과학분야 뇌과학 연구에는 많은 과학기술들이 적용 되고 있지만 뇌 기능과 인지능력 관찰, 뇌의 해부생리적 변화 등의 관찰에는 방사선의학기술이 가장 중요하게 활용되고 있다. 방사선의학기술을 기반으로 한 첨단 뇌기능영상은 치매 연구 뿐 아니라 인지과학·정신의학·심리학 분야와도 연계되어 뇌과학 분야의 전반적인 발전에 기여하고 있다. 방사선의학기술이 뇌과학 연구에 기여하고 있는 부분은 아래 그림과 같다.

 



<방사선의학기술의 뇌과학 분야 적용8)

 

  최근 방사선의학기술을 적용한 뇌영상 분야는 특정 기능을 담당하는 뇌 영역을 찾으려는 관점에서 뇌의 주요 부위들 간의 상호작용, 기능적 연결성을 탐구하려는 방향으로 전환되어 활발히 연구되고 있다.

  신경퇴행성 질환 알츠하이머 치매와 파킨슨병으로 대표되는 신경퇴행성 질환의 병태생리학적 기전은 아직 명확히 밝혀지지 않은 상태이다. 그러나 최근 베타아밀로이드, 타우단백질 등 신경퇴행성 질환에서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 추정되는 물질들에 대한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으며, 이러한 물질을 타깃으로 하는 핵의학 영상진단의 임상활용이 시행되고 있다. 파킨슨병 진단에 있어서 대표적으로 사용되는 핵의학 검사는 도파민운반체(Dopamine transporter) 영상이다. 이 때 활용되는 대표적인 진단용 방사성동위원소는 I-123, C-11, F-18 등이 있으며, 파킨슨병이 의심되는 경우 [I-123]β-CIT 의약품 기반 SPECT(단일광자방출단층촬영기술)9) 영상이나 [F-18]FP-CIT 의약품 기반의 PET 영상 촬영을 하게 된다. 또한 알츠하이머병은 [F-18]FDG-PET을 비롯한 핵의학 검사가 중증치매 환자 진단율이 높아 활용도가 증가하는 추세이나 경증 치매환자 진단에는 검사예민도가 떨어져 한계가 있다. 최근에는 베타아밀로이드 단백질 유무로 치매진단을 할 수 있는 알츠하이머 치매진단용 의약품인 알자뷰([F-18]FC-119S, 한국원자력의학원-(주)퓨처캠 공동개발, 2018년)가 국내에서 개발되어 치매 조기진단에 활발히 이용되고 있다.

 

 

 

  GlobalData 보고서에 따르면, 글로벌 주요 9개국(미국,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스페인, 영국, 일본, 중국, 인도)의 알츠하이머 치료제 시장 규모는 2013년 49억 달러에서 2023년 133억 달러 규모로 연평균 11.7%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인구고령화과 급속히 진행됨에 따라 고령자의 알츠하이머 치매 환자 수는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2013년 1,294만 명 → 2023년 1,737만 명)되고 있으며 특히 신규 알츠하이머 치료제 개발 및 DMT 기술 도입 등으로 2019년부터 급격한 시장성장이 이루어질 것으로 전망되며 미국이 세계시장을 주도 할 것으로 예측했다.

 


<글로벌 알츠하이머병 치료제 시장현황 및 전망10)

 

  알츠하이머 치매 치료제 개발 시 주요 초점은 베타-아밀로이드의 생성이나 침착을 저해하는 것으로, 최근에는 혈뇌장벽 통과를 위해 혈관내피세포와 베타 아밀로이드 등과 같은 알츠하이머의 원인물질에 모두 결합할 수 있는 이중항체 연구가 진행 중에 있다. 이밖에도 신경섬유 얽힘에 관여하는 타우(tau) 단백질의 과인산화 또는 침착을 저해하는 약물과 미세소관을 안정화 시키거나 타우에 결합하는 항체를 이용한 약물 개발이 연구되는 중이다.11)

 

<2019년 기준 FDA 승인된 질환별 치료제12)>


  파킨슨병 치료제의 경우 글로벌 8개국(미국,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스페인, 영국, 일본 브라질)의 2012년 시장규모는 31억 달러 이었으나 2022년 47억 달러 규모로 연평균 4.3%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알츠하이머 치매와 마찬가지로 전 세계적인 인구고령화 추세로 파킨슨병 환자수도 점진적으로 증가할 전망(2012년 218만 명 → 2022년 289만 명)이며 미국과 브라질 환자수의 증가가 두드러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또한 유럽에서 상용화 된 Neupro와 Duodopa가 미국에도 출시되면서 파킨슨병 치료제 시장 점유율이 높아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글로벌 파킨슨병 치료제 시장현황 및 전망13)

 

  머지않은 미래에 줄기세포를 이용한 파킨슨병 치료기법이 등장할 것으로 보여 파킨슨병 치료 시장에 큰 바람이 불 것으로 보인다. 올해 5월 미국 하버드 의대에서는 세계 최초로 맞춤형 줄기세포를 이용한 파킨슨병 임상 치료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KAIST 출신 김광수 교수는 파킨슨병 환자의 피부세포를 변형해 신경전달물질 도파민을 만든 후 이 환자의 뇌에 주입하였는데, 면역체계의 거부반응 없이 운동능력이 회복되었다고 뉴잉글랜드 의학 저널에 발표했다. 김 교수는 향후 안정성과 효능성 입증을 위해 더 많은 환자를 대상으로 한 임상실험이 필요하여 현재 추가실험을 위한 FDA승인 절차를 밟고 있으며, 후속 연구를 계속 성공적으로 수행하면 맞춤형 세포치료가 파킨슨병 치료를 위한 또 하나의 보편적인 치료방법으로 자리 잡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14)

 

  2019년 12월 사이언티픽 리포트 연구결과에 따르면, 수명시계 모델을 토대로 밝혀낸 인간의 자연수명은 38세라고 한다.15) 때문에 의학기술의 발달과 생활양식의 변화로 평균수명이 85세에 육박한 현대인들이 신경퇴행성 질환 문제에 직면하게 된 것은 어쩌면 당연한 결과라 생각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류는 언제나 답을 찾을 것이다. 늘 그래왔듯이. ◼(다음 회에 계속 됩니다.)

 

1) 신비한 TV 서프라이즈751화, 2017.2.5., MBC
2) 방사성표지자(진단용 방사성동위원소를 표지한 화합물)을 체내 주입하고, 그 표지자가 마치 GPS 신호처럼 질환이나 장기의 주요 세포에 섭취하거나 흡착된 상태에서 실시간으로 내뿜는 방사선을 검출하여 3D 이미지를 구현하는 기술
3) 신경전달물질 세로토닌 결핍, 치매 결과 아닌 원인”, 2017.8.15., 연합뉴스
4) 뇌 게임하면서 치매 진단하는 세상, 2017.11.15., 중앙일보
5) AI야! 내 치매 좀 막아줘, 2019.10.2., 동아닷컴
6) SKT, AI 기반 치매예방 프로그램 두뇌톡톡 개발, 2019.10.1., 연합뉴스
7) AI야! 내 치매 좀 막아줘, 2019.10.2., 동아닷컴
8) 미래사회의 방사선의학, 한국원자력의학원, 2016
9) SPECT는 PET와 기술은 동일하나 사용되는 진단용 방사성동위원소가 단일 광자가 방출하는 것을 활용한다. 참고적으로, PET는 양전자가 방출되는 방사성동위원소를 활용한다.
10) 퇴행성 신경질환 치료제 시장 동향, 생명공학정책연구센터, 2017
11) 알츠하이머 진단치료기술, KISTEP, 2019
12) 알츠하이머 진단치료기술, KISTEP, 2019
13) 퇴행성 신경질환 치료제 시장 동향, 생명공학정책연구센터, 2017
14) 파킨슨병 치료 세계 최초 성공, 파이낸셜 뉴스, 2020.6.2.
15) 인간의 자연수명은 38년...DNA가 발했다, 한겨래, 2020.1.9.

  • 덧글달기
    덧글달기
       IP : 100.24.125.162

    등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