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사선의학, 이것만 알려주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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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4화 2021년 방사선의학 핫이슈한국원자력의학원 김희진, 김정영 공저2022-01-03

  전국민 백신접종률 80%달성과 코로나 경구 치료제 개발 소식으로 일상 복귀가 머지않았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11월 24일 남아공에서 발견된 코로나 오미크론 변이는 또다시 전 세계 국경을 걸어 잠그게 했고, 2021년 연말 키워드는 오미크론이 차지했다.

  하지만 언제나 그렇듯 우리는 새해를 맞이했고, 2022년 ‘방사선의학 이것만 알려주마’ 코로나 종식을 염원하며 힘차게 시작해보려 한다. 이번호에서는 2021년에 보도된 방사선기술 및 방사선의학과 관련 된 기사들을 검색해서 필자만의 기준으로 선정해 소개해보려 한다. 수록된 순서는 언론 보도일 기준이다.

 

 

  불과 몇 년 전 까지만 해도 황사와 미세먼지는 봄철 뉴스에서 반짝 언급되던 단어였지만, 요즘은 1년 내내 미세먼지 소식이 끊이지 않고 있다. 한때 국내 미세먼지 발생 주요 원인으로 생선구이나 디젤 차량 매연이 꼽혔으나, 중국발 미세먼지 영향도 무시할 수 없다. 이 때문에 해마다 미세먼지로 인한 한·중 외교 갈등이 심심치 않게 들려온다.

  한국원자력연구원 연구팀에서는 방사성 물질 분석을 통해 미세먼지 원산지를 추적하는 연구를 진행 중 인데, 가시적인 성과가 속속들이 발표되고 있다. 우리나라 밖에서 발생해 유입되는 미세먼지는 방사성 특징을 띄는데 베릴륨-7 동위원소가 그 주인공이다. 주로 성층권에서 생성되는 물질로 500km 정도 이동해 다양한 먼지와 함께 지상으로 내려오는 경로를 보이는데, 이 베릴륨-7을 이용하면 장거리를 이동하는 미세먼지를 분류하는데 활용할 것으로 보인다고 연구팀은 밝혔다.

 

<대형 채집기에서 미세먼지를 채취하고 있는 한국원자력연구원 연구진2)>

 

  지난 2018년부터 하나로 원자로를 이용한 중성자 방사화 분석법으로 미세먼지에서 35개 핵종을 분석해 왔는데, 최근 극미량 방사성 핵종 5종을 추가 분석하는데 성공했다. 이 추가 핵종들을 추적하면 미세먼지 발원지를 확인할 수 있게 된다. 방사성 동위원소 반감기를 활용해 미세먼지 기원을 판별하는 과학적 분석법이 더 효과적인 미세먼지 해법을 찾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인간 평균수명이 늘어남에 따라 퇴행성 질환 환자가 증가하고 있다. 2020년 통계청에서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65세 이상 노인인구 10명 중 1명이 치매증상을 앓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알츠하이머 치매는 65세 이상 치매 환자의 76%인 632,305명으로 집계되었다. 지속적인 치매환자 증가는 가계경제 부담으로 직결되어, 정부에서는 2018년 치매국가책임정책을 발표했다. 치매 진단용 신약 개발소식은 종종 들려온 반면, 치료제나 치료법 개발 소식은 잠잠했는데 올해 6월 알츠하이머 치매 치료와 관련된 뉴스가 보도되었다.

  충북대병원 서영석 교수와 서울대학교 김혜선 교수 공동 연구팀은 알츠하이머 치매 치료 동물실험을 통해 저선량 방사선 치료 효과를 입증했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보통 암치료에 조사되는 방사선량보다 약 1/20가량 적은 양을 알츠하이머 치매에 걸린 쥐에게 조사했는데, 알츠하이머 치매 원인 물질인 베타아밀로이드가 쥐 뇌 조직에서 감소한 것으로 확인됐다. 동물실험 연구결과를 바탕으로 연구팀은 임상 연구도 진행한다고 밝혔다.

  최근 알츠하이머 치료제로 FDA 승인을 받은 아두카누맙은 치료 비용이 1년에 6,000만원에 에 이르지만 저선량 방사선치료가 임상에서도 효과가 입증된다면 현재 수가 기준으로 300만원 대로 치료받을 수 있다고 한다. 하루빨리 치매 치료법이 개발되어 많은 치매환자들과 보호자들의 아픔을 덜어낼 수 있길 바라본다.

 

 

  플라스틱 생산·소비가 늘면서 많은 양의 플라스틱 폐기물이 해양에 유입되고 있다. 자외선이나 풍화에 마모된 5mm미만 미세플라스틱이 해양생물에서 검출되고 있지만 아직 인간에게 미치는 영향 연구는 걸음마 단계다. 이에 한국원자력의학원 김진수·강충모 박사 연구팀은 방사성동위원소를 이용한 PET촬영으로 소동물 대상 미세플라스틱 체내 흡수경로를 규명했다.

 

 

<미세플라스틱 체내 흡수경로를 규명한 한국원자력의학원 김진수·강충모박사 연구팀>

 

  연구팀은 0.2마이크로미터 크기의 미세플라스틱 폴리스티렌에 방사성동위원소 Cu-64를 표지한 60마이크로그램의 방사성 구리-폴리스티렌을 쥐에게 섭취시킨 뒤 PET영상으로 48시간 동안 시간 경과에 따른 생체 내 흡수 경로를 분석했다. 그 결과 위와 장에는 24시간 까지 머무른 뒤 대부분 빠져나갔으나 간은 초기 1시간째에 비해 48시간째에 5배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연구팀은 PET영상으로 확인이 어려운 쥐 신체기관을 적출해 방사성 구리-폴리스티렌에서 방출되는 감마선을 측정해 섭취 1시간 째 부터 방사성 구리-폴리스티렌이 전신으로 퍼져나간 것을 확인했다.

  연구팀은 전 세계적으로 문제가 되고 있는 미세플라스틱의 체내 흡수경로를 최초로 규명한 것에 큰 의의가 있으며 이를 토대로 미세플라스틱의 생체 독성 평가 연구를 이어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4차 산업혁명 시대인 요즘 빅 데이터, 사물인터넷 등과 더불어 화제가 되고 있는 단어가 ‘가상현실’, ‘메타버스’가 아닐까 싶다. 게임을 중심으로 여러 분야에서 가상현실과 메타버스 플랫폼들이 운영되고 있는 이 시점에서, 방사선의학도 가상현실 대열에 합류했다.

  ㈜드림브이알과 삼성서울병원은 확장현실(XR, eXtended Reality) 기술을 이용해 시공간 제약 없이 방사선치료를 체험할 수 있는 ‘방사선치료 XR 체험 플랫폼’을 12월 16일 출신한다고 밝혔다. XR 체험 플랫폼은 방사선 치료 환자에게 치료 환경을 미리보기 형식으로 제작해서 환자 불안감 저하와 몰입도 증가로 정밀한 치료결과를 얻는 것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

 

 

<드림브이알과 삼성서울병원이 개발한 방사선치료 XR 플랫폼6)>

 

  방사선치료 XR 체험 플랫폼의 도입은 실제 방사선치료와 동일한 환경을 제공해서 전반적인 치료과정의 이해를 높여 환자 긴장도를 완화시키고 치료 재현성을 높이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국내 암 사망자들 중에서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하고 있는 암종은 폐암이다. 암 발생자수 순위도 2018년 기준 3위이며, 전 세계적으로도 높은 사망률과 낮은 생존율을 기록하는 악성 종양이다. 이런 높은 사망률과 낮은 생존율의 원인은 여러 가지 폐암 치료법을 적용해도 암세포 사멸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이렇게 끈질긴 생명력(?)을 가진 폐암세포의 비밀이 한 꺼풀 벗겨졌다.

  한국원자력의학원 박인철 박사 연구팀은 암세포 생존과 성장에 필수적인 아미노산이 부족한 암 미세 환경에서도 폐암세포가 생존할 수 있게 하는 유전인자와 메커니즘을 규명했다고 밝혔다. 또한 연구팀은 신호전달체계에서 오가는 암세포 생존신호를 차단시키면 방사선으로 사멸되는 폐암세포가 28% 이상 증가된다는 사실도 확인했다.

  이번 연구를 바탕으로 암세포 생존 신호전달 연구를 통해 새로운 방사선 암치료 전략이 마련되어 방사선 치료가 쉽지 않은 폐암환자들의 생존율을 높일 수 있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

 

  2022년 임인년(壬寅年)은 ‘검은 호랑이’ 해이다. 예로부터 호랑이는 오복을 가져다주는 용과 더불어 삼재나 잡귀 등으로부터 가정의 행복을 지키는 벽사(辟邪)역할을 했다고 한다. 특히 검은 호랑이는 도전·진취적이면서 자신감과 포악한(!) 성미를 가지고 있다고 한다. 귀신 잡는 검은 호랑이가 포악한 성미를 발휘해서 역병 코로나19도 퇴치하길 기원한다. ■ (다음 회에 계속 됩니다.)

 

1) http://news.kbs.co.kr/news/view.do?ncd=5168080&ref=A, KBS, 21.4.21
2) http://news.kbs.co.kr/news/view.do?ncd=5168080&ref=A, KBS, 21.4.21
3) https:/www.docdocdoc.co.kr/news/articleView.html?idxno=2012040, 청년의사, 21.6.29
4) https://www.dongascience.com/news.php?idx=47755, 동아사이언스, 21.7.7
5) https://www.rapportian.com/news/articleView.html?idxno=141485, 라포르시안, 21.12.6
6) https://www.rapportian.com/news/articleView.html?idxno=141485, 라포르시안, 21.12.6
7) https://www.seoul.co.kr/news/newsView.php?id=20211207500059, 서울신문, 21.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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