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물 포커스

  • 원자력병원 감염관리팀장 김동호 과장 - 일등공신은 재정비된 ‘감염병 대응시스템’과 ‘국민성’
- 수면 밑 위험신호, 알람이 된 신천지 집단감염
- 아직 끝나지 않은 싸움, 긴장 늦춰선 안 돼

    원자력병원 감염관리팀장 김동호 과장 - 일등공신은 재정비된 ‘감염병 대응시스템’과 ‘국민성’ - 수면 밑 위험신호, 알람이 된 신천지 집단감염 - 아직 끝나지 않은 싸움, 긴장 늦춰선 안 돼

  폭발적으로 증가했던 국내 코로나-19 확진환자가 최근 감소세를 보이는데다 날도 따뜻해지면서 코로나-19에 대한 경계가 느슨해지고 있다는 지적이 많다. 한국원자력의학원 원자력병원 김동호 과장(소아청소년과)은 “아직 코로나-19 사태가 끝나지 않았다”며, “코로나-19 장기화에 대비해 당국에서는 보다 촘촘하게 검역체계를 구축해야 하며, 국민들도 긴장의 고삐를 늦추지 말고 당분간 ‘사회적 거리두기’를 충실하게 실천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번 호에서는 원자력병원 감염관리팀장을 겸직하고 있는 김동호 과장을 만나 우리가 몰랐던 ‘코로나-19’의 또 다른 스토리에 대해 들어보았다.

▶ 반면교사가 된 ‘메르스 사태’와 ‘중국’

  3월 말 기준으로 우리나라에서 진행한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COVID-19, 이하 코로나-19) 진단검사 수는 40만 건에 달한다. 우리나라는 2월 20일을 기점으로 폭발적으로 증가한 코로나-19의 확산세를 꺾기 위해 그동안 공격적인 진단검사를 진행해 왔다. 이와 함께 의료시스템 붕괴를 막기 위해 확진자들을 중증도(무증상, 경증, 중증, 위중)에 따라서 격리병원 또는 생활치료센터로 이송하여 치료하는 등 체계적인 의료시스템을 갖추고 코로나-19에 대응해 왔다.

  “우리나라가 코로나-19에 빠르게 대응할 수 있었던 배경은 의료 인프라의 선진화와 2015년 발생했던 중동호흡기증후군(MERS, 이하 메르스) 사태 이후 국가 방역시스템과 진단검사 체계를 개선한 것이 주효했다”고 말하는 한국원자력의학원 원자력병원 김동호 과장은 “ 메르스 사태를 반면교사 삼아 재정비된 진단시스템은 지난 1월 코로나-19 사태가 터지자마자 곧바로 작동하기 시작했다”고 덧붙여 설명했다. 실제 우리나라는 메르스 사태 이후 각 병원에 격리병동과 음압치료병실을 확충했고, 정부는 의심 환자들이 일반 병원 방문을 자제토록 감염병 대응 가이드라인을 재점검했으며, 진단키트의 신속승인 절차를 마련했다.

  또 김동호 과장은 “우리나라는 다른 국가보다 먼저 매를 맞은 격이지만, 기구축된 방역 및 의료시스템을 바탕으로 우리나라 의료 현실에 맞게 빠르게 대응한 것이 오히려 긍정적인 결과를 만들어 낸 것 같다”며 “여기에 더해 국민들이 자발적으로 마스크 착용과 손세정제 사용 등 개인위생에 힘쓰고 있는 것 역시 감염병 확산을 막는 힘이 되었다”고 덧붙였다.

▶ 빙산의 일각, 계기가 된 신천지 사태

김동호 과장

  “각 국별에서 발표한 코로나-19 양성 확진자 수에 ‘곱하기(×)’ 10∼100을 한 수가 실제 감염규모일 것”이라고 말하는 김동호 가장은 “현재 드러난 환자의 수는 빙산의 일각에 불가하다”고 지적했다. 특히 “신천지 사건은 우리나라에게 코로나-19의 위험성을 심어주는 계기가 되었다”고 말하는 김동호 과장은 바이러스로 인한 감염은 표면적으로 드러난 숫자보다 더 큰 수가 수면 아래에서 움직이고 있다며, 그중 하나가 병의 증상으로 나타나면서 수면 위로 올라오는 것이라고 말했다. 결국 수면 밑에 해당되었던 신천지증거장막(이하 신천지) 집단감염은 코로나-19 방역정책에 ‘블랙스완(black swan) 효과’를 초래했지만, 다른 측면으로는 다중이용시설의 경각심을 알리는 ‘알람’역할을 했다는 것이다.

  “방역의 기본은 바이러스 발생 초기에 얼마나 빨리 막느냐에 달려 있다”고 말하는 김동호 과장은 “현재 11%대의 사망률을 기록하고 있는 이탈리아의 경우, 중국발 입국금지를 선포했지만 실상은 이미 12월부터 바이러스가 유입돼 수면아래서 감염을 확산시키고 있었을 것”이라고 설명한다. 특히 김 과장은 겉으로 드러난 감염원만을 막고 수면 밑을 보지 못한다면, 당장 며칠간의 시간을 벌 수 있을지 몰라도 시간이 지나면 바이러스 감염자수는 폭발하게 된다고 덧붙여 설명했다.

▶ 적당히 강한 바이러스 ‘코로나-19’

  3월 말 기준으로, 전 세계 200여개 국가에서 70만 명이 훌쩍 넘는 사람들이 코로나-19에 감염됐으며 사망자도 3만5천명을 넘겼다. 기온이 따뜻해지면 코로나-19의 전파력도 급격하게 약화될 것이라는 당초의 예상과 달리 세계적인 확산세는 수그러들 줄 모르고 있으며, 3월 12일 팬데믹(Pandemic), 즉 세계적 대유행을 선언된 이후 세계적으로 하루에 3~4만 명의 확진자가 발생하고, 사망자도 1~2천 명에 달하는 상황이다.

  이에 대해 김동호 과장은 “바이러스로 인한 감염병 증상은 약하게 지나가는 경우에서부터 사망에 이르게 하는 경우까지 매우 다양하다”며 “새로운 바이러스 중에는 메르스와 사스(SARS) 등과 같이 사망률은 높은 반면 광범위하게 전파하는 능력은 부족한 바이러스도 있지만, 코로나-19와 같이 적당히 강하면서 다양한 스펙트럼을 가진 바이러스도 있어 전개양상을 예측하기 어렵다”고 말한다.

  특히 “바이러스가 생존할 수 있는 조건은 한군데에서만 나오지 않기 때문에 온·습도 뿐만 아니라 해당 바이러스가 어떤 환경에서 얼마만큼 생존하고, 사람 몸에 들어와서 얼마나 빨리 잠복한 후에 나가게 되는지도 중요하다”며 “또 바이러스는 변화무쌍하며 스스로 바뀔 수 있는데, 코로나-19는 모든 바이러스의 강점을 습득한 바이러스라 치료제 개발도 생각보다 시간이 오래 걸릴 수 있다”고 말한다.

▶ 봉쇄정책과 집단면역

김동호 과장

 코로나-19를 극복하는 방법은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다. 하나는 감염자를 줄이는 것이 봉쇄정책(Containment procedure)으로서 우리나라를 포함해 현재 대부분의 국가에서 시행하고 있는 방법이다. 이 방법은 효과적인 백신이 나와서 시행이 될 때까지만 견딜 수 있으며, 전 세계에서 감염이 다 없어질 때까지는 완전한 종식이 어렵다. 다른 하나는 면역이 있는 사람을 늘리는 방법, 다시 말해 집단 면역(Herd immunity)을 형성하는 것이다. 걸린 사람이 많아져서 자연 면역을 많이 만들어지게 하는 방법인데, 인구의 60%-70%가 감염돼야 집단면역이 생겨 유행이 종식될 수 있다는 점에서 취약계층에게는 매우 위험성이 크다. 특히 집단 면역이 효과를 발휘하려면 재활성화 또는 재감염이 없어야 하는데, 현재 코로나-19에서 정확한 재발률을 확인할 수 없다.

  이러한 이유에서 김 과장은 “결국, 코로나-19의 종식은 정확한 치료제 및 백신 바이러스가 개발, 환자에게 적용되는 순간”이라며 “현재 우리나라는 코로나-19의 확산을 억제하는 봉쇄정책을 펴고 있으며, 이러한 방역정책을 제대로 수행해 치료제 개발까지 시간을 버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 코로나19 극복을 위한 기존 약물의 재창출 연구

  김동호 과장은 현재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약물 재창출 연구’ 사업에 참여하고 있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안정성이 입증된 약물을 대상으로 코로나-19에도 효능이 있는 약물을 찾아내는 ‘약물 재창출 연구’ 사업은 한국원자력의학원을 비롯해 한국화학연구원, 한국생명공학연구원, 국가마우스 사업단, 고려대학교 생물안전센터 등이 참여하고 있다. 이들 과기부 산하 유관기관은 ‘코로나-19 대응 약물재창출 합의체’를 만들고, 기존 승인 약물 중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되는 약물을 우선적으로 스크리닝하여, 약물효능 검사 데이터 등을 감염병학회 등에 제공하고 있으며, 김동호 과장도 핵심멤버가 되어 중개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김동호 과장은 “코로나-19 치료에 효과가 있을 것으로 예상되는 약물을 신속하게 확인하여 의사들에게 해당 약물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는 것이 약물 재창출 연구의 목적”이라고 말하며, “기존의 약물 중 코로나-19에 치료효과가 높은 후보를 찾아내 검증하는 방법이 현재로서는 가장 빠르고 효율적인 방법”이라고 강조한다.

▶ ‘더 철저할 수밖에 없는’ 대상들

  김동호 과장은 암 특성화 병원인 원자력병원의 감염관리팀장이자, 소아청소년과 과장이다. 특히 감염병에 취약할 수밖에 없는 암 환자와 영유아를 대상으로 하는 원자력병원은 코로나19 사태에 대응해 전직원 24시간 순환 교대근무로 출입구를 효율적으로 통제하고 있다. 특히 환자뿐만 아니라 직원과 내원객을 포함해 의료기관에 출입하는 모든 사람을 감염관리 대상자로 두고 철저하게 통제하는 감염감시 체계를 운영하고 있다.

  특히 원자력병원은 면역저하상태에 있는 산모, 면역체계가 형성되지 않은 영유아, 그리고 아주 작은 바이러스로도 치명적인 생명의 위협을 받는 암 환자들까지 바이러스에 취약한 양쪽 끝단의 환자를 대하고 있다”고 말하는 김동호 과장은 “그렇기 때문에 원자력병원은 다른 병원보다 더 감염감시 체계가 철저하고 불편하리만큼 까다로울 수밖에 없다”고 설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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