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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암노트] 임상 시험 네트워크의 힘임일한2017-06-20


< 카밋 핑퐁>

 

거짓 뉴스가 진실인 것 처럼 큰 영향을 행사하는 일들이 생기고 있다. 작년 미대선 이후인 2016년 12월, 워싱턴 DC 피자가게 '카밋 핑퐁'에서 28세 에드가 웰치가 소총을 발사하다가 경찰에 체포되었다. 그는 워싱턴에서 560 여 km나 떨어진 노스캐롤라이나 주 솔즈베리에서 차를 몰고 그곳에 간 것인데, 이 피자가게에서 힐러리 클린턴이 운영하는 아동 성매매 조직을 찾기 위한 목적으로 방문한 것이며, 이 곳에 도착하여 종업원을 위협하여 지하실로 통하는 길을 찾아 헤멨다. 그가 이러한 뉴스를 접한 트위터에서는 지하실에 아이들이 감금되어 있다는 이야기를 한 것인데 당시 '카밋 핑퐁'에는 지하실이 없었다. 이전 과거의 시대에는 활자화라는 과정이 용이치 않았기에 활자 그 자체에 대한 신뢰감이 있었지만, 지금은 종이 활자 뿐 아니라 온라인 상에서 영향을 미치는 수많은 글들도 손쉽게 생산되기에 지혜를 가지고 정보를 파악했어야 하는데, 한 젊은이의 인생이 수렁에 빠지는 결과가 나오게 되었다. 

 

환자 진료에 도움을 주는 의학 지식 역시 그 정보의 공신력을 평가하여 가이드라인등을 정할 때 정보의 믿을만한 기준으로 삼고 있다. 이러한 임상 연구 결과들의 증거 능력을 그 수준에 따라 구분해 오고 있다. 미국 예방의학 태스크 포스 (United States Preventive Services Task Force)에서 발표한 레벨 구분에 따르면 level I은 무작위 대조군 임상시험 (randomized controlled trial)으로 이것이 가장 신뢰할 수 있는 근거로 여겨진다. Level II는 무작위를 처리하지 않은 대조군 임상시험, 여러 센터에서 이루어진 코호트연구나 환자대조군 연구, 혹은 여러시간에 걸쳐 이루어진 관찰 연구를 칭하였으며, level III에서는 전문가의 의견 및 기술 연구를 다루었다. 일반적으로 연구 결과의 신빙성은 여러 기관에서 이루어진 무작위 대조군 임상시험이 가장 그 의미가 크고, 단일 기관 무작위 대조군 임상시험, 코호트 연구, 환자대조군 연구, 사례 일련 연구 (case series study), 사례 보고 연구 (case report)의 순서로 연구 결과를 신뢰할 수 있는 것으로 생각된다.

 

이번 방사선의학 웹진에서는 핵의학분야에서 우리나라의 7개 의과대학에서 후향적으로 임상시험네크워크를 이용하여 미국 핵의학회지에 실린 연구를 소개하고 있다. 상당히 진행한 간세포암 환자 291명을 7개 병원에서 수집하여 FDG PET/CT의 임상적 의의를 분석하였다. 일반적으로 수행되는 한 기관의 연구로는 유의한 차이를 나타내기가 쉽지 않았으나, 많은 기관이 참여함으로써 FDG PET/CT를 이용할 경우 환자의 예후를 보다 정확히 예측할 수 있고, 이 FDG PET/CT 결과에 따라 치료 방침을 바꿀 수 있다는 값진 결과를 도출할 수 있었다.

 

의학의 발전은 사람의 생명 및 희생을 담보로 이루어지기 때문에 하나 하나의 관찰도 모두 소중하다. AIDS의 발견을 가능케 한 것의 효시가 1981년 미국 CDC에서 발표된 5명의 폐렴 환자에 대한 사례 일련 연구 (case series study)였고, 모두 다 관념적으로 알고 있는 간세포암에서 FDG PET/CT가 예후 예측에 효과가 있다는 사실을 확증한 것은 임상 시험 네트워크의 힘이라고 할 수 있다.

 

5년전 선구적으로 임상시험 네트워크에 대한 중요성을 외치시던 선생님의 목소리가 귀에 생생히 들려오는 것 같다. 그 때는 무슨 말씀인지 파악도 못 하였는데, 5년뒤의 결실을 보니 선배님들의 혜안에 탄복하고, 그러한 능력을 기르기 위하여 갈고 닦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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