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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암노트] 연구를 하면서 기업을 할 수 있을까?임일한2015-10-15

 


임일한 ​(한국원자력의학원 방사선의학정책개발센터)​

 

  5.25 인치 디스크를 전혀 본 적이 없는 사람들이 많이 있다는 사실은 놀라운 일이다. 중학교 학창시절에는 컴퓨터 소프트웨어를 거금을 들여 구매하는 것보다 5.25 인치 공디스크에 소프트웨어를 복사하는 방식으로 입수하여 사용하였다. 그 당시 함께 컴퓨터를 가지고 놀던 친구가 있었으니, 그와 함께 컴퓨터의 메카니즘과 소프트웨어의 원리를 탐구하는 것과 같은 형이상학적 문제를 했다기 보다는 같이 모여서 게임을 하거나, 새로운 소프트웨어를 수집했고, 게임을 정복하는 방법에 대한 뜨거운 토론을 하였다. 그 뒤 그 친구와는 다른 고등학교로 진학하면서 그의 소식을 알 수 없게 되었다. 나중에 알고보니 그 친구는 대학 시절 우리나라 최초의 컴퓨터 바이러스 백신 프로그램을 만든 것으로 중앙지에서 인터뷰를 하기도 하였는데, 최근 그 근황이 궁금하여 인터넷 검색으로 찾아보니 백신 관련 벤쳐기업을 설립하였고, 백신 회사를 운영하는 CEO가 되어 있었다. 같이 게임하면서 놀던 친구가 나와는 다른 성장을 한 것을 보면서, 같이 컴퓨터를 가지고 놀았는데 이렇게 다를 수 있구나 라는 생각을 하였으며, 기업을 운영하는 것은 어떤 것일지  생각해보았다. 

 

  방사선의학을 연구하면서 어떤 아이템들은 기업화하여 이윤을 남길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드는 경우가 있다. 일상적인 연구 속에서 이것은 사업화할 수 있을 것이며, 커다란 수익을 만드는 기업이 되지는 않을까 생각은 하지만, 안정적인 월급쟁이의 생활을 박차고 창업을 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그러나, 기관에 근무하는 연구자의 경우는 매일 매일 땀흘리는 연구활동은 고정분의 수입으로 보상을 받을 뿐이다. 자신의 노고를 제대로 보상 받으면서 안전하게 창업하는 방법은 없을까? 

 

  미래창조과학부에서 효과적으로 연구 기술을 사업화하기 위하여 연구소기업이라는 제도를 실시하고 있다. 연구소기업이란 국립연구기관, 대학교 등 공공 연구기관에서 해당 기관의 기술을 사업화하기 위하여 자본금 가운데 20% 이상을 해당 기관에서 출자하여 특구안에 설립하는 기업이다. 연구소 기업의 형태는 같이 기술을 사업화하는데 참여하는 기업의 역할에 따라 합작투자형, 기존기업 출자형, 신규 창업형으로 나뉘어진다. 한국원자력의학원에서는 연구자들의 연구의욕을 고취시키기 위하여 금번에 연구소기업 관련 세미나를 개최하였고, 이것을 다른 방사선의학 연구자들과 나누기 위하여 웹진에서도 특집 기사로 다루었다. 만약 이 기사를 읽고나서 새로운 기업 활동으로의 첫발이 가능해졌다면 상당히 기쁜 일이다.    

 

  논문의 발간에 그치는 연구가 아니라 실용화할 수 있는 연구를 가능케하고, 이 세상에 도움이 될 수 있는 기술을 기업화하며, 이를 이용하여 이윤을 만들고, 이것을 늘려나간다면 자본주의의 선인 대자본의 축적도 가능하지 않을까? 석유 한방울 나지 않는 나라에서 국토도 넓지 않고, 그 땅마저 대부분 산으로 이루어진 이 강산. 주자원은 사람이라고 할 만큼 인구밀도가 높아서 인구 1천만 이상의 국가 중 방글라데시에 이어 인구밀도 세계2위를 기록하고 있는 우리나라. 2015년 대한민국의 65세 이상 인구는 전체 인구의 13.1%로 10년전에 비하여 200만명 증가한 662만명이고, 이 노인 인구는 2060년에는 전체 인구의 40% 정도까지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국가의 입장에서도 아직 노인 인구가 대다수가 아닐때 고부가가치 산업 기술을 개발하여 국가의 주 수입원으로 삼는 것이 장래 노후한 대한민국의 생계 문제를 해결하는 비결일 것이며, 연구소기업과 같은 기술을 육성하는 정책은 필수불가결하다 할 수 있다.    

 

  서울대 컴퓨터공학과를 나온 이해진씨가 1997년 삼성SDS 사내 벤처인 '네이버 포트'에서 시작한 벤쳐 기업이 1999년 6월 네이버 컴 주식회사로 독립한것이 지금의 대한민국 대표 포탈 네이버이다. 스탠포드의 컴퓨터 공학 박사과정 학생인 세르게이 브린과 래리 페이지가 시작한 구글도 작은 벤쳐기업에서 출발하였으며 지금은 시가 총액이 390조원의 대제국을 건설하였다. 방사선의학 분야가 컴퓨터 공학과는 약간 다르지만 우리도 널리 세상에 복을 펼치려 노력한다면 대업을 이룰 수 있지는 않을까 꿈꿔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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