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사선의학, 이것만 알려주마

본문글자크기
기사의 제목, 출처, 작성일 정보 안내
제32화 방사성의약품 생산 가이드라인한국원자력의학원 김희진, 김정영 공저2021-11-05

  아일랜드 출신 작가 인 제임스 조이스(1882.2.2.~1941.1.13.)는 영문학계에 길이 남을 작품들을 남겼지만, 그 작품들이 매우 난해하기로도 유명하다. 그 중에서도 1939년 발표된 ‘피네간의 경야’는 영어 원어민조차 읽기 힘든 난이도 끝판왕 이라고 한다. 독서와 사회적 거리두기를 실천하고 있는 필자가 이 책의 존재를 알게 된 것은 물질을 이루는 가장 기본단위 중 하나인 쿼크(quark)의 어원이 피네간의 경야에 나온 갈매기 울음소리에서 따왔다는 것을 유튜브를 통해 우연히 접해서였다. 이후 작품에 호기심이 생겨 여러 포털사이트들을 통해 이리저리 검색해보다가 고려대학교 김종건 교수님이 번역하셨다는 한국어판 일부를 접하게 되었는데, 첫 문장을 보자마자 조용히 뒤로 가기 버튼을 눌렀다.

 



< 제임스 조이스의 피네간의 경야 일부1)와 이상의 삼차각설계도2) >

 

  비슷한 시기, 한국에도 혜성같이 등장한 천재작가가 있었으니 바로 건축가이자 작가로 활동했던 이상(1910.9.23.~1937.4.17.)이다. 이 두 작가는 많은 공통점들이 있다. 비슷한 시기에 작품 활동을 하였고, 매우 난해한 작품들을 발표하였으며, 모국어 이외에 여러 가지 외국어를 자유롭게 구사 할 수 있었고 각각 영문학계와 한국 문학계에 큰 족적을 남긴 인물들이다. 문학·예술 분야는 작품 우열을 가리는 것이 무의미 하지만, 대중들의 취향이 작품 가치를 부여하게 된다. 그래서 두 작가 중 필자 취향은 누구냐고 묻는다면, 이상 작가를 꼽을 것이다.

  지난 9월 이상의 ‘삼차각설계도’가 발표된 지 90년 만에 이 시의 제목과 일부 내용에 관한 수수께끼를 일부 해석했다는 기사를 보았다. Journal of Korean Culture에 지난 8월 말에 발표된 ‘이상 시의 4차원 시공간 설계 및 건축: 「삼차각설계도」와 「건축무한육면각체」의 연결 그리고 차원확장’ 논문3)이 그 주인공이다. 논문 저자들은 이상의 연작시에 등장하는 ‘삼차각’, ‘육면각’ 등과 같은 조어를 기하학적·물리학적 지식 기반으로 해석하고 이를 통해 이상의 작품들에 대한 새로운 접근법을 제시했다고 밝혔다. -보다 자세한 논문내용은 저자 유튜브를 통해 확인해보시기 바란다.4)- ‘이상은 자식의 물리학적 지식을 기반으로 4차원 시공간을 문학작품에 투영하려는 실험을 한 것이다.’ 라는 논문의 결론부분을 보며, 시대를 앞서나가 과학과 문학의 융합을 시도한 이상의 천재성에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방사선기술이 과학기술간 융합을 넘어서 예술·문학 분야와도 융합하여 이처럼 세련되게 구현되길 소망해보며 이번호에서는 방사성의약품 생산 가이드라인을 알아보자.

 

 

 

1. GMP(Good Manufacturing Practice) 정의

  GMP는 Good Manufacturing Practice의 약자로, 우리나라 말로 풀이하면 ‘의약품 제조 품질관리 기준’ 정도로 할 수 있다. 의약품 등의 제조나 품질관리에 관한 규칙을 총칭하며 1962년 미국에서 세계 최초로 제정한 뒤, 1968년 WHO가 전 세계적으로 GMP제도 시행을 권고했다. 오늘날에는 의약품 뿐 아니라 화장품, 식품 및 의료기기의 제조·판매를 위해서도 지켜야 하는 최소한의 기준을 의미한다.5)

  2014년 WHO에서 발간한 ‘good manufacturing practices for pharmaceutical products: main principles’에서는 GMP 가이드라인을 아래와 같이 정의하고 있다.6)

 

 

  GMP는 제품 뿐 아니라 제조과정 까지 포함하여 관리하는 가이드라인인데, GMP가 오늘날 성립되고 발전할 수 있게 된 배경에는 일반 소비자들에게 발생한 일련의 사건들과 관계가 있다.7)

 


 

2. 우리나라 GMP 도입 역사

  1969년 WHO가 GMP를 발표하면서 회원국들에게 GMP 증명제도 실시를 권고하였다. 우리나라도 의약품 생산에 있어 GMP 중요도를 체감하여 1977년 [우수의약품 제조관리기준]을 공포한다. 이후 일본, 대만, 유럽, 미국 등 외국에서 시행하고 있는 GMP 절차들을 조사하고, 학·연·산 관계자들로 이루어진 KGMP평가위원회를 통해 1984년부터 국내 제약공장 GMP 실시상황을 평가하였다. 보다 적극적인 GMP 시행을 위해 1994년 국내 GMP 시행이 의무화 되었고 2015년 7월 1일부터 방사성의약품과 의료용 고압가스 제조 및 품질관리에도 GMP 기준이 적용되었다.

 

 

 

  과거 우리나라에서 생산되는 방사성의약품은 각 병원과 제조회사 별 자체적인 품질관리기준을 따랐으나, 2014년 7월 식약처가 의약품실사상호협력기구(PIC/S)에 가입하면서 2014년 8월 21일 의약품 등의 안전에 관한 규칙을 개정하게 된다. 개정된 규칙에는 방사선의약품 제조 및 품질관리기준이 신설되었고 2015년 7월 1일부터 방사성의약품도 GMP 기준 하에 관리되게 되었다. 방사성의약품을 생산하던 기존 기관들은 2년간의 유예기간을 거쳐 2017년 7월 1일부터 GMP 기준에 따라 방사성의약품을 제조·판매하게 되었다.11)

  이 규정에 따라 식약처에서는 방사성의약품 제조 및 품질관리 기준 가이드라인을 수립하였고 GMP 적합판정 시 3년간 유효한 제조허가서를 발급하게 된다.

 

<방사성의약품 GMP 관련 규정>

 

  국내 방사성의약품 품질관리대상에 들어가는 범위는 PET 방사성의약품, SPECT 방사성의약품, 키트 방사성의약품이며, 영상용 뿐 아니라 치료용 방사성의약품 품질관리내용도 도입되는 중이다.

 

국내 방사성의약품 GMP 관련 현황

2021년 10월 식약처 홈페이지 기준 국내 방사성의약품 또는 콜드바이알 제조 기관은 다음과 같다.

 


  어느덧 천고마비의 계절, 가을이다. 옆나라 전력난 덕분인지(?) 필자는 높고 푸른 가을하늘을 원 없이 즐기고 있다. 방사선의학 연구자분들도 미세먼지 없는 가을하늘 정기 듬뿍 받으시고 빛나는 연구성과들 많이 발표하시기 바란다. ■ (다음 회에 계속 됩니다.)

 

 

 

1) https://www.finwake.com/01/01.htm
2) 천재시인 이상의 난해시 수수께끼 90년 만에 풀렸다, 동아사이언스, 21.9.23
3) 오상현, 이수정, 이상 시의 4차원 시공간 설계 및 건축: 삼차각설계도와 건축무한육면각체의 연결 그리고 차원확장, Journal of Korean Culture, 2021, 54;107-156
4) https://youtu.be/hoH1GrumJ58
5) https://terms.naver.com/entry.naver?docld=368100&cid=50303&categoryld=50303
6) WHO good manufacturing practices for pharmaceutical products: main principles, 2014, WHO
7~10) https://ko.wikipedia.org/wiki/우수_의약품_제조_및_품질관리_기준
11) 방사성의약품 제조 및 품질관리기준 가이던스, 식품의약품안전처, 2014

  • 덧글달기
    덧글달기
       IP : 13.59.36.203

    등록