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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05월호
PSMA 테라노스틱스, 꿈과 현실 사이
핵의학분과 세부편집장, 핵의학 과장 변병현2026-05-07

8년 전의 사진 한 장
  2018년, Journal of Nuclear Medicine의 ‘올해의 영상’은 고작 8명의 환자 사진이었다. 전립선암 세포 표면에 많이 발현되는 단백질 PSMA(전립선특이막항원)에 달라붙는 분자에 치료용 방사성동위원소 루테튬-177(177Lu)을 결합한 약물, 177Lu-PSMA-617. 투여 전후 PSMA PET 영상에서 전이 병변이 극적으로 줄어든 모습은 핵의학계를 흥분시켰다. 같은 표적 분자로 진단과 치료를 동시에 하는 테라노스틱스(theranostics)의 가능성을 눈앞에 보여준 순간이었다. 이후 VISION 3상 시험이 831명의 전이성 거세저항성 전립선암 환자에서 효과를 입증했다. 표준 치료에 이 약을 추가하자 전체 생존기간 중앙값이 11.3개월에서 15.3개월로 늘었고, 사망 위험은 38% 감소했다. 2022년 FDA 승인(상품명 Pluvicto). 핵의학이 주류 암 치료의 한 축이 된 사건이었다.

  그런데 2026년 3월, LA에서 열린 “PSMA and Beyond 2026” 학회에서 이 분야의 대표 연구자 Michael Hofman(Peter MacCallum Cancer Centre)의 발표 제목은 냉정했다. “From Hype to Hard Truths.” 과대광고에서 냉정한 현실로.

 

종양 이질성이라는 벽
  테라노스틱스의 원리는 직관적이다. PSMA PET으로 암세포의 PSMA 발현을 확인하고(진단), 같은 결합 분자에 치료용 동위원소를 붙여 주사하면 약물이 암세포에 달라붙어 방사선을 직접 전달한다(치료). 하지만 Hofman이 지적한 핵심 문제는 종양 이질성이다. 암이 진행되면 전이 병변마다 성격이 달라지는데, 가장 공격적인 병변은 오히려 PSMA 발현이 낮고 포도당 대사를 보는 FDG-PET에서만 보이는 경우가 많다. 우리 약물이 겨냥할 수 있는 표적과, 환자의 생존을 실제로 위협하는 표적이 어긋날 수 있다는 것이다.

  선량 분포도 문제다. 올해 JNM에 발표된 LUNAR 2상 시험에서 177Lu-PSMA-I&T를 45명에게 투여한 뒤 123개 종양 병변의 방사선량을 분석한 결과, 정상 장기 피폭은 안전했지만 종양마다 전달된 방사선량의 편차가 매우 컸다. 같은 용량을 주사해도 어떤 종양은 충분히, 어떤 종양은 부족하게 받는다. Hofman의 표현대로, “이것은 방사선 전달 장치이지, 마법이 아니다.”

병용전략의 시대
  한계를 인식한 연구자들의 전략은 세 갈래다. 첫째, 질병 초기에 쓰자. VISION은 여러 치료에 실패한 말기 환자가 대상이었다. PSMAfore 3상 시험은 항암화학요법 이전 단계에서 시도해 무진행 생존기간을 개선했고, 더 이른 단계를 겨냥한 PSMAddition도 진행 중이다. 둘째, 다른 치료와 함께 쓰자. PRINCE 시험은 177Lu-PSMA와 면역항암제 pembrolizumab을 병용했다. 방사선이 암세포를 파괴할 때 면역계의 암 인식을 높이고, 면역항암제가 이를 증폭하는 시너지 가설이다. Hofman은 호르몬 치료, 화학요법, 면역요법, PARP 억제제, 외부 방사선 치료 등과의 다양한 조합을 제시했다. 셋째, 더 강력한 동위원소로 바꾸자. 177Lu의 베타선(β선)은 침투 깊이 약 0.3mm로 범위가 제한적이다. 반면 악티늄-225(225Ac)의 알파선(α선)은 침투 깊이는 더 짧지만 에너지가 훨씬 높아 DNA 이중가닥 절단을 일으키며, 붕괴 과정에서 알파 입자 4개가 연속 방출되어 살상력이 극대화된다. 177Lu 내성 환자에서도 225Ac 치료에 반응한 사례들이 보고되고 있고, 올해 Cardinal Health와 NorthStar가 225Ac 대량 생산을 본격화하면서 공급 병목이 어느정도 해소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두 번째 10년의 시작
첫 10년은 개념 증명에서 FDA 승인까지, 핵의학 역사상 보기 드문 성공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진짜 어려운 질문들과 마주하는 시점이다. 이중 영상을 활용한 환자 선별의 고도화, 개인별 종양 선량 측정의 임상 구현, 알파 치료제의 독성 관리와 안정적 공급, 병용요법의 최적 조합. 이 과제들은 방사화학부터 의료물리, 영상분석, 임상시험 설계까지 넓은 영역에 걸쳐 있다. 의사만의 몫이 아니라, 방사선의학 연구자 모두가 함께 풀어야 할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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