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위원노트

본문글자크기
기사의 제목, 출처, 작성일 정보 안내
[불암노트] Immuno PET: 맞춤 진단에서 표적 치료를 향하여한국원자력의학원 2016-08-12

 

<그림> 토마호크 미사일과 immuno PET

 

  걸프전은 이전의 전쟁과 다른 전쟁이었다. 고등학교 겨울 방학 보충 수업 당시, 공부에 관심이 아주 많지 않던 급우들은 보충 수업을 들으면서 걸프전 중계방송도 동시에 청취하고 있었다. 걸프전이 이전의 전쟁과 다른 점은 중계 방송을 통하여 대중에 노출된 점 뿐 아니라, 다양한 무기의 활약을 볼 수 있었고 뉴스에서도 흥미롭게 다루고 있었다는 것이다. 이라크에서 이스라엘에 스커드 미사일을 발사하고, 이를 방어하기 위하여 패트리어트 미사일로 요격하는 것은 이전에 책이나 게임에서만 다루던 전쟁을 생명의 위협 없이 생생하게 진행 상황을 볼 수 있는 것이었다. 당시 언론의 관심을 받고 있는 첨단 병기 중 하나가 토마호크 순항 미사일이었다. 미사일 하나에 10-17억원 정도하는 것으로 알려진 이 값 비싼 무기는 전장에서 수백 킬로 미터가 떨어진 곳에서 미사일을 발사하면 첨단 유도 장치를 통하여 오차 3-10 미터 이내로 목표물의 요격이 가능하다니 놀라울 따름이었다.

 

  핵의학을 전공하면서 진단과 치료부분에서 빠지고 않고 나오는 것이 immuno PET이었다. 항체나 항체 유사 단백질에 방사성 동위원소를 표지하여 영리한 유도 미사일처럼 해당 병변에 이 의약품이 결합할 경우 진단과 치료 가치가 있을 것으로 기대하는 것이다. 특정 발현 물질에 특이적 결합을 하기 때문에 추가적인 조직 검사 없이 해당 단백질의 발현을 알 수 있으며 덧붙여진 방사성 동위원소에 의해서 진단 뿐 아니라 치료까지 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1908년 면역 연구로 노벨 생리의학상을 받은 Ehrlich가 제창한 '마법의 탄환'을 구현한 것이 바로 immuno PET이라고 할 수 있다. 이번달 방사선의학 웹진에서는 핵의학부문 중 식도암에서 monoclonal antibody인 cetuximab에 진단과 치료용 방사성 동위원소인 Cu-64와 Lu-177을 표지하여 진단과 치료에 적용한 연구를 소개하였다. 이 두가지 동위원소 모두 항체에 효과적으로 적용되리라 생각되는 것들이었는데, 이 연구는 이를 실제로 실험모델에서 구현하였고 미국핵의학회지에 발표된 쾌거였다. 

 

  지금 의학은 정밀의학의 기치를 높이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환자나 종양의 특정 유전형 발현에 따라 특정한 치료를 시행하는 맞춤 의학이라고 할 수 있다. 최근 개발된 신약 항암제는 치료 비용이 우리나라는 수천만원, 미국의 경우 약 1억원 정도 되는데, 해당 약의 효과가 있을 환자를 고르는 것은 우선 환자의 치료비를 생각하면 절대적으로 필요한 과정이다. 또한 종양의 특성이 치료를 받으면 달라 질 수도 있어서, 실례를 들면, 유방암의 경우 HER2 발현에 따라 환자의 예후가 달라지고, monoclonal antibody로 치료하였을 때 치료 성적이 좋아지는 것이 잘 알려져 있다. 지금 건강 보험에서도 HER2 발현에 따라 환자의 Herceptin 치료비를 경감해주고 있는데, 연구에 따르면 처음 유방암 치료시 HER2 발현과 항암 치료 이후의 HER2 발현이 달라지는 것이 10-40% 정도 나타나는 것으로 보고하고 있기 때문에 첫 치료 후 반복적으로 HER2의 발현을 평가할 필요가 있다. 이럴 때 immuno PET을 사용한다면 환자에게 조직검사에서 생기는 통증없이 효과적으로 HER2 발현을 평가할 수 있다. 

 

  신약 개발의 한단계인 임상 시험에서도 이러한 immuno PET을 이용하면 효과가 있을 환자를 적절하게 선별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임상시험에서 대상 환자를 잘 고르는 것이 임상 시험의 성패를 좌우한다. 2013년 New England Journal of Medicine에서는 치료가 어려운 갑상선암 환자에서 selumetinib이라는 신약을 사용할 경우 기존의 I-131 치료가 효과를 볼 수 있다고 발표되었다. 그러나 이 임상 시험이 성공할 수 있었던 것은 I-124 PET이라는 검사를 신약 복용 후 환자에게 실시하여, 이 검사 결과에 따라 섭취가 있는 환자를 골랐기에 성공 가능성을 높일 수 있었다. 비슷한 예는 임상 시험에서 많이 볼 수 있어서 비소폐성폐암 환자를 대상으로 로슈에서 c-Met라는 암세포 발현 단백질을 표적하는 monoclonal antibody인 onartuzumab 에서도 3상 임상 시험의 성공을 위하여 c-Met 발현이 높은 환자를 동반 진단법 (companion diagnostics) 을 통하여 선별하여 임상 시험을 진행하였다. 애석하게도 이 치료법은 치료 성적이 기대에 미치지 못하여 임상 시험이 중단 되었는데, 기존의 면역조직 염색법 뿐 아니라 해당 항체에 직접 방사성 동위원소를 표지해서 검사를 했다면 더 좋은 성적이 나올 수 있었을까 다시 생각도 해본다. 

 

  물론 immuno PET의 발전에도 어려움은 존재한다. 항체 및 해당 단백질의 내재 속성에 의한 어려움도 있고, 방사성 의약품에 대한 과도한 규제들, 치료용 방사성 의약품에 대한 독성 시험 기관의 부재등이 존재한다. 맞춤 진단에서 향후 표적 치료까지 갈 길은 멀게만 느껴지지만 이제는 머지 않아 동반진단법으로 immuno PET이 사용되리라 기대를 해 본다. 

 

  • 덧글달기
    덧글달기
       IP : 3.133.12.172

    등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