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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암노트] 바른 제약산업을 꿈꾸며임일한2016-02-18

 

어릴적에 감기와 관련하여 부루펜 시럽의 광고를 봤던 기억이 있다이부프로펜은 많은 소염제 중에서 필자가 가장 애용하는 약이다. 성인이 된 후에도 겨우내 한번이라도 감기에 안 걸리기는 쉽지 않기 때문에 감기약을 매년 먹지 않을 순 없다최근에는 덱시프로펜이라는 고순도의 약이 나왔고, 더불어 서방정이 출현하여서 이전에는 식후 3회 복용하던 것이 아침과 저녁에만 약을 복용해도 이전과 다를 바 없는 약효를 느낄 수 있다. 하루에 3번 복용이 2번으로만 줄어도 훨씬 생활이 편해지는데이는 집에서만 복용해도 되기 때문이다이렇듯 환자 입장에서는 조그만 개선도 생활에 큰 기쁨으로 다가올 수 있다

 

하물며, 당뇨환자에게 주사로 맞는 인슐린의 경우매일 맞아야 되는 것을 일주일에 1회 정도로 줄여 준다면 얼마나 큰 기쁨이겠는가? 작년 11월 한미약품이 당뇨환자용 지속형 인슐린 제제를 개발하여 확정된 계약금 4억 유로(한화 4,951억원)와 임상개발, 허가, 상업화 성공에 따른 단계별 추가금(마일스톤. milestone)으로 35억 유로(한화 4 3,322억원) 등 총 39억 유로(한화 4 8,238억원)를 글로벌 제약회사인 사노피로부터 받게 계약했다. 비교적 신생 제약회사인 한미약품이 지속적인 R&D 투자를 바탕으로 큰 성과를 낸 것으로, 시장에서도 이를 반영하듯 31만원 정도하는 주가가 계약 체결후 70만원을 상회하였고 온갖 경제지에서도 대서특필이 되었다.

 

제약산업은 우리나라와 같이 땅덩이가 좁고, 자원이 빈약한 나라에서 고도의 기술을 바탕으로 한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주목을 받고 있다. 또한제약산업은 의료기술의 발달과 고령화로 인하여 지속적인 시장확대가 전망되어 산업적 중요성이 더해지고 있다. 세계 제약시장 규모는 2011 1000조원이었는데, 2017년에는 1400조원으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제약산업은 기초과학기술과 다학제 융합 기반산업이기 때문에 일부 선진국이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우리나라도 과학기술 분야에 우수한 전문인력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미래산업으로 성장하기를 기대하고제약산업은 첨단 과학기술과 융복합 기술 응용을 요구하기에 제약산업의 성장을 통한 연관 산업 파급효과와 양질의 일자리 창출이 가능하여 국내 경제 기여도 클것으로 예상된다. 더구나국내 제약 기반 확보가 가능해야 글로벌 제약회사에서의 가격 공격에 맞서 국민 건강권을 지킬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되어 경제적 문제  아니라, 사회적으로도 중요한 이슈라고 할 수 있다

 

제약산업을 주도하는 제약회사들은 우리들의 믿을만한 친구들일까? 뉴잉글랜드저널 오브 메디신의 편집장을 지냈고, 내과와 병리과 전문의이기도 한 마샤 엔젤의 책인 '제약회사들은 어떻게 우리 주머니를 털었나'에 보면 제약회사는 상상을 초월하는 수익성을 보이고 있다. 2001년 기준으로 미국 10대 제약회사들의 평균 순이익률은 다른 기업들을 따돌리고 매출액 대비 18.5%, 자산대비 16.3%, 주주 지분대비 33.2%를 기록했다고 한다. 이는 포춘지의 500에 오른 다른 모든 기업 순이익률의 중간값이 매출의 3.3%라는 것과 비교하면 엄청난 숫자라는 사실을 알 수 있다저자는 이들 제약회사가 R&D 에는 14% 정도의 예산을 사용하고 있으며, '마케팅과 관리비용'이라는 이름으로 매출액의 36% 정도가 사용하고 있으며 이에 대한 것은 기밀 사항으로 사용 내역을 정확히 파악되지도 않고 있다고 비판하고 있다. 쉽게 이야기하면 공부는 얼마 안하고 무언가 구린 구석이 있는 것 같다는 이야기이다.

 

바른 제약산업이란 무엇일까? 질병을 치료하는데 효과적인 약을 개발하면서 이것을 싼 값에 공급해 주는 제약 산업? 세상에 이런 것은 없을 것 같다. 자본주의의 원리가 세계를 제패한 마당에 당위로만 운영되는 것은 불가능하리라. 현실적으로 바른 제약산업은 가장 효과적인 치료법을 개발할 수 있으며, 이에 적절한 약의 비용을 설정하여 이윤을 내는 것으로 생각할 수 있다. 국가적으로 제약 산업을 조정할 수 있는 것은 여러 지원책들과 규제에 의한 것이라고 한다. 우리들이 실제로 이러한 과정에 개입될 가능성이 있을지 모르겠지만 눈을 크게 뜨고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게 정신을 차려야 하리라.

 

로마제국은 외적을 막기 위하여 게르만 용병을 고용했다가 서기 476년 게르만 용병대장 오도아케르에 의해 멸망당했다. 공룡과 같은 글로벌 제약회사와 싸우기 위해 우리의 용을 키워야하겠지만 올바른 우리 편으로 잘 키워야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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