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사선의학, 이것만 알려주마
2024년 08월호 제65화 방사선 정밀의료 세라노스틱스(Theranostics) | 한국원자력의학원 김희진, 김정영 공저 | 2024-08-0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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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는 묘르신(고양이 묘(猫)와 어르신의 합성어) 여러 마리를 모시고 있는 집사다. 묘상권에 예민하셔서 그동안 소개하기 힘들었는데, 일부 묘르신들께서 사진사용을 허락(?)해 주셔서 이번 지면을 빌려 자랑해 본다.
< 필자가 모시고 있는 일부 묘르신들, 사람 나이로 치면 환갑이 훌쩍 넘었기에
하루종일 주무시는 게 일이다. 부럽다. (사진 출처: 필자 스마트폰) >
우리나라 반려동물 가구는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2023년 6월 KB금융지주에서 발간한 ‘2023 한국 반려동물 보고서: 반려동물 맞이 준비와 건강관리’에 의하면 2022년 말 기준 한국 반려 가구는 552만 가구로 이는 전체 가구의 25.7%에 해당한다. 이 중 반려묘 가구는 27.1%로 2020년 대비 1.9% 증가한 수치이다.1)
< 한국원자력연구원에서 개발한 고양이 갑상선항진증 치료제 ‘싸이로키티’ >2)
고양이 반려 가정이 점차 늘어나는 만큼, 고양이가 자주 걸리거나 치명적인 질환에 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고양이 집사들이 경계하는 주요 질환은 만성 신부전증, 당뇨병, 관절염 등이 있는데 갑상선 기능 항진증도 고양이에게서 비교적 흔히 발생하는 질환 중 하나다. 고양이 갑상선 기능 항진증 치료는 보통 갑상선 호르몬 약제를 매일 투약하는 것이지만, 사람과 마찬가지로 방사성 요오드(131I)을 적정량 투약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인 치료법이라고 한다. 미국이나 유럽 등에서는 이미 1990년대부터 고양이 갑상선 기능 항진증 치료에 131I 투여를 시행해 왔다. 우리나라에도 2018년 동물용 방사성의약품을 생산할 수 있는 인프라가 구축됨에 따라3) 관련된 기초실험과 임상시험이 진행 중이다.
뜬금없이 왠 고양이 타령이냐 싶으시겠지만, 고양이 갑상선기능항진증 치료는 이번 호 주제인 세라노스틱스(Theranostics)와 아주 밀접한 관계가 있다. 1942년 Graves’병 진단 및 치료에 131I이 이용되면서 세라노스틱스 개념이 싹트기 시작해 오늘날 177Lu, 225At 등을 이용한 방사성의약품 신약 연구에 이르게 된다. 더불어 2015년 버락 오바마 미국 전 대통령이 발표한 ‘정밀의료계획’(Precision Medicine Initiative; PMI)으로 정밀의료/개인 맞춤형 의료 개념이 급부상함에 따라 진단과 치료기술이 조합된 세라노스틱스 기술은 의학분야에서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자리잡았다. 이번 호에서는 세라노스틱스의 발전 그리고 임상시험 사례들에 대해 간단히 알아보자.
세라노스틱스(Theranostics)는 치료(Therapy)와 진단(Diagnostics)의 합성어로 유전자정보로 질병을 진단하고 정확한 치료법을 제시해 환자 치료 효과를 극대화하는 개인 맞춤의학이다.
세라노스틱스라는 단어는 2000년대 들어서 사용하기 시작했으나, 개념의 시작은 방사성요오드 의약품을 갑상선암에 적용하던 1942년이라고 할 수 있다. 방사성요오드(131I)에서 방출되는 베타선은 갑상선암 치료에 활용되는데, 감마선도 함께 방출하기 때문에 감마카메라로 갑상선 사진을 촬영해 치료 효과를 확인할 수 있기 때문이다.4) 이후 131I 치료를 보완하는 123I 또는 124I 진단 적용으로 세라노스틱스 측면의 새로운 길을 열었다. 이런 임상적 결과에도 불구하고 세라노스틱스는 그동안 대학병원, 연구소 등에서 말기암 환자에게 동정적 치료로 적용되었다. 그러나 2013년 223RaCl2가 내장 전이가 없이 골전이 증상이 있는 거세저항성전립선암 환자의 첫 번째 알파입자 방출 방사성의약품으로 FDA 승인을 받은 것을 시작으로 루테슘(177Lu)을 이용한 177Lu-DOTATATE(2018년)와 177Lu-PSMA-617(2022년)도 FDA 승인을 받음에 따라 임상에서 세라노스틱스를 이용하는 경우가 최근 증가하고 있다.
세라노스틱스 기술은 지난 10여 년간 암을 영상화하는 방사성의약품이나 다양한 암종을 선택적으로 치료하고 영상화하는 방사성의약품이 개발됨에 따라 널리 적용되고 있으며 최근에는 루테슘보다 치료효과가 더 좋은 악티늄(225Ac)을 임상에 이용하는 연구가 진행 중이다.
< 세라노스틱스 관련 방사성의약품 개발 역사 >5), 6)
세라노스틱스 기술 구현에 있어서 진단과 치료가 가능한 새로운 방사성동위원소를 개발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이를 통해 방사성의약품을 동시 또는 단계별로 투약해 질병 진단과 치료효과를 확인하거나, 방사성의약품 투약 후 예상되는 치료효과와 질병조직 섭취량을 확인하는 연구 등이 진행 돼야한다.
< 세라노스틱스에서 활용하는 대표적인 진단용 방사성동위원소 >7), 8)
< 세라노스틱스에서 활용하는 대표적인 치료용 방사성동위원소 >9), 10)
개인 맞춤의료가 화두에 오른 이후, 세라노스틱스 적용 방사성의약품 개발이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어 관련 임상시험 소식도 각종 매체를 통해 심심치 않게 접할 수 있다. 더욱이 β-입자보다 비정이 짧고 방출에너지가 큰 α-입자 방출 방사성의약품 개발 관심이 높아지고 있기에, α-입자 방출 치료용 방사성의약품 임상시험 사례를 조사해 보았다. Burkett 논문11)을 참고해 α-입자 치료 임상시험을 재조사했다. 조사기준은 α-입자 방출 방사성동위원소(211At, 212Pb, 213Bi, 223Ra, 225Ac, 227Th)이며, 임상시험 중단, ‘포기’ 및 ‘알 수 없음’ 상태인 경우는 제외했다.
< 24.7 기준 α입자치료 임상시험 현황 >12), 13)
위에 언급된 임상시험들 외에도 진단용이나 β-입자 방출 동위원소를 이용한 방사성의약품 임상시험들도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세라노스틱스 관련해서는 ‘방사선의학 이것만 알려주마’ 26-27화, 51화, 61화 내용도 참고하시면 좋을 것 같다.
종잡을 수 없는 날씨처럼 국제정세도 요동치고 있다. 이 와중에 태풍의 눈처럼 전세계 이목을 집중시키는 이슈가 하나 있으니 바로 미국 대선이다. 도널드 트럼프 피습 이후, 조 바이든 사퇴-카멀라 해리슨 출마로 지지율이 엎치락뒤치락하고 있어 선거 당일 직전까지 혼전이 예상된다. 두 후보 중 누가 대통령으로 당선되느냐에 따라 과학기술 정책도 많은 변화가 있을 것이기 때문에 국내 과학기술계도 주목하고 있다. 남의 나라 대선이라 관망하고 있지만, 이왕이면 친한(親韓) 성향 후보가 당선되어 과학기술협력연구 등이 활발히 이루어졌으면 하는 게 필자 바람이다. ■ (다음 회에 계속됩니다.)
1) 황원경, 이신애, 2023 한국 반려동물 보고서 반려동물 맞이 준비와 건강관리, KB금융지주, 2023.6
2) 국내 첫 동물용 방사성 의약품 임상계획 승인, 연합뉴스, 24.5.20
3) JC Lim et al, Pharmacological properties of the Thyrokitty injection(I-131) for the treatment of the feline hyperthyroidism, J Biomed Transl Res, 2022, 23(4);163-177
4) Burkett et al, A review of theranostics: perspectives on emerging approaches and clinical advancements, Radiology:Imaging Cancer, 2023, 5(4):e220157
5) Burkett et al, A review of theranostics: perspectives on emerging approaches and clinical advancements, Radiology:Imaging Cancer, 2023, 5(4):e220157
6) Verburg et al, Nothing new under the nuclear sun: towards 80 years of theranostics in nuclear medicine, Eur J Nucl Med Imaging, 2014, 41:199-201
7) 인공지능 활용 방사선 정밀의료, 한국원자력의학원, 2018
8) Ken Herrmann et al, Rardiotheranostics: a roadmap for future development, Lancet Oncol, 2020, 21(3):e146-e156
9) 인공지능 활용 방사선 정밀의료, 한국원자력의학원, 2018
10) Ken Herrmann et al, Rardiotheranostics: a roadmap for future development, Lancet Oncol, 2020, 21(3):e146-e156
11) Burkett et al, A review of theranostics: perspectives on emerging approaches and clinical advancements, Radiology:Imaging Cancer, 2023, 5(4):e220157
12) Burkett et al, A review of theranostics: perspectives on emerging approaches and clinical advancements, Radiology:Imaging Cancer, 2023, 5(4):e220157
13) https://www.clinicaltrial.go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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