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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암노트] 모기를 찾아서임일한2016-03-18

             
  

  국민학교 4학년 때인가? 일본 뇌염 바이러스 예방주사를 맞고 확인을 받으라는 숙제가 있었다. 쉽게 말하면 일본뇌염 예방접종을 받고서 그 확인서를 학교에 제출하는 것이었다. 어릴 때 주사 맞는 것이 왜 그렇게 싫었던지. 연례행사처럼 학교에서 요구하고 학생들은 모두들 주사맞기가 싫어서 괴로와했던 숙제학교에서는 일본뇌염 바이러스에 감염될 경우 그 위해에 대하여 심도깊은 교육을 실시하였었다.  내용은 일본 뇌염에 걸리면 바보가 될 수 있으니 예방접종을 꼭 해서 그런 일이 없어야 된다는 것이다. 이럴 때 빠지지 않는 레퍼토리옆 학교의 아무개가 주사를 안 맞았다가 뇌염에 걸려서 심각한 상태에 빠졌다라는 괴담질병이라는 것이 무한하다고 생각하고, 세상이 어떻게 생겼는지 그 크기를 가늠할 수 없던 그 때에 정체불명의 모기에게 물려서 바보가 될 수 있다는 것은 상당히 커다란 공포로 다가왔었다.   

 

  2015년 지카바이러스가 세계를 강타하였다. 2015년 브라질에는 소두증 환자가 2782 명이 의심되었다. 예년의 150 건 안팍에 비하여 거의 20배 정도 증가한 수치이며, 2015 11, 소두증 아이에게서 지카 바이러스가 검출되어 이것이 소두증의 원인으로 의심되기 시작하였다. 아직 소두증과 지카바이러스와의 인과관계가 명백히 밝혀진 것은 아니지만, WHO에서도 지카바이러스가 소두증을 일으킬 수 있다하여 비상사태를 선포하였다지카바이러스는 의과대학을 다닐 때는 듣지도 보지도 못한 존재였다. 그러나 이 바이러스는 플라비바이러스의 일종으로 절지동물이 전파하는 arbovirus 이고, 이와 유사한 바이러스로는 웨스트 나일 바이러스, 황열 바이러스 등이 있다. single strand RNA 바이러스이며 유전체가 10 kb 정도인(사람은 3095693 kb) 규모가 작은 존재이다. 숲모기에 물리면서 바이러스가 전달되기 때문에 정부와 언론에서는 우리나라에 있는 흰줄 숲모기도 주의해야한다고 이야기를 하였다.      

 

  이번 방사선의학 웹진에서는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모기 연구자인 고신대학교 이동규 교수님을 모시고 인터뷰를 하였다. 이런 예상치 못한 심각한 질환이 전면에 나타났을 때 이미 이런 분야에서 연구를 지속하시고 있는 분이 있다는 것은 든든하기 그지없다. 사람이 미래를 예측하는 것의 한계가 있기 때문에 연구의 다양성을 유지할 수 있게 만들어 준 사회의 시스템에 감사한다. 모기가 예쁘고 확대해서 보면 더 예쁘다고 말씀하시는 교수님을 보면서 연구라는 일의 속성을 일면 이해할 수 있었다. 몰입해야만 할 수 있고, 꾸준한 연구가 필요하리라는.

 

  2008년 노벨화학상은 녹색 형광단백질(GFP) 의 발견과 응용 연구의 업적으로 미국의 마틴 샬피, 로저 시앤과 일본의 시모무라 오사무가 수상을 하였다. 이미 생물학 분야에서 널리 사용되는 이 단백질을 발견하는데, 일본의 시마무라는 평면 해파리(Aequorea coerulescens)라는 생물에서 연구를 시작하였다. 이 해파리에서 빛을 내는 물질이 있다는 사실을 알아내었고 1만마리의 해파리를 잡아서 결국 에쿼린(Aequorin)이라는 물질을 분리 정제해내는데 성공한다. 에쿼린에 대한 심도 깊은 연구를 진행하기 위하여 매년 5-10 만마리의 해파리를 잡았고, 그가 추산하였을 때 85만마리의 해파리에서 단백질을 분리하여 연구를 수행하였다 한다. 꾸준함과 열정이 없이는 이러한 일은 이루어질 수 없으며, 우리 사회의 발전을 위하여 이러한 일을 장려해야 할 것으로 생각한다.          

 

  알파고와 이세돌의 대결 이후에정부는 ‘지능정보산업 발전 전략’을 내놨다. 정부가 1조원, 민간이 25000억원을 투자하고앞으로 5년간 35000억원을 투자하여 세계최고 자리를 잡겠다는 것이다. 부디 인공지능도 발전시키고, 인공지능 이외 분야의 기존 연구자들이 각자 자신의 모기를 잘 찾아갈 수 있게 잘 도와주시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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