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사선의학, 이것만 알려주마
| 2025년 09월호 제78화 방사선비상진료, 넌 누구냐? | 한국원자력의학원 김희진, 김정영 공저 | 2025-09-0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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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이 지나 신선한 가을을 맞이하게 된다는 처서(處暑)지만, 기상이변 탓 인지 더위가 가실 기미가 안보인다. 연신 울려대는 폭염·호우주의 재난문자를 보며 이제 우리나라 여름은 5월부터 10월까지라고 공표해도 무방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 외국인들이 생각하는 우리나라 진짜 기온, 8.13일에 받은 호우·홍수경고 안전 재난문자 일부 >
국민 안전과 관계된 내용이라면 밤낮을 가리지 않고 전송되는 재난문자는 2008년에 첫도입 되었으나 여러 모종의 이유로 거의 방치되어 있다가 2016년 경주지진 사태 이후 전반적인 시스템 개편을 하였고 이후 코로나19 시기에 감염병 확산 상황을 실시간으로 알리는 데 지대한 공을 세운다. 활용 현재는 실종자 수색, 각종 기상 소식, 교통정보 등 전국민 공지사항 메신저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 가끔 부처 간 소통이 엇갈려 해프닝이 발생하기도 한다. 2023년 5월 말에 받았던 위급 재난 문자를 떠올려 보자.
재난문자가 위급상황을 실시간으로 공유하고 행동 지침을 안내하는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지만, 필자 개인적으로 앞으로 평생 받아볼 일이 없었으면 하는 내용이 있으니 바로 ‘방사능재난경보’이다. 2011년 동일본 대지진으로 인한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방사능재난에 대한 경각심이 커졌지만, 원전 밀도가 전세계에서 가장 높고, 원전 주변에 많은 주민들이 거주하고 있는 우리나라의 특성상 많은 국민들이 불안한 것이 사실이다. 설상가상으로 지진으로부터 안전하다고 여겨진 우리나라가 최근 들어 지진 발생 빈도가 잦아지고 있어 방사능재난 대비를 빈틈없이 해야 한다는 국민여론도 높아지고 있다.
지금까지 ‘방사선의학 이것만 알려주마’ 지면을 통해 방사선의학 기술이 국민 보건증진에 얼마나 많은 기여를 하고 있으며 첨단 융복합 과학기술 분야로 육성해야 한다는 점은 잘 알게 되셨으리라 믿는다. - 올해 5월에 국가바이오위원회 제시한 바이오 R&D 10대 중점분야 중 하나로 방사성의약품이 선정되었다. - 이번호부터는 방사선비상진료에 대해 시리즈물로 다루고자 한다.

방사선비상진료를 알아보기에 앞서 우선 방사선비상과 방사능재난 각각의 정의부터 짚어보자. 「원자력시설 등의 방호 및 방사능 방재 대책법」(이하 원자력방재법) 제2조에 따르면, ‘방사선비상’은 방사성물질 또는 방사선이 누출되었거나 누출될 우려가 있어 긴급한 대응 조치가 필요한 상황이고, 방사능재난은 방사선비상이 국민 생명과 재산 및 환경에 피해를 줄 수 있는 상황으로 확대되어 국가적 차원의 대처가 필요한 재난이라고 정의되어 있다.
WHO는 방사선비상을 ‘방사성 핵 위험이나 이로 인한 인명, 건강, 재산 또는 환경에 미치는 부정적인 영향을 완화하기 위해 신속한 조치가 필요한 비일상적인 상황’1)으로 정의하였고 IAEA는 방사선사고를 ‘사람, 환경, 시설에 유의미한 영향을 준 사건’2)으로 정의하여 ‘Nuclear or radiological emergency’라는 용어로 모든 방사능 비상 상황을 포함하고 있다.
방사선비상진료는 우리나라 법령과 제도에서는 사용되고 있는 단어이지만, 명확하게 정의되어 있지는 않다. 다만 관련 법령3), 행정규칙4)과 국제기구 등에서 언급한 개념들을 토대로 할 때, 방사선비상진료는 방사선사고 또는 재난 발생 시 피폭환자 응급진료와 방사선 안전관리를 함께 수행하는 대응체계라고 정의 할 수 있을 것이다.

‘스리마일섬(1979년, 미국) → 체르노빌(1986년, 우크라이나) → 후쿠시마(2011년, 일본)’ 원전 사고를 겪으면서 원자력발전소를 운영하는 나라들을 중심으로 방사선비상진료체계가 구축되었다. 정보의 바다에서 최대한 최신 정보를 근거로 우리나라 인근 주요 국가들과 미국의 방사선비상진료체계를 정리해 보았다. - 틀린 내용이 있다면 댓글로 마구마구 지적 해주시길!
1. 미국
미국은 보건복지부(HHS)와 산하 조직인 ASPR (Admisistration for Strategic Preparedness and Response)을 중심으로 한 다기관 연계체계를 구축하고 있다. 보건복지부와 ASPR는 핵·방사선사고시 NDMS (National Disaster Medical System)를 운영해 의료 자원 배치, 자 이송, 대응 확대를 주도하며, 웹 기반 임상 지원 서비스 인 REMM (Radiation Emergency Medical Management)을 통해 의료진에게 현장대응 프로토콜, 오염제거 및 트리아지 절차를 실시간으로 제공한다.5) 미국 에너지부(DOE) 산하에는 Radiation Emergency Assistance Center/Training Site (REAC/TS)와 Nuclear Emergency Support Team (NEST) 두 조직이 있다. REAC/TS는 24/7 대응 체계를 유지하고 있으며 의료자문 제공 뿐 아니라 방사선 사고대응 훈련과 교육업무도 수행하고 있다. NEST는 핵 물질 사건 대응 전담 팀으로 방사선 비상사태 발생 시 즉각적인 기술지원 및 사건현장 탐색·평가를 수행한다. 환경보호청 산하에는 Radiological Emergency Response Team (RERF)이 존재하는데, 방사능 사고 현장에 인력을 파견해 실질적인 대응을 진행한다.
2. 일본
일본은 후생노동성과 원자력규제위원회를 중심으로 방사선비상진료 체계를 운영하고 있으나 실질적인 대응은 지역협력기관으로 지정된 의료기관들을 중심으로 이루어진다. Takashi Nagata가 2022년에 발표한 논문6)에 따르면, 일본은 Community level-Prefectural level-National level 3단계로 구성된 방사능재난 의료시스템 운영하고 있다. 먼저 1단계인 지역협력기관(Nuclear Emergency Medical Cooperative Institutions)는 원전 인근 지역 초기대응 담당하며 2단계 Nuclear Emergency Core Hospitals (NECHs)는 핵심 피폭자 수용, 제염·선량평가 및 의료 대응을 진행한다. 마지막으로 3단계는 5곳의 High-standard Radiation Medicine Support Centers와 4곳의 Radiation Disaster Medicine General Support Centers에서 상급진료, 의료진 교육, 의료팀 파견·조정 등 헤드쿼터 역할을 한다. 문부과학성은 SPEEDI (System for Prediction of Environment Emergency Dose Information)를 운영하고 있으며 방사선 비상 상황이 발생하면 실시간 선량 예측 정보를 제공해 의료진들을 지원한다.
3. 중국7)
중국은 1995년에 방사능재난을 예방하고 대응하기 위해 강력한 리더쉽 조직인 국가핵사고비상조정위원회(National Nuclear Accident Emergency Coordination Committee; NNAECC)를 설립하였다. NNAECC를 구성하는 주요 조직은 보건위원회, 생태환경부, 공안부, 응급관리부 이며 각 부처와 긴밀하게 협력해서 원자력발전소에서 발생한 핵사고, 국가 원자력계획 및 관련 규정과 국가계획 대응업무를 수행한다.
NNAECC는 핵 응급상황 대처능력을 고도화하기 위해 2014년 13개의 국가 의료 구조 기술 지원센터, 13개 국가 의료 구조팀 그리고 2개 국가 원자력 비상 의료 구조 훈련기지를 설립했다. 중국은 NNAECC를 중심으로 국가, 성, 시, 현 단위의 다층 구조로 의료 구조 기구를 설립했다. 국가 단위로는 설립된 중국방사능비상의료대응센터(Chinese Center for Medical Response to Radiation Emergency; CCMRRE)는 방사선 재난 상황 시 전국적인 응급의료 대응 및 기술지원을 총괄하며, CCMRRE 외 6개의 국가 의료구조기지(베이징시, 톈진시, 랴오닝성, 지린성, 장쑤성, 광둥성)와 3개의 국가 의료구조팀(베이징시, 장쑤성, 광둥성)을 설립 또는 설립할 예정이다. 더불어 성·시·현 별로 응급 치료기관을 지정해 중앙 조직과 협력·연계하는 사고대응 체계를 구축했다.
이 밖에 중국 질병통제예방센터 산하 조직(National Institute for Radiological Protection; NIRP)에서 중국 전역 방사선 관련 건강보호, 사고대응, 환경 감시, 선량 평가, 정책 자문 및 교육훈련 등을 담당하고 있다.8)

그렇다면 우리나라의 방사선비상진료 체계는 어떨까? 우리나라는 [원자력시설 등의 방호 및 방사능 방재 대책법] 제18조·제34조 및 재난 및 안전관리 기본법 제23조의 2에 의거하여 2004년부터 국가방사능방재계획을 수립해오고 있다. 현재 3차 국가방사능방재계획이 수립되어 추진 중에 있으며, 핵물질 및 원자력시설의 안전한 관리·운영을 위한 방사능 재난예방 체제를 수립하고 방사능 재난이 발생하여 국민 생명과 환경에 피해를 줄 수 있는 상황으로 확대되었을 경우 이를 효율적으로 처리하기 위해 국가방사능방재대응체계를 수립·고도화 하고 있다.

< 국가방사능방재대응체계와 국가방사선비상진료체계9) >
국가방사능방재대응체계 중 대국민 의료지원활동은 방사선비상의료지원본부에서 수행하게 된다. 한국원자력의학원이 본부가 되고, 국가방사선비상진료센터가 의료지원본부 지휘센터가 되어 전국 31개 1,2차 방사선비상진료기관과 함께 의료지원 및 대응 업무를 수행한다. 1차 방사선비상진료기관은 신속한 사고대응역량을 확보하기 위해 원전 인근 병원 위주로 지정되어 있으며, 2차 방사선비상진료기관은 사고역량 고도화를 위해 지역별 대형병원 위주로 지정해서 운영되고 있다.

< 1,2차 방사선비상진료기관 현황(1차 14개, 2차 17개)10) >
재난·사고는 발생하지 않는 것이 제일 좋겠지만, 천재지변 등으로 인해 어쩔 수 없이 재난상황이 발생한다면 신속하고 체계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평시에도 긴장의 끈을 놓지 않고 준비해야한다. 때문에 한국원자력의학원 국가방사선비상진료센터에서는 비상진료요원의 방사능방재 교육을 주기적으로 추진하고 있으며 원전지역 주민을 위한 교육콘텐츠 개발, 국가방사능방재 연합훈련과 연계하여 방사선비상의료지원본부 의사결정 훈련 실시 및 국내외 유관기관들과 기술협력, 교차분석 등을 수행하며 내·외부 피폭측정 기술 표준화 및 네트워크 강화를 추진하고 있다. 다음호에서는 국가방사선비상진료센터에 대해 제대로 파헤쳐 보려 한다. ■ (다음 회에 계속됩니다.)
1) https://www.who.int/health-topics/radiation-emergencies#tab=tab_1
2) https://inis.iaea.org/records/fb9vb-91149
3) 원자력시설 등의 방호 및 방사능 방재 대책법 제39조
4) 방사선비상진료기관 운영 및 지원사업 처리 규정
5) https://en.wikipedia.org/wiki/Administration_for_Strategic_Preparedness_and_Response
6) Takashi Nagata et al, Radiation Emergency Medical Preparedness in Japan: A Survey of Nuclear Emergency Core Hospitals, Disaster Med Public Health Prep, 2022;17
7) Xi-Ming Fu et al, System and capability of public health response to nuclear or radiological emergencies in China, Journal of Radiation Research, 2021; 62(5) 744-751
8) https://en.chinacdc.cn/about/organizations/affiliated/202201/t20220105_255725.html
9) https://www.kirams.re.kr/nremc/conts/10200100000000.do
10) https://www.kirams.re.kr/nremc/conts/10200100000000.d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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