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사선의학, 이것만 알려주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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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화 방사선의학, 너는 누구냐?한국원자력의학원 김희진, 김정영 공저2019-03-27

  독일의 물리학자, 뢴트겐(빌헬름 콘라트 뢴트겐, 1845년 3월 27일∼1923년 2월 10일)은 1845년 11월 8일에 결혼반지가 선명하게 보이는 그의 아내 손을 검게 찍은 사진을 소개하며, 그는 자신이 발견한 뢴트겐선(X선)을 전 세계에 소개한다. 물론 이론적 배경이 담긴 논문과 함께 말이다. 뢴트겐은 우라늄에서 나오는 에너지가 있고, 그것이 물체를 투과하여 사진을 찍을 수 있다는 사실을 알았지만, 차마 그의 손으로 실험하기에는 용기가 없었는지(어디까지나 필자의 추측) 아내의 손을 선택하였다. 뢴트겐과 그의 아내 덕분에 우리는 우라늄으로부터 나오는 이름 모를 에너지인 X선, 즉 방사선이 의학적으로 매우 가치 있음을 알게 되었다.

 

 

< 뢴트겐과 방사선으로 촬영한 뢴트겐 부의 손, (좌)테슬라가 방사선으로 촬영한 흉부영상 >

 

  그리고 뢴트겐의 연구를 본 미국의 테슬라(니콜라 테슬라, 1856년 7월 10일∼1943년 1월 7일)는 뢴트겐에게 자신의 손을 찍은 검은 사진을 보냈다. 테슬라는 교류 시스템, 무선 전화기 등을 발명한 천재와 괴짜를 넘나는 드는 과학자로, 그는 뢴트겐과 달리 자신이 개발한 방사선발생장치로 자신의 손을 찍었다. 19세기 두 과학자는 방사선의 존재와 그리고 그 방사선의 인위적인 발생 가능성을 보여주었고, 이것은 훗날 의학에서 늘 꿈꾸었던 인체의 내부를 들여다보는 가장 훌륭한 기술로 자리매김 했다. 오늘날 우리는 일반 X선 촬영으로 손쉽게 폐의 이상유무 확인을 할 수 있으며 뼈가 부러지거나 관절에 이상한 징후가 있을 때에도 X선 촬영이나 컴퓨터단층촬영(Computed Tomography;CT)을 통해 한 눈에 알 수 있다.

 

  과거 우리나라에서 엄청나게 인기를 끌었고 한류 드라마 열풍에 한몫을 한 ‘허준(1999년 11월 22일∼2000년 6월 27일, MBC방영, 이은성 작가의 ‘소설 동의보감’ 원작)’에서 우리는 방사선을 의료분야에 이용 할 수 없었던 시절을 볼 수 있다. 예나 지금이나 질병의 치료를 위해서는 정확한 진단이 가장 기본적인데, 허준은 그가 가진 타고난 감각으로 환자의 병명을 맞추어 나가며 치료하게 된다. 그 시절에는 질병을 진단하는 것이 전적으로 개인의 능력에 달린 것 이어서 다른 한의사들은 허준의 능력을 시기하지만, 결코 그의 타고난 의료 감각을 쫓아갈 수 없었다. 그러나 오늘날에는 의료방사선진단기기(X선, CT 등)를 통해 환자의 질병을 정확하게 진단 할 수 있고 방사선치료기를 통한 암 치료 뿐 만 아니라 방사성의약품을 통해 질병의 진단과 치료를 동시에 진행 할 수 있다.

 

 

< MBC의 인기드라마 ‘허준’, 과학과 감각을 동시에 겸비한 명의의 생애를 다룬 드라마 >

 

  방사선의 원리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우리는 가끔 복잡한 원자의 세계를 들여다보아야 한다. 그 세계는 우리가 직접적으로 체험하기 어렵기 때문에, 방사선을 전문적으로 연구하는 과학자(같은 과학자라도 일반인과 이해 수준이 동일 할 수 있다)가 아니면 쉽게 이해하기 힘들다. 더욱이 방사선은 미세먼지보다 보이지 않는 더 작은 세계의 존재이지만, 우주의 탄생과 함께 시작된 에너지이기도 하다. 그렇다면 오늘날 당신에게 ‘방사선’ 하면 과연 무엇이 떠오르는가?

 

  인류가 불을 발견함으로 인류의 생존율을 엄청난 속도로 높였지만, 그 불은 때로는 무기로 때로는 부주의로 인해 많은 생명을 앗아가기도 하였다. 현재 불은 이제 우리나라의 어느 식당에 가도 휴대용 가스렌지나 인버터 등을 통해 접할 수 있을 정도로 친숙해졌는데, 우리가 불을 통제할 수 있다는 믿음이 있기에 친숙하게 활용이 가능하고 볼 수 있다. 마찬가지로 방사선은 현대의학에서 질병의 진단과 치료를 위해 필수적인 존재지만, 아이러니하게도 과도한 방사선 노출은 백내장, 암 발생확률 증가 등 인체에 여러 가지 악영향을 미치기도 한다. 이처럼 방사선과 불은 양날의 검과 같으면서 인간생활에서 없어서는 안 되는 존재인데 방사선이 불에 비해 낯설게 느껴지는 이유는 무엇일까? 방사선은 우리 눈에 보이지 않아 그 실체에 대해 체감하기 힘들며 우리나라의 어느 교육과정에서도 방사선에 대해 제대로 가르치지 않는 점(고등학교 일부 과학과목에서만 간단히 언급된다.)이 방사선을 여전히 신비로운 베일에 싸인 미지의 존재로 만들고 있다.

 

  여기서 우리는 다음과 같이 질문해 본다. ‘방사선의학, 너는 누구냐?’, 필자는 방사선의학을 원자로부터 발생하는 미세하고 강력한 에너지, 즉 방사선을 활용하여 체내 질병의 진단하거나 치료하는 기술이라고 정의해본다.◼ (다음 회에 계속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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