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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류 방사성의약품 혁명을 몽골에 일으키다한국원자력의학원 책임연구원 조일성2024-03-07

   “성공하면 혁명 실패하면 반역 아닙니까?” 작년 12월 대한민국을 강타했던 영화에 나오는 강렬한 대사이다. 비장한듯해 보이지만 모든 모략을 꾸미며 승부수를 던지던 대사로 기억된다. 필자에게는 영화 내용이 그저, 활활 타오르려는 이쁜 모닥불을 가지고 싶었으나 불붙이는 방법을 모르는 무지한 자가 손바닥으로 한 움큼 불을 잡으려다 손을 데어 이를 참지 못하고 강제로 불이 들어있는 화로 통째로 뺏으려 하는 내용으로만 비추어 졌다.

 

  본원의 혁명은 단번에 일어나 하루아침에 천하가 뒤바뀐 군사반란과는 다르다. 물이 끓어오르듯 꾸준하게 열을 가하면 일어나는 상태의 변화이며, 양이 질로 바뀌는 상전이와 같은 거라 말하고 싶다. 본원은 2016년부터 8년의 시간동안 몽골 국립진단치료센터 핵의학과 운영 지원을 위한 의료인력 역량강화의 일환으로 핵의학 진단 기술 전수 워크숍을 매년 개최했으며, 2021년 핵의학과 개소를 앞두고 몽골 의료계 최초로 암환자 5명을 대상으로 FDG PET/CT를 성공적으로 마친 바 있다.

 



  ‘24년 2월 몽골에 방문하여 교육을 진행하고(왼쪽, 의학원 김정영 기획실장) 이수자를 대상으로 평가를 진행하여 개개인의 역량을 강화했다.(오른쪽, 의학원 나원경 국제협력팀장).
 

  이 공로를 인정하여 몽골 정부는 몽골 건강증진에 기여한 보건의료 종사자에게 수여되는 몽골 보건부 최고 의학훈장을 본원 김정영 기획조정실장과 나원경 국제사업팀장에게 수여했다.

 



몽골 정부관계자와 본원 관계자(왼쪽)과 수여한 훈장(오른쪽)


  한국원자력의학원은 2016년도부터 뚜벅 뚜벅 한 길을 계속 걸어왔다. 그 길을 흔들리지 않고 걸어온 결과로 몽골에 핵의학과를 개소하게 되었으며 첫 환자를 맞이했고 이를 넘어 방사성동위원소생산과 그 응용을 바라보고 있다. 이는 한국원자력의학원의 위상에 맞게 국제협력을 증진하여 꾸준히 대한민국의 위상을 몽골에 심어준 결과이다.

 



부족한 환경에서 매일 밤늦게 홀로 사무실을 지키며 사업을 고민하던

수많은 시간과  노력과 고민들, 지치고 힘들었음에도 불구하고, 

꿋꿋하게 나아가신 모습에 감사와 찬사를 보내 드립니다.



 

  몽골은 우리에게 있어 사극과 영화 그리고 앞으로도 많은 교류가 기대되는 나라이지만, 몽골울란바토르는 지금 한류열풍을 넘어 우리나라 말 그리고 음식, 생활 등 전반적인 문화가 한국화 되어가고 있다 한다. 몽골에서 한류는 1998년 모래시계 드라마로부터 시작되었다고 하지만 지금은 전체 몽골인구 350만명 중 정례적으로 한국을 왕래한 경험이 있는 인구가 40만명으로 추산된다. 총인구의 10% 이상에 해당 된다. 이는 성인 근로 인구 200만명중의 20%에 해당되는 수치며 결국 어느 회사에 가던지 한국에 다녀오지 않은 사람이 없다는 말이 된다.

  왜 이렇게 몽골은 한국을 자주 오고 가게 되었을까? 짧게나마 인접 국가들에게서 이유를 찾고자 한다. 가장 가까운 인접 국가는 우리가 잘 아는 두 큰 나라다. 하나는 러시아요 다른 하나는 중국이다. 현재 몽골인은 현 몽골의 영토인 외몽골과 중국내 자치구인 내몽골(내이멍구라 칭한다)에서 살고 있다. 중국의 경우 몽골인의 노동력을 내몽골에서 찾는다고 한다. 굳이 멀리 떨어진 외몽골에서 찾지 않아도 되는 셈이다. 또한, 몽골은 매우 척박하다. 최근 본원에서 몽골 울란바토르시로 출장을 가며 보낸 사진을 보면 남극 세종기지와도 분간하기 힘들 정도다.




울란바토르시 외곽 / 울란바토르시 진입 / 남극 세종기지
 

  사진을 필자에게 보낼 당시 영하 –30oC의 매우 쾌적하고 괜찮은(?) 날씨였다고하니 몽골의 겨울은 꽤 쌀쌀한 가보다. 러시아에서는 시베리아 지방에서 일할 사람을 몽골에서 찾는다고 한다. -50oC의 혹한에서 일할 수 있는 사람은 러시아 사람도 아니고 몽골 사람뿐이라 하니 몽골 사람의 타고난 근력은 놀라울 따름이다. 하지만, 혹한기를 좋아하는 몽골인은 없으며 상대적으로 인건비가 높은 한국을 선호하므로 자연스럽게 한국은 가능성의 나라가 된 것이다. 우리나라 또한 몽골인의 입국에 대해 관광과 취업의 경우를 체계적으로 관리한다고 한다.

  이렇듯 몽골에 있어 한국은 가능성의 나라가 된 지 오래되었으며 현재 한국은 몽골의 제3위 교역국이 되었다.

 

  필자를 포함하여 한국원자력의학원 연구진은 동위원소 생산 및 산업 기술력 증진과 국제화 지원을 위해 방사성의약품 GMP 관련 국가표준화 기술개발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자랑스럽게도, 이번 훈장을 수여한 두 분 전부 같은 연구진에 포함되어 있다. 몽골 출장 중에도 몽골 수출에 대한 계획을 논의 했었다. 대부분의 나라는 방사성의약품은 국민의 건강과 직결될 수 있어 제조 및 판매와 유통은 엄격한 국가법령 체계에서 관리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는 방사성의약품 제조 및 품질관리 기준으로 이를 고시하고 있으며 방사성의약품 GMP라 부르고 있다. 아무리 간단해 보이는 법이라지만 이를 실현하고 있음을 보이기는 매우 어렵다. 꾸준히 기록으로 남겨야 하며 심지어 기록하는 양식과 기록하는 법 그리고 이와 관련된 교육 그리고 관리자의 의지와 계획 그리고 피드백 과정까지 기록으로 남겨야 하며 앞으로 어떤 것이 더 추가될지는 현재 진행형이다.

 

  방사성의약품 GMP는 의약품 제조소를 움직이는 하나의 독립 시스템이다. 규제기관은 독립 시스템의 동작을 문서를 통해 심사하고 현장 실사를 통해 인증서를 수여한다. 인증받은 기관은 인증받은 날짜 이후 정기적으로 인증이 유효한지를 실사를 통해 검증을 받게 된다. 따라서, 새로운 규제는 기술적으로는 넘어야할 장벽으로 다가오며 이를 실현하기 위한 요건은 새로운 불변자본이 되며 감가상각비처럼 주기적으로 투자되어야 한다.

  요는 이렇다. 신생 업체에 있어서 규제는 매우 해소하기 어려운 기술적 금전적 요구사항이며 이에 대한 해결을 제시하는 표준화 결과물은 업체의 금전적/시간적 소요를 줄이는 역할을 한다. 결국, 상품 생산에 사회적으로 요구되는 노동량을 줄여 실질 가치를 낮추는 효과를 볼 수 있다. 이를 통해, 요구되는 생단 단가를 낮추고 국내 자급률을 높여 향후 10년 가까이 10.4%씩 증가하는 방사성동위원소 시장의 요구를 충족시킬 수 있다.

 

국제방사성동위원소 시장 보고. CAGR은 연 10.4%의 성장을 예측하고 있다.

 

  따라서, 단순히 제조기술의 전수가 아닌 전체 시스템까지 정착시키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한다. 한류가 그 나라에 수출이 되어 문화 전반을 바꾸어 놓았음에 착안하여 방사성의약품 제조기기와 제조기술의 수출이 아니라 방사성동위원소 제조소를 규제하는 시스템을 포함하는 수출이 된다면 규제를 포함하여 방사성동위원소 산업 전반을 마련하는 기회가 된다. 우리나라의 규제과학이 녹아 들어간 시스템이 몽골로 수출되고, 우리의 규제 사례를 방사성의약품 GMP로 강의하여 현장의 노하우가 녹아 들어간 우리의 생산기술과 설비를 통해 방사성의약품을 생산하면 몽골과 한국은 공간만 다르게 될 뿐 동일한 규제를 적용받게 된다. 이 얼마나 편리한 일인가? 시스템 수출을 통한 자연스러운 한국 규제의 도입의 첫 사례를 만들어 몽골에서 일어나는 한류 방사성의약품의 문화 혁명을 한 번 더 일으켰으면 하는 바이다.

 

  • 으라차차

    항상 좋은 글 감사드려요

    2024-03-11 18:31:59

  • 민선홍

    김정영 박사님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항상 건승하세요~^^;

    2024-03-12 22:43:59

  • 민선홍

    나원경 팀장님께도 축하 인사 올립니다! 항상 건강하세요~^^:)

    2024-03-12 22:5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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