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사선의학, 이것만 알려주마
| 2024년 12월호 제69화 방사선의학과 인공지능 | 한국원자력의학원 김희진, 김정영 공저 | 2024-12-1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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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ke America Great Again이 돌아왔다. 치열한 접전 끝에 미국 대통령 당선자가 나오리라 생각했지만, 도널드 트럼프가 미국 선거인단 과반인 277석을 빠르게 확보하면서 한국시간 6일 새벽에 제47대 미국 대통령 당선을 확정 지었다. 각 국에서는 발 빠르게 당선 축하 메시지를 타진함과 동시에 대통령 당선인 공약에 기반한 향후 미국 정책을 분석한 자료들을 쏟아내고 있다.

< 도널드 트럼프 제47대 미국 대통령 당선인1), 그리고 치솟는 11월 6일 원-달러 환율>
우리나라 과학기술정책 연구기관인 STEPI에서도 도널드 트럼프의 과학기술 분야 대선공약을 분석하여 향후 우리나라에 미칠 영향과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 등을 제시했다. 먼저 트럼프 행정부는 CHIPS법 등에 의한 R&D 자금 확대에 대해 중복회피를 통한 효율성을 강조할 것으로 예상되며 이는 정부 R&D 예산 감축을 시사한다고 밝혔다. 트럼프 1기 행정부 정책과 이번 미국 대선공약을 비교해서 트럼프 2기 행정부 과학기술혁신 정책을 전망한 KISTEP 브리프에서도 미국 정부 R&D 연방 예산이 감소할 것이라 예측했다.2)

< 트럼프 행정부 2기 주요 과학기술 관련 정책 방향성과 한국의 위기와 기회3) >
정부 R&D 예산 축소 전망에도 불구하고, 트럼프 1기 행정부에서 선정한 미래산업(AI, 양자정보과학, 5G/차세대 통신, 첨단 제조 등) 분야 패권 유지를 위한 투자는 강화되고 첨단바이오, 우주산업, 반도체 그리고 에너지 분야 등 중국과 경쟁하는 분야에 투자를 강화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더불어 트럼프 2기 행정부에서는 STEM(과학·기술·공학·수학)을 의학 분야까지 확장한 STEMM(과학·기술·공학·수학·의학) 인재 양성에 집중하며 해외 인재 유입과 이민을 제한하는 폐쇄적인 정책 기조를 유지해 나갈 것으로 보인다.4) 향후 미국 과학기술정책 기조에 대응하기 위해 우리나라는 대외기술전략 재검토, 제조업 경쟁력 유지를 위한 전략적 보호조치 그리고 미 국방부와 국립반도체기술진흥센터에 의해 설립될 NSTC에 참여하는 전략5)을 제시하였으며 본격적인 2기 행정부 출범 이후 트럼프 정부가 과학기술혁신을 대하는 태도 및 관점을 주시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하고 있다.6)
결국 미국 정부 R&D 예산은 줄어들어도 AI, 첨단바이오, 반도체 등과 같은 패권기술 투자는 강화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11월 7일(목) ‘방사선바이오 성과창출 전략(안)’이 국가과학기술자문회의 의결을 통해 발표되었다.7) 미래 유망시장으로 급부상한 방사성의약품 시장 선점을 위해 혁신기술개발, 인프라 고도화, 산업생태계 기반 조성 등을 추진하여 2030년까지 핵심 원료 동위원소 자급, 방사성의약품 신약후보 3종 이상 발굴 등을 목표로 하고 있다.

< 방사선바이오 성과창출 전략(안) 비전 및 추진전략8) >
방사선바이오 산업은 트럼프 2기 행정부에서도 강조하고 있는 첨단바이오 기술과 더불어 아니라 원자로(연구용), 가속기 등과 같은 대형 인프라까지 종합적으로 요구되는 기술·자본주도 산업이다. 여기에 2024년 노벨상을 휩쓴 AI기술도 접목한다면 방사성의약품 신약후보물질 발굴에도 박차가 가해질 것으로 보인다. 이번 호에서는 방사선의학 분야에서 활용되고 있는 AI 기술에 대해 알아보자.

2013년에 등장한 왓슨 포 온콜로지(Watson for Oncology)는 많은 사람들에게 신선한 충격을 안겨주었다. 방대한 양의 의학지식을 습득하고 의료 데이터를 분석하여 질병 진단 및 치료법을 제시하는 것이 그 당시 기술로 가능할까 싶었지만, 메모리얼 슬론 캐터링 암센터(Memorial Sloan Kettering Cancer Center, MSKCC)와 협업을 시작으로 14개국에서 활용 중이다. 우리나라는 2016년 가천대 길병원을 시작으로 2017년 부산대학교 병원, 건양대학교병원 등 여러 병원에 도입했다.9) 그러나 사용상의 번거로움, 자연어 습득 한계 그리고 국내 의료환경과 맞지 않은 의견 제시 등 기술적 한계로 인해 왓슨 포 온콜로지에 대한 국내 관심은 예전만 못하다.10)

< IBM Watson 그리고 하버드 대학교에서 개발한 CHIEF11)>
왓슨은 실패 사례로 남았지만, 고도화된 AI 기술을 기반으로 한 암 진단 시장은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하버드 의과대학 연구진은 AI를 통해 19종의 암 유형을 파악할 수 있는 치프(CHIEF)라는 모델을 새롭게 선보였다. 1,500만 개의 생체이미지와 폐, 유방, 전립선 등 6만 개의 조직 슬라이드 이미지로 학습한 뒤 전 세계 24개 병원과 19,400개 이미지로 성능 테스트를 한 결과 기존 AI 방법보다 최대 36% 우수한 성과를 보였다고 한다. 특히 암 탐지 부분 정확도는 94% 였으며 식도, 위, 대장 및 전립선 등 특정 암 유형은 정확도가 96%까지 높아졌다고 밝혔다.12)
이밖에 OpenAI는 컬러헬스와 손잡고 의료 AI 어시스턴트 코파일럿을 통해 암 진단을 받은 환자의 서류작업부터 검진까지 효율적인 암 진료를 도울 계획이라고 밝혔다. 우리나라도 AI 기술을 이용한 암 진단시장에 적극적으로 참전하고 있다. 지난 9월 루닛(대표 서범석)에서는 AI 바이오마커 ‘루닛 스코프 IO’를 활용하여 담도암 환자 대상 치료반응 예측 연구결과를 Clinical Cancer Research에 게재했다고 밝혔다.13) 또한 코어라인소프트(대표 김진국)는 미국 FDA로부터 AI 기반 폐결절 검출 솔루션 의료기기(AVIEW Lung Nodule) 인증도 획득하였으며 딥 바이오(대표 김선우)에서는 전립선암 분석 AI 솔루션인 ‘딥 디엑트 프로스테이트’를 개발해 미국 스탠퍼드 의과대학 등과 성능 검증을 진행하고 있다.14)

방사선치료 분야에서도 AI 기술이 활발하게 적용되고 있다. 이미 많은 병원에서 AI기술이 적용되어 상용화된 방사선 치료기기와 치료계획 시스템을 도입해서 활용하고 있다. 이화여자대학교서울병원에서 도입한 이토스(22년), 고려대학교 안암병원에서 도입한 클리어RT(23년), 영남대병원에서 도입한 애퀼리언 액시드(24년) 등이 대표적이다.
2019년에는 국내 첫 방사선치료 분야 AI 스타트업 업체 인 온코소프트(대표 김진성) 설립되어 시리즈B 투자유치 및 아마존웹서비스와 업무협약을 체결하는 등 활발하게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15) 최근에는 거대 언어 모델(Large Language Model; LLM)을 기반으로 한 멀티모달 AI 모델(Multimodal AI model)을 구축하여 의료영상정보와 텍스트를 기반으로 한 임상정보(종양 위치, 전이 여부, 조직학적 정보 등)까지 반영한 종양 컨투어링 기법을 개발했다고 밝혔다.16)

< 의료영상데이터만 활용한 기존 AI 모델과 LLM 기반 멀티모달 AI 모델 비교17)>
방사선치료뿐 아니라 항암-방사선치료 반응 예측에도 AI 기술이 활용될 전망이다. 한국원자력의학원 연구팀은 소아 골육종 치료반응과 전이를 AI 기술을 이용해 예측할 수 있는 모델을 개발한 바 있으며18), 최근에는 직장암 환자가 수술 전 항암-방사선치료를 했을 때 완전관해(병변이 모두 사라진 뒤 4주 이상 새로운 암세포가 보이지 않는 경우) 여부를 예측할 수 있는 AI 모델을 개발한 바 있다.19)
11월 19일에 개최된 과학기술분야 2025년 기초연구사업 설명회에서 정부가 1년 만에 일괄 삭감했던 기초연구 과제 예산 10%를 원상 복구한다고 밝혔다. 이미 삭감된 올해 연구비는 어쩔 수 없지만, 일괄적으로 연구비가 10% 삭감됐던 기초연구 사업 계속 과제 8,100개는 원상 복구될 예정이다. - 소급 적용이 안 되는 점은 살짝 아쉽다.
정부 R&D 규모가 축소될 것으로 전망되는 트럼프 2기 행정부에서도 미래산업과 STEMM 분야 투자는 아끼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점점 더 벌어지는 초격차 시대에서 기름 한 방울 나지 않는 – 성공할 것으로 믿지만, 무려 국세 1.2조 원이 투입될 ‘대왕고래 프로젝트’는 현재 진행 중 이다. – 우리나라는 과학기술 R&D 지원과 인재 육성이 우리가 지향해야 할 방향이라 생각한다. ‘방사선바이오 성과창출 전략(안)’도 발표된 만큼 앞으로 연구자분들이 과학기술 연구예산 확보에 얽매이지 않고 연구에 매진할 수 있는 환경이 정착하길 바란다. ■ (다음 회에 계속됩니다.)
1) https://trumpwhitehouse.archives.gov/people/donald-j-trump/
2) 고윤미, 주혜정, 트럼프 2기 행정부의 과학기술혁신 정책 추진방향 전망, KISTEP, 2024.11.7
3) 이현익, 조원선, 트럼프의 귀환, 한국이 직면한 과학기술 혁신의 위기와 기회, STEPI, 2024.11.6
4) 고윤미, 주혜정, 트럼프 2기 행정부의 과학기술혁신 정책 추진방향 전망, KISTEP, 2024.11.7
5) 이현익, 조원선, 트럼프의 귀환, 한국이 직면한 과학기술 혁신의 위기와 기회, STEPI, 2024.11.6
6) 고윤미, 주혜정, 트럼프 2기 행정부의 과학기술혁신 정책 추진방향 전망, KISTEP, 2024.11.7
7) 방사선바이오 성과창출 전략(안). 과학기술정보통신부, 2024.11.7
8) 이현익, 조원선, 트럼프의 귀환, 한국이 직면한 과학기술 혁신의 위기와 기회, STEPI, 2024.11.6
9) 최윤섭, IBM 왓슨 포 온콜로지의 의학적 검증에 관한 고찰, Hanyang Med Rev, 2017;37:46-60
10) AI 의사로 주목받았던 ‘왓슨’은 왜 잊혀졌나, 메디게이트, 2021.9.5
11) Xiyue Wang et al, A pathology foundation model for cancer diagnosis and prognosis prediction, Nature, 2024, 634;970-978
12) AI 암 진단 시장, 2030년 1조 3,000억 원 규모...세상을 바꿔 놓는 의료AI, 바이오타임즈, 2024.10.3
13) AI 암 진단 시장, 2030년 1조 3,000억 원 규모...세상을 바꿔 놓는 의료AI, 바이오타임즈, 2024.10.3
14) AI 암 진단 시장, 2030년 1조 3,000억 원 규모...세상을 바꿔 놓는 의료AI, 바이오타임즈, 2024.10.3
15) https://www.oncosoft.io/about-kor
16) Yujin Oh et al, LLM-driven multimodal target volume contouring in radiation oncology, Nature Communications, 2024, 15:9186
17) Yujin Oh et al, LLM-driven multimodal target volume contouring in radiation oncology, Nature Communications, 2024, 15:91862024, 634;970-978
18) AI로 소아 골육족 치료반응·전이 예측한다...정확도 85%, 연합뉴스, 2021.06.08
19) AI로 직장암 항암 방사선치료 반응 예측...‘정확도 87.5%’. 연합뉴스. 2023.1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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